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3화 〉 로맨스 판타지(38)
* * *
“하아앙! 리제! 보고 있어? 하앗, 이게, 하아앙! 섹스야… 하아… 아아, 보지 안이 아실의 자지로 가득해서 기분이 너무 좋아아아!”
“기분 좋은 곳에 자지가 비벼져서, 하앗, 하아아앙! 자꾸 가버려어어! 리제의 손가락은 닿지 못하는 곳을 아실의 자지가 쑤셔주고 있어어!”
“허리가, 하악, 마음대로 움직여, 하우우… 멈추지를 못하겠어! 하아… 섹스가 너무 좋아서 미칠 거같아아아!”
남자의 자지 위에 올라타 스스로 허리를 흔들며 섹스를 시작한 미사는, 내게 모든 것을 하나하나 설명해주며 자신이 얼마나 느끼고 있는 지 그래서 섹스가 얼마나 좋은 지를 세심하게 알려주었다.
나는 전혀 원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햐아아… 하앙! 특히 여기 안쪽 끝을 자지가 쑤셔주면, 하악, 하아… 하아아아아앙! 이렇게 계속 가버리게 돼애!”
“키스보다 훨씬, 하아, 좋아아! 리제에에! 아실의 자지가 너무 좋아아아!”
나를 버려놓고서는 왜 자꾸 나를 부르는 거야… 이해할 수 없는 미사의 태도에 짜증이 났다. 하지만 미사는 내가 짜증을 내든 말든 신경도 쓰지 않은 채 계속해서 내 이름을 부르며 섹스에 열중했다.
“하아, 햐아아앙! 리제 나 또 가버려어! 아아아앙!”
결국 그 모습에 질린 나는 눈을 꾹 감고 고개를 숙였다. 저급해진 미사를 더 이상 보고싶지 않았다. 나는 그저 이 시간이 지나기만을 빌었다.
“시러어! 리제, 하앙! 봐줘! 고개를 들어서 나를 봐줘! 핫, 하아… 아실의 자지로 또 가버리는 나를 봐줘어! 하, 하아아앙!”
그러나 미사는 그런 나를 용납하지 않았다. 헐떡이는 목소리로 나를 부르면서 끝까지 자신을 지켜봐달라고 소리쳤다. 남자의 자지를 조금이라도 더 느끼기 위해 필사적으로 허리를 비틀면서 말이다.
뭐냐고… 대체 뭐를 원하는 건데… 그 모습은 완전 창부와 다를 게 없잖아… 그렇게까지 저급해진 자신을 보여주고 싶었던 거야?
남자의 것이 된 미사에게서 내가 사랑하던 여자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여자는 내가 알던 미사가 아니었다. 그녀는 그저 암컷, 아니 암캐에 불과했다. 또 다시 가버리고도 계속해서 허리를 흔드는, 머릿속에 섹스밖에 없는 암캐였다.
“미사… 하…”
그렇기에 나는 결국 미사를 혐오하고 말았다. 자기 자신을 잃고 자지가 주는 쾌락의 노예가 된 미사를, 나는 더는 사랑할 수 없었다. 미사, 이제 너와는 끝이야…
“하아… 미사…”
라고 생각했는데… 나란 년은 진짜 뭐하는 년일까. 나는 왜 남의 것이 된 미사를 보고도 이렇게 흥분하는 거야… 대체 왜…
평소보다 더욱 음란해진 미사의 얼굴에, 평소보다 더욱 야릇해진 미사의 숨소리에, 평소보다 더욱 격렬해진 미사의 몸짓에, 나는 미사를 보고 욕정을 품고 말았다.
주체할 수 없는 쾌락에 젖어 어쩔 줄을 몰라하면서도 멈추지 못하고 아득한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부르면서 절정을 울부짖는 미사가 너무나 사랑스러웠기에 당장 달려들어 그녀를 안아주고 싶었다.
“하아아아앙! 안에 싸고 있어!! 하아아! 아실의 아기씨가 보지 안을 가득 채우고 있어어어!!”
하지만 의자에 묶여있는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그저 남자의 사정으로 가버리는 미사를 바라보는 것뿐이었다.
“하아… 리제… 봤어? 아실이 가득 싸줬어… 헤헤… 엄청 기분 좋아 이거… 햐우우…”
미사는 셀 수도 없는 절정 끝에 결국 남자의 품에 쓰러져 정신을 잃었고, 그런 미사를 본 나도 그녀를 따라 의식을 잃고 말았다. 더 이상 버티기에는 내 정신이 남아있지 않았다.
***
“츄릅, 츄, 하아… 꿀꺽, 하아… 맛있어. 헤헤. 자지만 빨아도 맛있는데 정액까지 묻어 있어서 더 좋아. 츄르릅, 하앙… 또 싸주면 안돼?”
아직도 하고 있는 거야…? 으윽, 하… 쏟아지는 스트레스를 버티지 못하고 기절했던 나를 깨운 건 또 다른 스트레스였다. 힘겹게 눈을 떠보니 남자의 커다란 자지를 핥고 있는 미사의 모습이 보인 것이다.
“앗! 리제! 일어났구나! 헤헤.”
입가에 묻은 자지털은 좀 떼고 말하지… 지적해주려다가 참은 나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무시했다. 나를 배신해놓고 뭘 저렇게 해맑게 웃는 거야… 나를 보고 웃으며 인사하는 미사를 보자 열이 올랐다.
“드디어 일어나셨군요. 그럼 미사님. 이 뒤는 다음에 또 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뭐어? 히잉… 알겠어. 어쩔 수 없네.”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부터는 공주님의 차례니까요.”
“뭐, 뭐라고?”
하지만 이어지는 남자의 말에 나는 다시 고개를 원래대로 돌려야했다. 내 차례라고? 이해할 수가 없는데… 차례라니 대체 무슨 뜻인데 그거… 왜 굳이 나를 이 자리에 놔두는 지가 궁금했는데 아무래도 나한테 무슨 짓을 할 생각 같았다. 무언가 굉장히 나쁜 짓을 말이다…
“싫어! 하, 하지마! 뭔진 모르겠지만 나는 그냥 놔둬! 너네 둘이 좋으면 그걸로 끝이지 왜 나까지 끼우려고 하는 건데!”
불안한 생각을 하게 되자 몸이 벌벌 떨렸다. 지금까지의 일도 굉장히 불쾌했는데, 이 이상은 정말 허락할 수 없었다. 정신이 무너지다 못해 부서질 게 분명했다. 그래서 도와달라는 뜻으로 미사를 바라봤지만 미사는 전혀 말릴 생각이 없어보였다. 거짓말… 내 트라우마도 알고 있으면서 왜… 어째서! 끝까지 나를 배신한 미사가 너무 실망스러웠다.
“제가 공주님께 드릴 말씀이 세 가지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이제 두 번째를 얘기할 순서입니다.”
하지만 내가 실망을 하더라도 바뀌는 것은 없었다. 선택권이 없는 나는 남자가 하는 말을 멈출 수 없었다.
“그러니까 그거! 그냥 안 하면 안돼? 싫어, 싫다고!”
“안됩니다. 공주님을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 거든요. 바로 올바른 성교육입니다.”
“……성교육?”
“사실 미사님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공주님께 있었던 최악의 사고와 그로 인한 트라우마, 그리고 그 때문에 비틀어진 인간관이나 그런 것들을요.”
“……”
그것까지 다 말을 했다고…? 당황한 내가 미사를 쳐다보자 미사가 내가 다가와 나를 안아주면서 자상하게 나를 달래주었다.
“아실은 트라우마도 치료를 할 수 있대. 굉장하지? 그래서 내가 도와달라고 부탁했어. 리제가 힘들어하는 거 보기 싫으니까… 미리 말해주지 못 해서 미안해 리제.”
다시는 느끼지 못할 거라 생각했던 미사의 따뜻한 체온에 잠깐 정신을 잃을 뻔했다가 겨우 의식을 되찾은 나는, 내 얼굴을 쓰다듬어 주는 미사의 상냥함에 입꼬리가 올라가는 걸 겨우 참은 다음, 그녀가 나를 버렸다는 사실을 머릿속에서 다시 되새기며, 아무렇지 않은 척 표정관리를 한 후 두 사람에게 말했다.
“그래서… 성교육을 하겠다고? 뭐 어떤 식으로… 하겠다는 건데…”
“간단합니다. 공주님께 남자는 전혀 불쾌한 게 아니라는 것을 몸으로 느끼게 만들어줄 겁니다. 제가 미사님께 해드린 것처럼요.”
“뭐… 뭐어! 그거 결국 마, 만지겠다는 소리잖아!”
“어디까지나 치료입니다. 제가 공주님 기억 속의 그 끔찍한 순간들을 기분 좋은 쾌감으로 덮어드리겠습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오, 오지마… 아, 아악! 싫어어어!”
결국 너도 그 새끼랑 다를 게 없다는 거잖아! 치료를 핑계로 대고 나를 만질 생각인 거잖아. 그렇게 나를 건드릴 생각인 거잖아… 싫어… 싫다고…
두려움으로 온몸에 소름이 끼친 나는 눈물을 흘리며 어떻게든 도망치려고 발버둥쳤다. 하지만 나를 안고 있던 미사가 팔에 가득 힘을 주며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미사… 남자의 암캐가 된 주제에 나까지 바치려는 거야? 화가 난 나는 입을 열고 그녀에게 소리치려고 했으나 미사가 그런 내 얼굴을 붙잡고는 내게 키스해주었다.
“하읏, 으응? 하, 츄, 츗, 흐으읍… 하아… 미사? 대체… 핫, 츄릇, 하아아…”
“무서워하지마, 리제. 내가 옆에서 도와줄 게. 아실은 정말 리제를 치료해줄 거야. 만약 아실이 믿기 어려우면 아실을 믿는 나를 믿어줘. 응? 아실을 사랑하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이제 너를 사랑하지 않게 된 건 아니야… 츄읍, 할짝, 하… 넌 여전히 내게 소중한 사람이야.”
나를 버린 게 아니야…? 나는 미사가 진심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나를 사랑해주고 있었다. 그 사실에 나는 마음이 흔들리고 말았다. 정말 이 남자가 내 트라우마를 치료해줄 수 있는 거야?
오래전, 내가 어렸을 적… 나는 반짝이는 보물에 회유당한 오라버니에게 속아 삼촌에게 납치를 당했었다. 재미난 장난감이 있다던 별장에는 창문 하나 없이 텅빈 침대만이 있었고 뒤를 돌아보자 어느새 알몸이 된 그 놈이 성기를 발기시킨 채 음흉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으으윽… 다시 생각해도 정말 끔찍한 순간이다. 다행히 나의 냄새를 기억한 미사의 할약 덕에 그 쓰레기에게 털끝 하나 닿지 않고 무사히 구출될 순 있었지만, 내가 무서워하며 벌벌 떠는 걸 즐거워하던 그 인간말종 탓에 나는 한동안 악몽에 시달려야했다.
그리고 그 기억은 내게 트라우마가 되어 나는 그날 이후로 남자를 믿지 못하게 되었고 더 나아가서는 남자를 혐오하게 되었다. 공주라는 위치에 있었기에 겉으로 티를 내진 못했지만… 남자를 만날 때면 피부 안쪽에서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괴로움에 시달려야했다.
정말로… 미사가 없었다면 나는 버티지 못했을 거다. 미사를 안을 때만은 그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거든. 그리고 미사 덕분에 조금씩 그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었다. 물론 여전히 완치는 못하고 있지만 말이다.
그런데 지금 그 미사가, 항상 나를 구원해주었던 그 미사가, 나를 또 다시 도와주겠다는 말과 함께 남자를 데려왔다. 나는… 이걸 믿어야하는 걸까?
“걱정 마. 내가 있잖아.”
키스를 끝낸 미사가 내 등뒤로 돌아가 뒤에서 나를 안아주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남자가 내게 걸어왔다.
“공주님. 그럼 이제부터 치료를 시작하겠습니다.”
남자의 손이 미사가 어루만져주던 내 얼굴로 다가왔다. 그리고 천천히 미사가 내게 해주듯이 내 볼을 쓰다듬어주기 시작했다.
이상하게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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