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로인 네토리-188화 (187/428)

〈 188화 〉 마법 소녀 타락시키기(11)

* * *

남자의 성기를 빠는 것까지는 괜찮아요. 엄청 굴욕적이고 치욕적인 일이지만… 이걸로 진희를 살릴 수 있다면, 저는 괜찮아요.

영상을 찍는 것도 괜찮아요. 녹화본을 보내봤자 협회로 보내는 거잖아요. 정의로운 협회 사람들은 분명 저를 이해해 줄 거니, 저는 괜찮아요.

하지만 방송을 하는 건… 괜찮지 않아요. 많은 사람들에게, 그리고 시우에게… 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소리잖아요… 다른 남자의 성기를 빠는 저를 보고 시우가 얼마나 슬퍼할까요…

물론 시우라면 저의 부끄러운 모습까지도 사랑해주겠지만… 그래도 저는 그의 여자친구인 걸요. 항상 예쁜 모습만 보여주고 싶다구요. 이렇게 더럽고 추악한 모습 말구요…

“하아… 이제, 끝난 건가요? 후으으…”

“잘했어. 더 하고 싶지만 네 상태를 보니 여기까지 해야겠네.”

“……칭찬따윈 바라지도 않았거든요…”

하지만 빌런에게 납치당한 이상 제게 선택권은 없는 거겠죠. 구조될 때까지 무사히 버티려면, 그때까지 진희의 목숨을 책임지려면… 마법 소녀로서 이 정도에 무너져서는 안되는 거겠죠.

후우… 힘들지만 버텨야 해요.

진희를 생각해서라도, 시우를 생각해서라도… 버텨야 해요.

저는 사랑과 평화를 가져다 주는 마법 소녀, 세인트 로즈니까요!

***

라고 기운 냈던 것도 잠시… 새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저를 기다리고 있던 진희를 보자 마음이 꺾이고 말았어요. 진희는 또 미안해서 울었나 봐요. 진짜 미안한 짓을 한 건 나인데…

“세라야… 흐윽, 괜찮아? 많이 괴로웠지…?”

“…후훗, 괜찮고 말고. 이 정도 쯤이야 별 거 아냐! 그러니까 내 걱정은 하지 마!”

“하지만…”

“정말로 괜찮다니까!”

물론 진희의 마음도 이해는 가요. 인질로 잡히는 바람에 저를 낚기 위한 미끼가 되었잖아요. 그러니 저렇게 죄책감을 가지는 것도 이해는 가요.

하지만 그게 진희의 의지는 아니었잖아요. 나쁜 건 빌런이라고요.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었던 진희는 전혀 나쁘지 않아요!

오히려 나쁜건 저예요. 금방 구조될 거라 믿고 별다른 저항도 안 했거든요. 제 러브 스톤에는 시우 덕분에 생긴 특별한 힘이 있으니, 납치된다 하더라도 큰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협회에 무슨 일이 생긴 건지 구조대는 오지 않았고… 저와 달리 특별한 힘이 없었던, 아니죠… 이제는 마법 소녀 조차 아니게 된 진희는 빌런의 욕망에 저항할 힘이 없었어요…

펠라치오라는 걸로 끝낼 수 있었던 저와 달리, 진희는 어제… 흑, 진희는…

“정말 괜찮은 거 맞아? 표정이 전혀 괜찮지 않잖아! 쓸모 없는 나 때문에…”

“아니야! 배, 배고파서 그래! 아하하…”

안돼요, 안돼! 정신 차려야죠! 진희 앞에서 우울해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진희를 생각한다면 항상 밝은 모습을 보여줘야 해요. 우리는 친구니까요!

저는 재빨리 표정관리를 한 후 슬픈 얼굴로 저를 걱정해주는 진희를 안아주었어요.

미안해 진희야… 첫사랑도 뺏어가버린 주제에 네 순결도… 지켜주지 못했어. 그런데도 나를 걱정해주는 거니? 정말 착해도 너무 착하잖아…

이렇게 선한 마음을 가진 아이가 어떻게 힘을 잃게 된 걸까요? 모두에게 사랑받아야 마땅할 진희인데… 분명 빌런의 못된 수작이겠죠. 저는 다시 한 번 빌런과 맞서 싸울 의지를 다졌어요.

……납치당한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지만요. 아하하…

­철컹

아… 안돼… 벌써 시간이 된 건가요. 아직 진희를 다 위로해주지도 못 했는데… 빌런이 찾아오고 말았어요. 또 그 나쁘고 못된 짓을 하기 위해서요…

“아쿠아 마린, 성처리 시간이다. 네 친구 덕분에 달아 오르기만 하고 제대로 만족하지는 못 했거든. 그러니 오늘도 네가 대신 고생 좀 해야 할 거다.”

“……알았어… 가면 될 거 아냐…”

“진희야! 아아… 진희야…”

“걱정 마. 금방 올 테니까… 그렇게 괴로운 표정 짓지 마.”

“히이잉, 흐끅, 진희야아… 미안해…”

“괜찮대도! 울지말고.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 그럼 갔다 올게…”

­철컹

“흐으윽, 흐윽, 흐아아아아앙! 진희야아아…. 으아아앙!”

싫어… 또 진희가 빌런이랑… 원하지도 않는 그 짓을… 아아, 어떡하죠. 눈물이 그치지 않아요. 저 때문에 또 다시 괴로워 해야 할 진희를 생각하면 미안해서… 마음이 너무 아파요.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저희를 괴롭히는 걸까요. 그리고 대체 왜 협회는 저희를 구조해 주지 않는 걸까요. 엄마… 제가 나쁜 짓이라도 했어요? 착한 아이로 있었잖아요. 엄마 말이라면 항상 잘 들었잖아요. 그런데 왜 협상을 거절했어요? 더럽혀진 딸을 용서할 수 없었나요? 엄마…

“흑, 흐으윽…. 시우야… 구해 줘… 흐윽…”

꼴사납게도 감정에 북받친 제가 소리내어 울기 시작하자,

[여기서 하겠다고?!]

[크크큭, 좋아 죽는 네 목소리를 들려주자고.]

“흐으… 으응? …진희야…?”

바로 옆방에서 빌런과 진희의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깜짝 놀란 제가 울음을 그치고 숨을 죽이자,

[세라야 부탁이니까 귀 막아줘!!]

진희가 울먹이며 제게 소리치더니

[하아아앙!]

한 번도 들어본 적 없었던 야릇하고 아찔한 신음을 내뱉었어요.

***

무슨, 무슨… 무슨 일이죠?! 대체 무슨 일을 당했길래 진희가 저런 소리를 낸 거죠? 당황한 저는 진희의 부탁을 까맣게 잊고는 소리가 나는 벽으로 달려갔어요. 그러자 헐떡이는 진희의 숨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어요.

[하아… 하앙… 이 쓰레기 새끼… 어째서 이렇게 기분이 좋은 거야… 하아…]

[크흐흐, 마법 소녀도 결국은 여자. 암컷의 본능 앞에선 어쩔 수 없는 법이지.]

[…이제 마법 소녀 아니거든? 하아… 흐응.]

[아, 이거 실례했군. 크크, 그래 마법 소녀 조차 아닌 네가 버틸 수 있을 리가 없지. 한 번 남자의 맛을 본 여자라면 더더욱 그렇고.]

[이이익… 이 변태새끼가… 하아앙! 하아… 그만 만져…]

설마… 첫날 제게 한 것처럼 가슴과 그… 성기…를 만지고 있는 걸까요? 저는 특별한 힘 덕분에 아무 감각도 느낄 수 없었지만 진희는 다르잖아요. 비겁해… 여자의 약점을 건드리다니… 저와 달리 빌런의 손놀림을 온전히 느껴야 하는 진희가 너무 불쌍했어요.

[크큭, 원한다면 그만 두고 다음으로 넘어가주지. 하루만에 이렇게 음란하게 변할 줄이야.]

[그 소리가 아니잖아! 으, 으으! 꺼져! 그거 저리 치우라고!]

[음? 좋아, 치워주지. 네가 보이지 않는 곳, 너의 보지 안으로 말야.]

[흐이이익?! 하, 아아아아앙! 싫어! 또 들어오고 있어어어!]

“헉!”

앗, 설마… 시작한 건가요? 남녀간의 성행위, 섹스… 으으으… 진희야… 남자의 침입을 허락한 진희는 아까보다 더욱 더 음란한 소리를 내뱉기 시작했어요. 입으로는 싫다고 하지만 앙앙 거리는 소리만 들으면 기뻐하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무서워… 저렇게 사람을 가지고 놀다니…

어제 순결을 잃은 진희가 알려줬어요. 섹스……는 기분 좋은 행위라고요. 여자의 몸을 한 이상 강간당한다 하더라도 쾌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요. 그래서 눈물날 정도로 역겨웠지만 자신의 몸은 섹스……를 즐기고 말았다고요.

저로서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지만 지금의 진희를 보면 틀린 말이 아니었어요. 진희의 몸은 지금 즐기고 있어요. 진희의 의사와는 상관 없이요. 분명 빌런은 그 괴리감을 노린 거겠죠… 진희는 지금 엄청 괴로워하고 있을 거예요…

불쌍해… 나 때문에…. 흑, 진희야…

[하아… 하으… 으응? 멈췄어?]

[이왕 들려 줄 거 제대로 들려주자고. 이른바 실황이라는 거지.]

[무, 무슨 소리야 그게… 흐윽?! 하아… 넣은 채로 안에서 휘젓지 마…]

[오, 맞아. 바로 그거야. 그런 식으로 지금 어떤 일을 당하고 있는 지, 세심하게 알려주라고. 얼마나 기분 좋은 지, 얼마나 짜릿한 지, 응? 알겠어?]

말도 안돼… 그런 걸 명령하다니! 정말로 무시무시한 빌런이에요, 이 사람은… 저와 진희를 동시에 괴롭히려고 하다니… 어떻게 이렇게 흉악한 생각을 할 수 있나요…

[미쳤어? 내가, 흐응… 그걸 왜… 하아… 하냐고!]

[선택지는 두 개야. 하나는 실황하기. 다른 하나는 세인트 로즈가 잠을 못자도록 내일 아침까지 이대로 계속 섹스하기.]

[그건… 하읏… 그걸 어떻게 골라… 흣…]

[참고로 대답 안 하면 배려는 여기서 멈출게. 널 따먹고 싶어 하는 부하들이 넘쳐나거든. 한 번에 몇 명까지 상대할 수 있는지 확인해볼까?]

[재활용도 안되는 쓰레기 새끼… 하면 될 거 아냐… 으으…]

아아… 이런 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인 건가요… 말도 안되는 명령이었지만 따를 수밖에 없게 만든 빌런의 노림수에 소름이 돋았어요. 이런 식으로 정신까지 피폐하게 만든 빌런은 처음이라 공포가 느껴졌어요.

진희야… 우리 어떡해… 시우야… 제발 구해 줘…

빌런의 속셈을 알게 된 저는 서둘러 귀를 막았지만,

[하앙! 자지가… 자궁 입구까지 흐읏, 들어왔어… 하아앙!]

음란해진 진희의 목소리가 귀를 파고드는 것을 막을 순 없었어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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