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1화 〉 로맨스 판타지(26)
* * *
아리아 멜츠… 귀여운 얼굴과 밝은 성격으로 남주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사랑스러운 캐릭터. 그리고 순진하고 순수한 모습으로 독자들의 애정 역시 듬뿍 받는 원작의 주인공.
그 아리아 멜츠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안그래도 짜증나 죽겠는데 왜 얘의 얼굴을 봐야하는 거야. 내걸 다 뺏어 갈 앤데… 가 아니네? 남주들이 게이가 된 이상 아리아 멜츠가 남주들과 이어질 일도 없으니 그녀를 마냥 미워할 이유도 없었다.
오히려 요새 정이 뚝 떨어진 시우를 얘한테 넘길 수 있다면… 그녀는 고마운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그 남자랑 이어지는 거지… 가 아니야! 아, 진짜… 그만 좀 떠올랐으면 좋겠다.
“만나서 반가워요, 루이나 양! 그날 이후로 처음이죠?”
“어머, 저희가 웃으며 인사할 사이는 아닌 거같은데 말이죠.”
“죄송해요! 그때는 제가 제정신이 아니었거든요. 루이나 양한테만 말씀드리는 건데… 사실 저 조종당하고 있었어요!”
“……네?”
***
말도 안돼. 이걸 정말 믿어도 되는 걸까…?
비밀로 할 것을 맹세한 후 아리아 멜츠에게 들은 이야기는 정말 충격적이었다. 아직까지 손이 떨릴 정도다. 그 마녀한테 그런 비밀이 있었다니…
그녀의 말이 사실이라면 원작에서 세실리아 아실이 미쳐 날뛴 것도 설명이 됐다. 사랑하는 남자가 자살을 했으니 정신적으로 무너진 거겠지. 그리고 그 학살은 어떻게 보면 하나의 복수였을 거다. 그를 자살로 이끈 건 왕도의 귀족들이었으니까.
물론 어디까지나 아리아 멜츠의 폭로가 사실일 경우의 이야기다. 부녀근친이라니… 쉽게 믿기 힘든 소리잖아.
“……”
하지만…
왠지 믿음이 간다.
그 마음… 알 거같거든.
너무나 평화롭고 행복한 세상에서 나 혼자만이 끔찍한 외로움을 느낄 때 내게 다가와 내 편이 되어준다면… 그렇게 내 힘이 되어준다면… 그 사람을 좋아할 수밖에 없잖아.
그게 피가 섞인 가족이든 나이 차이가 나는 아저씨이든 간에 말이다.
고통이 큰 만큼 생겨난 애정도 컸을 거고 그렇게 자라난 애정은 혈연이라는 장애물 따위 가볍게 집어삼켰을 거다.
다만… 보답받을 수 없는 사랑이잖아? 상식적으로 딸을 여자로 사랑할 순 없을 테니까 말야. 그래서 그 사랑이 곧 집착으로 바뀐거겠지.
그렇다면 아리아 멜츠의 이야기도 사실일 가능성이 높았다.
“후우…”
그래도 말야. 그렇다고 사람 마음을 조종하는 건 반칙이지. 그렇게 받는 사랑은 가짜인 거잖아. 너는 그걸로도 좋은 거야? 사랑의 묘약 따윈 결국 모든 걸 망칠 뿐이라고!
…내가 이렇게 조언할 사람은 아니지만 말이다. 아, 갑자기 현타오네. 모솔이 무슨 조언이야. 믿기 힘든 얘기를 들었더니 그만 감정적으로 격해지고 말았다.
에휴… 빨리 치료나 받으러 가야지.
이런저런 생각이 들긴 했지만 어차피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다. 나는 그 남자에게 관심도 없고 아리아 멜츠의 부탁을 들어줄 생각도 없다.
사람의 마음을 조종하는 못된 마녀를 같이 처단하자니… 불가능한 소리잖아. 붙으면 그냥 끔살이라고 끔살. 너가 원작을 안 봐서 모르나 본데 걔 진짜 미친년이라니까? 지금은 뭔 암시 같은 귀여운 마법을 쓰고 있지만 사실 대학살이 가능한 무서운 마법을 쓸 줄 아는 진짜 마녀란 말야…
거기다 너야 원작대로 정령왕이랑 계약을 했으니 어떻게든 살아남을 순 있겠지만 나는 평범한 사람이라구… 기껏 시한부 인생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는데 이렇게 목숨을 날리고 싶진 않다.
그런데… 궁금하긴 하네.
‘루이나 양도 무언가 숨기고 있는 힘이 있는 거죠? 저도 다 알고 있다구요! 루이나 양은 저와 다르게 마녀의 암시에 걸리지 않으셨으니까요! 그러니… 부디 그 힘을 써서 저를 도와주시겠어요?’
정말 나도 모르는 무언가가 나한테 있는 건가?
나는 원작과 현생의 삶을 회상하며 루이나 오베르가 가진 능력을 알아보려 했지만 양호실에 도착할 때까지 알아낼 수 없었다.
***
“그럼 치료를 시작할게.”
“네. 오늘도 잘부탁드려요.”
가족도 애인도 아닌 남자 앞에서 옷을 벗고 알몸이 되는 건… 몇 번을 해도 적응이 안된다. 치료를 위해서긴 하지만 부끄러운 건 어쩔 수가 없다. 유두가 발기한 거랑 보지가 젖어있는 걸 매번 보여줘야하잖아…
남자는 생리적인 현상이니 다 이해한다며 절대 오해하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얘긴 했지만 솔직히 믿음이 가질 않는다. 입장바꿔서 내가 치료해주는 상황이라면 매번 발기해있는 남자를 보고 변태라고 생각했을 거거든. 그러니 남자도 속으로는 ‘생긴 거랑 다르게 음란하네’ 따위의 생각을 하고 있을 거다.
후우… 내 몸이 밉다.
읏, 시작됐구나.
남자의 크고 두터운 손이 내 허벅지를 어루만지자 적당히 따뜻한 그의 체온이 느껴져서 단번에 기분이 좋아졌다. 딱히 성감대가 아닌데도 말이다. 그 탓에 안그래도 젖어있던 보지가 더욱 축축해졌다.
정말이지… 안대를 쓰고 있어서 다행이다. 어이없어 하는 그의 표정을 보게 된다면 자살이 마려웠을 거다.
꺗, 가슴을?!
…맞다, 가슴은 계속 주무른다고 했었지.
왜 한 손으로만 만지나 했더니 남은 한 손으로는 내 가슴을 건드렸다. 그런데… 만지는 손길이 너무 상냥하잖아. 첫날의 난폭했던 그것과는 너무나 달랐다. 이것도 세실리아 아실의 영향인 걸까? 자기 말고 다른 여자에게는 음란한 짓을 하지말라는 암시를 건 걸지도 몰랐다.
그때가 훨씬 기분 좋았는데… 조금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지금처럼 부드럽게 만져지는 것도 좋지만 어딘가 부족했다.
아래쪽만 그렇게 만지지말고 조금 더 세게 꽈악 쥐어짜듯이 만져주면 안될까? 그리고 은글슬쩍 유두를 건드리면서 나를 애태우다가 갑자기 유두를 꼬집는 거야. 엄청 짜릿할텐데…
아 제발… 이래서 더 욕구불만이 생기는 거란 말야.
하지만 이 남자가 독심술사도 아니고 암시도 걸린 상태인데 유두를 만져줄 리도 없… 꺄앗?!
하아… 이, 이거야! 하앙… 이렇게 손가락으로 비벼지는 거 좋단 말야… 하아…
텔레파시가 통한 걸까? 역시 이 남자는 나랑 잘 맞는 거같아… 하아… 기분 좋아. 여기서 멈추지 말고 반대쪽도 제발… 하읏! 그, 그래 그렇게… 두 손으로 빙글빙글… 하앙… 너무 좋아…
하아… 흐앙! 시, 싫어. 거기는 싫어. 계속 만져달란 말야. 멈추지 마… 흣, 하아… 이왕 만진 김에 갈 때까지 해주지 너무 치사하잖아….
가슴을 애무하던 두 손이 조금씩 아래쪽으로 내려가자 거대한 아쉬움과 허무함이 느껴졌다. 치료가 되며 미세하게 남아있던 통증이 완전히 사라진 건 좋았지만… 채워지지 않은 욕망에 애가 탔다.
그러나 곧 남자의 손이 허벅지 안쪽에 도착하자 묘한 기대감에 허리가 움찔거렸다. 혹시… 이대로 만져주는 거 아닐까? 정말 오랜만에 유두도 만져줬잖아. 저주 증세가 조금 심했던 거 아닐까? 그래서 보지도 만져야 하는 거 아닐까?
제발… 그렇잖아. 그래야 하는 거잖아.
핥아주는 것까진 바라진 않을 테니까 클리를 만져주면 안될까? 그리고 제대로 갈 수 있게 보지 안쪽도 긁어주면 안될까? 하아… 진짜 여자를 이렇게 애태우게 만들고… 완전 나쁜 남자야.
하앙! 핫, 하아… 읏?! 정말…? 하아…
진짜 마음이 통하는 건가? 아니면 이게 나도 몰랐던 내가 가진 힘? 마음속으로 강하게 빌자 그가 내 소망대로 내 보지를 건드렸다. 이번에도 무척 상냥하고 부드러운 애무였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역시… 내 손가락이랑은 달라. 남이 만져주는 게… 이 남자가 만져주는 게 훨씬 좋아… 하앙… 이렇게 내가 약한 부분만 만져준단 말야… 하아아아앙!
천천히 보지 안을 쑤셔주는 남자의 손가락에 질벽이 애무당하자 드디어 그토록 원하던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었다. 동시에 조수를 내뿜게 되었지만 민망함을 느낄 겨를은 없었다. 그저 쉬지않고 계속해서 애무를 이어갔으면 하는 생각만 들었다.
그리고 이왕이면… 애무 보단 그날 하려다 멈췄던 게 더 좋았다.
그거… 분명 자지였잖아. 손가락 보다 크고 화상 입을 정도로 뜨거웠던 그거, 보지에 갖다대고 입구를 뚫고 박으려던 그거, 자지였잖아.
그 자지 다시 꺼내서… 여기, 보지 안으로 넣어주면 안될까? 처음이지만… 괜찮아. 치료니까. 그래 어디까지나 치료잖아. 섹스가 아니야.
암시에 지지마. 음란한 짓이 아니야. 그냥 치료라니까? 제발 넣어줘… 넣기 좋게 젖어있잖아. 엄청 기분 좋을 걸? 너도 좋고 나도 좋은 일이야… 그러니 제발… 하아… 제발…
이렇게 부탁하잖아. 들리진 않겠지만… 넌 내 속마음을 들을 수 있잖아. 우린 통하는 사이잖아. 이게 내 능력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들린다면 제발 이대로 박아줘!
“저기 루이나 양…?”
…으응? 뭐지?
짜릿한 쾌감에 정신없이 헐떡이고 있는데 갑자기 남자가 내가 쓰고 있는 안대를 벗기더니 당황한 표정으로 내 이름을 불렀다.
“치료 중에 너무 그렇게 유혹하지는 말아줄래? …그런 기분이 드는 건 이해가 가지만 그래도 루이나 양은 처녀잖아. 자기 몸을 소중히 해야지.”
설마… 아, 아니지…? 제발 거짓말이라고 해줘…
“만져달라느니 박아달라느니 하는 말은 조금 참는 게 어떨까?”
나 그만 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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