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0화 〉 마법 소녀 타락시키기(13)
* * *
[아저씨가 그렇게 변태인 줄은 몰랐네요. 노출증 환자야 뭐야. 그렇게 사람들한테 자기 고추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극혐…]
[아저씨♥: 뭐라는 거야]
[이희은: 설마 노출작전을 계획한 것도 아저씨가 노출증 환자라서…?]
[아저씨♥: 됐고. 협회 분위기는 어때.]
“칫… 재미없게. 반응이 뭐 이래?”
조금은 당황할 줄 알았는데 또 이렇게 철벽치다니… 진짜 복수 말고는 아무 생각이 없는 건가? 아저씨의 차가운 대답에 흥미가 식었다. 얼마 전에 보여줬던 인간다운 모습은 어디가고 다시 복수 기계가 된 거래. 솔직히 많이 아쉬웠다.
하지만 좋아하는 쪽이 지는 거라잖아. 복수에 성공할 때까진 내가 참아야겠지. 착한 아이인 나는 얌전히 아저씨가 원하는 정보를 알려주었다.
[완전 엉망이죠. 후후후, 그 아줌마 표정을 아저씨도 봐야 하는데.]
[아저씨♥: 협회장?]
[네, 그년요. 로즈가 사라진 뒤부터 계속 히스테리예요.]
[아저씨♥: 아쉽네. 그 꼴을 보면 속이 좀 시원핱텐데.]
[곧 볼 수 있을걸요? 내일인가 대국민 기자회견을 한다고 했거든요.]
[아저씨♥: 그래? 좋아. 드디어 본격적인 복수의 시작이네.]
[그런데 아저씨… 혹시 로즈한테 마음이 있는 건…]
“아, 뭐래! 미쳤어?!”
쓸데없는 의문을 적어 보내려했던 나는 황급히 스마트폰을 던졌다. 아저씨가 걔한테 마음이 있든 말든 뭐가 중요해… 가 아니라 중요는 하지. 그런데 그걸 물어보면 바로 티가 날 거 아냐…
궁금은 한데 물어볼 수 없는 상황이 답답했다.
복수를 위해서 그딴 변태짓을 하는 거? 그거는 알겠어. 엄청 효과적이니까. 이미지가 좋았던 만큼 쉽게 깎여 가더라. 그래서 협회도 난리가 났고 말야.
그런데 왜 그걸 굳이 아저씨가 직접 하냐 이거지. 부하를 쓸 수도 있는 거잖아! 자지 크다고 자랑하는 거야? 물론 크기는 크던데… 그래서 자랑할만 하긴 하던데… 우으으, 그래도 왜 그걸 걔한테 빨게 시키냐고!
욕구 불만이야? 가장 가까이에 예쁘고 자기만 바라보는 여자가 있잖아. 그 여자로 욕구를 채우면 되는 거잖아. 그런데 왠 안 건드리냐고…
“하아…”
이러면 안되는데… 그 방송을 본 뒤부터 계속 아저씨를 원망하게 된다. 나한테는 철벽치면서 나보다 어린 애로 즐기는 아저씨가 밉다. 그렇게까지 신호를 보냈는데… 역시 나는 여자로 안 보이는 걸까?
급식 시절부터 알던 사이에 그 사건 이후로는 거의 아빠처럼 따랐으니, 나를 딸 같이 생각하는 것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내 감정은 어떡하냐고… 당신 때문에 생겨버린 연모라는 감정에 책임을 지라고… 이렇게 선을 그을 거면 따뜻하게 대해 주지나 말지…
“희은아, 희은아, 너가 이렇게 철이 없으니까 아저씨도 아직 애로 보는 거야… 이런 일로 혼자 질투하는 게 무슨 바보 같은 짓이냐!”
아, 몰라몰라. 정신 차려야지. 뭔 또 아침부터 감상에 빠지고 지랄이야.
[오늘 회의 있으니까 새로운 정보 알게되면 바로 알려드릴게요.]
[아저씨♥: 고맙다. 너밖에 없는 거 알지?]
“풋, 뭐래… 이건 캡쳐해놔야지.”
[흥이네요 흥. 맨날 말로만 듣는 것도 지치네요.]
[아저씨♥: 아무튼 잘 부탁한다.]
[네네~]
아니 보통 이렇게 나오면 포상을 준다든가 부탁하나 들어줄까? 라고 말해준다든가 하지 않나? 에휴… 아저씨한테 바랄 걸 바라야지…
스마트폰을 주워 대화를 끝낸 나는 다시 한 번 스마트폰을 저 멀리 던진 다음 침대에 누워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바닥에 떨어진 노트북을 집어 든 후 어제 녹화했던 영상을 재생했다.
[자지… 주세요… 흐윽, 맛있는 자지… 흐으… 빨 수 있게 빨리 자지를…]
“미친년. 그 세인트 로즈가 할 말이냐 이게.”
어이 없는 화면 속의 두 사람. 하지만 이게 현실이란 말이지. 나는 울먹이는 로즈를 바라보다가 일시정지를 누른 후 부엌으로 걸어갔다.
“어딨더라… 여기다 뒀었는데… 아, 찾았다.”
그리고 어제 사놨던 커다란 바나나를 하나 챙긴 후 침대로 돌아왔다.
“음… 대충 이 정도 크기면 되겠지?”
아침 식사 대용은 아니다. 내가 다이어트를 하는 것도 아니고 이거 하나로 배가 찰 리가 없잖아. 이건 어디까지나 연습용이다.
[우으응… 하, 하아우… 우읍… 웁…]
아저씨를 만족시키기 위한 펠라치오 연습 말이다.
그런 날이 올지는 모르겠지만… 이런건 미리 준비해 놔야지. 결정적인 순간에 나로는 만족하지 못해서 저년을 떠올리면 어떡하냐고. 그런 최악의 일은 피해야 한다.
‘으읏?! 너무 잘하잖아… 희은아, 못 버티겠어!’
‘흐흥, 아저씨만을 위해서 열심히 연습했었어요.’
‘희은아!’
‘아저씨!’
그리고 운이 좋으면 이런 행복한 경험을… 은 염병. 아침부터 왜 이렇게 주접을 떠는 거지? 그날, 아저씨가 강해지면서 무슨 패시브 능력이라도 얻은 건가? 사랑에 빠진 여자가 유치해진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건 좀 심한데.
찾아가서 한 번 따져 봐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을 하다가도 딱히 그럴 필요까지는 없나 싶어서 생각을 멈춘 나는 껍질을 벗긴 바나나를 입에 물었다. 집중하자, 집중. 지금은 연습시간이잖아. 어쨌거나 유비무환이라고.
“츄으읍, 츄… 우읍… 하, 이거… 너무 커서 턱이 아픈데. 이걸 계속 해야 한다고? 괜히 봉사봉사 거리는 게 아니구나.”
커다란 바나나를 입에 넣고 쪽쪽 빨기 시작하는데 초장부터 쉽지가 않았다. 우선은 혀를 쓰는 방법부터 공부할까? 이 크기에 적응하려면 작은 동작부터 새로 배워야 할 거 같다.
[…흐윽, 후으… 츄읍, 츄르읍…]
“하앙… 아저씨, 자지… 맛있어… 츄읍, 츄르읍…”
[츄읍, 푸하… 으읍, 꿀꺽, 하아… 츄릅, 츄… 쮸읍…]
“으응, 하아… 아저씨… 이렇게 핥아주는 거, 좋아? 할짝, 하앙… 츄읍…”
그런데… 이거, 본격적으로 시작하니까 몸이 달아오르네. 흐응… 땀 나서 답답해, 하아… 아저씨 자지도 이렇게 맛있으면 좋겠는데, 하읍…
이게 진짜 아저씨 자지라면… 로즈 얘보다 훨씬 더 맛있게 빨아줄 수 있는데… 사랑을 담아서, 진심을 다해서, 하아, 아저씨…
아아! 못 견디겠어, 이걸 어떻게 참아… 아저씨 자지라고 생각하니까 가려워서 미칠 거 같잖아!
“하아앙! 이거, 흣! 아저씨이이!”
오늘은 정말 펠라치오 연습만 하려고 했는데… 결국 또 아저씨를 상상하면서 자위를 시작하고 말았다. 나 완전 자위 중독이야… 아저씨가 책임져야 해 진짜.
“으응! 아저, 씨, 하아앙! 나도 빨고 싶다고…”
“흐읏, 하아아… 츄읍, 후으… 내가 더 잘할 수 있다고…”
“이 바보 아저씨… 아아아앙!”
아, 가버렸다. 최근 들어서 더 민감해진 거 같아. 이러다가 실전에서 박히자마자 가버리면 어쩌지…? 는 무슨, 박힐 수 있는 기회나 만들어 이 바보야! 하아…
“씻고 출근 해야지…”
자위 끝에 찾아오는 현자 타임에 속이 쓰렸다.
***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어떻게 구조 신호가 지구 반대편에서 날라올 수 있냐고! 관리팀! 너네 일 제대로 하고 있는 거 맞아?”
“죄, 죄송합니다! 그게… 그…”
아줌마 인맥만 믿고 낙하산 타고 들어온 사람들이잖아요. 뭘 그렇게 기대하는 거예요. 웃겨 진짜. 회의가 시작하자 마자 터져나오는 협회장의 비명 섞인 목소리에 귀가 따가웠다.
“내가 진짜… 하아… 이 방법까진 사용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일본에 파견을 요청했어. 추적 전문 마법 소녀 ‘아카리’가 오늘 한국에 올거야.”
“네? 걔가 한국에 온다고요?”
그런데 이건 또 무슨 소리래. 옆나라 마법 소녀를 데려온다고? 그것도 성격이 지랄맞기로 유명한 그 ‘아카리’를? 이건 좀 선을 넘은 거 같은데. 걔가 파견 온다고 해도 제대로 된 도움을 줄까?
“그래. 그러니까 레이피어, 네가 담당해서 진행시켜. 너도 이제 S급인데 이런 굵직굵직한 사건도 맡아봐야지.”
“…알겠어요. 정확히 무슨 일을 하면 되나요?”
“세인트 로즈의 마력이 깃든 구슬, 그걸 가지고 아카리를 찾아가. 그러면 걔가 로즈의 현재 위치를 찾아줄 거야. 그 쪽으로 특화된 능력을 가지고 있거든.”
헤에… 큰일날 뻔했네. 걔가 그런 능력도 가지고 있었어? 마법 소녀 중에 탐정 같은 능력을 가진 사람도 있었다니. 하긴 뭐 눈앞에 있는 선동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도 있는데 탐지 정도야…
“무슨 용도로 그런 구슬들을 보관하나 했더니 사용처가 있었군요. 알겠어요.”
“다키스트 체인의 주요 간부들은 우리가 맡을거야. 너는 그동안 아카리와 함께 로즈를 구해내면 되는 거야. 어차피 C급 빌런이라며? 어렵진 않을 거야.”
“뭐, S급 두 명에 비하면 C급 하나야.”
“하지만 명심해. 아카리를 100% 믿어선 안돼. 무조건 구슬은 가지고 돌아와야 해.”
“네, 네. 저만 믿으세요.”
그렇단 말이지… 이거 아저씨 나한테 고마워해야겠는데?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