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0화 〉 이세계 특전: 섹스할수록 강해지는 능력(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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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답게 순수한 얼굴, 그리고 핑챙답게 음란한 몸매, 이거 인기가 없을 수 없는 조합이다. 옆가슴이 다 보이는 것 좀 봐. 저렇게 음탕한 옷을 입고서 저렇게 순진한 미소를 짓다니, 그야말로 동정을 죽이는 캐릭터다.
“아, 아아… 안녕하세요…”
아니 근데 나는 동정도 아닌데 왜 이러는 거지? 자연스럽게 인사하며 포인트 좀 따려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말을 더듬고 말았다. 역시 제약에 걸린 상태인 건가? 아무래도 여자 경험이 없는 오타쿠 안여돼라 그런 거 같은데… 이거 공략을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제약을 해결해야 할 것 같다.
“으으, 요스케. 저질. 눈 좀 떼지?”
“아, 으응…”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하세가와 쇼스케라고 합니다. 그런데… 용사라니, 대체 무슨 말씀이신 건가요? 애초에 여기는 또 어디고, 자세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쟤는 아무렇지도 않은 건가? 시우스케가 자연스럽게 두 히로인들을 보호하더니 노골적으로 성녀를 경계했다. 시우 주제에 말이다. 다른 시우였으면 어디다 눈을 둬야 할지 몰라서 당황했을 텐데, 이거… 예상 밖의 모습이다.
“여기는 카르티아, 여러분들이 살던 세계와는 다른 차원에 있는 세계입니다. 그리고 지금 카르티아에는 멸망의 씨앗이 심어져 있는 상황입니다. 저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신님의 힘을 빌려 용사의 자격을 갖춘 여러분들을 소환했습니다.”
“…그래서 저희 보고 카르티아를 구해달라는 겁니까?”
“염치없지만 그렇습니다. 부디… 저희를 도와 주세요. 오직 여신님께 인정받은 용사님들만이 저희를 구원할 수 있습니다.”
“으음…”
“잠깐, 쇼스케! 뭘 고민하고 있는 거야! 설마 진짜 도와줄 생각이야?”
“그게… 우리가 도와주지 않으면 이 세계가 멸망한다고 하잖아.”
“거짓말일 수도 있잖아! 그리고 동의도 없이 우리를 소환한 여자라고! 신뢰할 수 있어? 우리를 속이려는 걸지도 모르잖아! 거기다 애초에 우리한테 세계를 구원할 힘 같은 건 존재하지도 않잖아!”
예상 밖의 모습이라는 건 취소, 시우는 언제나의 시우였다. 저런 사람을 호구로 보는 부탁을 진지하게 고려한다고? 진짜 보는 내가 다 답답할 정도다. 적어도 보상이 뭔지는 물어봐야 할 거 아냐.
그나마 린쨩이 츳코미를 걸어 줘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내 속이 터졌을 거다.
“그렇네요. 납치를 했으면 먼저 사과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요? 용사라고 부르는 것 치곤 저희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네요. 게다가, 설마 무상으로 도와달라고 하는 건 아니겠죠? 구원의 대가가 무엇인지, 그리고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지, 그에 대한 마땅한 대답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오, 저건 츳코미를 넘어 사이다인데? 마치 K웹소설 캐릭터를 보는 느낌이다. 저 정도면 히전죽이라는 말도 안 나오겠어. 냉정하고도 논리적인 히나쨩의 지적에 답답했던 가슴이 후련해졌다.
“확실히… 제 언행이 다소 불순했군요. 사과드리겠습니다. 솔직히 조금 긴장하고 있는 터라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자세한 설명은 나중에 해도 괜찮을까요?”
화아아악
“뭐, 뭐야… 몸이, 빛나고 있어?”
“하늘을 날고 있잖아!”
그런데 저건 또 뭐냐. 고개를 숙인 성녀의 머리 위로 새하얀 빛이 내리쬐더니 그녀의 몸이 두둥실 하늘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마치 종교화의 한 장면처럼 말이다. …설마 여신이라도 강림하는 건가?
[여신, 엘리시아라고 합니다.]
혹시나가 역시나였다.
***
성녀의 말에 거짓은 없다, 너희에게 카르티아를 지킬 힘을 주겠다, 부디 정의로운 마음으로 카르티아를 구원해 다오, 모든 일이 끝난다면 이 세계에서 얻은 능력을 회수하지 않고 원래 세계로 귀환시켜 주겠다.
여신의 말을 대충 요약한 내용이다.
그런데 이게 먹혔냐고?
“이 정도면 할 만 하겠는데? 레벨이 오를수록 몸도 성장한다는 거잖아… 그러면 가슴도… 커진다는 소리고...”
“무병장수는 기본에, 안티에이징까지 가능하다니… 과연, 여신의 힘이군요.”
응, 먹혀도 아주 잘 먹혔다.
여자 마음은 여자가 잘 안다고, 여신이 아주 핵심을 짚더라고. 덕분에 의심을 멈추지 않던 히로인들이 단번에 태세를 전환했고, 그렇게 우리는 카르티아를 구원하는 걸로 의견을 모았다.
[여러분들이 처리해야 하는 건, 마왕이 남긴 99개의 던전입니다.]
“마, 마왕?”
[마왕의 봉인이 길어지면서 통제권을 잃은 던전들이 날뛰기 시작했습니다. 부디 힘을 길러 99개의 던전을 토벌하여 카르티아에 평온을 되찾아 주세요.]
그런데… 이건 좀 예상외네.
뭐지, 클리셰를 약간 비튼 건가? 당연히 ‘마왕을 무찔러 주세요, 용사님!’ 이런 부탁을 듣게 될 줄 알았는데, 뜬금없이 던전 이야기가 나왔다. 난이도가 조금 낮은 편인 건가? 아무래도 라노벨이다 보니, K웹소설보단 엔딩보기가 쉬울 것 같다.
뭐, 엔딩을 볼 생각은 없지만 말이다.
카르티아를 구원해 달라고? 절대 안 하지. 내 목적은 어디까지나 네토리. 던전 공략보다는 히로인 공략에 힘쓸 거다. 강간도 금지당한 상태이니 다른 것에 한눈팔 여유 따윈 없다고. 어떻게든 머리를 굴려 히로인들을 따먹을 거다.
[그러면 지금부터 여러분들의 영혼에 걸맞은 힘을 나누어 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이거 맞아?
[자택 경비원: 숙소에서 모든 능력치가 5 증가한다.]
이래가지고 용사 파티에 낄 수 있겠어?
이거… 시작부터 위기가 찾아왔다.
***
“이제 모든 의심이 풀리셨습니까?”
“응응! 미안해, 샤르티에! 우리가 너무 예민했었지?”
“아닙니다. 의심하는 게 당연한 반응이지요. 그래도 무사히 해결되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이 또한 여신님의 위엄이겠지요.”
“하지만… 저희가 정말로 던전을 토벌할 수 있을까요? 여신님께 힘을 선사받긴 했지만… 솔직히 자신이 없어요.”
“후훗, 걱정 마세요. 용사님들은 이제 세틴 왕국에서 던전 토벌을 위한 가르침을 받게 될 거예요. 그리고 여신님께 받은 힘을 활용하는 방법도 배우게 될 거고요.”
“다행입니다. 그렇다면 안심이 되는군요.”
“그래서 말인데… 다들 어떤 능력을 얻었는지 가르쳐 주시겠어요?
아니요. 싫은데요?
보아하니 다들 그럴싸한 능력을 얻은 거 같은데… 나 혼자 심각한 상황이었다. 이거, 괜히 알려 줬다가 진짜 낙오되는 거 아냐? 누가 봐도 쓸모없어 보이잖아. 숙소에서만 강해지는 용사라니, 정말 비참했다.
“제가 얻은 능력은 ‘용사의 증명’으로, 수련의 효율이 대폭 증가한다고 합니다.”
“내가 얻은 능력은 ‘대마법사의 자질’이야. 서클의 위력이 한층 더 강해진다는데? 뭔진 모르겠지만 좋은 능력 같아!”
“제가 얻은 능력은 ‘현자의 지혜’예요. 치유 효과와 원기 회복 효율이 상승한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성녀님처럼 힐러가 될 운명 같네요.”
반면 주인공과 히로인들은 거의 뭐 사기급 능력을 얻은 모양인데 듣는 것만으로도 완벽해 보였다. 전위, 후위, 힐러, 전부 다 있잖아. 이제 저기에 탱커만 추가 된다면 완전해 질 텐데… 정작 내 능력은 ‘자택 경비원’이었다. 빌어먹게도 말이다.
하아, 이걸 어떻게 하지?
그냥 다 말해?
“크흥…”
에이, 그건 절대 안 되지. 괜히 솔직하게 말했다간 진짜로 용사파티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 여기서는 일단 거짓말로 이 상황을 넘긴 다음에 나중에 기회 봐서…
“에, 에에에에엣?!”
“뭐, 뭔가요?”
“아… 시, 시시… 실례했습니다. 혼자 대답을 안 하시길래 슬쩍 확인해 봤는데… 그게, 그… 그런 능력을 받을 수도 있는 거였군요.”
아니, 이 음흉한 성녀 보소. 허락도 없이 남을 관측해?
알고 보니 사실대로 말하는지 시험을 하고 있었던 모양인데… 덕분에 모든 것을 들키고 말았다. 젠장, 이래서야 답도 없잖아. 한숨이 절로 나왔다.
“하읏… 우으으…”
그런데…자택 경비원을 확인한 거 치곤 성녀의 반응이 뭔가 이상했다.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선 자꾸만 내 시선을 피하는데, 그 모습이 굉장히 어색해 보였다.
띠링
[반박귀진 스킬이 자동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반박귀진 Lv.1 – 자신의 능력과 경지를 숨길 수 있다.]
[‘자택경비원’ 능력이 ‘난봉꾼’ 능력으로 보이게 됩니다.]
[난봉꾼: 섹스할수록 강해진다.]
설마… 이거 때문이야?
아무래도 지난 번 네토리로 괴상한 스킬을 한 개 얻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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