〈 102화 〉 왕도용사물(40)
* * *
“다시 써 오십쇼! 이게 대체 뭡니까?!”
“그, 그대가 써오라고 한 보고서 아닌가… 꽤나 열심히 썼다고 자부한다만.”
루이즈가 자신만만하게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남자는 영 시원찮은 반응이었다. 그는 인상을 쓰면서 그녀가 한 실수를 나열하며 루이즈에게 수정사항을 요구했다. 그것은 주로 어휘선택에 관한 문제였다.
“딱딱하게 성기가 뭡니까? 앞으로는 ‘자지, 보지’로 쓰는 겁니다. 아시겠습니까?”
“읏, 그건… 보고서에 그런 질낮은 단어를 써란 말인가?”
“보고서기에 그런 단어를 써라는 겁니다. 후우…”
남자는 당연하다는 듯 자신의 주장을 관철했지만 루이즈는 그런 남자가 이해가 가질 않았다. 공식적인 보고서에 비공식적인 단어를 쓰라니, 그리고 그게 오히려 더 좋다니, 그녀에겐 정말 모순적인 이야기였다.
하지만 루이즈는 그의 말을 받아들였다. 생각하는 걸 포기하고 그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언제나 정답만을 말하던 남자였기에 그녀는 이번에도 그를 믿기로 결정한 것이다.
“알겠네… 유의하도록 하지. 또 고칠 게 있는가?”
“그리고 될 수 있으면 더 음탕하게 글을 쓰십쇼.”
“무어라?! 으, 음탕하게?!”
“재밌다거나 즐거웠다거나 하는 표현 말고 보지가 젖어왔다든가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든가 하는 표현을 쓰시란 말입니다. 거짓말은 아니지 않습니까?”
“우으으… 그건 그렇네만…”
그런데 이어지는 남자의 요구가 그녀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보고서를 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부끄러웠는데 여기서 더 야하게 쓰라니! 상상만 해도 얼굴이 빨개지는 그녀였다.
“루이즈님, 저 못 믿습니까? 아리아 여신님이 인정해주신 사내가 바로 저입니다. 저를 믿지 못한다는 건 아리아 여신님을 믿지 못한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읏! 물론 믿고 있네! 믿고 있다만…”
“부끄러워할 게 뭐가 있습니까? 어차피 루이즈님과 저 사이 아닙니까! 서로의 성기를 만져준 사이에 도대체 뭐가…”
“알겠네! 그대 말을 따르겠네! 그러니 굳이 상기시킬 필요는 없다네!”
그러나 이번에도 루이즈는 거절하지 못했다. 이상하게도 그의 말을 듣고 있으면 항상 그의 말이 옳아보였다. 결국 루이즈는 남자의 모든 요구사항을 따르기로 결정했다.
***
교습 OO일차
오늘은 서로 대딸이라는 것을 해주었습니다. 바로 옆에 앉은 그가 제 보지에 손가락을 넣었고, 그의 옆에 달라붙은 제가 그의 자지를 손으로 쥐었습니다. 하지만 미안하게도 저는 그를 만족시키지 못했습니다.
제가 약한 부분만 집요하게 괴롭히는 그의 손길에 저는 바보가 되어 아무 행동도 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의 손놀림에 맞춰 신음소리를 흘리는 것뿐이었습니다. 저는 앙앙 소리를 내다가 그만 절정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가버려도 그는 대딸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대신 한 번 가버렸기에 민감해진 보지를 그가 난폭하게 괴롭혔습니다. 그 탓에 저는 계속해서 가버리고 말았습니다.
제가 눈물을 흘리며 제발 그만둬달라고 소리쳤지만 그는 단호했습니다. 그의 대딸을 멈추기 위해선 그를 사정시켜야 했습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계속된 절정에 그만 기절해버리고 말았습니다.
교습 OO일차
오늘은 69자세를 해보았습니다. 처음엔 이해가 안갔지만 직접 자세를 취해보자 왜 69자세로 불리는 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의 몸에 올라타 그의 자지를 입에 물었고 밑에 깔린 그가 제 보지를 핥아주었습니다.
청소 외의 목적으로 자지를 무는 건 처음이었지만 언제 빨아도 맛있는 그의 자지였기에 거부감은 없었습니다. 다만 보지를 빨리는 건 처음이었기에 굉장한 수치심이 느껴졌습니다. 제 보지에서 흘러나오는 애액들이 그의 얼굴에 쏟아진다고 생각하니 고개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저는, 그를 만족시키는 데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보지가 빨리는 건 엄청나게 기분 좋은 일이었습니다. 대딸을 받을 때보다도 강한 쾌감에 저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저는 또 정신을 잃을 때까지 가버리는 것을 반복했습니다.
교습 OO일차
제가 연달아 교습에 따라가질 못하자 그가 특단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저는 알몸이 되어 그의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보지를 보여주는 것은 이미 익숙해졌지만 맨가슴을 보여주는 건 처음이라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오늘의 특별 교습 내용은 파이즈리라는 것이었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남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여자의 행위 중 하나라고 합니다. 저는 그가 시키는대로 제 가슴으로 그의 자지를 감쌌습니다. 그러고는 양 손으로 가슴을 눌러 그의 자지를 압박했습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가슴을 위아래로 흔들어 그의 자지를 자극시켰습니다.
결코 쉬운 동작은 아니었습니다. 가슴이 눌러져 아프기도 했고 자지가 너무 뜨거워서 화상을 당하는 줄 알았습니다. 한 번 자지를 빨아 침으로 코팅하고 나서야 제대로 된 파이즈리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시작하고 나니 묘하게 재미가 있었… 이 아니라 흥분이 되었습니다. 처음엔 뜨겁던 자지가 어느샌가 따뜻하게 느껴졌고 가슴 안에서 두근 거리는 모습이 귀엽게 느껴졌습니다.
흥분했던 건 저뿐만이 아닌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가 사정을 했습니다. 그 덕에 제 가슴이 그의 정액 범벅이 되었습니다. 며칠만에 해낸 대딸이기에 보람을 느껴 매우 즐거웠… 이 아니라 보지가 젖어왔습니다…?
***
“후우…”
루이즈는 보고서 작성을 끝낸 뒤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다. 그의 요청대로 보고서를 음란하게 적었더니 갑자기 강한 현자타임이 와버린 것이다. 루이즈는 지금 왜 그녀가 이런 걸 쓰고있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그대는 대체 무엇을 원하는 겐가.”
아리아 여신이라는 후광과 그의 열렬한 기세에 짓눌려 지금까진 홀린 듯이 끌려왔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지금의 행위는 연애를 도와주는 것과는 확실히 거리가 있었다.
알몸이 되어 파이즈리라는 걸 해주는 게 다른 남자와의 연애랑 상관이 있을 리 없지 않은가.
물론 그의 교습이 효과가 없었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그의 말마따나 ‘성’에 익숙해져서인지 그녀가 시우를 대하는 태도나 부하들을 대하는 태도가 확실히 예전과 달라졌다. 보다 자연스럽게 그들과 말을 섞을 수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부차적인 효과이지 그가 정말로 원하는 건 연애의 조언이 아닌 그녀와의 성적인 행위같았다.
“그리고 난 대체 왜… 후우…”
그런데 그녀가 현자타임이 온 결정적인 이유는 그것 때문이 아니었다. 그녀 역시 어느 순간부터 그와의 성적인 행위를 진심으로 원해버린 게 바로 그 이유였다.
자지의 끄트머리만 봐도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던 그녀였는데 지금은 자지의 맛을 음미하며 빨아주고 있다. 루이즈는 저도 모르게 저속해진 자신을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와서 남자와의 교습을 멈출 수는 없었다. 아무것도 모르던 처녀가 뿌리치기에는 남자가 주는 쾌락이 너무나 달콤했다. ‘이제 그만’이라는 생각은 ‘오늘까지만’이란 생각으로 바뀌었고 이내 곧 ‘내일까지만’, ‘이번 주까지만’이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그만두기에는 이미 남자에게 중독되어버린 루이즈였다.
그래서일까? 루이즈는 시우를 봐도 더 이상 끌리지 않았다. 분명 그 남자에게 호감을 가졌던 그녀였지만 지금 와서는 애초에 그게 과연 애정이었는지가 의문이었다.
“어쩌면 처음부터 전제가 잘못된 걸 수도 있겠군.”
자신 못지 않은 재능을 가진 남자, 그럼에도 수련을 멈추지 않는 남자, 순수하고 정의로운 성격의 남자, 자신보다 어리지만 그럼에도 존경할만한 남자. 그게 루이즈의 시우에 대한 감상이었다.
친해지고 싶은 건 그저 그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지 애틋한 감정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알지 못한 루이즈는 덕배의 부추김에 넘어가 그것을 애정이라고 착각해버렸다. 그 탓에 괜히 시우를 의식하게 되었고 그의 앞에서 긴장을 하게 되버린 것이다.
“딱히 시우 군을 좋아하는 게 아니었는데 말이지…”
차라리 애정을 가진다면 오히려 덕배 쪽이 더 가능성이 있었다. 그와 함께 있으면 늘 새로웠고 신선했다.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니지만 삭막한 그녀의 일상에 처음 느껴보는 즐거움을 가져다주었다. 그의 앞에서 루이즈는 기사가 아닌 한 명의 여자로서 존재할 수 있었다.
“오히려 시우 군보단 그대를…”
아니, 가능성이 있는 수준이 아니라 높았다. 매일 일어나서부터 자기 전까지 루이즈의 머릿속은 그 남자로 가득했다. 심지어 시우와 대련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오늘은 또 어떤 방법으로 자신을 기쁘게 만들어 줄 지 그녀는 기대감에 다른 생각을 하지 못했다.
“나는 그대를… 좋아하고 있는 건가…?”
그렇기에 어쩌면 그의 교습은, 정말로 연애에 도움이 되는 교습일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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