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로인 네토리-152화 (151/428)

〈 152화 〉 로맨스 판타지(37)

* * *

엘리제는 남자가 꺼낸 말을 인정할 수 없었다.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한 미사가 사랑하는 자신을 버리고 어제 처음 만난 남자를 선택했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 소리였다. 질 낮은 장난이거나 남자의 협박에 의한 거짓이 분명했다. 그리 생각한 엘리제는 목소리를 높여 남자에게 분노하려고 했다.

하지만… 미사의 얼굴을 본 엘리제는 이내 곧 남자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깨닫고 말았다.

암컷의 표정, 남자의 사랑을 받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남자의 소유가 되겠다고 맹세한 그 표정, 엘리제와 미사가 가장 혐오했던 주체성을 잃고 남자에게 자신을 바친 여자들의 표정을 미사가 짓고 있었던 것이다.

그 사실에 충격에 빠진 엘리제는 하던 말을 멈추고 멍하니 둘을 바라만 보았다.

부디 눈앞의 현실이 끔찍한 악몽이길 바라면서 말이다.

“음, 이거 믿질 못 하시는 군요. 미사님, 아무래도 저희의 사랑을 직접 증명해야 할 거같습니다.”

“헤헤, 그거 좋은 생각이야. 그럼… 키스로 할까?”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 찾아온 건 더욱 더 받아들이기 힘든 참혹한 광경이었다.

“하암, 하으… 츄릅, 푸흐… 츕, 츄으읏… 꿀꺽, 하아… 아실의 침, 맛있어…”

욕정에 사로잡힌 미사가 남자에게 달라붙어 자신의 온 체중을 실으면서 턱 밑으로 침이 흐르든 말든 신경도 쓰지 않은 채 남자의 타액을 빨아들이며 끈적한 키스를 한 것이다.

“미사… 어째서…”

엘리제는 처음 보는 미사의 음란한 모습에 큰 괴리감을 느끼면서 입술을 깨물었다.

***

남자와의 키스에 완전히 빠져버린 미사는 저도 모르게 허리를 흔들면서 남자의 사랑을 요구했다. 그 모습은 내가 알던 미사와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이었다. 나와는 매번 귀찮은 듯이 의무적으로 했으면서… 지금의 미사는 놓지 않겠다는 듯이 남자에게 매달려 열정적으로 키스를 이어갔다.

말도 안돼… 저렇게까지 다를 수가 있다고? 나로서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미사의 변화였다. 키스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미사가 키스만으로 절정에 이르는 건 보고도 믿기가 어려웠다.

“하아, 햐아아… 아실, 하아아! 아실! 키스만 하지 말고, 츄읍, 하아… 더 만져줘, 하아앙! 조금 더 아실을 느끼게 해줘어!”

내가 알던 미사는 절대 저렇게 음란한 아이가 아니었는데… 남자의 것이 된 미사는 완전히 욕망의 노예가 되어 있었다. 그 사실에 나는 극심한 패배감을 느꼈다.

내가 미사를 제대로 만족시켜주지 못 했던 걸까?

사실은 저게 미사의 진짜 모습인 걸까?

자꾸만 괴로운 생각이 떠올라 마음이 아파왔다. 바다 밑으로 가라앉은 것처럼 가슴이 답답했다. 숨이 잘 쉬어지지 않을 정도로 너무나 힘이 들었다.

“아아! 좋아! 아실의 손 좋아! 키스하면서 만져지는 거! 하앙… 너무 좋아!”

그러나 미사는 그런 내 마음도 모르고 남자의 손길에 헐떡이며 쾌락에 젖은 신음 소리를 내뱉었다. 그 사실에 나는 더 우울해졌다.

“이제 그만해… 알겠으니까… 그만하라고…”

결국 나는 미사가 남자의 것이 되었다는 걸 인정해야만 했다.

“으음… 받아들이시는 척을 하는 거 같은데… 어쩔 수 없군요. 조금 더 진한 모습 보여드려야겠습니다.”

“히히. 그럼 그걸로 하자! 이번에도 내가 빨아줄게!”

하지만 두 사람은 내 말을 듣고도 멈추지 않았다.

“뭐, 뭐어…? 하지마, 미사! 안돼… 시, 싫어어어!!”

남자 앞에서 무릎 꿇은 미사가 남자의 바지를 벗기고 팬티를 내렸다. 그러자 남자의 성기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 탓에 끔찍한 기억이 떠오른 나는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미사는 내 비명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의 성기에 얼굴을 들이댔다.

***

저게… 자지라고? 남자의 성기는 내 기억 속의 그것보다 훨씬 더 커다랗고 흉측했다. 남자의 것과 비교하면 기억속의 그건 귀여운 수준이었다. 크기도 작은 더러운 것에 겁을 먹고 그 순간을 지금까지 두려워 했었다니…

나를 괴롭혔던 트라우마가 어이없어질 정도로 남자의 성기가 주는 충격은 어마어마했다. 뇌를 마비시키는 음란한 자지의 냄새와 멀리서도 느낄 수 있는 뜨거운 자지의 열기에, 보는 것만으로도 남자의 성기에 강간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하아… 츄릅, 프흐으… 꿀꺽, 하아… 냄새… 중독될 거같아… 아실의 자지… 하아아.”

하지만 미사는 이미 저 자지가 주는 위압에 익숙해졌는지 아무렇지도 않게 자지를 입에 물고는 마치 달콤한 사탕을 빠는 것처럼 열심히 그의 성기를 핥아댔다.

“미사 너… 대체, 왜… 어떻게 그렇게 변할 수 있는 거야!”

나는 그 모습을 보고 결국 버티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너무나도 달라진 미사에 대한 배신감과 미사의 욕망을 채워주지 못했던 나 자신의 부족함에 가슴이 찢어질 것처럼 괴로웠다.

“어째서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거야…”

이제는 내게서 완전히 떠난 미사를 보며 나는 힘없이 중얼거렸다.

“하하. 그거야 공주님 때문이지요.”

그런데 남자가 내 말을 듣고는 작게 웃음을 흘리면서 바라지도 않던 대답을 해주었다. 나 때문이라는 터무니없는 대답을 말이다. 어이가 없어서 고개를 들고 그를 노려보자, 남자가 미사의 귀를 쓰다듬어 주면서 느리지만 뚜렷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이렇게 미사님께 성기가 핥아지는 걸, 정말 좋아하신다면서요? 전부 다 들었습니다. 기분 좋은 일이 있을 때마다 미사님께 성기를 핥아달라고 부탁했다는 걸요.”

“그건…”

놀랍게도 남자의 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설마 미사가 그런 것까지 다 얘기를 한 거야? 생각지도 못했던 미사의 폭로 사실을 알게 된 나는 머릿속이 하얘졌다.

“덕분에 미사님은 사랑하는 사람의 성기를 핥아주는 걸 당연하다고 생각하십니다. 그래서 지금 자신의 사랑을 증명하고자 이렇게 제 자지를 핥아주고 계신 거지요.”

“하우우… 거기다가 아실의 자지는 리제의 보지랑은 다르게 엄청 맛있단 말야… 하아, 츄르읍, 하으으… 아실의 자지라면 하루종일 빨아줄 수도 있어!”

거짓말이지… 저 흉악한 자지가 맛있을 리가 없잖아… 믿기 힘든 정보들이 연이어 쏟아졌다. 그 탓에 나는 더 이상 사고를 할 수 없었다. 온몸에 힘이 빠진 나는 그저 멍하니 자지를 빨아대는 미사를 지켜만 보았다.

“하아, 자지… 츄릅, 츄, 츄웃, 하아… 꿀꺽, 하아앙… 자지 좋아… 아실의 자지… 너무 사랑스러워. 아아앗!”

미사는 키스를 할 때보다 훨씬 더 추잡한 소리를 내면서 쉬지 않고 남자에게 봉사했다. 그리고 두 손을 자신의 보지로 가져가 자위까지 하면서 남자의 자지를 만끽했다. 당연하게도, 미사는 지금 발정하고 있었다.

“아아… 이 좋은 걸 공주님만 받고 있었다니… 너무하군요. 미사님의 가느다란 손가락, 작은 입, 그리고 부드러운 혀까지… 모든 것이 완벽합니다. 이 보다 더한 쾌락은 찾기 힘들 정도예요.”

그리고 남자는 미사의 혀놀림에 감탄을 하면서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았다. 이 세상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미사의 애무를 굳이 나한테 설명하면서 말이다.

짜증나… 잔뜩 약이 오른 나는 모든 것을 포기한 채 고개를 숙였다.

“그런데 공주님. 실은 저는 여기서 훨씬 더 기분 좋아지는 법을 알고있습니다. 공주님은 혹시 그게 뭔지 아시나요? 힌트는 공주님은 절대 그것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나를 보고도 남자는 나를 놀리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그, 그만해… 설마, 아니지?”

“하하. 설마가 사람잡는 법이지요.”

직접 보여주겠다는 말과 함께 미사의 입에서 자지를 뽑아낸 남자가 얌전히 바닥에 누웠다. 그러자 미사의 침으로 잔뜩 더럽혀진 남자의 자지가 나의 바로 앞에서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았다. 그 충격적인 자태에 정신이 팔려 눈을 떼질 못하고 있자, 어느샌가 알몸이 된 미사가 다가와 남자의 자지에 자신의 보지를 갖다댔다.

“아아… 아, 안돼. 미사, 멈춰… 제발… 제발!”

“헤헤… 리제. 잘 봐. 이제부터 아실이랑 섹스를 할 거야. 리제는 잘 모르겠지만 사실 섹스는 엄청 기분 좋은 거거든… 내가 가버리는 모습을 놓치지 말고 지켜봐줘.”

그 모습에 당황을 한 내가 그만둬달라고 미사에게 애원했지만 미사는 나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그 대신 미사는 오히려 내게 자신의 섹스를 지켜봐달라고 요구하고는 내 대답을 듣기도 전에 허리를 내려 남자의 자지를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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