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2화 〉 성좌 계약은 신중히(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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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앙, 기모찌이이! 아앙… 아아아앙!
못또, 못또오… 으으응!
“이, 이럴 수가 이게 바로 섹스였군요…!”
기뻐하며 스스로 허리를 흔드는 전라의 여자와 짐승처럼 그녀를 범하는 알몸의 남자. 처음으로 섹스라는 행위를 두 눈으로 보게 된 저는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어요. 분명 섹스는 그저 더럽고 불결한 행위라고 교육받았었는데…
“멋져요! 숨기는 것 없이 모든 것을 드러낸 채, 하나가 되다니! 정말로 서로를 믿고 사랑하는 사람들끼리만 할 수 있는 행위잖아요!”
눈으로 직접 확인한 섹스는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저들의 뜨거운 사랑을 어떻게 불결하다 욕할 수 있을까요. 제대로 된 성교육에 감동한 저는, 손에 땀을 흘리며 두 사람의 애정행각에 집중했어요.
하아… 으응, 하아…
츄읍, 츄릅… 꿀꺽, 하아… 츄으읍…
“어, 어머! 다시 봐도 정말 흉측하네요! 저게 자지라니… 꺄아앗! 저걸 입으로 빠는 건가요? 저렇게 더럽혀져 있는데요? 과연… 사랑하는 사람의 허물 역시 사랑해 주는 거군요! 대단해요!”
[어떤가, 이제 좀 생각이 바뀌었는가?]
“네에! 감사해요, 성좌님!”
처음엔 정말로 거부감만 가득했던 성교육이었지만…. 끝나고 나자 받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름 없는 복수자’님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또 잘못된 상식들도 고칠 수 있었거든요.
성좌님이 아니었다면, 죽을 때까지 섹스라는 행위를 혐오했을지도 몰라요.
[그런가. 다행이군.]
“……어라? 그런데 잠시만요. 성좌님이 발기했다는 건 저한테 흥분했다는 거잖아요. 그러면 성좌님도 저 영상 속의 남자처럼… 저랑 섹스하고 싶으신 거예요?”
[당연하지. 나는 너를 처음 봤을 때부터 너와 섹스하고 싶었다.]
“네에에에에?! 하, 하지만 섹스는 분명 사랑하는 사람끼리…”
[나는 이미 너를 사랑하고 있다만?]
“에, 에에… 에에에엑?! 거, 거짓말이죠?!”
[사랑하지도 않는데 매일같이 값비싼 소환단을 선물해 줄 거 같나?]
“그, 그러게요?!”
어, 어떡하죠? 이렇게 노골적으로 고백받은 건 난생 처음이에요. 그런데 상대가 인간도 아니고 성좌라니, 어떻게 이런 일이 다 있죠? 너무나도 급작스러운 성좌님의 고백에 머릿속이 새하얘진 저는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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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억! 설마 나 기절했, 으응! 하아… 뭐, 뭐야…”
[정신이 드는가?]
“이거 설마… 자, 자지야? 으응, 자지 맞구나… 계속 넣은 채로 있었던 거야?”
[너무 기분이 좋아서… 차마 뺄 수가 없었다.]
“바보… 푸흡, 으응! 자, 잠시만! 그렇게 움직이지 마! 느낌 이상하단 말야!”
[미, 미안하다.]
사랑한다고 말하며 자지를 집어 넣는 ‘이름 없는 복수자’ 때문에, 첫경험의 감동도 제대로 느껴 보지 못하고 그만 의식을 잃고 말았었다. 그런데 이게 뭐야. 설마 그 상태 그대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을 줄이야.
이걸 기뻐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머리가 아파왔다.
“지금… 흐읏, 하아… 몇 시야?”
[그대가 기절한지 1분도 채 되지 않았다.]
“아, 그래? 다행이네… 으으응! 자, 잠깐만, 자꾸 그렇게 움직일 거야? 조금만 방심해도 가 버릴 거 같단 말야! 또 나를 기절시킬 생각이야?”
[아까도 말했지만 나 역시 굉장히 위태로운 상황이다.]
“으응? 아하… 그렇구나… 에헤헤… 맞아. 우리 지금 섹스 중이지? 하아… 어때 내 보지 안? 기분 좋아? 좋아서 미칠 거 같아?”
[…좋아서 미칠 거 같다. 시아, 그대는 정말… 최고다.]
“푸흐흐… 우리 성좌 완전 감동했구나? 근데 나도 미칠 거 같아… 아앙, 하아… 네 자지 최고야 정말… 보지 안이 네 자지로 가득해서… 머리가 이상해질 거 같아. 너도 그렇지? 우리 속궁합도 되게 좋나 보다. 헤헤…”
떨리는 ‘이름 없는 복수자’의 목소리를 듣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누구 성좌인진 모르겠지만 정말 사랑스럽다니깐. 덕분에 흐트러졌던 분위기가 다시 돌아왔다. 이제 이대로 끝까지 할 수 있겠지? 미소를 지은 내가 슬쩍 보지를 조여 주자 ‘이름 없는 복수자’의 자지가 움찔 거렸다.
“아아앙! 이거, 뭐야아… 읏, 하아… 자위랑은 비교도 안 되잖아!”
[윽… 그대여, 갑자기 무슨…]
“너도 가만히 있지 말고좀 움직여 봐... 계속 그렇게, 하앙! …멍하니 있을 거야?”
[이, 이렇게 말인가?]
“하아아아앙! 너무 거칠잖아, 으응! 하, 아앙! 앙! 야아아앙! 너무, 으응! 너무 좋아 이거어어! 하아, 아앙! 멈추지 말고 계속 해애애!”
커다란 두 손으로 내 허리를 잡고 거침없이 자지를 박아 대는 ‘이름 없는 복수자’. 덕분에 허리가 활처럼 휘었다라는 말을 직접 재현할 수 있었다. 그냥 웃자고 쓰는 말인 줄 알았는데 진짜 이렇게 되어 버리는구나.
가만히 있어서는 머릿속을 가득 메우는 이 쾌감을 견딜 수 없었다.
[잠깐, 진정해라. 으윽… 그대여!]
“그대라고 하지 말고, 으응, 하아… 이름으로 불러 줘어! 하앙!”
[시아, 그렇게 움직이면, 윽…]
“그러는 너야 말로, 으읏, 하아아앙! 완전 발정나서는, 읏, 으응! 하아… 아아아앙! 안 돼, 하아… 더는 못 버티겠어어! 으응, 또 가 버려어어어!”
하지만 그렇게 움직인다고 해서 이 쾌감을 버틸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결국 섹스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서 절정에 이르고 만 나는, 자궁 안으로 들어오는 ‘이름 없는 복수자’의 정액을 느끼면서 또 다시 의식을 잃고 말았…
“…뭐야? 왜 이렇게 보지 안이 허전하지?”
“……”
“아 씨발 꿈이었잖아!”
‘이름 없는 복수자’가 사라진 지도 어느덧 일주일이 지났다.
***
“하아… 섹스하고 싶다아… 왜 하필 그런 꿈을 꿔 가지고오… 아아, 섹스하고 싶다고오! 야, 너 옆에 있지? 다 알고 있어. 옆에 없는 척 나를 훔쳐 보고 있잖아. 다 알고 있거든? 그러니깐 어서 박아 줘… 너 때문에 이렇게 됐잖아!”
“……”
“씨발 빨리 박아 달라고오… 흑, 내가 잘못했으니깐 빨리 박아 달라고… 흐으윽… 으아아앙! 심하게 말해서 미안해애! 내가 잘못했어, 으흑, 그러니까 용서해 줘어!”
정성스레 보지를 벌린 채 허리를 내밀었지만 끝까지 ‘이름 없는 복수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씨발 새끼… 내 처녀를 가져간 주제에 너무한 거 아니야? 물론 처녀막은 남겨 둔 상태지만…
이건 나중에 임신이 가능해지면 그때 뚫어달라고 부탁할 생각이었단 말야! 어쨌든 보지 안이 네 자지 모양으로 바뀌었으면 책임을 져야 하는 거잖아! 안 그래?
오늘도 화가 나서 툴툴거린 나는 이내 곧 한숨을 내쉬며 자위를 시작했다. 이 따위 빈약한 손가락으로는 절대 만족할 수 없었지만… 욕구 불만이란 말야! 이렇게라도 허무한 마음을 달래지 않으면 도저히 버틸 수 없었다.
“읏, 하앙… 제발 부탁이야아… 돌아와 줘어… 읏, 하아… 나는 네가 없으면 안 된단 말야아… 으읏, 으응… 제발… 이렇게 내가 빌고 있잖아아!”
“그리고 너어, 하아… 이렇게 박기 좋은 구멍이 있는데 계속 혼자 자위만 하고 있을 거야? 아앙… 네 전용 보지가 있는데 그건 너무 바보 같은 짓이잖아아!”
“으응, 그러니깐 어서 돌아오란 말야아!”
띠링
[박시우에게서 메시지가 왔습니다.]
“아, 씨발 너 말고, 이 눈치 없는 새끼야아!”
하아… 짜증나 진짜. 오늘도 결정적인 타이밍에 시우가 나를 방해했다. 내가 요새 약한 모습만 보여 주니, 나를 걱정하는 모양인데 솔직히 마음에 안 든다.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고작 친구 주제에 자꾸만 애인인 척 간섭하는데, 한 대 때려 주고 싶다.
그리고 시우 이야기 나와서 하는 말인데, 요새 그레이스… 그 엿 같은 년이 설치는 것도 정말 짜증난다. 라피가 뒷배를 이용해서 성좌 하나를 구해 온 모양인데, 그거 가지고 나대는 꼴이 정말 역겹다.
뭐? 자기가 ‘연화’에서 가장 잘난 여자라고?
미쳤지, 정말. ‘이름 없는 복수자’가 들었다면 분명 코웃음 쳤을 거다.
그런데 그러고 보면 그 싸가지 없는 년이 성좌로 ‘이름 없는 복수자’를 원했었지… 혹시 새로 계약했다는 성좌가… 푸흡, 에이 그럴 리가 없지!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한 나는 그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이미 내 포로가 된 ‘이름 없는 복수자’인데 다른 여자한테 갔겠어?
걔가 나름 귀엽기는 하지만 얼굴도, 몸매도, 그리고 보나마나 보지도 내가 한 수 위잖아. ‘이름 없는 복수자’가 그레이스, 그 짜증나는 년 옆에 있을 가능성은 전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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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걱정하지는 마라. 너와 섹스하고 싶다고 억지로 강간할 생각은 없다.]
“우으으… 하긴, 그럴 거였으면 진작에 강간하셨겠죠…”
[그리고 훈련 중에 흑심을 품은 적도 없다. 생리적인 현상 때문에 발기한 적은 있었지만, 일부러 네게 자지를 비벼 댄 적은 없었다.]
“맞아요… 오히려 엉덩이를 비벼 댄 쪽은 저였죠…”
[그러니 안심해라. 앞으로도 내가 너를 강간할 일은 없을 거다.]
“하, 하지만… 저랑 섹스하고 싶다면서요. 저를 사, 사랑한다면서요… 버틸 수 있으세요? 성욕은 엄청 무서운 거잖아요오…”
[그래. 그래서 나는 너를 설득할 생각이다.]
“설득… 이요?”
[처음 봤을 때부터 그레이스, 너라는 여자한테 반해 버렸거든. 나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활용해서 네게 허락을 받을 거다.]
“하우으…”
어, 어떡하죠? 이번에도 이렇게 노골적으로 고백하실 줄이야. 저는 성좌도 아니고 인간인데 어떻게 저한테 이럴 수가 있는 거죠? 너무나도 급작스러운 성좌님의 고백에 머릿속이 새하얘진 저는 그만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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