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로인 네토리-292화 (291/428)

〈 292화 〉 성좌 계약은 신중히(23)

* * *

­하아앙, 기모찌이이! 아앙… 아아아앙!

­못또, 못또오… 으으응!

“이, 이럴 수가 이게 바로 섹스였군요…!”

기뻐하며 스스로 허리를 흔드는 전라의 여자와 짐승처럼 그녀를 범하는 알몸의 남자. 처음으로 섹스라는 행위를 두 눈으로 보게 된 저는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어요. 분명 섹스는 그저 더럽고 불결한 행위라고 교육받았었는데…

“멋져요! 숨기는 것 없이 모든 것을 드러낸 채, 하나가 되다니! 정말로 서로를 믿고 사랑하는 사람들끼리만 할 수 있는 행위잖아요!”

눈으로 직접 확인한 섹스는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저들의 뜨거운 사랑을 어떻게 불결하다 욕할 수 있을까요. 제대로 된 성교육에 감동한 저는, 손에 땀을 흘리며 두 사람의 애정행각에 집중했어요.

­하아… 으응, 하아…

­츄읍, 츄릅… 꿀꺽, 하아… 츄으읍…

“어, 어머! 다시 봐도 정말 흉측하네요! 저게 자지라니… 꺄아앗! 저걸 입으로 빠는 건가요? 저렇게 더럽혀져 있는데요? 과연… 사랑하는 사람의 허물 역시 사랑해 주는 거군요! 대단해요!”

[어떤가, 이제 좀 생각이 바뀌었는가?]

“네에! 감사해요, 성좌님!”

처음엔 정말로 거부감만 가득했던 성교육이었지만…. 끝나고 나자 받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름 없는 복수자’님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또 잘못된 상식들도 고칠 수 있었거든요.

성좌님이 아니었다면, 죽을 때까지 섹스라는 행위를 혐오했을지도 몰라요.

[그런가. 다행이군.]

“……어라? 그런데 잠시만요. 성좌님이 발기했다는 건 저한테 흥분했다는 거잖아요. 그러면 성좌님도 저 영상 속의 남자처럼… 저랑 섹스하고 싶으신 거예요?”

[당연하지. 나는 너를 처음 봤을 때부터 너와 섹스하고 싶었다.]

“네에에에에?! 하, 하지만 섹스는 분명 사랑하는 사람끼리…”

[나는 이미 너를 사랑하고 있다만?]

“에, 에에… 에에에엑?! 거, 거짓말이죠?!”

[사랑하지도 않는데 매일같이 값비싼 소환단을 선물해 줄 거 같나?]

“그, 그러게요?!”

어, 어떡하죠? 이렇게 노골적으로 고백받은 건 난생 처음이에요. 그런데 상대가 인간도 아니고 성좌라니, 어떻게 이런 일이 다 있죠? 너무나도 급작스러운 성좌님의 고백에 머릿속이 새하얘진 저는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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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억! 설마 나 기절했, 으응! 하아… 뭐, 뭐야…”

[정신이 드는가?]

“이거 설마… 자, 자지야? 으응, 자지 맞구나… 계속 넣은 채로 있었던 거야?”

[너무 기분이 좋아서… 차마 뺄 수가 없었다.]

“바보… 푸흡, 으응! 자, 잠시만! 그렇게 움직이지 마! 느낌 이상하단 말야!”

[미, 미안하다.]

사랑한다고 말하며 자지를 집어 넣는 ‘이름 없는 복수자’ 때문에, 첫경험의 감동도 제대로 느껴 보지 못하고 그만 의식을 잃고 말았었다. 그런데 이게 뭐야. 설마 그 상태 그대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을 줄이야.

이걸 기뻐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머리가 아파왔다.

“지금… 흐읏, 하아… 몇 시야?”

[그대가 기절한지 1분도 채 되지 않았다.]

“아, 그래? 다행이네… 으으응! 자, 잠깐만, 자꾸 그렇게 움직일 거야? 조금만 방심해도 가 버릴 거 같단 말야! 또 나를 기절시킬 생각이야?”

[아까도 말했지만 나 역시 굉장히 위태로운 상황이다.]

“으응? 아하… 그렇구나… 에헤헤… 맞아. 우리 지금 섹스 중이지? 하아… 어때 내 보지 안? 기분 좋아? 좋아서 미칠 거 같아?”

[…좋아서 미칠 거 같다. 시아, 그대는 정말… 최고다.]

“푸흐흐… 우리 성좌 완전 감동했구나? 근데 나도 미칠 거 같아… 아앙, 하아… 네 자지 최고야 정말… 보지 안이 네 자지로 가득해서… 머리가 이상해질 거 같아. 너도 그렇지? 우리 속궁합도 되게 좋나 보다. 헤헤…”

떨리는 ‘이름 없는 복수자’의 목소리를 듣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누구 성좌인진 모르겠지만 정말 사랑스럽다니깐. 덕분에 흐트러졌던 분위기가 다시 돌아왔다. 이제 이대로 끝까지 할 수 있겠지? 미소를 지은 내가 슬쩍 보지를 조여 주자 ‘이름 없는 복수자’의 자지가 움찔 거렸다.

“아아앙! 이거, 뭐야아… 읏, 하아… 자위랑은 비교도 안 되잖아!”

[윽… 그대여, 갑자기 무슨…]

“너도 가만히 있지 말고좀 움직여 봐... 계속 그렇게, 하앙! …멍하니 있을 거야?”

[이, 이렇게 말인가?]

“하아아아앙! 너무 거칠잖아, 으응! 하, 아앙! 앙! 야아아앙! 너무, 으응! 너무 좋아 이거어어! 하아, 아앙! 멈추지 말고 계속 해애애!”

커다란 두 손으로 내 허리를 잡고 거침없이 자지를 박아 대는 ‘이름 없는 복수자’. 덕분에 허리가 활처럼 휘었다라는 말을 직접 재현할 수 있었다. 그냥 웃자고 쓰는 말인 줄 알았는데 진짜 이렇게 되어 버리는구나.

가만히 있어서는 머릿속을 가득 메우는 이 쾌감을 견딜 수 없었다.

[잠깐, 진정해라. 으윽… 그대여!]

“그대라고 하지 말고, 으응, 하아… 이름으로 불러 줘어! 하앙!”

[시아, 그렇게 움직이면, 윽…]

“그러는 너야 말로, 으읏, 하아아앙! 완전 발정나서는, 읏, 으응! 하아… 아아아앙! 안 돼, 하아… 더는 못 버티겠어어! 으응, 또 가 버려어어어!”

하지만 그렇게 움직인다고 해서 이 쾌감을 버틸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결국 섹스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서 절정에 이르고 만 나는, 자궁 안으로 들어오는 ‘이름 없는 복수자’의 정액을 느끼면서 또 다시 의식을 잃고 말았…

“…뭐야? 왜 이렇게 보지 안이 허전하지?”

“……”

“아 씨발 꿈이었잖아!”

‘이름 없는 복수자’가 사라진 지도 어느덧 일주일이 지났다.

***

“하아… 섹스하고 싶다아… 왜 하필 그런 꿈을 꿔 가지고오… 아아, 섹스하고 싶다고오! 야, 너 옆에 있지? 다 알고 있어. 옆에 없는 척 나를 훔쳐 보고 있잖아. 다 알고 있거든? 그러니깐 어서 박아 줘… 너 때문에 이렇게 됐잖아!”

“……”

“씨발 빨리 박아 달라고오… 흑, 내가 잘못했으니깐 빨리 박아 달라고… 흐으윽… 으아아앙! 심하게 말해서 미안해애! 내가 잘못했어, 으흑, 그러니까 용서해 줘어!”

정성스레 보지를 벌린 채 허리를 내밀었지만 끝까지 ‘이름 없는 복수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씨발 새끼… 내 처녀를 가져간 주제에 너무한 거 아니야? 물론 처녀막은 남겨 둔 상태지만…

이건 나중에 임신이 가능해지면 그때 뚫어달라고 부탁할 생각이었단 말야! 어쨌든 보지 안이 네 자지 모양으로 바뀌었으면 책임을 져야 하는 거잖아! 안 그래?

오늘도 화가 나서 툴툴거린 나는 이내 곧 한숨을 내쉬며 자위를 시작했다. 이 따위 빈약한 손가락으로는 절대 만족할 수 없었지만… 욕구 불만이란 말야! 이렇게라도 허무한 마음을 달래지 않으면 도저히 버틸 수 없었다.

“읏, 하앙… 제발 부탁이야아… 돌아와 줘어… 읏, 하아… 나는 네가 없으면 안 된단 말야아… 으읏, 으응… 제발… 이렇게 내가 빌고 있잖아아!”

“그리고 너어, 하아… 이렇게 박기 좋은 구멍이 있는데 계속 혼자 자위만 하고 있을 거야? 아앙… 네 전용 보지가 있는데 그건 너무 바보 같은 짓이잖아아!”

“으응, 그러니깐 어서 돌아오란 말야아!”

­띠링

[박시우에게서 메시지가 왔습니다.]

“아, 씨발 너 말고, 이 눈치 없는 새끼야아!”

하아… 짜증나 진짜. 오늘도 결정적인 타이밍에 시우가 나를 방해했다. 내가 요새 약한 모습만 보여 주니, 나를 걱정하는 모양인데 솔직히 마음에 안 든다.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고작 친구 주제에 자꾸만 애인인 척 간섭하는데, 한 대 때려 주고 싶다.

그리고 시우 이야기 나와서 하는 말인데, 요새 그레이스… 그 엿 같은 년이 설치는 것도 정말 짜증난다. 라피가 뒷배를 이용해서 성좌 하나를 구해 온 모양인데, 그거 가지고 나대는 꼴이 정말 역겹다.

뭐? 자기가 ‘연화’에서 가장 잘난 여자라고?

미쳤지, 정말. ‘이름 없는 복수자’가 들었다면 분명 코웃음 쳤을 거다.

그런데 그러고 보면 그 싸가지 없는 년이 성좌로 ‘이름 없는 복수자’를 원했었지… 혹시 새로 계약했다는 성좌가… 푸흡, 에이 그럴 리가 없지!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한 나는 그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이미 내 포로가 된 ‘이름 없는 복수자’인데 다른 여자한테 갔겠어?

걔가 나름 귀엽기는 하지만 얼굴도, 몸매도, 그리고 보나마나 보지도 내가 한 수 위잖아. ‘이름 없는 복수자’가 그레이스, 그 짜증나는 년 옆에 있을 가능성은 전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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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걱정하지는 마라. 너와 섹스하고 싶다고 억지로 강간할 생각은 없다.]

“우으으… 하긴, 그럴 거였으면 진작에 강간하셨겠죠…”

[그리고 훈련 중에 흑심을 품은 적도 없다. 생리적인 현상 때문에 발기한 적은 있었지만, 일부러 네게 자지를 비벼 댄 적은 없었다.]

“맞아요… 오히려 엉덩이를 비벼 댄 쪽은 저였죠…”

[그러니 안심해라. 앞으로도 내가 너를 강간할 일은 없을 거다.]

“하, 하지만… 저랑 섹스하고 싶다면서요. 저를 사, 사랑한다면서요… 버틸 수 있으세요? 성욕은 엄청 무서운 거잖아요오…”

[그래. 그래서 나는 너를 설득할 생각이다.]

“설득… 이요?”

[처음 봤을 때부터 그레이스, 너라는 여자한테 반해 버렸거든. 나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활용해서 네게 허락을 받을 거다.]

“하우으…”

어, 어떡하죠? 이번에도 이렇게 노골적으로 고백하실 줄이야. 저는 성좌도 아니고 인간인데 어떻게 저한테 이럴 수가 있는 거죠? 너무나도 급작스러운 성좌님의 고백에 머릿속이 새하얘진 저는 그만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어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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