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로인 네토리-205화 (204/428)

〈 205화 〉 마법 소녀 타락시키기(28)

* * *

“그, 그래? 흐응… 그러면 이제 내가 그 남자랑 섹스를 한다고 생각해 봐. 네 앞에서 말야. 당연히 이번에도 생으로.”

“뭐어? 에… 시, 싫어…”

“응?”

“상상에서도… 나는 빌런 님이랑 섹스를 못 하는 거야?”

“아니… 테스트라니까? 꾹 참고 한 번 상상해 봐.”

“히이잉… 알았어. 이번 만이야. 후으… 우으으…”

“어때?”

“어떠냐고? 짜증나. 엄청 즐기고 있잖아. 또 완전 바보 같은 얼굴이 되어서는, 빌런 님이랑 키스하고… 안에 싸달라고 앙앙 거리고… 자세 바꿔서 더 해달라고 애원하고…”

“……뭐?”

“뭐야? 또 아닌 척 하면서 다리를 벌리는 거야? 틈만 나면 저런다니까… 레이피어 언니가 불쌍해. 맨날 순서를 빼앗기잖아. 자기 전에도 자고 일어나서도 맨날 자기가 먼저 봉사하려고 하고…”

“……”

진희는 세라의 말에 얼굴이 뜨겁게 달아 올랐다. 항상 쿨한 척, 달관한 척, 행동했던 진희였지만, 그녀 역시 빌런과의 섹스에 푹 빠진 상태였는데… 그 사실을 세라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티를 내지는 않았는데… 하고 진희가 생각했지만, 그건 그녀만의 착각이었다.

“거기다가 또? 또 질싸영상을 찍는 거야? 맨날 이상한 핑계 대면서 빌런 님한테 사정 받는 거, 그거 치사해. 그러고는 아무렇지 않은 척 억지로 당했다면서 기만하는 거, 그거 짜증난다구!”

“그만… 그만해도 될 거 같아…”

“그리고 매번 섹스 감상을 말해주는 것도 솔직히 말하면 짜증… 어? 그만할까?”

“으응… 테스트 결과 나왔어.”

당황한 진희는 황급히 세라의 말을 멈추고는, 원래 계획대로 그녀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아까보다는 조금 격양된 목소리로 말이다.

“역시 너는 그 남자를 좋아해.”

“…뭐야 그게… 신빙성 있는 거야?”

“물론이지. 네 반응부터가 다르잖아. 왜 네가 짜증이 났겠어. 그건 네가 그 남자한테 마음이 있어서 그런 거야.”

“에에, 그런가? 그냥… 내가 빌런 님이랑 섹스가… 하고 싶어서 짜증이 난 거 아닐까? 그거 가지고 내가 빌런 님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는 없을 거 같은데…”

“세라야… 너 변태야? 평범한 사람들은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이랑은 섹스를 하고 싶어하지 않아. 보통은 상대방을 좋아하니까 그 상대방이랑 섹스하는 거라고!”

“에…? 에에에?”

“알겠어?”

“그, 그치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는 거 아닐까? 에… 그러면 내가 변태가 되는 거야? 아, 아닌데… 나는 착한 아이인데? 응? 그럼 내가 빌런 님을 좋아하는 게 되는 거야? 어… 그것도 아닌데…? 에, 에에에에?”

“뭐야… 망가졌잖아.”

하지만 그 결과는 세라의 고장이었다. 어째서인지 끝까지 자신의 감정을 인정할 수 없었던 세라는 바보가 되어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진희의 의도와는 다르게 말이다.

“에휴, 멍청아. 계속 그렇게 고민이나 하고 있어. 나는 그 남자한테 갈 거니까.”

“뭐어? 지금은 레이피어 언니 차례잖아. 언니 첫경험 중인데 방해할 거야?”

“첫경험은 무슨 벌써 몇 번은 박혔겠구만. 됐어. 언니는 몰라도 그 남자는 날 환영할걸? 나도 하고 싶으니까 서로 윈윈이야.”

그래서 진희는 세라를 포기하고 빌런을 찾아가기로 마음먹었다. 옆방에서 들려온 두 사람의 소리에 그녀 역시 흥분해버렸던 것이다. 레이피어가 짜증을 낼 수도 있겠지만 큰 상관은 없었다. 진희는 그녀보다 빌런과의 섹스가 더 중요했다.

“그럼 나 간다.”

하지만 그녀는 몰랐다.

세라를 설득하기 위해 꺼낸 말이 자신에게도 해당된다는 것을 말이다.

====

====

“이제 전 빌런 님한테 따먹힐 거랍니다. 히히…”

“빌런이 되었지만 저… 정말로 착하죠?”

“그럼 이제… 시작할게요!”

드디어 빌런 님과 섹스를 하게 되었지만… 기분이 너무 이상했어요.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거든요.

저는… 제가 착한 아이임을 증명하기 위해 빌런 님께 제 처녀를 바친다고 말했지만, 정말로… 그 이유 때문에 이렇게 섹스를 하는 걸까요?

“하우으… 흣”

“아, 아아…”

“아아아아아앙!”

마침내 하게 된 섹스… 제 처녀막을 뚫고 안으로 파고 드는 빌런 님의 자지 님… 그리고 가슴 속을 가득 채우는 따뜻한 행복… 이 기쁨은 정말로, 제가 착한 아이임을 증명해 냈기에 느껴지는 감정일까요?

“하아… 빌런 님… 응, 기분 좋으세요?”

“기대 이상인데? 엄청 맛있어, 너.”

“하우으… 으응, 하… 정말요? 헤헤… 저 맛있어요?”

“응, 매일 먹고 싶을 정도야.”

글쎄요. 정말로 그 이유 때문이라면, 제가 맛있다는 빌런 님의 상스러운 말에 이렇게 행복해지지는 않았겠죠. 분명 다른 이유가 있는 걸거예요.

음… 그러면 며칠 전 진희의 말 대로… 실은 제가 변태였던 걸까요? 그래서 이렇게 섹스하는 날만을 고대해 왔던 걸까요?

“헤헤… 더 맛 봐 주세요… 하아… 오직 빌런 님만 맛 볼 수 있는 보지예요.”

“다른 남자도, 다른 자지도 아닌 오직 빌런 님의 자지 님만 먹을 수 있는 보지라구요. 헤헤…”

어쩌면 그 생각이 맞을지도 몰라요. 처음인데도 이렇게 자지를 받아들여서는, 놓지 않고 물고 있잖아요. 처음인데도 이렇게 자지에 빠져 버려서는, 기쁨에 허덕이고 있잖아요. …저는, 정말로 변태인 걸지도 몰라요.

“하아, 아앙! 으응! 아아앙!”

“잘 찍고 계신가요? 하아… 아앙!”

“제가 빌런님께 따먹히는 모습… 카메라에 잘 담기고 있나요?”

그런데, 정말 그 이유 때문만일까요? 단순히 제가 변태라서, 이렇게 안기고 싶었던 걸까요? 자지 님께 박히며 생각을 해 보자, 그 이유만은 아닐 거 같았어요.

변태라면… 굳이 상대가 빌런 님이 아니어도 상관없는 거잖아요. 변태라면… 나쁜 인간인 시우에게 안겨도 큰 문제는 없는 거잖아요.

하지만, 저는 그렇지 않은 걸요.

“하아아앙! 으읏, 하아… 부족해… 하아… 더 빌런 님을 느끼고 싶어요!”

“카메라 싫어… 찍지 말고, 키스해 줘요… 응? 키스… 하아… 빨리이!”

제 상대는 오로지 빌런 님이어야만 해요.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저를 믿어준 사람,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저를 아껴준 사람,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저를 필요로 해 준 사람…

저는 오직 빌런 님께만 안기고 싶어요.

바로 지금 처럼요.

“위도 아래도, 하아… 빌런 님과 하나가 될 수 있게… 으응, 하… 제발요!”

“빌런 님 말고는 다른 생각 못 하게… 하아아… 응? 이렇게 애원하잖아요!”

그러면 저… 빌런 님을 좋아하고 있는 걸까요? 빌런 님은 빌런인데, 나쁜 사람인데, 전혀 정의롭지 못한 사람인데… 그런 남자를 제가 사랑하고 있는 걸까요?

머릿속이 어지러워요.

저는 착한 아이인데… 나쁜 사람인 빌런 님을… 사랑해도 괜찮을까요?

“하아, 츄으, 하아… 으응! 츄, 츄으… 헤헤, 키스… 응, 우으응!”

“역시, 하앙… 빌런 님, 하아… 키스, 헤… 해주는 구나… 기뻐요… 하아.”

“또 내 말을 들어 주셨어… 언제나처럼… 하아, 츄, 츄으읍… 하아앙!”

하지만 그런 못난 생각들은 빌런 님께서 제게 키스를 해 주시자, 모조리 사라지고 말았어요. 키스… 기뻐… 빌런 님이 나쁜 사람인 게 뭐가 중요할까요?

이렇게 제가 부탁만 하면 언제나 들어 주시는데 말이에요. 항상 저를 이렇게 사랑해 주시는데 말이에요. 저에게 빌런 님은 이 세상 그 누구보다 착한 사람이에요.

“빌런 님, 하아… 으응, 빌런 니임!”

그래서 저는 이제 제 감정에 솔직해지기로 결정했어요.

더는 제 마음을 숨기지 않기로 결정했어요.

“사랑해, 사랑해요… 흣, 하아… 아앙! 빌런 님 사랑해요!”

아아, 지금 저는 정말로 행복하답니다!

* *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