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로인 네토리-232화 (231/428)

〈 232화 〉 태극음양지체(35)

* * *

‘자, 잠깐! 뭐하시는, 꺄아아앗!’

‘오라버니, 흣, 아아… 시, 싫어! 으으읏! 어째서…’

‘뭐, 연인? 읏, 으읍?! 하, 츄읏, 하아… 오라버니, 하아… 으응!’

‘안 돼! 거긴… 핫, 하아앙! 제발 그만… 아앙! 차라리 이 자세로…’

­찰싹찰싹

‘아아앙! 또 가버려, 흣, 하아… 아아아아앙!’

…정말로 변태구나.

어제의 일을 떠올린 나는, 스스로의 저질스러움에 역겨움을 느꼈다. 강간당하는 게 그렇게 좋아? 어떻게 저항하는 대신 몸을 맡길 수 있어? 남자 앞에 엎드려서, 박기 쉽게 성기를 내민 것은, 정말이지 최고의… 응? 아니아니, 최악의 행동이었다.

그것 때문에 또 짐승처럼 범해지고 말았잖아.

여자가 아닌 암컷이 되어 숨도 못 쉴 만큼 거칠게 박히는 것은, 다시는 겪고 싶지 않지 않은 경험이었다. 그런 거에 익숙해지면 진짜 성교밖에 모르는 바보가 되어 버릴걸? 나는 그런 음란한 여자가 되고 싶지 않지 않다.

…잠깐, 뭔가 이상한데?

아아, 진짜 그 남자 때문에 이게 뭐람. 제갈세가 안에서도 천재라고 불리던 내가, 단 며칠만에 멍청이가 되어 버렸다. 이 정도면 책임져 달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뭐래.”

하아, 또 이상한 생각을 하고 말았다.

나한테는 진 가가가 있잖아! 그 남자랑 내 상성이… 잘 맞는 거 같긴 하지만, 그것 뿐이라고! 그 남자가 뭐가 좋다고 계속 생각하는 건데! …기껏해야 남성기가 크고 단단해서 성교할 때 기분이 좋고, …엉덩이를 얻어 맞는 게 너무 좋아서 주인으로 모시고 싶을 뿐이잖아!

이거, 찬물이라도 한 잔 마시면서, 머릿속을 정리해야 할 것 같다.

“앗, 제갈 소저! 여기 계셨군요. 찾고 있었습니다.”

“…으으읏!”

그런데… 저 남자는 또 왜 찾아온 거야?

지금 가장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싱글벙글 웃으면서 내게 다가왔다. 뭐, 뭔데…제갈세가가 우스워? 뭘 친한 척 하는 건데! 웃는 얼굴 한다고, 내가 침 못 뱉을 거 같아? 혀를 섞어서라도 뱉어 줄 거라고!

당황한 나는 심각하게 경계를 하면서 그를 맞이했다.

“아, 안녕하세요. 호호, 좋은 날씨네요.”

그리고 아랫배가 떨려 오는 걸 느끼면서, 최대한 예쁜 표정으로 그에게 인사했다.

***

“몸이 편찮으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확실히 얼굴색이 좋지 않군요.”

“아… 그게, 조금… 피곤해서요.”

너 때문이잖아! 네가 쉴 틈도 없이 박아 대는 바람에 내가 지친 거잖아! 이 색골! 변태! 색마! 당장 책임져! …라고 말하는 대신에, 나는 연약한 척 연기하면서 백의 동정심을 유발했다.

­털썩

“어지럽기도 하고… 어머, 실례. 잠깐 기댈 수 있을까요?”

호호호, 제갈연하의 약한 모습이라고. 너 따위가 버틸 수 있을까?

이번 기회에 미인계 작전을 사용하기로 마음먹은 나는, 백에게 달라붙은 채 콜록콜록 헛기침을 하며 그의 얼굴을 훔쳐보았다. 분명 당황하고 있겠지? 이대로 백을 유혹할 수만 있다면, 진법 없이도 그의 비밀을 밝혀낼 수 있을 거다.

­덥썩

“저도 실례하겠습니다!”

“꺄앗?! 무슨! 가, 가까워요!”

“어허, 진단중이니 움직이지 마세요. 흐음… 확실히 조금 심각해 보이는군요.”

“하우으… 저기… 으읏.”

그러나 정작 당황한 건 나였다.

뭐야, 이 남자…

코가 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내 어깨를 붙잡은 백이라는 사내가, 진심으로 나를 걱정하는 눈빛으로,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의 칠흑빛 눈동자와 눈을 마주쳤다. 이 남자한테 이런 자상한 면도 있었나?

­꿀꺽

부드러워 보이는 그의 입술을 보자 뒤꿈치를 들어 입을 맞추고 싶었다. …치, 침을 뱉어 주기 위해서지, 다른 이유는 없었다. 그 과정에서 백의 침을 삼켜야 하겠지만, 그 정도는 참을 수 있었다. 아니, 오히려 그걸 원했다.

“하아…”

그렇게 타액을 교환하면서 서로의 옷을 벗긴 다음에, 어제처럼… 음탕한…

아, 아니, 나 미쳤나 봐!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겨우 정신을 차린 내가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났을 때, 백이 아주 심각한 표정으로 내 손목을 붙들었다.

“영양실조입니다.”

“…네에?”

“가장 최근에 밥을 먹은 적이 언제입니까?”

“…응? 그게… 어라?”

뭐야… 나 이틀째 아무것도 안 먹었잖아… 당황한 내가 아무 대답도 못 하고 있자, 백이 한숨을 내쉬더니 나를 부엌으로 데려갔다.

***

“맛있어요! 와아…!”

“하하하, 그거 다행입니다.”

“대단해요! 요리까지 잘 하시다니!”

“변변찮은 재주입니다.”

빈말이 아니다. 진짜로 맛있다.

뭐지, 이 남자?

진 가가랑 비등할 정도로 강한 남자가, 전국구 숙수 못지않은 요리 실력까지 가지고 있다.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지? 거기다 남성기도 굉장히 크고 우람해서, 몇 번을 박아 대도 절대 지치지 않는다. 그뿐인가? 성교에도 굉장히 능숙해서, 참을 수 없는 쾌감을 선사해 준다.

……뭐야, 나쁘지 않잖아?

진 가가 정도는 아니긴 한데, 진 가가 정도가 될 거 같기도 하다.

아, 아니야. 그래도 백은 굉장히 큰 단점이 있잖아.

그래, 그걸 생각하면 확실히 진 가가가 더 낫긴 하다.

이 남자는 굉장한 변태라서 자기 여자를 암컷 취급한다고.

연인이 된다면 한 달도 안 돼서 임신하고 말 거다. 매 순간 자궁 속이 남자의 정액으로 가득차 있겠지. 상상만 해도 웃음이 나오는 행복한 미래다. 조금이라도 흘린 다면 엉덩이를 얻어 맞으면서 혼나겠지? 사과의 의미로 발가락 끝에서부터 남성기까지 핥아줘야 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남성기가 단단히 발기한다면 뒤로 돌아서 자신의 성기를 벌려야 할 거다. 얼른 박아주세요, 주인님… 이라는 낯부끄러운 말과 함께 말이다. 하지만 그걸로 용서해 주진 않을 거다. 또 다시 내 엉덩이를 찰싹찰싹 때리겠지. 그리고 한참동안 나를 지켜보기만 할 게 분명하다.

아아, 그런 귀축 같은… 최고잖아…

“헤헤… 헤헤헤…”

그렇게 천하의 제갈연화는 백의 암컷이 되어, 주인이 원할 때면 언제든지 성기를 대주는, 걸어다니는 보, 보… 보지가 될 거다. 아아, 안 돼. 말을 더듬었다고 자지를 주지 않을 거야. 나는 두 손 두 발을 묶인 채 세 사람이서 성교를 하는 모습을 지켜만 보게 될 거야. 싫어… 그건 싫어. 그런 일 없도록 완전한 암캐가 되어서 평생동안…

“…제갈 소저?”

“백에게 복종하는…”

“제 말 듣고 있습니까?”

“…주인님 전용 보지가 되어야 해.”

“으음…”

그러면 기특하다고 내 보지에 자지를 박아 주실 거야. 내 처녀를 가져간 훌륭한 자신의 자지로 말야. 아마 나는 박히자마자 가 버리겠지. 하지만 주인님은 절대 성교를 멈추지 않으실 거야. 주인님은 변태이고 색마니까! 그리고 이제 그 모습을 두 자매가 부러워하면서 쳐다보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양보해 줄 생각은 없어. 주인님의 자지는 한 개뿐이라고. 양보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아! 임신하면 어쩔 수 없구나. 그러면 두 사람을 위해서라도 내가 빨리 임신을 해야겠는걸? 임신이라… 호호, 분명 주인님을 닮은 귀엽고 아름다운 아기가 태어날………

“…응?”

“이제야 좀 정신이 드시나요? 갑자기 무슨 생각에 빠지셨는지, 제 말을 들은 척도 안 하시더라고요.”

“아앗! 죄, 죄송해요! 잠깐… 그, 무, 무무림맹 생각을 한다고, 그게…”

“아하, 그랬군요. 역시 제갈 소저입니다. 하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일 생각을 멈추시는 게 어떻습니까? 쉴 때는 푹 쉬는 게 제일입니다.”

“그렇군요… 호호호, 조, 좋은 조언 감사드려요.”

뭐, 뭐야!

나 또 망상한 거야?

아아, 어쩌지… 아직 자위할 시간도 아닌데 폭주를 해 버렸다. 다행히 입 밖으로 내뱉은 건 아닌 거 같은데… 변태 같은 표정 지은 거, 백이 다 봤을 거 아냐… 우으으, 부끄러워…

“죄송해요, 먼저 가 볼게요!”

­타다다다닥

얼굴이 빨개진 나는 급한 일이 생각났다며, 그 자리에서 황급히 탈출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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