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1화 〉 왕도용사물(39)
* * *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시우한테 주는 게 아까워서 내가 가진다’ 이 논리는 옳다. 시우를 위해서라도, 루이즈를 위해서라도, 이게 올바른 방향이다. 어째서 그런 지는 잘 설명을 못하겠지만 아무튼 그렇다.
그런데 문제는… 생각해보니까 이거 양다리잖아? 급발진을 한 거까진 좋았는데 소피아 생각을 하지 못했다. 소피아는 피해자들을 위해 매일 봉사를 하고 있는데 나는 양다리 걸칠 생각이나 하고 있고, 정말 개쓰레기다.
근데 또 생각을 이어가보면, 어차피 여기 하렘물이었잖아. 여기서 여자 한 둘 추가해도 소피아는 이해해주지 않을까? 이 판타지 세계에서 일부다처가 드문 것도 아니고, 소피아라면 가능할 지도 모른다.
벌컥
“오빠! 먼저 와 있었네? 아핫, 땀투성이! 오늘도 고생했구나.”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소피아 생각을 하자 소피아가 일과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나를 보더니 활짝 미소 지으며 내게 달려왔다. 참 언제봐도 기분이 좋아지는 미소다.
“너가 더 고생했지. 자, 안아줄게.”
“정말! 땀냄새! 헤헤… 그래도 평생 이렇게 있고 싶다.”
그 덕에 양심의 가책이 찔리긴 했지만, 이미 결심은 끝냈다. 뭐, 쓰레기인 적이 한 두 번인가? 거기다 허락보다는 용서가 더 쉽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나는 우리 성녀를 믿는다.
그리고 말이지, 결국은 이게 다 세계평화를 위해서다. 시우를 교육시키고 루이즈라는 든든한 조력자를 구하고 이런 행동들이, 멀리서 보면 모두 미래를 위한 노력인 거다. 아, 진짜라니까? 여신님은 저를 이해해주시죠? 음음, 여신님이 인정하시는 목소리가 들리진 않지만 귓가에 생생하다.
“오빠, 사랑해.”
“나도 사랑해 소피.”
다만, 굳이 먼저 얘길 꺼내진 않으려고 한다. 그게… 이왕이면 그냥 안 들키는 게 베스트 아닐까? 아무도 상처받지 않는 세상의 완성이라고. 그래서 일단 숨기는 데까진 숨겨볼 생각이다.
“그러면 오늘 밤도… 나 안 재울 거지?”
“당연하지.”
그러려면 오늘도 힘내야겠지. 나는 우리 성녀를 위해 바지를 내렸다.
***
“그, 그래요? 알겠습니다… 그럼 먼저 가보겠습니다.”
“음, 그럼 내일 보세.”
재밌게도 시우와 루이즈의 상황이 완전 반대가 되었다. 시우는 루이즈에게 다가가려고 하고 루이즈는 그런 시우에게 계속 철벽을 쳤다. 그 덕에 시우는 하루종일 우울해했지만 루이즈는 끝까지 철벽을 거두지 않았다.
“그대가 말하지 않았나, 대비효과라고. 이대로 거리를 두다가 어느 날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면 분명 효과가 있을걸세. 안 그런가?”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안다는 사람이 바로 루이즈님이군요. 과연 현명하십니다!”
“흠흠! 그 정도까진 아닐세.”
이렇게 기특할 수가. 내가 루이즈에게 태도를 바꾼 이유를 묻자 그녀가 흐뭇한 대답을 해주었다. 이제 시우가 그녀의 초대를 받을테니, 교습 시간이 없어지거나 줄어들면 어떡하나 고민이었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 아무래도 루이즈는 교습에 진심인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나도 진심으로 가야 그게 예의지.
“그러면 바로 숙제검사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자, 이제부턴 100% 함락만을 위한 교습시간이다.
====
====
교습 OO일차
저는 오늘 그가 보는 앞에서 자위를 했습니다. 그가 알려준 대로 클리토리스라는 것을 애무하며 절정에 이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어젯밤엔 가버리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그가 앞에 있어서인지 끝까지 가버릴 수 있었습니다.
(우으… 그런데 굳이 이런 말투로 적어야하는가? 제3자에게 보고하는 느낌이 들어서 굉장히 부끄럽다만… 우선 오늘은 시키는 대로 하겠다만 이걸 본다면 부디 재고해주게.)
제가 오르가즘을 느끼자 그가 잘했다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치욕스러웠지만 동시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어렸을 적 아버님께서 칭찬을 해주실 때가 생각이 나 그리우면서도 씁쓸했습니다.
그 다음은 남자의 성기에 익숙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늘도 그가 성기를 꺼내 제 얼굴 앞에 들이댔습니다. 여전히 징그럽고 불쾌한 모습에 두려웠지만 오늘은 용기를 냈습니다. 그의 말에 따라 천천히 손을 뻗어 성기를 손에 쥐자 두근거리는 맥박이 느껴졌습니다.
뜨겁고, 단단하고, 요동치고, 저는 또 하나의 생명체가 제 손 안에 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자 호기심이 생겨 두려움이 가셨습니다. 같은 사람인데도 남녀의 성기가 이렇게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어느새 남자의 성기에 익숙해진 제가 이리저리 성기를 살펴보니 그가 이번엔 남자가 자위를 하는 방법을 알려주었습니다. 저는 그가 시키는 대로 성기를 잡고 위아래로 흔들었습니다.
처음엔 재미없고 무의미한 행동이라고 느꼈지만 조금씩 그가 반응을 해주자 어째선지 흥미가 생겼습니다. 귀두 끝을 애무한다든가 고환을 만지작거려 준다든가 입김을 불어넣는다든가 하면 그가 신음소리를 내는 게 재밌었습니다.
남자도 자위로 기분이 좋아지는구나, 그리고 내 손으로도 이렇게 흥분을 하는구나 라고 생각하니 즐거워졌습니다. 이제서야 그가 제 성기를 애무할 때 그렇게나 행복한 미소를 짓는 이유를 알게됐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에 그가 사정을 했습니다. 저도 배운 게 있기에 남자의 사정행위가 어떤 것인지는 알고 있습니다. 임신만을 위한 정액이 그의 성기에서 뿜어져 나와 제 얼굴을 더럽혔습니다.
굴욕적이었습니다. 순간, 그에게 지배당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굉장히 불쾌했고 수치심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러면서 온몸이 오싹거렸습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그가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묘한 안정감이 느껴졌습니다.
모순된 감정에 제가 혼란을 느끼고 있자 그가 그의 성기를 제 입안에 넣고말았습니다. 충격적인 상황에 깜짝 놀라 제가 어쩔 줄을 몰라하자 그가 계속해서 제 머리를 쓰다듬으며 성기를 빨 것을 요구했습니다.
알고보니 남자가 사정을 했을 때 여자가 입으로 청소를 해주는 게 매너라고 합니다. 하마터면 그에게 못난 모습을 보일 뻔했기에 저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그의 성기를 빨아주었습니다.
그런데 예상외로 그의 성기와 정액은 맛있었습니다. 원래 남자라면 다 그런 것인지 아니면 그가 특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저에겐 좋은 일이었습니다.
제가 청소를 끝내자, 그가 제 얼굴에 묻은 그의 정액을 손가락으로 닦아내고는 그 상태로 제 성기를 만졌습니다. 그러고는 오늘은 어제와 달리 질내를 건드려주는 자위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하읏, 아앙…”
***
루이즈는 남자가 요구한 보고서를 작성하다가 결국 견디지 못하고 자위를 시작했다. 보고서를 쓰기 위해 오늘의 교습을 돌이켜 보자 몸이 달아올랐기 때문이다. 그만큼 오늘 있었던 교습은 야릇하고, 또한 아찔했다.
“하아…”
그녀는 오늘 남자가 가르쳐준 대로 손가락을 조심스럽게 질내에 넣어 질벽을 부드럽게 애무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남자가 만져줄 때보단 그 쾌감이 덜했다. 분명 같은 부위를 만지는데도 그때처럼 만족스럽진 못했다.
“하아앙… 그대의 손가락이 필요, 하으읏!”
불완전 연소한 그녀에겐 오늘 그녀의 보지를 쑤셔주던 남자의 단단한 손가락이 필요했다. 아니, 하다못해 그라는 존재가 필요했다. 절정에 이르지 못하고 아쉬움에 허덕이던 어젯밤과 달리 오늘 그녀는 남자 앞에서 자위로 갈 수 있었다. 따라서 지금도 남자가 앞에 있다면 그녀는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대여… 나를 봐주게. 이런 내 모습을… 하아…”
그래서 루이즈는 남자가 눈앞에 있다고 상상하고 자위를 이어갔다. 남자가 자신의 성기를 빳빳이 세운 채 그녀를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하며 보지를 애무했다. 그러자 정말로 조금씩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그대가 말한대로 자위를 하고 있네. 여기를 보게… 하앗, 아… 손가락을 두 개나 넣어서, 하읏… 만져주고 있다네.”
기세를 탄 루이즈는 상상 속의 남자 앞에서 다리를 벌렸다. 그리고 허리를 들어 그에게 보지를 들이밀었다. 실제로는 절대 할 수 없는 행동이었지만 상상이기에 할 수 있는 행위였다.
“어떤, 하앙! 어떤가… 잘 하고 있지 않은가아앙!”
그것은 효과적이었다. 아까와는 비교도 안되는 쾌감이 루이즈에게 밀려왔다. 보지에선 애액이 흘러넘쳐 질척거렸고 그녀의 손은 점점 더 빨라졌다. 쾌락에 빠진 그녀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져갔다. 그에 맞춰 눈앞의 남자도 반응을 보였다. 남자는 루이즈를 쳐다보며 자위를 하기 시작했다. 그도 그녀처럼 기분이 좋아보였다.
“하아, 하아아앙! 가, 가버려어어어!”
그 사실에 만족하며 루이즈는 성대하게 가버렸다. 동시에 남자도 그녀를 향해 사정했다. 그러고는 그녀에게 다가와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루이즈는 그의 손길을 즐기며 청소를 위해 남자의 자지를 입에 물었다.
“하아… 그럼, 츄으읍… 핫? 무어라?! 나, 난 대체 무엇을…?!”
그리고 뒤늦게나마 그가 자신의 상상임을 깨달았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