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로인 네토리-175화 (174/428)

〈 175화 〉 초야권을 행사하는 영주님(16)

* * *

아곤에게.

밥을 굶는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속이 많이 안 좋은 건가요? 걱정이 돼요. 어디 아픈 건 아니죠? 풀려날 때까지 건강해야 할 텐데… 답장을 받지 못하니까 너무 답답하네요.

그래도 있죠, 힘들더라도 꾹 참고 밥을 먹는 게 좋을 거에요. 밥심으로라도 버텨야 할 거 아니에요. 아하하… 너무 이기적인 바람일까요? 죄송해요. 힘이 되어주지 못해서…

그래도 희소식이 있어요. 저는 정말 잘 지내고 있다는 거예요. 처음엔 힘들어도 참아 보자는 생각이었는데… 의외로 버틸만 한 거 있죠? 안심시키기 위해 꾸며낸 거짓말이 아니에요. 그러니 당신은 제 걱정 말고 당신 건강부터 생각하세요. 알겠죠? 약속이에요.

하지만… 이렇게 말한다고 당신이 걱정하는 걸 멈출 거 같지는 않네요. 아마… 매일 밤마다 영주님께 안기는 제가 신경이 쓰이겠죠. 당신의 아내가 다른 남자에게 몸을 파는 거니까요…

그러나… 정말로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건데,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영주님께서 저를 한 명의 여자로서 사랑해주고 계시거든요. 후후… 덕분에 저는 섹스를 하기 전에도, 할 때도, 하고 나서도, 전혀 괴롭지가 않답니다.

그러니 더는 저를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당신에게 미안할 정도로 행복하게 지내고 있으니까요. 당신은 당신 걱정만 하면 되는 거에요. 알겠죠? 그럼, 다음에 또 편지를 쓸게요.

당신의 아내, 로지나가.

***

아곤에게.

여전히 밥을 남긴다고 들었어요. 대체… 왜 그러는 거예요? 살도 계속 빠지고 있다고 하던데… 그러다가 병이라도 걸리면 큰일이잖아요. 저를 생각해서라도 밥을 드셔주시면 안 되나요? 걱정이 되어서 미칠 거 같아요…

저… 안그래도 최근에 영주님께 곤란한 말을 들어서 심란한 상황이란 말이에요. 그러니… 부디 제가 걱정을 덜 수 있게 자기자신을 챙겨주세요. 알겠죠?

당신의 아내, 로지나가.

***

아곤에게.

당신이 계속 저를 힘들게 하니까, 저도 당신을 힘들게 해드릴게요. 저, 영주님께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들었어요. 영주님이 저와 결혼하고 싶으시대요. 농담같죠? 진짜예요. 제 앞에서 무릎을 꿇고 제게 다이아 반지를 건네주셨어요. 당신이 바보처럼 정신이 나가 있는 동안 말이예요.

로지나가.

***

아곤에게.

이런 걸 충격요법이라고 하나요? 이제서야 건강을 챙기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참…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게 이런 거 아닐까요? 진작에 제 말을 들으시지. 왜 이렇게 멍청하나요.

하지만… 사실 늦지는 않았답니다. 설마 제가 영주님의 청혼을 받아들였다고 생각한 건가요? 그렇다면 실망이에요. 저는 당신의 아내라고요. 저를 조금만 더 믿어주세요. 후후.

당신의 아내, 로지나가.

***

아곤에게.

어쩌죠 아곤? 영주님이… 본격적으로 저를 노리기 시작했어요. 제 생각을 바꾸게 해주겠다면서 평소보다 훨씬 더 따스한 손길로 저를 유혹하기 시작했어요… 저는 당신의 아내인데… 어쩌면 좋죠? 이러다가 흔들릴 것만 같아요…

아아, 부디 끝까지 당신의 아내로 남을 수 있기를… 우리 함께 여신님께 기도해 보아요.

당신의 아내, 로지나가.

***

아곤에게.

영주님에게 사랑을 받을 때면 자꾸만 당신이 떠올라요. 모든 면에서 당신과 비교가 되거든요…

제가 고아라는 사실을 부끄러워 하던 당신과는 다르게 영주님은 제 하찮은 신분을 가볍게 무시하셔요.

사랑표현을 민망해하던 당신과는 다르게 영주님은 언제 어디서나 제게 사랑한다는 달콤한 말을 속삭여주셔요.

매번 자기 혼자만 만족하고 잠에 빠진 당신과는 다르게 영주님은 항상 제가 먼저 가버릴 수 있도록 저를 배려해주셔요.

아아, 어떡하죠… 이런 나날이 계속된다면 영주님께 빠져버릴 것만 같아요…

……그래도 너무 걱정은 하지 마세요. 당신과 함께 한 시간이 얼마인데 제가 설마 이렇게 쉽게 넘어가겠어요? 당신과 저의 인연은 절대 가볍지 않잖아요. 분명 괜찮을 거예요.

당신의 아내, 로지나가.

***

아곤에게.

죄송해요. 제가 당신을 불안하게 만들었죠? 최근에 잠을 못 잔다고 들었어요. 그러면 안되는 건데… 저 정신차릴게요. 그러니 당신도 저를 믿어주세요. 말했잖아요. 저는 당신의 아내라고요.

당신의 아내, 로지나가.

***

아곤에게.

………아… 그… 으음…

아곤, 저… 으음…

그, 미안해요. 저… 으…

하하… 으으… 아, 어떡하죠… 후… 우선 사과부터 할게요. 죄송해요. 그게 저… 속궁합이 좋다는 말이 어떤 건 줄 알게 되었어요… 영주님께서 평소와는 다르게 굉장히 과격하게 박아주셨… 이런 표현은 너무 상스러울까요? 영주님께서 평소보다 훨씬 더 힘차게 섹스를 해주셨거든요.

그래서 처음엔 굉장히 무서웠고 아플 거라 생각하고 겁을 냈었지만… 이게 웬걸, 전혀 아프지도 않고 기분만 좋았어요… 쉴틈없이 보지 안을 파고드는 영주님의 자지가 자궁구에 닿을 때마다, 정신을 잃을 정도로 아찔한 쾌감이 밀려와서… 정말 미치는 줄 알았어요.

평소의 다정한 섹스로는 이 정도로 기분 좋지 않았거든요. 육체적인 쾌락보다는 정신적인 쾌락이 더 강했달까요? 그런데 어제의 섹스는…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완벽했어요. 정말 말 그대로 영주님과 하나가 된 기분이랄까요? 서로의 기분 좋은 곳이 이어져서 그대로 평생동안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그게 바로 속궁합이 좋을 때 느낄 수 있는 감각이라고 하더라고요.

아… 이렇게까지 자세히 설명할 생각은 없었는데 그게… 그냥 그런 일이 있었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처음 느껴보는 짜릿한 감각을 이야기 하고 싶었거든요. 그… 아하하… 그런데 속궁합이 전부는 아닌 거잖아요? 영주님의 자지가 제 보지와 딱 맞다고 해서 당신에 대한 제 사랑이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요. 불안해하지는 마세요. 알겠죠?

로지나가.

***

아곤에게.

또 밥을 남긴다고 하더군요. 또 저를 화나게 하실 거예요? 또 충격요법이 필요한 거라면… 음, 아니다. 이번엔 바로 충격요법을 써야겠군요.

사실… 며칠 동안 영주님과 부부 사이가 되기로 했답니다. 충격적인가요? 아하하, 그래도 화내지는 마세요. 이게 다 제가 끝까지 넘어가지 않아서 생긴 일이 거든요. 무슨 뜻이냐고요? 후후, 이번에도 제가 넘어가지 않으면 영주님께서 저에 대한 마음을 단념한다고 하셨답니다.

따라서, 영주님에겐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볼 수 있어요. 어때요? 화가 풀리죠?

이제 며칠 동안만 버티면 저는 온전히 당신의 것이 될 수 있어요. 그러니 제가 끝까지 버틸 수 있도록 여신님께 기도해 주세요.

당신의 아내, 로지나가.

***

아곤에게.

오늘은… 영주님과 함께 목욕을 했어요. 원래 부부 사이끼린 종종 하는 일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니 제게 화를 내진 마세요. 저도 딱히 하고 싶진 않았다고요. 이미 몇 번이나 알몸을 보여준 사이지만… 서로를 씻겨주다니, 엄청 민망하잖아요. 그러니 저도 불가항력이었답니다.

…아무튼 그렇게 욕탕 안에서 서로의 몸을 비볐는데… 당연하게도 몸이 달아 올라서 그대로 섹스까지 하게 되었어요. 딱딱하게 발기한 영주님의 자지가 자꾸 제 아랫배를 건드리는데… 참기 힘들었거든요.

아, 그렇다고 제가 먼저 유혹한 건 아니에요. 젖어버린 제 보지를 보고 영주님께서 달려드신 거에요. 물론 박기 쉽게 제가 엉덩이를 내밀기는… 음, 뭐, 당분간은 영주님과 부부 사이니까요. 이 정도는 괜찮겠죠? 그렇게 저희는 아침부터 사랑을 나누었어요.

그런데 목욕을 마치고 나오는데 하녀 분들의 얼굴이 다 새빨개져있는 거 있죠. 저희의 정사 소리를 다 들은 모양이었어요. 몇몇 분은 부끄러워하면서 고개를 돌리시고 몇몇 분은 저를 부러워하며 쳐다보시는데 저도 수치스러워서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었어요.

하지만 영주님은 엄청 당당하셨답니다. 모두의 앞에서 저와 키스를 하시더니 한 손으로 제 허벅지를 잡고 들어올리셨어요. 그리고 그대로 자지를 제 보지 안으로… 원래 귀족 분들은 사용인들 앞에서 당당하게 섹스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덕분에 저는 아침부터 귀족처럼 지낼 수 있었어요.

그럼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에요. 다음에 또 편지할게요.

로지나가.

* *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