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로인 네토리-290화 (289/428)

〈 290화 〉 성좌 계약은 신중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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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마사지… 라는 성좌님의 말씀은 거짓이 아니었어요. 정말로 마사지를 받고 나자, 몸이 굉장히 편안해졌거든요. 덕분에 저는 그런 끔찍한 일을 겪고도 마음 편히 숙면을 취할 수 있었어요.

아, 물론 가슴이나 엉덩이, 그리고 보지가 만져지는 건 무척 수치스러운 일이었지요. 저도 모르게 야릇한 신음 소리를 내며 기뻐하는 것도 정말 민망한 일이었어요.

하지만 성적인 의도는 없었잖아요! ‘이름 없는 복수자’님은 충분히 믿을 수 있는 성좌님이니, 부끄러워도 견딜 수 있었어요.

“하앗, 으응… 서, 성좌님?! 아앙!”

그런데… 이건 좀 심하지 않나요? 본격적으로 훈련을 시작한 저는 어제보다 훨씬 더 충격적인 성좌님의 행동에 그만 경악하고 말았답니다.

***

[내가 바라는 너의 복수, 그건 네가 모두에게 인정받는 거다. 그러니 나는 그 복수를 위해서 네 재능을 꽃피워 줄 생각이다.]

“제 재능을요?”

[그래, 안그래도 공개 대련 때 망신당하지 않았나. 가문 사람들도 네게 실망했을 거다. 하지만 네가 중간고사 때 뛰어난 성과를 보인다면 그들도 생각을 달리 하겠지. 거기서부터 복수가 시작되는 거다.]

“그치만… 중간고사는 한 달도 안 남았는데요? 제가 할 수 있을까요?”

[걱정 마라.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 그치만…”

[할 수 있다.]

“꺄아앗!”

갑자기 등 뒤에서 느껴지는 남자의 튼튼한 신체. 하지만 그것보다 소름끼쳤던 건 귓가를 간지럽힌 ‘이름 없는 복수자’님의 부드러운 목소리였어요.

바로 옆에서 속삭이셨던 걸까요? 보이진 않았지만 생각 이상으로 거리가 가깝다는 생각에, 깜짝 놀란 저는 자리에서 주저앉고 말았어요.

[지금부터 자신감과 자존감을 회복하는 훈련을 시작할 거다.]

“우으으… 놀랐잖아요!”

[그랬나? 하지만 이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이게 효율적인 방법이라고요?”

[그래. 네가 충분히 매력적인 여자라는 걸, 그리고 재능 있는 여자라는 걸, 그래서 모두에게 인정받을 여자라는 걸… 네 머릿속에 각인시켜야 하거든. 따라서 이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다.]

“하읏… 그치만, 이건 좀…”

[시작도 전에 포기하고 싶나? 모두에게 인정받고 싶다던 네 바람은 거짓이었나?]

“……아, 알겠어요. 하면 되잖아요!”

그렇게 소리를 지르며 각오를 다졌지만… 역시 이건 좀 심하지 않나요? 본격적으로 훈련을 시작한 저는 ‘이름 없는 복수자’님께 안겨 고문 아닌 고문을 당해야만 했어요.

[그레이스, 넌 해낼 수 있다. 넌 그럴 만 한 자격이 있어.]

“하앗, 너무 가, 가까워요오…”

[부끄러워하지 마라. 넌 언제 어디서나 당당해야 해.]

“흐읏… 그치마안…”

[그레이스, 나는 널 믿는다. 넌 누구보다 빛날 재능을 가지고 있어.]

“가, 간지러워요… 하앙…”

우으… 부끄러워서 죽을 거 같아... 이게 정말 도움이 될까요? 마치 연인처럼 ‘이름 없는 복수자’님께 등을 기댄 저는 오들오들 떨면서 어쩔 줄을 몰라 했어요. 이런 낯부끄러운 일을 당하는 건, 이번이 난생 처음이란 말이에요!

칭찬을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기는커녕 아랫배가 오싹오싹해져서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어요. 자신감과 자존감을 키우려면… 지금의 시련을 견뎌 내야 하는 건가요? 말도 안 돼, 난이도가 너무 높잖아요!

“하다 못해 진실만 말해 달란 말이에요!”

[으음? 무슨 소리지. 나는 처음부터 진실만 말했다.]

“……네에?”

[이 훈련은 네가 네 장점을 똑바로 바라보게 만드는 데 의미가 있다. 그러니 거짓을 말하면 그 의미가 퇴색되어 버린다.]

“그러면… 지금까지 했던 말이 전부 다… 훈련을 위해서 꾸며낸 말이 아니라… 성좌님의 진심이었다고요?”

[그렇다.]

“거, 거짓말! 제가 오빠보다 뛰어난 영웅이 될 거라면서요!”

[사실이다. 적절한 지원만 받는다면 가능한 일이다.]

“제, 제가 ‘연화’에서 가장 매력적인 여자라면서요!”

[역시 거듭된 실패로 자기 객관화를 못하고 있군. 너는 내가 만나본 계약자 중에서, 아니 내가 지켜본 사람들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여자다.]

“네에에에?! 지, 진짜로요?”

[진짜다.]

“그러면 온몸이 부드러워서 하루종일 만지고 싶다는 말도 진심이었어요?!”

[앗, 그건 잊어라. 나도 모르게 밝혀 버렸군.]

“전부… 전부 다 진심이었다니… 너무 부끄럽잖아요오!”

어제부터 ‘이름 없는 복수자’님께서 저를 과도하게 칭찬해 주시기는 했어요. 하지만 당연히 입에 발린 소리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것도 전부 진심이었던 거군요? 뒤늦게 알게된 부끄러운 진실 덕분에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르고 말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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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좀 심하지 않아? 아니, 물론 내가 조금 거칠게 말하기는 했어. 하지만 먼저 내 신경을 건드린 건 ‘이름 없는 복수자’잖아. 그러면 적당히 하고 돌아와야 하는 거 아냐? 그게 맞는 거잖아!

벌써 이틀이 지났는데도 돌아오지 않는 내 성좌 때문에 울화통이 터질 것만 같았다. 꺼지라는 말을 하기는 했지만 영영 꺼지라는 건 아니었는데… 병신 같은 내 성좌는 아직도 돌아오지 않고 있다.

“아아아! 진짜! 이거 내 잘못이야?! 내가 잘못한 거냐고오오!”

역시 조교를 너무 지나치게 했던 걸까? 적당히 했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텐데… ‘이름 없는 복수자’가 진심으로 나를 사랑하게 만드는 바람에 모든 일이 꼬여 버렸다.

“아아아아아! 그래, 인정할게! 내가 잘못했어! 그니까 제발 좀 돌아오라고오오!”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금쯤 24시간 삽입 섹스를 즐기고 있었을 거다. 그런데 이게 뭐람… 완전 욕구 불만이잖아! 보지가 허전해서 미칠 거 같다. 내 보지 전용 자지 마개 어디 갔냐고오!

보지가 허전한 것 이상으로 마음도 허전해져서 너무 씁쓸했다.

‘이름 없는 복수자’와 처음으로 섹스를 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 떨어질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었는데… 섹스를 시작하자마자 사정한 성좌를 보고 놀릴 때만 해도, 곧바로 부활한 ‘이름 없는 복수자’가 그대로 나를 보내 버릴 때만 해도… 영원히 함께할 거라고 믿었었는데…

“아아아, 진짜 이게 뭐냐고오오!”

만족하지 못 할 걸 알면서도 자위를 시작한 난 ‘이름 없는 복수자’와의 첫경험을 떠올리며 보지 안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내가 이렇게 외로워하는 만큼 너도 힘들어하고 있겠지? 그러니 이제 그만 돌아와… 이틀이면 충분하잖아! 원래 더 좋아하는 쪽이 지는 거라고 하던데… 이렇게 미칠 거 같은 거 보면, 내가 생각 이상으로 ‘이름 없는 복수자’를 사랑했던 거 같다. 아니, 사랑하고 있는 거 같다.

“하아… 그래도 내일이면 돌아오겠지? 응? 돌아올 거지?!”

한숨을 내쉰 나는 계속해서 쓸쓸한 자위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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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요! 다, 다다, 닿고 있어요! 닿고 있다고요!”

[응? 아, 자지 말인가. 어쩔 수 없다. 너 같은 여자를 안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지.]

“싫어어어어어어! 뭔가요, 그거언! 완전 변태! 성범죄자! 성좌님은 성범죄자예요! 성좌의 ‘성’자가 그 ‘성’자였나요! 당장 놓아 주세요! 싫다고요!”

어느 정도 훈련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또 다른 시련이 찾아왔어요. 엉덩이에서 느껴지는 이 크고 단단한 거… 제가 생각하는 그거 맞죠?! 저 때문에 발기했다고 하는 성좌님의 자지 때문에 충격을 받은 저는 눈물을 흘리고 말았어요.

[하아… 생리현상인데 너무 지나치게 반응하는군. 이것도 훈련의 일부라고 생각해라. 그리고 여자 입장에선 오히려 발기하지 않는 경우에 화를 내야 하는 거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세요… 흐윽, 무섭단 말이에요… 설마 이대로, 흐윽… 저를 가, 강간할 생각은 아니죠?! 물론 성좌님을 믿고는 있지만… 역시 이건 좀 아닌 거 같아요… 너무너무 민망하단 말이에요…”

[후우, 아무래도 오늘 훈련은 여기까지 해야겠군.]

“아… 흐윽… 훌쩍. 그래도 되나요?”

[으음… 자신감이나 자존감을 이야기하기 이전에, 너는 네 몸을 사랑하지 않는 거 같다. 외모만 보고 접근하는 쓰레기들 때문인가? 자기애가 굉장히 부족한 상태다.]

“자기애요…?”

[훈련을 하나 추가해야겠군. 그레이스, 앞으로 시간을 내서 자위를 해라.]

“……네?”

[자위를 하라고 말했다.]

“……흐아아아아앙, 변태 맞잖아! 흐에에엥, 변태 성좌랑 계약해 버렸어어! 믿었는데, 흑, 믿었는데에에! 성범죄자, 줄여서 성좌랑 계약한 거였어어어!”

바보, 그레이스. 완전 속았잖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제게 자위를 강요하는 ‘이름 없는 복수자’님, 아니, ‘이름 없는 복수자’의 명령에 저는 엉엉 울음을 터뜨렸어요.

복수를 도와 주겠다는 말만 믿고 제 모든 것을 주겠다고 약속했었는데… 이제 전 어떻게 되는 걸까요? 변태 성좌의 노예가 되어 하루종일 강간을 당할 거라고 생각하자, 눈앞이 깜깜해졌어요.

­두웅, 두웅, 두웅

[어스름 불꽃]

[아티팩트, 소유자의 마나 회복 속도를 300% 향상시킨다.]

[잔불]

[아티팩트, 화염 마법의 위력이 20% 상승한다.]

[영구 귀환석]

[아티팩트, 하루에 한 번 지정한 장소로 귀환할 수 있다.]

그런데… 깜깜한 곳에서 갑자기 새하얀 세 개의 기둥이 보였어요.

[성범죄자가 계약자한테 이런 아티팩트를 선물해 줄 거 같나?]

“그으… 그게…”

[받기 싫으면 가져가겠다.]

“아, 아니요! 받을게요!”

역시 ‘이름 없는 복수자’님은 좋은 성좌 같아요. 계약자한테 자위를 시키는 괴상한 성벽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도 분명 제게 도움이 되어서 시키는 거겠죠? 생각을 고친 저는 눈물을 닦으며 눈앞의 아티팩트들을 챙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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