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6화 〉 태극음양지체(9)
* * *
[미션 클리어!]
[결과: S등급, 획득 포인트: 45120]
[업적달성: ‘히로인 타락’, ‘조교 방송’, ‘촬영 중독’]
[클리어 특전: ‘시선 집중’ 스킬]
[시선 집중 Lv. 1 –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도전과제 클리어!]
[‘악역으로 미션 달성’ – 30만 포인트]
“후우…”
현실로 돌아왔다는 건, 시우가 그 영상을 확인했다는 거겠지? 커뮤니티에 링크를 도배한 지 1분도 채 지나지 않아서, 나는 S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
“이번엔 머리 좀 잘 쓴 거 같은데?”
처음 계획과 달리 영상을 선택한 건 정말 옳은 판단이었다. 덕분에 영상을 올리기 전, 한 달 동안은 진짜 원 없이 즐길 수 있었거든. 세 가지 맛을 번갈아가면서 먹을 수 있어서 정말로 지루할 틈이 없었다.
거기다가 영상도 많이 찍을 수 있었고 말이다.
[흐흐흥~ 흐흥~ 모닝 펠라~ 아침부터 맛 보는 아저씨 자지~]
[헤헤… 또 아침부터 발기 중이네. 그럼…]
[……맞다! 오늘부터 촬영한다고 했었지. 어디더라? 아, 여기구나….]
[크흠, 흠… 아, 안녕하세요? 모닝 펠라를 맡게 된 이희은이라고 해요.]
[그… 그러면… 예쁘게 봐 주세요…]
[우으으… 변태 남친을 둬서 이게 뭐람… 에휴.]
[하암, 츄읍… 하으… 나니까 해 주는 거야 진짜… 츄릅, 츄…]
관찰 카메라라든가
[셀카 모드로 찍으라고? 흔들릴텐데? 아, 생동감 있어서 더 좋은 거구나.]
[알겠어. 카메라 이리 줘. 그럼 시작할게.]
[하이요. 오늘도 섹스 실험을 하게 된 진희예요.]
[지금부터 기절할 때까지 몇 번이나 질싸를 받는지 실험할 거예요.]
[과연 몇 번까지 견딜 수 있을지, 하, 아앙! 자, 잠깐… 아직 말 하는 중이잖아!]
[아, 아무튼… 하아, 재밌게 봐 주세요.]
[흐읏… 하아… 엉? 나는 몇 번을 예상하냐고?]
[몰라… 하… 매번 섹스만 하면 이성을 잃어서 감이 안 와.]
실험 카메라라든가
[안녕하세요! 이에이!]
[오늘도 여러분들께 인사를 하게 된 세라예요. 만나서 반가워요!]
[오늘은… 이렇게 교복을 입고! 남자친구와 선생제자 플레이를 해 볼 생각이에요. 예쁘죠? …그런데 짜잔! 자세히 보시면 노브라에, 이렇게 치마를 들추면 노팬티예요.]
[과연 선생님은 음란한 제자에게 어떤 처벌을 내리실까요?]
[헤헤… 다들 기대해 주세요!]
[……]
[……]
[똑똑! 선생님?]
[상담왔… 꺄앗! 에, 에에… 하, 아앙! 잠깐만요!]
[이러면 역할극이 안 되잖아요~ 아아앙! 다시, 다시!]
[네에? 너무 야해서 힘들다구요? 히잉… 그래도 조금만 참아주세요!]
코스튬 플레이 VLOG라든가
컨셉을 잡고 폰튜브에 올리기 위한 영상들을 잔뜩 찍었었는데, 이걸로 꽤나 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셋 다 꼴림과 재미가 상당하거든. 처음엔 머뭇거리던 세 사람이 나중에 가선 나보다 적극적으로 촬영에 임하는데, 그 갭이 정말로 볼만하다.
아, 물론 이건 부차적인 이득이고, 원래 목표로 했던 포인트들도 왕창 벌 수 있었다. 도전과제를 달성했거든. 사실 도중부턴 잊고 있었는데, 마법 소녀를 공개 조교했다는 점에서 악역으로 인정받은 건지 운 좋게 넘어갈 수 있었다.
그래서 결론지으면, 지금 내 포인트는 34만 5920포인트.
이걸로 드디어 위지혜를 만나러 갈 수 있…
띠리링!
[※ 초특급 할인!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 ※]
아, 또 뭔데!
***
아니,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며…? 그거 그냥 상술이었어? 너, 지난 번에도 이걸로 내 100만 포인트 빨아 갔잖아... 하아, 또 다시 반복된 ‘초특급 할인’ 광고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사기꾼에게 홀린 듯한 기분이랄까? 벌써부터 손해를 본 것만 같아서 기분이 나빴다.
하지만… 그래도 구경은 공짜니까, 확인은 해 볼 셈으로 고개를 들어 상품 목록을 확인했더니…
[천마신공: 1억 포인트(기존가 10억 포인트). 천마가 만든 무공을 익힐 수 있다.]
[인피면구: 1000만 포인트(기존가 1억 포인트). 마음 먹은 사람으로 변장할 수 있다. 장착 시 키와 목소리도 변화한다.]
[랜덤 기연: 100만 포인트(기존가 1000만 포인트). 기연을 얻을 수 있다. 무엇을 얻는 지는 확률에 따라 다르다.]
정말로 갖고 싶은 것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천마신공? 무협지의 거의 끝판왕 같은 무공 아닌가. 배우기만 한다면 당장이라도 S등급 헌터에 도전할 수 있을 거다.
인피면구? 무협지의 치트키 중 하나 아닌가. 얻을 수만 있다면 활동의 폭이 미친 듯이 넓어질 거다.
랜덤 기연? 아, 가챠는 못 참지. 기연으로 천년 하수오나 만년 설삼, 공청석유 같은 영약을 얻을 수만 있다면, 그게 인생 역전 아니겠는가.
셋 다 정말로 탐이 났다.
“씨발…”
그러나… 가격은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1억, 1000만, 100만.
이거 참, 사람 약 올리는 것도 아니고, 살 수도 없는 상품들을 나열해 놓은 게 정말 어이가 없었다.
다음 목적지를 예상하고 무협지에 나오는 것들을 준비해둔 건 좋았지만… 적어도 구매는 할 수 있게 해 줘야지. 이러면 섭섭하다고.
띠리링
[※ 특별 손님을 위한 특별한 기회! ※]
[랜덤 기연: 10만 포인트(기존가 1000만 포인트). 기연을 얻을 수 있다. 무엇을 얻는 지는 확률에 따라 다르다.]
미안!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그러면 그렇지. ‘히로인 네토리’가 나를 실망시킬 리 없었다. 10만 포인트로 기연 하나가 확정이라고? 이러면 완전 혜자지. 나는 잽싸게 ‘랜덤 기연’을 구매했다.
이걸로 남은 포인트는 24만 5920포인트. 복귀권이 20만 포인트에 일시정지권이 1000포인트니 사실상 4만 4920포인트만 남은 셈인데… 뭐, 나쁠 건 없었다. 이번 네토리로 투자한 값 이상을 벌어서 돌아올 거니까 말이다.
***
위지혜… 드디어 만나러 가는 구나. 그날, 강제로 복귀한 그날부터 정말로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나는 단 한 번도 그녀를 잊은 적이 없다. 그때의 그 섹스, 그 감동은 정말로 환상적이었거든.
‘제가 당신을 구해드릴게요…’
‘괜찮아요… 하앙, 저만, 앙! 저만 믿고오… 몸을 맡기세요오… 아앙!’
‘아아 그렇게에! …하앙… 가가를 잊을 수 있게에에!’
‘헤헤… 이 품에 안기면 너무 안심이 되어요…’
‘혜매라고 불러 주세요…’
그러니 이번 ‘히로인 네토리’의 주된 목적은 내공을 늘리는 거나 무공을 배우는 게 아닌, 위지혜의 호감도를 올리는 거다.
현실에서도 그녀를 만나봐야 하지 않겠나.
위지혜는 소피아나 세실리아처럼 평생 함께하고 싶은 히로인이니까, 이번 네토리로 그 인연을 끝낼 수는 없었다. 내공을 올려주는 태극음양섹스도 포기할 수 없었고 말이다.
따라서 이번에는 특히 더 신경을 써서 완벽하게 네토리를 해내야 하는데…
그게 쉬워 보이지만은 않았다.
상대가 남궁세가 막내아들이잖아. 어렸을 때부터 벌모세수에, 영약이란 영약은 다 먹었을 걸? 그리고 무협지 주인공은 기연 덩어리잖아. 분명 천마신공 못지 않은 뛰어난 무공들도 잔뜩 알고 있을 걸?
나는 그런 남자를 상대로 위지혜를 네토리해야 한다.
“크크크… 아, 왜 웃음이 나오지.”
그런데 이상하게도 전혀 걱정되지 않았다.
상대가 남궁시우라고 생각하니까 모든 것이 쉽게 느껴졌다. 영약 먹어서 내공이 많으면 뭐 해. 어차피 시우인데. 천마신공 못지 않은 무공? 그러면 뭐 하냐고. 쓰는 사람이 시우인데.
근거 있는 자신감이 샘솟았다.
“그래, 상대가 시우인데 무조건 가능하지.”
무려 100만 포인트 짜리 ‘세이브&로드’도 있고, 랜덤 가챠로 기연을 얻을 수도 있다. 거기다 위지혜는 이미 반쯤 넘어온 상태고, 안 될 거 같으면 일시정지권으로 위기 상황을 모면할 수도 있다.
그러니 네토리에 실패할 가능성은 극히 낮았다.
“후우, 좋아.”
그래서 나는 밝은 표정으로 ‘히로인 네토리’를 시작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