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로인 네토리-279화 (278/428)

〈 279화 〉 성좌 계약은 신중히(10)

* * *

­츄릅, 츕, 쮸웁, 후으… 츄릅, 츄웁, 츄르읍…

­쮸우읍… 하아, 오이시이…

“오늘 참고할 영상은 이거야!”

[그대여… 다른 영상이 더 좋을 거 같은데.]

“안 돼. 안 바꿔 줘. 바꿀 생각 없어. 3일 동안 참았으면 많이 봐준 거야.”

[제발… 부탁이다.]

“야, 바꿀 생각 없다니까? 빨리 자지나 내 놔!”

대놓고 내가 펠라치오만 하는 야동을 틀어 주자 ‘이름 없는 복수자’가 내게 징징거렸다. 목소리를 들어 보니 진심으로 질색하는 거 같은데, 그 모습이 우스워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뭐야 진짜… 완전 숙맥이잖아.

분명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을 줬음에도, 저렇게 싫어하는 게 조금 어이없기도 했다. 자기는 첫날부터 내 보지를 만졌었잖아! 그러면 남자답게 자지 정도는 대줘야지! 성좌 주제에 유난을 떠는 게 굉장히 보기 흉했다.

[그런데 그대… 어쩐지 주객이 전도되었다는 생각은 안 드나?]

“엥, 그게 무슨 소리야?”

[그대의 복수를 위해서 시작한 여성 호르몬 자극인데… 최근의 그대를 보면 복수는 잊은 채 이 시간만을 기다리는 것처럼 보인다.]

“……으응?”

[한광 그룹의 막내 아들은 조사했는가? 그 얘기를 꺼낸 지도 어느덧 한 달이 다되어 가는군. 복수에 미친 그대라면 당연히 조사했겠지?]

“그, 그게……”

아니, 갑자기 저렇게 나오기냐?

뜬금없이 정론을 말하는 ‘이름 없는 복수자’ 때문에 김이 새 버렸다. 오늘에야말로 자지를 빨아 주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틀린 거 같다. 복수라… 그러고 보면 최근에는 수련에 집중하느라 복수할 생각도 못 했었지.

하지만 그렇다고 할 말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야! 내가 뭐 재벌 3세인 줄 알아? 나는 돈도 없고, 시간도 없고, 인맥도 없어! 그래서 당연히 방학 때 조사할 생각이었지! 그런데 그걸 가지고 트집을 잡아? 너도 진짜 치사하다. 자지 빨리는 게 그렇게 부끄러워?”

[하아… ‘연화’ 아카데미 2학년, 한태훈, 서열 47위. 놈의 정보다.]

“……뭐야, 너어! 알고 있었던 거야?!”

[그렇다. 그대와 나의 복수 대상인데 설마 내가 모를 거라 생각했나? 그대의 정보 수집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조용히 있었던 거다.]

“그, 그렇구나… 근데 잊은 건 아니거든?! 그냥 뒤로 미룬 거야! 학기 중에는 따로 시간을 낼 여유가 없단 말야!”

[이해한다. 보기보다 바쁘더군. 그래서 지금 말해주는 거다.]

“흥... 그런데 그게 끝이야? 그래서 한태훈 걔가 뭘 잘못한 건데? 말해 줄 거면 전부 다 말해 줘야지! 그래야 제대로 복수할 수 있을 거 아냐!”

[한광 그룹은 남들 몰래 고아들을 납치한 후 인체 실험을 자행했었다. 그들의 목적은 부작용 없는 인체 재각성이었지. 그 과정에서 수백 명이 넘는 고아들이 그들의 희생양이 되었다. 그대의 동생처럼 말이다.]

“……뭐라고?”

[끔찍한 악행이었지. 하지만 어이없게도 그들은 유의미한 결과를 얻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들은 그 혜택을 자기네 그룹의 막내 아들에게 선물했다. 이제 내가 왜 한광 그룹의 막내 아들을 조사해 보라고 한 지 알겠지?]

“씨발 새끼, 쳐죽여버릴 거야!”

***

드디어 알게 된 사건의 전말, 분노로 머리 뜨겁게 달아오른 나는 욕설을 멈추지 못 했다. 그러니까 그런 같잖은 실험 때문에 지호가 죽은 거잖아. 당장이라도 한태훈을 찾아가 놈의 머리통을 뽑아 내고 싶었다.

“씨발… 그 새끼 찾아가서 지금 죽여도 되지? 그딴 쓰레기 새끼는 지금 당장 죽이는 게 정의잖아. 세상에 이로운 행동이라고!”

[그렇지 않다. 놈들의 뿌리까지 뽑으려면 지금 당장은 가만히 있어야 한다.]

“지랄! 언제까지 가만히 있으라고!”

[다음달에 열리는 신입생과 2학년의 공개 대련, 그날까지.]

“아… 하하, 아하하하하! 그래, 그게 있었구나! 그래서 네가 수련만 시킨 거구나! 그날 그 새끼 대가리를 자르라고! 그렇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뭐가 틀렸다는 건데?!”

[부작용없는 인체 재각성이라고 하나, 엄연히 불법 시술이다. 당연히 들키면 한광 그룹도 위험해지지. 그러니 웬만해선 녀석도 그 능력을 사용하지 않을 거다.]

“…그렇겠네.”

[하지만 죽기 직전이라면 다르지. 당장 죽게 생겼는데 그룹의 안전 따위, 생각할 수 있겠는가. 만약 그대가 한태훈을 죽이기 직전까지 몰아붙일 수 있다면 녀석도 그 능력을 사용할 수밖에 없을 거다.]

그러니까 죽이더라도 그 능력을 발동시킨 다음에 죽이라는 소리지? 수많은 외부인들이 참여하는 자리에서 인체 재각성이라는 되도 않는 능력이 발동한다면 한광 그룹도 입장이 난처해질 거다.

“하지만… 한광 그룹이 꼬리를 자를 수도 있잖아. 그러면 살려 둬야하는 거 아냐?”

[예리하군. 하지만 그대에겐 좋은 조력자가 있지 않은가.]

“…너?”

[그대의 스승을 말하는 거다. 정의밖에 모르는 바보, SS급 영웅, 박진광. 안그래도 한광 그룹을 의심하고 있는 그가 부정할 수 없는 증거를 목격한다면 한광 그룹을 무너뜨리려 할 거다.]

“스승님도 의심하고 있었구나!”

[심증뿐이라 크게 활동을 하지 못 하고 있는 처지지. 하지만 그대가 제자로서 스승의 가려운 점을 긁어 준다면, 그 녀석도 그대를 위해 순순히 움직여 줄 거다.]

속이 시원한 ‘이름 없는 복수자’의 대답에 부들거리던 손발이 진정되었다. 그럼 이제 남은 건 대련이 있을 그날까지 쉬지 않고 수련하는 거네? 역시 내가 성좌 하나는 잘 만났다니깐. 불확실하던 복수가 뚜렷하게 보이기 시작하자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자신감이 생겨났다.

“…으응?”

[그러니, 그만 진정해라. 지나친 분노는 눈앞을 흐리게 만들 뿐이다. 한광 그룹을 무너뜨리는 건 그대의 첫 번째 복수 아닌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으니 일희일비하는 습관을 고칠 필요가 있다.]

“야, 나 이미 진정… 으음, 아무것도 아냐…”

그런데… 아직도 내가 화를 내고 있다고 착각한 걸까? ‘이름 없는 복수자’가 나를 껴안아 주더니 투박한 손으로 내 등을 토닥여 줬다. 진심으로 나를 걱정해서 위로해주는 따뜻한 포옹… 뜻밖의 스킨십에 깜짝 놀란 나는 그의 품에 안겨 차분히 그의 온기를 느꼈다.

***

포근해…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

위로받는 것도… 그렇게 나쁘진 않구나.

‘이름 없는 복수자’의 따스한 체온에 입가가 풀어진 나는 애써 표정을 굳히며 그를 안아 주었다. 항상 나를 도와주는 내 하나뿐인 성좌니깐… 이 정도 보답은 해 줘야겠지? 그가 아니었다면 아직도 헤매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나 역시 그의 등을 두드려 주었다.

“……으음?”

그런데… 몸이 밀착된 게 문제였던 걸까? 아랫배에서 딱딱하고 뜨거운 무언가가 느껴졌다. ‘이름 없는 복수자’는 아직 눈치를 못 채고 있는 거 같은데… 놀랍게도 그건 발기한 그의 자지였다.

그때의 펠라치오를 못 잊어서 너도 모르게 흥분한 모양이구나?

진지했던 분위기가 갑자기 우스워졌다. 아니, 위로해 주는 사람이 발기하면 어떡하냐고. 본인은 그것도 모르고 내 등을 토닥여 주고 있는데, 그럴 때마다 그의 자지가 계속 내 아랫배를 찔러 대서 웃음이 터질 뻔했다.

이거, 나한테 완전 빠진 거 아니야? 성좌 주제에 이러면 곤란한데…

이러다 나중에 내 목소리만 들어도 발기할 거 같아서 기대가 되었다. 아니, 아니, 걱정이 되었다. 믿을 수 있는 조력자인데 나만 바라보는 바보가 되면 조금 곤란하잖아. 그런 일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조금은 밉보이는 짓을 저질러야 할 거 같아서, 나는 웃음을 머금고 그의 자지를 어루만졌다.

[…하읏?!]

“푸흐흐흡, 아 미치겠네 진짜. 네가 여자냐? 하읏이 뭐야 하읏이! 아하하하!”

[자, 잠깐. 멈춰라. 지금 무슨, 흣…]

“나 때문에 발기한 거 같으니까 내가 책임져 주는 거야. 고맙지?”

[멈추라니, 읏… 깐!]

아, 귀여워. 얘한테 이런 면도 있었나? 조금도 못 견딜만큼 기분이 좋은 건지, 신음 소리를 내고 있는 ‘이름 없는 복수자’가 사랑스러웠다. 옷 밖으로 만져 주는 건데 그렇게 좋아하면 어떡하니. 그러면 옷 안으로도 만져 주고 싶잖아.

[으읏?! 머, 멈추라고…]

“그렇게 싫으면 도망가면 되잖아. 네가 먼저 만지기 전까진 내가 못 만진다며. 그러니 네가 손을 떼면 내가 만지고 싶어도 못 만질 거 아냐. 그런데 그건 또 싫지? 내가 계속 만져 줬으면 좋겠지?”

[아니, 난… 흣, 그게…]

“그런데 성좌도 옷을 입는구나. 처음 알았… 잠깐, 뭐야! 너 그럼 여성 호르몬 자극 시간마다 알몸이었던 거야?! 완전 변태였잖아!”

[그렇지 않다! 내가 그대의 옷을 무시할 수 있는 거처럼 그대가 내 옷을 무시하게 만들 수 있는… 읏, 멈추라고! 벌써 네 번째 말하는 거다!]

“뭠춰라궈~ 붤쒀 네 붠쮀 뫌화눈 궈돠~”

[내가 장난 치는 거로 보이나?!]

“아 글쎄 싫으면 네가 빼라니깐? 아하하! 좋으면서 왜 그래! 부끄러워 하기는!”

진짜 귀여워서 미칠 거 같네. 어쩔 줄 몰라하는 ‘이름 없는 복수자’의 표정이 눈에 선했다. 얼굴을 붉힌 채 땀을 뻘뻘 흘리고 있겠지? 좋아서 죽을 거 같은데 동시에 부끄러워 정신이 나갈 거 같고, 그러면서도 계속 만져 줬으면 하고 있을 거 아냐.

그 사실에 마음에 들었던 나는 서비스로 그의 불알까지 만져 주었다.

[부탁이다… 내가, 이상해질 거 같다… 선을 넘을 거 같단 말이다!]

“오, 이대로 나를 덮치려고? 변태… 그렇게 내 보지를 따먹고 싶어? 그렇게 안 봤는데 실망이야. 그러면 계약이 파기되잖아.”

[그러니 제발… 계약을 파기하기 싫다면 여기서…]

“아, 몰라. 됐고, 빨리 내 보지 좀 만져 봐.”

[그게 무슨…]

“빨리!”

[아, 알겠다… 응?!]

“젖어 있지? 내가 말했잖아. 여자도 남자 자지에 흥분한다고. 너한테 강간당할까봐 내 보지에서 애액이 나온 거야. 알겠어? …응? 진짜 강간하고 싶어? 자지가 더 커졌는데? 응큼하기는, 푸흐흐…”

[아니 난…]

“근데 있지, 나 지금 엄청 흥분했거든? 그러니 이것도 수련의 일부분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여성 호르몬이 잔뜩 분비되고 있을 거 아냐.]

[그렇긴 한데…]

“그치? 그러면 가만히 좀 있어. 다음달에 대련도 해야 하는데 자꾸 수련을 방해할 거야? 잔말 말고 자지나 내밀고 있어. 조금이라도 더 성장한 상태로 대련해야 할 거 아냐!”

[하아… 어쩔 수 없군. 알겠다. 그대에게 내 성기를… 읏?! 자, 잠깐! 빨라곤 안 했을 텐데?!]

“츄르릅… 응? 아니, 그게 만지는 걸로는 부족해서 그래. 자지 정도는 빨아 줘야 제대로 흥분한단 말야. 이게 다 너 때문에 이렇게 된 거니깐 저항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 너도 좋고 나도 좋고 윈윈이잖아! 하암, 츄릅, 츄웁… 하아, 맛있어…”

[읏… 젠장… 으윽…]

역시 수련을 핑계로 대는 게 정답이었구나. 마침내 ‘이름 없는 복수자’를 함락시킨 나는 마음놓고 그의 자지를 빨았다. 이게 진짜 묘하게 맛있단 말이지. 처음엔 ‘이름 없는 복수자’의 반응이 재밌어서 시작한 일인데 어쩌다 보니 진심으로 그의 자지를 빨게 되었다.

하지만 뭐 어때. 나쁠 건 없잖아.

나는 ‘이름 없는 복수자’의 신음 소리를 만끽하면서 정성을 다해 그의 자지를 빨아 주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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