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0화 〉 태극음양지체(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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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아니, 아니… 진짜로 네가 그랬다고? 와아, 대박… 그러면 지금 혜아 언니랑 동시에 사귀고 있는 거야?”
“으응… 헤헤, 오라버니가 너무 좋아서 어쩔 수 없었어.”
위지은의 이야기를 들은 당소연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언니의 남자를 유혹하다니, 완전 패륜적인 짓 아닌가. 당소연은 그녀의 친구로서, 위지은에게 훈계를 해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어, 어떻게? 어떻게 유혹했어? 혜아 언니의 남자잖아!”
하지만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온 건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
친구 사이에 훈계는 무슨 훈계야. 그것보단 임자 있는 남자를 유혹해 냈다는, 위지은의 비법을 알아내야 했다. 남궁진과의 관계가 지지부진한 지금 상황에서, 남자를 유혹하는 방법은 당소연에게 꼭 필요한 정보였다.
“그게… 그, 뭐. 그냥 어쩌다 보니… 잘?”
“아잉, 은아야아. 똑바로 말해 줘, 응? 꼭 알고 싶단 말야.”
“아하하…”
허나, 사실 위지은에게 그런 비법 따윈 없었다. 주화입마가 아니었다면 백과 사귀지도 못 했을 그녀가, 대체 무엇을 알고 있겠는가. 위지은이 당소연에게 들려준 건 대다수가 꾸며낸 말이었다.
“그러니까, 그게… 원래 남자들은 적극적인 여자를 좋아하는 법이거든.”
그러나 이제 와서 진실을 밝힐 순 없었기에… 위지은은 어떻게든 머리를 굴려, 그럴싸한 대답으로 얼버무렸다. 그것이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오오, 그래?”
“응… 조신한 여자를 좋아한다는 건 다 거짓말이야. 괜히 남자는 다 늑대라는 말이 있겠어? 다들 그렇고 그런 짓을 하고 싶어하는 성욕 덩어리라고!”
“서, 성욕 덩어리…”
“그러니 그걸 이용해서, 당신의 성욕을 내가 해결해 줄 수 있다… 뭐, 이런 식으로 유혹하면, 단순한 남자들은 다 넘어오게 되어 있어.”
“그렇구나…!”
그런데 위지은의 이야기가 정말로 그럴 듯하다고 생각한 건지, 당소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친구의 주장에 귀를 기울였다. 그녀는 이번 기회에 배움을 얻어, 제갈연화를 앞지를 계획이었다.
“백랑, 제발… 멈춰 주세요. 실은 저는 위지혜가 아니, 흐아아아아아앙!”
한편, 그때 제갈연화는 위지은의 남자에게 강간당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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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 싫어어어어어어! 제발 그만!”
“하하하. 더 박아달라는 소리군요!”
아아, 첫경험이 강간이라니… 세상에 나보다 불행한 여자가 또 있을까? 눈물을 흘리며 저항해 봤지만, 남자는 내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고… 그는 당연하다는 듯이 자신의 거대한 물건으로 내 처녀를… 가져갔다.
“으읏, 하아아아앙!”
“응? 어째 오늘따라 비좁은데… 기분 탓인가?”
“기분 탓이 아니… 핫, 하아앙! 멈… 멈춰… 아앙!”
그런데 뭐야, 전혀 안 아프잖아… 보는 것만으로도 경악하게 만드는 남자의 커다란 그것이, 내 처녀막을 뚫고 몸 안을 파고 들었지만… 듣던 것과는 달리, 거기에 고통 따윈 없었다.
“어째서, 흣, 하아… 아앙! 어째서… 앙!”
“혜매… 마치 처음 할 때가 생각나는군요.”
“기분이 나빠야… 아앗, 하아… 하는데…”
“그때처럼 극상의 쾌감을 선사해 드리겠습니다.”
“하아아아앙!”
그런데… 어째서 이렇게 기분이 좋은 거지?
남자의 그것이 안쪽을 찔러댈 때마다, 내 입술에서 야릇한 신음이 터져나왔다. 지금 이건, 강간인데도 말이다…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아찔한 쾌감에, 나 자신이 무서워졌다.
설마 나… 음란한 여자인 걸까? 억지로 당하고 있음에도, 내 몸은… 지금의 행위를 즐기고 있었다. 그 모순에 스스로를 의심하게 되었다.
“후후, 기분 좋으시죠?”
“아닛, 하아… 아니야, 그렇지 않아요…!”
하지만, 이내 곧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성교 자체가 기분 좋은 행위인 거겠지. ‘나’라서 이런 쾌감을 느끼고 있을 확률은 낮았다. 다시 말하지만, 강간이잖아… 이걸 즐긴다는 건 도무지 말이 되질 않았다. 그러니 성교에 초점을 맞춰야 했다.
“하하, 표정은 좋아서 죽겠다는 표정인데요?”
“그건… 하아, 보지 마세요…. 이, 변태…”
“그러지 말고 말해 주세요. 기분 좋죠?”
“…핫, 우으… 그래요…”
내가 음란해서, 내가 변태라서… 이렇게 좋다고 헐떡이는 게 아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생리 현상이다. 그렇게 결론을 내린 나는, 지금의 쾌락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어서, 이 행위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기로 결심했다.
“그러면 더 기분 좋게 해 드릴게요.”
“뭐어? 꺄앗… 뭐 하는…”
“자, 이렇게 엎드리세요. 네, 그렇게요.”
“무슨… 핫, 그만… 뭘 하려는 거예요.”
“뭐긴요, 혜매가 좋아하는 후배위입니다.”
“후… 후배위? 흣, 하아아앙!”
그런데 이건… 짐승들이 교미할 때나 취하는 자세잖아! 지금, 설마… 천하의 제갈연화를 짐승 취급하는 거야? 감히… 핫, 하아… 감히 나를 짐승 취급한다고?
어이가 없는 남자의 행동에, 불쾌함을 느껴야 정상이었다. 남자에게 굴복한 육체와는 다르게, 내 정신은 멀쩡한 상태잖아. 그러니 나는 화를 내야 했다. 그만 두라고 소리쳐야 했다.
하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찰싹!
“하아앙! 하지 마세요! 그마안!”
“크으, 역시 때릴 때마다 조임이 달라지는군요!”
…이 이상야릇한 감정은 대체 뭐지?
굴욕을 당하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가슴 속에서 알 수 없는 짜릿함이 느껴졌다. 이건… 행복? 짐승 취급을 당하는 게 싫지 않았고, 엉덩이를 얻어맞을 때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나왔다. 마치 진심으로 지금의 상황을 즐기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찰싹!
“아앙! 그만, 하읏… 아아앙! 때리지 마세요!”
“그게 때려달라고 엉덩이를 씰룩이는 여자가 할 소리입니까?”
이래서야… 내가 진짜로 변태인 것 같잖아…
“하아아앙! 때리면서 박는 거… 흣, 하아아… 싫어…”
“하하하. 좋다는 뜻이지요?”
아니 변태 같은 게 아니라…
“으으응… 조, 좋아… 하아아앙! 맞으면서 박히는 거 좋아아아!”
변태가 맞았구나.
“아아앙! 백랑! 계속 때려 주세요…!”
나는 웃기게도… 강간 덕에, 내 본성을 깨달을 수 있었다.
***
“하아… 정신 나갔어? 아아… 아아아아아악!”
방으로 돌아온 나는 머리를 감싼 채 비명을 질렀다. 이제서야 정신을 차린 것이다. 처음 느껴보는 성교의 쾌감에 몸을 맡길 땐 좋았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었다.
“미친, 미친, 미치인!”
우선, 순결을 잃었다.
진 가가에게 주려고 했던 처음인데, 바보같이 잃고 말았다. 이제 어쩌면 좋지? 진법 덕에 그 누구에게도 들키지는 않겠지만, 진 가가와의 첫날밤이 문제였다. 처녀막이 없는데… 둘러댈 수 있을까? 수련 중에 찢어지는 일이 있다고는 하지만, 괜한 의심을 살까봐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 그 남자가 문제였다.
반 시진이 지나자마자 잠든 걸 보면 진법이 통하기는 했단 소리인데… 그럼에도 나를 강간한 색마잖아. 만일을 대비해서라도 그 남자가 기억을 잃었는 지는, 직접 확인해 봐야 했다.
아... 그런데 진짜 기억하고 있으면 어쩌지?
그럴 경우, 분명 나를 의심할 거다. 진법을 알려준다는 핑계로 위지혜를 따로 떼어낸 사람이 바로 나거든. 아마 높은 확률로 나를 찾아올 거다. 그리고… 또 다시 ‘그런 짓’을 저지르겠지…
싫다고 저항하는 내 옷을 강제로 벗긴 다음에, 짐승처럼 나를 엎드리게 한 후, 흉악한 자신의 성기로 내 성기를 범할 거다. 찰싹찰싹, 내 엉덩이를 때리면서 말이다.
우으으…
안 돼… 또 흥분할 거 같아…
그때의 짜릿한 감각을 떠올린 나는, 아직도 내 안에 남자의 정액이 남아 있음을 깨달았다. 그 자리에서 바로 도망쳐 왔으니 처리할 시간도 없었던 것이다.
하아, 씻으러 가야지.
그래서 문 밖으러 나서려고 하는데, 똑똑 문을 두들기는 소리와 함께 내 처음을 가져간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제갈 소저 계십니까? 말씀 드릴 것이 있어서 찾아왔는데요.”
“하읏…”
“제갈 소저?”
어, 어쩌지…
당황한 내 가랑이 사이로 그의 정액이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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