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화 〉 마법 소녀 타락시키기(22)
* * *
[오늘도 수고했… 아니, 뭐야 그 표정은. 만족 못 했어? 더 만져 줘?]
[엣… 아, 아뇨… 그게 아니라… 방송 중에는 부끄러워서 말 못 했는데… 저희 오늘, 키스는 안 하지 않았어요…?]
[응? 하고 싶었어?]
[네… 헤헤. 그게… 저희 이제 사귀는 사이잖아요. 그런데 사귀고 나서부터 아직 한 번도 안 한 거 알아요? 그래서 조금 섭섭하달까… 우으읏? 하, 우응… 하아, 빌런 님…]
[미안. 네가 조르는 걸 보고 싶었거든.]
[에에엣?! 정말… 빌런 님은 빌런이라니까. 하아, 츄으… 우응… 사랑해요…]
“……이게, 대체… 무슨…”
호기심을 이기지 못 하고 정체불명의 USB를 확인한 시우는, 그 안에 담긴 충격적인 영상에 그만 정신이 혼미해지고 말았다.
‘사귀는 사이’ 라니, ‘사랑해요’ 라니…
이게 대체 무슨 끔찍한 소리란 말인가.
영상 속의 세라는 이해할 수 없는 괴상한 말들을 내뱉었고,
영상을 본 시우는 괴로워하며 세라의 발언을 부정했다.
그녀와 사귀는 사람은 바로 시우이며, 그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들어야 하는 사람도 바로 시우 아닌가. 세라는 명백히 잘못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하아… 키스, 계속 하고 싶었어요… 빌런 님이랑, 하아… 하고 싶었어요.]
[키스가 그렇게 좋아?]
[응… 좋아요. 빌런 님이랑 하는 키스가 너무 좋아서… 빌런 님을 사랑하게 되었는 걸요. 헤헤. 빌런 님은 나 어때요…? 저 사랑해요? 이이잉, 가슴 만지지 말고 대답해 주세요…]
[사랑하니까 이렇게 만져주는 거야. 너 기분 좋으라고.]
[정말요? 헤헤헤, 기뻐요… 그러면 더 많이 만져 주세요. 제 몸 모든 곳에 빌런 님이 흔적을… 하아, 남겨 주세요…!]
그런데 두 사람의 대화가 이어질수록,
잘못된 이야기가 아닌 것 같았다.
빌런에게 안겨, 그와 키스를 하고, 그에게 사랑을 속삭이는 세라를 보면,
잘못된 이야기가 아닌 것 같았다.
“우, 우욱… 으으…”
시우는 어째선지 구역질이 났다.
[모든 곳에는 못 하겠는데?]
[아! 팬티…! 우으, 죄송해요… 빨리 빌런 님께 제 처녀를 드리고 싶은데… 이렇게까지 끈질길 줄은 몰랐어요.]
[네가 자꾸 여지를 주니까 그런 거 아니야. ‘이 팬티는 절대 안 벗겨져요’ 라면서 말야.]
[아닌데… 그거 사실 돌려서 말한 거에요. 네가 나를 믿어주든 말든, 나는 빌런 님한테 푹 빠져있다… 뭐, 이런 식으로요. 그런데 잘 안 통하네요. 히잉…]
[그래? 흐음… 그러면 한 번 솔직하게 이야기 해 봐.]
[네에?]
[전남친한테 영상 편지를 보낸다고 생각하고, 저기 카메라 앞에서 한 번 다 털어내 봐. 궁금하거든. 세라 네 속마음이. 괜찮게 잘 하면 오늘은 같이 자 줄게.]
[에에엣….?! 진짜요? 정말요? …아, 알겠어요! 해 볼게요!]
하지만 ‘진짜’는 지금부터였다.
***
[흠, 흠흠!]
[시우야, 보고 있어? 나… 세라야.]
[있잖아… 너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이렇게 영상 편지를 찍게 됐어.]
[사실 나… 우으으으! 못 하겠어요…]
[네? 아뇨, 전혀요! 시우한테 미안한 게 아니라 …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막막해서 그래요. …아! 이러면 되겠다. 잠깐 와 보실래요?]
[네! 자… 이렇게 옆에서 바지를 벗고 계시면 돼요. 네, 자지 님을 꺼낸 채로요. 알겠죠? 그럼 다시 시작할게요.]
[흠, 흠흠!]
[시우야, 보고 있어? 하움, 하… 츄릅, 츄… 하아…]
[빌런 님의 자지 님에 푹 빠져버린 세라야. 쪼옥.]
[오늘도 빌런 님에게 안기다가… 하아, 너한테 하고 싶은 말이 생각 나서, 이렇게 영상 편지를 찍게 됐어, 츄읍, 츄르읍… 하아…]
[츄읍, 하아… 맛있어… 으응, 츕, 쮸읍, 츄… 꿀꺽, 푸흐…]
[있잖아 나… 이 자지 님한테 박히고 싶어… 츄웃.]
[내 처녀… 빌런 님한테 바치고 싶어… 하앙…]
[그래서 말인데… 이제 그만 나를 놓아주면 안 될까?]
[나… 빌런 님이랑 자지 님이 없으면 안될 거 같거든.]
[이제 나 좀 포기해 줘… 하앙… 보이지? 내 팬티… 자지 님을 빠는 것 만으로도 젖어 버려서 보지가 다 보이잖아.]
[이 보지가 불쌍하지 않아? 응? 부탁이야…]
[이대로 몸까지 빌런 님의 여자가 될 수 있게, 나를 도와 줘.]
[러브 스톤이 망가져도 좋으니까… 하아, 빌런 님과 하나가 될 수 있게 해 줘.]
[시우, 너 라면 내 부탁 들어줄 거지? 헤헤…]
[그리고… 시우라면 분명 나 보다 괜찮은 여자를 만날 수 있을 거잖아!]
[그러니까, 우리 서로를 위해서 헤어지자! 응?]
[자, 쪼옥, 여기까지에요. 어때요? 괜찮았어요?]
[우웅? 빌런 님도 저를 따먹고 싶다구요?]
[우으… 빌런 님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눈치 없는 한 명 때문에 고생이네요…]
***
“우욱, 윽, 우에에엑….!”
“하아… 하아…”
“흑, 흐윽… 세라야…”
“으으, 으아아아아아아!”
나를 믿고 있던 거 아니었어? 오늘만 해도 그렇게 말했잖아… 억지로 하는 거라며, 내가 있는 한 섹스를 하는 일은 없을 거라며… 그런데 그게 다 거짓말이었던 거야? 사실은 돌려서 말했던 거였어?
빌런에게 처녀를 주고 싶어서?
“으으으윽, 씨바아아아아아알!”
콰앙
쾅
격한 분노로 인해 이성이 마비된 시우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던져대며 소리를 질렀다. 바보 같은 행동이었지만 이렇게라도 화를 풀지 않으면, 시우는 정신이 나갈지도 몰랐다.
이런 식으로 이별을 통지받다니, 이보다 최악이 있을까?
세라는 촬영중인 걸 모르고 있었겠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그녀의 속마음을 알 수 있었던 시우는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빌런의 자지를 빨며 헤어지자고 말한 세라는 그 누구보다 진심이었던 것이다.
“젠장… 으윽, 으아아…!”
콰아앙
“으아아아아아!”
하지만 이렇게 몸부림친다고 해서 바뀌는 일은 없었다.
시우의 믿음은 배신당했고, 세라는 마음까지 빌런의 것이 되어 마법 소녀가 아니게 되어도 좋다고 하니… 이제는 정말로 세라의 말처럼 그녀를 놓아주어야 할 때였다. 이제와서 그녀의 마음이 바뀌는 일은 없을 테니까 말이다.
“세라야… 하, 네가 그러고도 마법 소녀야?”
“아… 그래, 그러니까 포기해 달라고 한 거구나.”
“네가 생각하기에도 자격이 없으니까… 그렇지? 병신, 처음부터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빌런 자지를 빨아주는 년이 어떻게 마법 소녀냐고…”
한 바탕 모든 것을 다 토해내고 이성을 되찾은 시우는, 세라의 부탁을 들어주었다. 그녀가 원하는 대로 그녀의 행적들을 떠올리며, 커뮤니티의 다른 사람들처럼 세인트 로즈를 비난했다.
마지막 보루였던 시우가 돌아섰으니…
세라는 이제 곧 마법 소녀가 아닌 일반인이 될 게 분명했다.
“후우… 그래, 이게 맞는 거야. 썅년… 너 같은 년이 마법 소녀여선 안 돼.”
하지만 딱히 죄책감을 느끼지는 않았다. 그를 배신한 세라는 더 이상 시우가 사랑하던 여자가 아니었으니… 더는 시우가 그녀를 생각해 줄 필요는 없었다.
====
====
“흐윽, 흐으, 흐아아아앙! 빌런 님, 흑, 흐으으… 버림받았어요… 시우한테도, 훌쩍, 흑… 버림받았다구요… 으아아앙!”
“그러게 내가 말했잖아. 기대를 하지 마라고.”
“그치만, 흐윽, 시우는… 다를 줄 알았는데… 흐으윽, 마지막까지 절 믿어줄 거라 생각했는데… 흐윽, 우으으…”
“결국 시우도 너를 이해해 주지 못한 나쁜 사람이었단 거지.”
“흐으윽, 흐읏… 너무해… 나는 정말 어쩔 수 없었던 건데… 흑, 왜 모두한테 버림받아야 하는 거예요… 히이잉…”
“걱정 마. 말했잖아.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너를 버리지 않을 거야. 나한텐 너처럼 착한 아이가 필요하거든.”
“……흐으에에엥, 빌런 님… 흑, 흐에에엥… 정말이죠? 빌런 님은 저를… 버리지 않는 거죠? 믿어도 되는 거죠?”
내 품에 안겨 울먹이는 세라를 말없이 어루만져 주자, 세라가 기뻐하며 내 가슴팍에 얼굴을 묻었다. 의지할 사람이 모두 사라진 지금, 그녀가 기댈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뿐이었다.
[A등급을 달성했습니다.]
후우… 이걸로 최소 목표는 이룬 건가?
양심이 조금 찔리긴 하지만, 뭐 좋은 게 좋은 거 아닌가. 어쨌거나 시우는 세라를 포기했고, 세라는 내게 함락당했으니, 이제 남은 건 마음 편히 즐기는 것뿐이었다.
……근데 딥페이크 진짜 신기하네. 분명 연기한 건 진희인데 말야. 이걸 남자친구도 속아버리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