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1화 〉 노예 파티의 주인이 되었다(24)
* * *
함께 사랑을 속삭인 이수빈도,
알게모르게 마음이 갔던 한설아도,
팬으로서 응원했던 엘리스도,
모두 덕배에게 질내에 사정을 받았다.
“하아… 주인님의 정액이 가득해애…”
“언니, 저도요… 헤헤… 섹스란 건 정말 좋은 거였네요.”
“아니, 꼭 그렇지만은 않아. 솔직히 시우랑 할 때는 정말 별로였거든.”
시우에겐 너무나도 괴로운 일이었다.
엘리스까진 이해가 갔다.
열성팬까진 아니었기에, 이상성벽에 실망은 했어도 남자친구와 섹스를 한다는 것에 불만 같은 건 전혀 없었다.
그러나 한설아는 달랐다.
명백히 썸을 타는 관계였는데도, 강간을 당한 주제에 기뻐하며 섹스에 빠진 걸 보니 어이가 없고 화가 났다.
그리고 이수빈은 충격적이었다.
여전히 서로 사랑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시우와의 경험을 비웃으며 덕배에게 아양을 떠는 모습이 정말 불쾌했다.
화가 났다. 그녀들에게도 화가 났고 덕배에게도 화가 났다.
하지만 그것 이상으로 자신에게 화가 났다.
어리석게도 또 호구처럼 배신을 당했다.
그 사실이 시우를 정말로 힘들게 만들었다.
‘젠장… 젠자앙…!’
속이 뒤틀렸다.
다리가 부들부들 떨렸다.
당장이라도 이 괴로운 현장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러나 시우 역시 그의 ‘노예’였기에 명령에 따라야만 했다.
터벅터벅
바닥에 누워 거칠게 숨을 쉬고 있는 그녀들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들어 그녀들의 얼굴을 화면에 담았다.
모두가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뭐냐고 정말…’
‘엘리스… 아이돌이 이렇게 음란한 표정을 지을 줄이야…’
‘설아야… 너 나를 좋아한다고 했잖아… 나랑 사귀려고 했잖아…’
‘수빈아… 나랑 할 때는 한 번도 그런 표정을 지은 적 없잖아…’
굴욕적이었다.
자신은 본 적도 없는 그녀들의 암컷이 된 얼굴에,
남자로서의 자존감이 부서졌다.
특히 처음 보는 이수빈의 모습이 치명적이었다.
서로의 첫경험을 함께한 그녀는 자신과 달리 섹스를 좋아하지 않았었다.
그럴듯한 분위기에도 적당한 애무하는 선에서 끝이었다.
그 때문에 시우가 그녀 몰래 뒤처리를 해야할 정도였다.
그러나 시우는 이제서야 알게되었다.
그녀는 섹스를 싫어하던 게 아니었다.
그녀가 싫어하던 건 자신과의 섹스였다.
‘젠장… 수빈아…’
시우는 극심한 패배감을 느꼈다.
손에 힘이 빠져 스마트폰이 아래로 내려갔다.
그러자 그녀들의 보지가 화면에서 보이기 시작했다.
덕배의 정액으로 마킹이 끝난 보지들 말이다.
시우의 기분이 울적해졌다.
그러나 멈출 수 없었다.
명령을 들은 시우가 화면을 클로즈업했다.
“잘 찍어야 해! 주인님께 사랑을 받았다는 증거니까!”
“헤헤… 오빠 잘 부탁드려요!”
“후후… 시우야 잘 봐. 주인한테 질내사정 당한 내 보지를…”
세 명의 여자들은 스스로 보지를 벌려,
질내에서 흘러나오는 덕배의 정액을 자랑했다.
시우가 알던 순수한 그녀들의 모습과는 달리,
무척이나 음란하고 음탕한 암컷의 자태였다.
“보여? 안쪽까지 정말 가득해… 분명 우리 모두 임신할 거야…”
“아아…! 언니! 정말 그랬으면 좋겠어요!”
“푸흐흐… 어차피 될 때까지 주인님이 박아주실 거야. 임신하는 거는 기정사실이라는 거지.”
셋은 덕배의 정액을 느끼며 임신을 바랐다.
그 광경에 시우가 버티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시우야… 고마워.”
하지만 갑작스러운 이수빈의 감사에 감았던 눈을 뜨고 말았다.
‘……뭐?’
그녀는 당황하는 시우를 보고 씨익 웃더니,
나지막이 막을 이었다.
“후후, 네 덕분에 우리 모두 이 남자의 노예가 될 수 있었어. 정말 고마워.”
그러자 시우의 모든 것이 무너져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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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냐 나?
진짜… 개똥멍청이인가?
“으아아아악!”
4P 플레이 도중 나는 S등급이 달성되었다는 알림을 받고,
강제로 현실로 복귀했다.
“아오! 이 빡대가리가!”
마지막 튜토리얼의 보상도 받지 못하고 말이다.
“섹스에 미친 새끼가아아악!”
분명 생각했었는데… 그것 때문에 이수빈이 함락됐다는 건 나중에 알릴 생각이었는데… 당장의 섹스에 눈이 멀어서 깜빡 해버렸다.
“진짜… 병신새끼…”
너무나도 바보 같은 판단이었다.
튜토리얼의 요정이 친히 알려준 정보, 3차 튜토리얼의 보상이 훌륭하다는 것, 그 정보를 받고도 이렇게 날렸으니 나는 정말 빡대가리인 게 분명했다.
에휴…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이미 일어난 일이고 되돌릴 수는 없다.
반성하고 같은 실수를 안 하면 된다.
그래 그러면 된다.
그렇긴 한데…
“으아아아악! 진짜!”
화가 나는 건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그래도 얻은 게 많으니까…
그거로 위안을 삼아야지.
“후우…”
나는 크게 한숨을 내쉰 다음 이번에 얻은 보상을 정리했다.
[미션 클리어!]
[결과: S등급, 획득 포인트: 32500]
[업적달성: ‘4P 플레이’]
[클리어 특전: ‘신뢰’ 스킬]
[도전과제 클리어!]
[‘올랜덤으로 미션 달성’ – 5만 포인트]
[‘팁없이 미션 달성’ – 5만 포인트]
오우, 한번에 포인트 부자가 되었다.
이걸로 지금 보유중인 포인트가 13만 6570포인트…!
앞으로 한 번만 더 도전과제를 클리어하면,
위지혜를 만나는 데 필요한 20만 포인트를 넘길 수 있다.
오래 걸릴 거라 생각했는데… 이 정도면 금방 되겠는걸?
화났던 게 단숨에 풀렸다.
그리고 보자, 신뢰 스킬이라… 이게 또 이렇게 되네?
[신뢰 Lv. 1 – 자신보다 급이 낮은 사람들의 믿음을 얻을 수 있다.]
네토리에 꽤나 도움이 되었던 스킬인데 특전으로 얻게 되었다.
앞으로도 도전과제를 달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될게 분명했다.
저번에 얻은 스킬이 수면이란 걸 생각하면… 대박인데?
덕분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하지만 아쉬운 것도 있었다.
노예 주인이 되면서 생긴 스킬이 전부 사라진 것이다.
그 세계관에서만 쓸 수 있는 능력이라 사라질 줄은 알았지만,
혹시나 하고 기대를 했었는데 역시나였다.
날먹은 성감자극으로 만족하라, 이건가?
그래도 거기서 얻은 능력치는 사라지지 않아서 다행이다…
다행…
다…
“씨발 장난치냐! 능력치는 줘야지!! 내가 뺑이쳐서 얻은 거잖아!!!”
아니 이게 무슨, 이건 아니지.
장난이 너무 심하잖아!
그렇게 고생… 은 아니구나,
정말로 열심히… 도 아니구나,
아무튼 착실히 올린 능력치인데 그건 인정해줘야지!
상태창을 열어 스탯을 확인해보니,
어이없게도 튜토리얼 세계관으로 넘어가기 전과 다름이 없었다.
기가막히는 일이다.
“장난치냐고오오!”
화가 난 내가 소리를 지르고 발광하자,
이제는 익숙한 반투명 알림창이 나타나서 나를 진정시켰다.
[이 이상 강해질 경우 세계관, ‘로맨스 판타지’의 인물, ‘세실리아 아실’이 위화감을 느끼고 세계관의 붕괴를 일으킬 가능성이 생깁니다.]
[따라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당신의 성장이 제한됩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세계관, ‘로맨스 판타지’의 인물, ‘세실리아 아실’의 호감도가 100을 넘겨야합니다.]
[문제가 해결되면 제한되었던 당신의 능력치가 원래대로 돌아옵니다.]
이건 또 뭔…
세실리아 때문이라고?
그러니까…
내가 너무 강해져서 돌아가면, 세실리아가 거기에 의문을 가지고, 그러다가 나의 정체를 깨닫고, 혼란에 빠져 세계관을 무너뜨린다는…
그런 소리인가?
어이가 없지만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었다.
세실리아는 나를 엄청… 그… 무서울 정도로 생각하니까…
내가 달라진 걸 단숨에 알아차릴 거다.
그리고 생각할 거다.
어떻게 하루아침에 이렇게 달라질 수 있지?
내가 매일 옆에 붙어있었는데!
어떻게 나도 모르게 달라질 수 있냐고!
하고 말이다.
그러다가 나를 붙잡고… 구속시켜서…
어우, 생각하지 말자.
세실리아는 착한 애야, 그럴 리가 없어.
암, 그렇고 말고.
그냥 얌전히 시키는 데로 문제를 해결해야겠다.
요컨데 세실리아의 호감도를 100 보다 위로 만들라는 소리잖아.
그건 아주 쉽지.
돌아가서 고백하면 된다.
꼴사납게도 예전엔 그녀의 마음을 깨닫고 도망쳤었지만,
지금의 나는 옛날의 내가 아니라고.
당당하게 그녀의 마음을 마주하고 솔직하게 내 마음을 고백할 거다.
“후우… 괜히 식겁했네. 금방 해결 될 문제였잖아.”
괜히 기운만 빠진 셈이었다.
심적으로 지친 나는 밥도 안 먹고 그대로 잠에 빠졌다.
***
까똑!
“…으음…”
까똑!
“뭐야 아침부터…”
허우적거리며 스마트폰을 찾아 앱을 열어보니,
오랜만에 보는 현아의 얼굴이 보였다.
“이건… 셀카인가? 갑자기 웬셀카…”
“잠깐, 야! 현아야 너… 유두 보이잖아!”
[이현아: 좋은 아침이에요 아저씨!]
[이현아: (침대에 누운 채로 찍은 셀카)]
모르고 보낸 건가…?
그런 거겠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