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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인 네토리-264화 (263/428)

〈 264화 〉 이세계 특전: 섹스할수록 강해지는 능력(16)

* * *

창녀처럼 앙앙거리면서 허리를 흔드는 거? 저도 모르게 안에 싸달라고 애원하는 거? 굉장히 불쾌하고 짜증나는 반응이었지만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요스케랑 하는 섹스잖아. 박히는 순간부터 암컷이 되었을 거니, 히나가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키스를 하는 건 좀 다르지.

선을 넘었잖아, 그건!

절조가 없어도 너무 없는 거 아니야? 쇼스케한테 푹 빠진 년이 어떻게 요스케한테 키스를 할 수 있냐고! 안그래도 화가 나 있었던 난 그 광경을 보자마자 빼액하고 소리를 질렀다.

“야 이 미친년아!”

그런데 히나는 마치 나한테 왜 그러냐는 듯이 커다란 두 눈만 깜박거렸다.

“네에?”

“키스는 금지라고 했잖아!”

“어머… 제가 하는 것도 금지였나요? 방금 그건 그저 생명의 은인에 대한 감사의 표시예요. 덕분에 살아났는데… 이 정도는 할 수 있잖아요. 안 그래요?”

“…감사의 표시? 하! 여자친구 앞에서 키스로 감사의 표시를 한다고?!”

“으음… 외국에서 이 정도 인사는 일상적인 건데… 왜 화를 내시는지 모르겠네요.”

“뭐래, 우리한텐 비일상적인 거거든?! 그리고… 치료가 끝났으면 그만 좀 떨어져! 왜 아직도 끌어안고 있는 건데! 너 뭐, 변태야? 아니면 뭐, 치녀야?”

“아… 죄송해요. 요스케 님의 품속이 생각보다 너무 포근해서 그만…”

뭐야, 이 태도는. 사람 속을 살살 긁으면서 자연스럽게 요스케 옆에 달라붙고 있다. 갑자기 이런 식으로 나온다고? 기시감이 느껴졌다. 이거… 쇼스케를 유혹할 때의 히나잖아. 설마 얘 지금 진심으로 요스케를 노리고 있는 거야?

­찰싹!

당황한 나는 반사적으로 바보 요스케의 뱃살을 때려 주었다.

“요스케! 너라도 정신을 차려야지! 당장 거기서 떨어져!”

“으, 으응!”

여우 같은 년. 너한테 어울리는 남자는 쇼스케밖에 없다며! 그런데 이게 지금 뭐하는 짓이야. 요스케랑 한 판 하고 나니까 생각이 바뀌기라도 한 거야? 음탕한 년… 섹스 한 번으로 남자를 갈아타려고 하다니, 진짜 해도 해도 너무하잖아!

울컥한 난 쇼스케에게 소리쳤다.

“그리고 너! 히나를 저렇게 놔둘 생각이야? 데려가서 옷 좀 입혀!”

“앗, 아, 알았어!”

네가 히나 관리만 잘 했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거 아냐! 멍청한 놈. 나를 버렸으면 진도나 나가지! 어떻게 아직도 둘 사이가 그대로냐. 그러니까 쟤가 저렇게 발정났지. 진짜 너무 한심하잖아! 저런 인간을 내가 좋아했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탁!

“됐어요. 제 몸에 함부로 손 대지 마세요. 사귀는 사이도 아니잖아요.”

그리고 그건 히나도 마찬가지였나 보다.

정색을 하고 쇼스케의 도움을 거절한 히나. 그녀도 더 이상 쇼스케를 좋아하지 않는 듯 했다. 기다리고 또 기다리다가 결국 지친 거겠지. 히나의 심정을 공감할 수 있었다.

“그래, 사귀는 사이도 아니니까 더는 요스케한테 다가오지 마!”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여자친구도 있는 남자를 꼬시는 게 어디 있어! 나는 요스케 앞을 가로막으면서 날카로운 목소리로 히나에게 으르렁거렸다.

“어머… 멋져라. 후훗, 그런데 혹시 그거 아시나요?”

“…그게 뭔데.”

“남자들은 자기를 구속하려 드는 여자를 싫어한대요.”

“……뭐?”

“후후후… 조금 걱정이 돼서 하는 소리예요.”

“이게 진짜 미쳤나… 요스케는 다르거든?!”

물론 히나가 저렇게 나온다고 해서 요스케를 빼앗길 거 같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또 모르는 거잖아. 이미 한 번 당한 적 있으니 끝까지 방심할 순 없었다. 어떻게든 요스케만은 지켜 내야만 했다.

후우… 진짜 답도 없는 쇼스케 때문에 이게 무슨 고생이야.

오늘부터 굉장히 귀찮은 하루가 반복될 것만 같았다.

***

그리고 내 예상은 적중했다.

“츄릅, 츄으읍, 푸흐… 츄르읍… 하아, 꿀꺽, 후으으… 아, 맛있어.”

“리, 린쨩… 이제 슬슬…”

“싫­어. 조금 더 빨래. 아직 시간 넉넉하잖아. 츄읍, 쮸읍… 하아.”

“그치만 그게…”

“후후, 보지에 박고 싶은 거야? 그러면 부탁을 해야지.”

“부, 부탁이야. 린쨩의 달콤한 보지 안에 내 자지를 박게 해 줘… 으읏…”

“푸흐흡, 달콤한 보지는 또 뭔데. 진짜 웃기다니깐. 알겠어 그러면…”

­불쑥

“어머, 이게 펠라치오라는 거군요.”

“꺄아아앗!”

“끼에에엑!”

이른 새벽, 두 사람이 잠들어 있는 틈을 타 섹스를 하려던 우리를 방해하는 히나. 그녀는 수치심도 없는지 우리가 쓰는 텐트 안으로 들어와 당당히 우리의 행위를 구경했다. 금방 쫓겨났지만 말이다.

“아, 안된다니깐!”

“으음? 안될 게 뭐가 있나요. 요스케 님은 기분 좋아지고 저는 그걸 보고 행복해지고, 윈윈 아닌가요?”

“그치만 리, 린쨩이…”

“들키지 않으면 되잖아요. 걱정 마세요. 제가 열심히 봉사해 드릴게요. 할짝할짝. 이렇게 핥으면서 빨면 되는 거 맞죠?”

“야 너 진짜 죽을래?!”

그리고 며칠 후 쉬는 시간, 내가 잠시 오줌을 누러 간 사이에 히나가 요스케의 자지를 빨려고 했다. 이미 선을 넘은 히나는 거침이 없었다.

“하앙, 아앙… 너무 좋아, 하아… 으응! 요스케에… 하, 으응… 더 거칠게 박아 줘…”

“린쨩, 윽… 린쨩.”

“으으응! 그렇게, 하아… 아아앙! 역시, 이게 최고야아! 하아… 아앙!”

“허억… 허억.”

“요스케, 하아… 하읏, 으응! 사랑해애, 아아! 갈 거 같아아!”

“와아. 린 양은 느낄 때 이런 표정을 짓는군요.”

“키스, 하아아! 키스해 줘어! 으으응!”

“어머, 거기다 애교까지! 후훗, 정말 귀엽네요.”

“으응? ……헉, 너 뭐야! 야 이! 으읏, 아아앙! 멍청아! 잠시… 하아앙!”

“어, 어머… 이게 요스케 님의 진심 섹스… 하아, 대, 대단해요… 하앙…”

“옆에서, 으읏! 뭐하는 거야아! 저리 안 꺼져어?! 읏, 하아아앙!”

그리고 또 며칠 후 늦은 밤, 평소처럼 섹스를 하고 있는데 이번에도 히나가 몰래 숨어 들어왔다. 그러고는 대놓고 자위까지 하면서 우리의 정사를 감상했다. 진짜 양심도 없고 개념도 없는 년…

아무래도 진지하게 이야기를 좀 나눠 봐야할 거 같다.

“……”

아니, 근데, 요스케 이 멍청이는 왜 자꾸 헬렐레하는 건데! 왜 자꾸 바보같이 유혹당하는 거냐고! 가슴 때문이야? 가슴 때문이냐고! 언제는 빈유가 스테이터스라며! 근데 왜 파이즈리란 말에 입꼬리를 올리는 건데!

“씨이…”

아, 몰라. 짜증나.

하고 싶은 말이 산더미처럼 있지만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 괜히 말했다가 진짜 나한테 싫증 내면 어떡해. 무섭단 말야…

후우, 요스케가 섹스만 못 했어도… 아니, 자지만 좀 작았어도 히나가 저렇게까지 나오지는 않았을 텐데… 이게 다 요스케 때문이다.

­똑똑똑

“잠시 들어가도 될까요?”

그렇게 내가 한숨을 내쉬고 있는데, 히나가 방문을 두드렸다.

“요스케라면 지금 레벨업 중이야. 알잖아 너도.”

“어머? 저는 린 양을 찾아온 거예요.”

“뭐어?”

“린 양에게 할 말이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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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지금 나랑 장난 쳐?”

“설마요. 진지하게 말씀드리는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셋이서 동시에 사귀자고?”

“바로 그거예요. 후훗.”

“그게 무슨 개소리야!”

황당무계한 히나의 발언에 화를 내는 린. 하지만 히나는 마치 그 반응을 예상했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말을 이었다.

“린 양, 독점은 나쁜 거예요.”

“…어이가 없네 진짜.”

“린 양을 위해서 하는 말이에요.”

“……자꾸 개소리할 거면 그냥 꺼져.”

“제가 쭉 살펴 봤는데, 린 양이 요스케 님을 감당하지 못하더라고요. 안 그런가요?”

“뭐라고?”

“요스케 님이 진심으로 허리를 흔들기 시작하시면 1분도 채 안 돼서 가 버리잖아요. 거기다 몇 번 그렇게 가 버리고 나면 금방 탈진하고요.”

“아니, 그건…”

“반면에 요스케 님은 그러고 나서도 자지가 딱딱한 상태고요. 제 말이 틀렸나요?”

또렷한 목소리로 자기가 관찰한 정보를 담담히 풀어내는 히나. 틀린 말이 아니었기에 당황한 린이 아무 대답도 못하고 입을 닫았다.

“저런, 린 양을 나무라는 게 아니에요. 요스케 님이 특별한 거잖아요. 남자친구의 성욕을 전부 다 풀어 주지 못해도, 그건 린 양의 잘못이 아니에요.”

“…그래서 네가 하고 싶은 말이 뭔데. 그걸 네가 도와주겠다는 거야?”

“정확해요. 백보지도 맞들면 낫다라는 말 모르세요?”

“미친… 네 입에서 그런 천박한 농담이 나오니까 웃지를 못 하겠네.”

“후훗, 매일 밤 헐떡이면서 천박한 목소리로 사정을 애원하는 린 양이 할 소리인가요? 아아, 요스케에… 오늘도 자궁 안을 가득 채워 줘, 라면서요.”

“아니, 됐고… 네가 하려는 말은 알겠어. 근데 내가 그걸 허락해 줄 거 같아?”

“그럼요. 계속 그렇게 불만족인 상태가 길어진다면 요스케 님도 다른 여자에게 눈길을 돌리지 않겠어요? 그러니 그러기 전에 저희 둘이서 힘을 모으자고요.”

“야… 뭐, 네가 낀다고 크게 달라질 거 같아? 요스케 쟤는 우리 둘로도 부족해.”

“괜찮아요. 제겐 힐 스킬이 있잖아요.”

“앗…!”

여신에게 받은 능력을 활용하자는 말에 린이 무심코 고개를 끄덕였다. 들어 보니 정말로 그럴듯한 의견이었다. 안그래도 요스케의 레벨이 점점 올라가면서 조금씩 힘에 부치고 있는 상황이었으니 히나의 합류는 큰 도움이 될 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선뜻 알겠다는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는 린. 요스케를 너무나도 사랑하는 그녀였기에, 린은 요스케를 독점하고 싶었다. 그러나 요스케를 생각한다면 히나와 힘을 합치는 게 더 좋아보였다.

“이건 우연히 구한 이쪽 세계의 야한 책인데요… 이것 좀 봐요. 셋이서 하는 것도 정말 흥미롭지 않나요? 둘이서 할 때와는 또 다른 쾌감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이 표정 좀 보세요. 엄청 즐기고 있잖아요.”

“세, 셋이서…”

“그리고 저와 함께라면 이 섹스를 아침까지 할 수 있을 거예요. 탈진할 걱정 없이요. 요스케 님에게도 도움이 되고 저희도 기분 좋고… 어때요? 더 고민할 이유가 있나요? 경쟁하자는 게 아니에요, 협력하자는 거예요.”

“나는… 그게…”

결국 고심 끝에 입을 연 모리시타 린. 그 말을 들은 아사노 히나가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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