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3화 〉 태극음양지체(26)
* * *
아파… 온몸이 찢어질 것 같아…
나, 이제 죽는 거야?
무언가 잘못됐다는 걸 느꼈을 때, 지금까지의 내 삶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의 얼굴이 한 명씩 내 머릿속에서 떠올랐다.
엄해 보이지만 항상 따뜻하게 나를 감싸준 아버지, 언제나 웃음을 잃지 말라는 유언을 남기고 돌아가신 어머니, 늘 아무렇지 않게 내 장난을 받아주시는 한 장로님, 나를 자기자신보다 아껴준 언니,
그리고
내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가르쳐 준 백 오라버니…
미안해요, 나… 여기까지인가 봐요.
마음 속으로 작별인사를 하고 나자,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제 진짜 죽은 거구나. 정말로 내 생이 마감되었음을 알게 된 나는, 지난 날을 돌이켜 보며 후회했다.
수련, 게을리하지 말 걸.
아직 해 보고 싶은 게 많은데…
경험해 보지 못 한 게 많은데…
이렇게 죽기에는 내가 너무 불쌍하잖아.
조금 더 열심히 노력했어야 했는데… 바보같이 나는 수련 중에 오라버니의 얼굴이나 훔쳐 보고 있었다. 그러니 어떻게 보면 벌을 받았다고 볼 수도 있었다.
하아, 하다못해 대련 중에는 그만 훔쳐볼 걸 그랬어.
그렇게 나는 지난 내 모습을 반성했다.
…하지만, 사실 이제 와서 반성하기에는 너무 늦은 상황이었다. 죽고 나서 후회해 본들 뭐가 달라지겠어. 차라리 이렇게 될 거였으면, 억지로라도 오라버니와 선을 넘을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아… 사… 눈…”
응?
그런데, 뭐지…?
오라버니 생각을 해서 그런가, 잘생긴 오라버니의 얼굴이 눈앞에 나타났다. 저승 가는 길에 하늘이 주는 마지막 선물 같은 건가? 이렇게라도 오라버니를 한 번 더 볼 수 있어서 우울했던 기분이 조금은 사라졌다.
“사랑해요, 오라버니… 진심으로 당신을 사랑해요…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이렇게 보게 됐는데 인사만 하고 끝낼 수는 없잖아.
나는 마지막으로 항상 오라버니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꺼낸 다음 조용히 눈을 감았… 아니, 감으려고 했는데 오라버니 옆에 있는 언니가 보였다. 화가 난 것 같으면서도 그럴 줄 알았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언니가 말이다.
“어, 언니… 그게…”
“…응? 뭐야… 왜 내 목소리가 들리지?”
“…어어? 여기 내 방이잖아. 에엣? 오, 오라버니 왜 발가 벗고…”
“꺄, 꺄아아아아아!”
아무래도… 아직 죽지는 않은 모양이다.
***
이게, 대체… 핫, 하읏… 하아, 뭐야 진짜…
“사저, 정신이 드십니까?”
“오라버니, 하아… 이건…”
어떻게 된 건지 살아는 있는데…
“은아야, 네 고백은 잘 들었어. 우리 은아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언니, 하앙… 그게, 일단 설명부터… 하아, 아앙!”
여러 가지 이유로 곧 죽게 될 것만 같았다.
“저항하지 말고 가만히 계세요, 사저.”
“하아, 아앙… 싫어, 어째서… 하아앙!”
정신을 차려 보니 오라버니가 발가벗은 채, 나와 성교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핫, 하아, 하읏… 오라버니, 잠시만… 하앗, 앙!”
당황한 나는 어떻게든 지금의 상황을 파악하려고 했지만… 쉽지가 않았다. 하복부에서 느껴지는 오라버니의 양물 탓에 정신이 나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언니한테 변명을 해야 하는데… 이대로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
“오라버니, 하아, 아앙…”
“사저, 괜찮으십니까?”
“아녀어… 너무 좋아서 미칠 거 같아여… 하앙, 아… 오라버니의 그거, 너무 크고 단단해서… 처음인데도, 하아…”
“아니, 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긴 뭐가 아니라는 거야… 첫경험은 아프다고 들었단 말이야. 그런데 아프기는커녕 좋아서 죽을 거 같다구! 이거 다 오라버니 때문이잖아!
나는 내 안을 파고드는 오라버니의 거대한 자지를 느끼면서, 힘겹게 고개를 들어 오라버니의 귓가에 속삭였다.
“아니 그 전에… 대체 이게 뭐예요. 설마, 하아… 죽어가던 저를 강간하신 거예요…? 흐읏, 이 색마…”
그러나 대답을 한 건 오라버니가 아니라 언니였다.
“강간이 아니라, 주화입마에 빠진 너를 살리기 위해서 백랑과 내가 돕고 있는 거야.”
“…주화입마?”
“그렇습니다. 사저의 혈도가 크게 상하였기에, 혜매의 태극음양지체에서 나온 순수한 내공을 사용해 사저의 몸을 치료 중인 겁니다.”
“그런, 읏… 그런 거였어요?”
하긴, 그렇겠지. 오라버니가 아무리 색마라고는 하지만 시간(??)까지 할 사람은 아니잖아. 나는 이제서야 일이 어떻게 된 건지를 알게 되었다. 성교로 치료를 한다는 게 여전히 이해는 안 갔지만, 어쨌든 덕분에 살아 남았잖아.
“하앗, 근데… 대체 언제까지 박고 있을 생각이에요! 하아앙!”
두 사람에게 큰 빚을 지고 말았다.
***
동생을 살리기 위해서 자기 남자가 다른 여자를 안는 것을 허락하다니… 언니는 역시 정말 착한 여자였다. 그런데 그런 언니 앞에서 오라버니에게 고백을 하다니… 나는 언니와는 반대로 정말 나쁜 여자잖아?
…스스로의 추악함에 자괴감이 들었다.
“하앙, 백랑, 으응! 제 보지가 더 좋죠? 하아아앙!”
“혜매! 윽, 당연하지요!”
“으응, 역시 그렇죠? 하아… 당신의 자지만을 위한 보지니깐요…”
그러나 그 자괴감은 보란듯이 오라버니와 몸을 섞고 있는 저기 저 언니 덕분에 전부 다 사라지고 말았다. ‘제 보지가 더 좋죠?’는 또 뭐야. 나 보고 들으라고 하는 소리잖아, 저거.
항상 동경하던 언니인데… 조금은 실망하게 되었다.
“하앗, 좋아, 아앙! 더, 더 세게 찔러 주세요!”
…하지만 실망하는 것 이상으로 언니를 더 동경하게 되었다.
어쩜 저렇게 잘 하는 거지? 그 괴물 같은 오라버니의 자지 위에서 마치 말을 타듯이 허리를 흔들어 대는 언니가 대단해 보였다. 태극음양지체라서 그런 건가? 언니는 무인도 아닌데 오라버니의 자지를 견디는 게 신기했다.
“혜, 혜매… 읏, 혜매!”
아니면 정말 보지 차이인 건가? 나와 할 때랑은 다르게 여유가 없어 보이는 오라버니를 보자 약간 마음이 아파왔다. 나는 보지도 언니한테 안 되는 거야? 우으… 뭐 하나 이기는 게 없는 것 같아서 서러워졌다.
“그만! 하아… 이 이후로는 은아한테 해 주세요… 아쉽지만… 아직 치료가 안 끝났으니까요…”
“알겠습니다.”
“…에엣? 나, 나한테?”
아니, 뭐야… 갑자기 나를 내버려 두고 자기들끼리의 시간을 가지길래 뭔가 했었는데… 아무래도 처음에 말했던, 언니의 몸에서 나온 순수한 내공을 얻기 위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러면… 이제 다시 내가 박힐 차례인 거야? 우으으… 이러면 완전 비교될 거 아냐! 다시 오라버니와 할 수 있다는 건 좋았지만… 동시에 그렇게 좋지만은 않은 복잡한 심정이었다.
“은아야, 아까 가르쳐 준 호흡법 기억하고 있지? 자, 그걸 생각하면서 백랑이 박기 편하게 다리를 벌리렴.”
“…으응.”
“이번에는 백랑이 네게 사정을 하면서 막대한 내공이 네 몸으로 들어갈 거야. 그러면 그때 내가 도움을 줄 테니까 은아는 나한테 몸을 맡기면 돼. 알겠지?”
“아, 알겠어.”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사저.”
하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이번 기회에… 내 보지도 충분히 기분 좋은 보지라는 걸 보여줘야 할 거 아냐! 나는 다시 한 번 내 안을 파고드는 오라버니의 자지를 느끼면서 소설 속 여자 주인공처럼 보지를 조여 주었다.
“오라버니… 하아앙, 치료를 위해서라곤 하지만… 제 걱정은 하지 말고, 저를 맛 봐 주세요… 제 보지도, 언니처럼 맛있을 거예요, 우으으… 항상 오라버니를 생각하면서 가버렸던 보지거든요.”
그리고 두 다리를 뻗어 오라버니의 허리를 감싸준 다음, 오라버니를 끌어안고는 소설에서 나오던 음탕한 대사를 그대로 읊어 주었다. 매일 밤 오라버니로 자위를 할 때처럼 말이다.
“사저…”
“싫어… 은아라고 불러 주세요. 하아, 저희는… 이미 하나가 된 사이잖아요! 두 번째라도 좋으니까, 하아앙, 제 보지도 오라버니의 전용 보지로 만들어 주세요…!”
그 다음은 분위기를 타서… 조금 욕심을 냈다.
첫 번째 자리까지 바라지는 않을 게… 하지만 두 번째는 괜찮은 거잖아. 내 처녀를 가져 갔으면 책임을 지란 말야. 벌써 내 보지도 오라버니의 자지 모양으로 바뀌었단 말야… 그러니까, 제발 나도 사랑해 줘…!
“은아야, 너…”
“언니, 미안해… 하지만 그래도 괜찮지? 나도 오라버니가 너무 좋단 말야… 응?”
“후우, 백랑도 마음이 없는 건 아니죠? 사실 알고 있었어요. 두 사람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하지만 그래도, 백랑의 첫 번째는 저니까… 언니로서 인정해 드릴게요. 자, 그러니 어서 은아의 자궁에 가득 싸 주세요! 치료부터 빨리 끝내야죠!”
“언니, 고마워… 하아앙!”
마음 속의 기도가 통했을까? 언니는 언제나의 상냥한 언니로 돌아와 이렇게 못난 동생을 받아 주었고, 오라버니는 언니의 말대로 내게 가득 사정을 해 주면서 나를 자신의 여자로 만들어 주었다.
아아, 행복해…
조금 이상하지만, 그렇게 나는 항상 꿈꿔오던 연애를 시작할 수 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