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로인 네토리-146화 (145/428)

〈 146화 〉 로맨스 판타지(31)

* * *

나는 리치의 저주를 핑계삼아 공주를 방에서 내보내고 미사라는 개 수인과 단둘이서 방 안에 남았다. 물론 그 과정에서 자기도 남아 있으려고 하는 공주의 저항도 있었지만 미사의 만류 덕에 그녀를 무사히 밖으로 보낼 수 있었다.

‘괜찮아! 이 사람 나보다 약해. 히힛. 그리고 저주가 퍼질 수도 있다잖아! 리제는 얌전히 나가서 기다리고 있어!’

혹시 말을 듣지 않으면 어떡하나 고민을 했었는데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다. 그만큼 둘 사이의 신뢰가 굳건한 듯 보였다. 고맙게도 말이다.

“그럼… 아, 미사님이라고 불러도 될까요?”

“응!”

“미사님, 그럼 환부를 보여주시겠어요?”

원하는 대로 둘만 있게 된 나는 의사 행세를 하며 그녀를 진료의자에 앉힌 후 그녀의 속살을 보여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당당하던 개 수인이 이제서야 부끄러움을 느꼈는지 얼굴을 붉히며 조심스럽게 옷을 걷어 올렸다.

“으음, 붕대를 너무 험하게 감아놓으셨군요. 우선 이것부터 풀어드리겠습니다.”

“햐앗?! 내, 내가 해도 되는데?”

“아니요. 이건 의사가 할 일입니다.”

예상외로 수인의 몸은 인간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붕대를 조금 벗겨내자 드러나는 미사의 복부에선 짐승의 털 같은 건 찾을 수 없었다. 아무래도 여기 세계관의 수인은 인간 몸에 귀나 꼬리만 달아놓은 설정인 듯했다. 개인적으로 퍼리는 취향이 아니었기에 무척 만족스러운 미사의 모습이었다.

“하으읏, 너무 가깝잖아… 내가 한다니까.”

“얌전히 있으세요. 자칫하면 상처가 덧납니다.”

“햐앗! 귀 바로 옆에서 말하지 마!”

과연 장식은 아니구나. 아무렇지 않은 척 그녀의 귀 근처에서 작게 소근거렸더니 그녀의 강아지 귀가 파르르 떨렸다. 이거 좀 귀엽네. 뭔가 수인의 매력을 알 거같았다.

“아, 죄송합니다. 미처 신경쓰지 못했네요.”

“조심하라구… 그리고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해! 빨리빨리 벗기라고!”

“저주가 퍼지는 걸 중화하면서 붕대를 푸는 거라 시간이 조금 걸립니다. 민망하시겠지만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하, 하나도 안 민망하거든? 그냥 팔이 저려서 그런 거야…”

센 척 하기는. 귀여움 덩어리네 얘. 입으로는 거칠게 말해도 내 손이 몸에 닿을 때마다 움찔움찔 거리는데, 그럴 때마다 강아지 귀도 쭈뼛쭈뼛 거려서 무척 재밌다. 이거… 왜 판타지 세계관에서 수인 노예가 많은지 알 거같은데? 확실히 가지고 노는 맛이 있다.

“으음… 생각보다 심각하군요. 리치의 저주가 상처의 재생을 막고 상처를 부패시키고 있습니다. 웬만한 생명력이 아니고서야 이렇게 버티지도 못했을 건데… 아픈 기색도 하지 않으시다니 대단하십니다. 과연 공주님의 호위 기사군요.”

“흐, 흥. 이런 거 따끔따끔하기만 하지 딱히 아프지도 않아.”

“역시! 대단하십니다!”

“아무 것도 아니라니까! 흐흥…”

이것 좀 봐. 말로는 별 거 아니라면서 귀는 자랑스다는 듯이 펄럭이고 있잖아. 완전 귀엽다니까? 나도 한 마리 키우고 싶네. 세실리아한테 얘기해서 결혼하면 수인 하나 기르는 것도 괜찮을 거같다.

“그럼 이제 본격적인 진료를 시작하겠습니다.”

“…으응.”

그녀의 상처는 확실히 심각했다. 수인 특유의 재생력이 부패의 저주와 맞물려 환부가 부글부글 거리고 있는데 정말 끔찍했다. 대단하다는 나의 말은 절대 빈말이 아니었다. 나였으면 아무런 말도 못하고 끙끙대기만 했을 텐데… 약간은 존경스러울 정도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치료가 안 되는 건 아니었다. 왕도용사물에서 얻은 힐 스킬은 무적이거든. 신이 내린 저주도 치료할 수 있는 스킬인데 이깟 저주 하나 치료하지 못할까. 나는 미사가 앉아있는 진료의자를 뒤로 눕힌 다음에 손을 뻗어 그녀의 상처를 어루만졌다.

“햐아아아앙!”

그러자 귀엽고 날카로운 고음이 아래에서 터져나와 내 귀를 아프게 했다.

“미사님! 괜찮으십니까?”

“……깜짝 놀랐잖아! 말을 하고 만지란 말야!”

설마 내가 바로 상처를 만질 거라곤 생각을 못했는지 방심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수치스러운 모습을 보인 그녀는 두 손으로 빨개진 얼굴을 가렸지만 축 처진 두 강아지 귀는 숨기지 못했다. 많이 부끄러웠구나. 나는 소리없이 웃으며 그녀의 배에서 손을 뗐다.

“죄송합니다. 빠르게 치료를 하고 싶은 마음에 그만…”

“그건 고맙지만… 그래도 말을 먼저 하라구…”

“하하. 알겠습니다. 앞으로는 주의하겠습니다.”

그런데 만지는 건 딱히 문제가 없구나? 아무리 치료를 위해서라지만 여자의 속살을 만지는 건데, 공주도 그렇고 지금 만져지고 있는 미사도 그렇고 내 치료방법에 아무런 저항이 없었다. 그만큼 절실해서 그런가? 나 아니었으면 평생 치료받지 못하고 고통받아야 했을테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나를 믿어보는 걸지도 몰랐다.

으음… 그러면 이대로 즐겨도 큰 문제는 없겠지?

나는 성감자극을 활성화시킨 후 조심스럽게 그녀의 하복부를 건드렸다.

***

사실 아카데미에 있는 동안은 딱히 다른 여자들을 건드릴 생각은 없었다. 세실리아도 있는 데다가 계속 대주는 아리아 멜츠도 있고 이제 원할 때면 언제든지 따먹을 수 있는 루이나 오베르도 있는데, 굳이 그녀들보다 수준 낮아보이는 여자들을 건드릴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 같은 경우는 예외지. 이런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됐다. 수인에다가 공주의 호위 기사인데 쉽게 만나기 어렵잖아. 이렇게 치료를 할 수 있는 상황도 드물고 말야. 따라서 즐길 수 있을 때 즐기는 게 맞았다.

“헤으으… 하아… 이, 이거 치료 되고 있는 거 맞아…?”

“맞습니다. 조금씩이지만 확실히, 치료가 되고 있습니다. 이제 여기랑 여기는 만져도 안 아프지 않습니까.”

“햐앙! ……말하고 만지라니까!”

다만 끝까지 갈 수 있느냐가 문제인데… 그건 내가 노력하기에 달렸겠지. 아무 문제 없이 따먹고 깔끔하게 헤어지는 게 쉬어보이진 않지만, 성감자극이 있기에 가능은 해 보인다. 일단 벌써 이렇게 헐떡이고 있거든? 조금 더 격렬하게 만져주면서 몇 번 보내고 나면 박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아, 죄송합니다. 그러면 먼저 말하겠습니다. 지금까진 상처에서 저주가 흘러나오는 걸 막았으니 이제부턴 이미 흘러나온 저주들을 치료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상처 주변 부위들을 만져야 하는데 부위가 부위인지라 약간은 민망한 곳도 건드려야 하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하우우… 알았어…”

“그러면 우선 허벅지 안쪽부터 치료를 시작하겠습니다.”

“자, 잠깐만! 거기까지 저주가 퍼진 거야?”

“그렇습니다. 하복부 주변은 이미 다 퍼졌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제가 오래 걸린다고 이야기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어쩔 수 없네 그러면…… 햐아앙! 뭐, 뭐하는 거야! 이 변태야!”

“말했잖습니까. 허벅지 안쪽을 만진다고.”

“그렇다고 옷, 하으… 안에 손을 집어 넣는 게… 햐앙! 어딨어!!”

어딨기는 여기 있지. 허락도 받았는데 옷 위로 만질 순 없잖아. 미사가 입고 있는 헐렁한 반바지 속으로 손을 넣어주자 그녀가 크게 화를 냈다. 조금 성급했나? 그래도 말만 저렇게 하지 치료를 거부하지는 않는 걸 보니 큰 문제는 없어 보였다.

안심한 나는 그녀의 허벅지를 최대한 부드럽게 만져주면서 태연하게 그녀에게 되물었다.

“치료를 위해선 어쩔 수 없습니다. 이 방법이 아니라면 미사님께서 바지를 벗으셔야 하는데 그 편이 낫겠습니까?”

“뭣?! 그, 그건… 하우우… 아니지만…”

“그렇다면 계속 치료를 이어가겠습니다.”

역시 의사 일은 치트키라니까. 미사는 끝내 저항하지 못하고 자신의 바지 안에서 날뛰는 내 손을 받아들였다. 고개를 들어 힐끔 그녀의 귀를 쳐다보니 내 손길에 맞춰 움찔움찔 거렸다. 나는 그 모습을 만끽하며 조금씩 천천히 보다 안쪽으로 손을 집어 넣었다.

“저기… 하아… 거기는…”

“하복부 주변은 다 퍼져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당연히 여기도 치료가 되어야 합니다.”

“그치만… 거기는… 안되는데…”

“…미사님?”

“햐아앙… 안되는데… 하아…”

그런데 미사의 표정이 이상해졌다. 마침내 팬티에 도착한 내 손이 그녀의 허벅지와 팬티 사이를 애무하다가 은근슬쩍 팬티 아래를 침범하자, 미사의 갈색 눈동자가 빨개지면서 그녀의 동공이 풀렸다.

깜짝 놀란 내가 관측을 통해 그녀의 상태를 확인해보자,

[상태이상: 발정]

미사가 발정났다는 정보가 담긴 반투명 창이 나타났다.

아니 뭐 제대로 만져주지도 않았는데 벌써? 수인이라서 그런 건가? 발정기라도 온 상태인 건지 함락되는 속도가 장난이 아니었다. 이거 이러다가 첫날부터 바로 끝까지 갈 수 있겠는데?

박을 생각에 신이 난 내가 팬티 안으로 과감히 손을 집어넣자 그녀가 허리를 튕기며 야릇하게 소리쳤다.

“햐아앙! …리제가 만져주는 것보다 훨씬 좋아아…!”

…아니,이건 또 뭔데.

* *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