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 왕도용사물(37)
물건 속 남녀의 성행위가 끝났지만 루이즈는 그 여운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질내사정당한 여자의 보지가 계속해서 눈 앞에 아른거려 그녀의 심장이 쿵쿵쿵쿵 빠르게 뛰었다. 그에 맞춰 그녀의 몸이 달아올랐고 그녀의 숨소리가 점차 거칠어졌다. 루이즈는 저도 모르게 자신의 허벅지를 비벼대기 시작했다.
“하아…”
남자는 그 장면을 보고 씨익 웃더니, 천천히 자신의 손을 가져가 그녀의 허벅지를 어루만졌다.
“꺄앗!”
“하하. 루이즈님, 어떠셨습니까?”
“그… 견디기 힘들만큼 민망하다만.”
루이즈는 생각지도 못했던 남자의 손길에 비명을 지르며 부끄러워했다. 그러나 남자는 그녀의 허벅지에서 손을 떼질 않았다. 오히려 당당한듯 자신의 말을 이어갔다.
루이즈는 짧은 숏팬츠를 입고 있었기에, 지금 남자는 그 어느 것으로도 가려지지 않은 그녀의 맨 살결을 만지고 있는 중이었다.
‘어, 어어어어, 어째서…?!!’
남자의 두꺼운 손은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했고, 다정하면서도 격렬했다. 그리고 화면에서 보이던 것처럼 끈적하고 음란했다. 이는 숫처녀인 루이즈가 견디기엔 너무나도 커다란 자극이었다.
‘우으으…’
그렇기에 당황한 그녀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했다. 머리 속이 하얘진 루이즈는 남자의 인형이 된 듯 가만히 그의 손길을 받아들였다.
“그래서 이 교습이 필요한 겁니다. 여기에 익숙해지면 더 이상 두려울 게 없습니다. 다시는 시우 앞에서 떨지 않을 겁니다.”
“그래도…”
“걱정마십쇼. 이번엔 수위가 낮은 편입니다.”
“우으… 알겠네.”
남자는 물건을 조작해 다음 영상을 재생했다. 이번엔 남녀가 함께 있는 대신 아까까지 섹스를 즐기던 여자가 혼자서 침대위에 앉아있었다. 그런데 여자는 팬티를 입고있지 않았기에 그녀의 보지가 전부 드러나 있었다.
“이, 이 여자는 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건가!”
그런데 이제 대체 무엇을 하는 건가 하고 지켜보던 루이즈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여자가 웬 옷을 들고는 냄새를 맡더니 남은 한 손으로는 자신의 성기를 만져대기 시작한 것이다.
“왜 이런 짓을…?!”
화면 속 여자는 자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성에 대해 무지했던 루이즈는 자위라는 행위를 알지 못했다. 다만 신음을 터뜨리는 여자의 모습에 이것 또한 야한 행위라는 걸 본능적으로 알아차리게 되었다.
‘또 음란한 소리를…! 이 여자는 창녀인가? 어째서 자신의 성기를 만지며 이런 소리를 낼 수 있단 말인가!’
‘기… 기분이 좋은 건가? 성기를 만지는 행위가 저런 표정을 짓게할 정도로 기분이 좋은 행위였던 것인가…’
확실히 남자의 말대로 이번엔 수위가 낮았다. 그로테스크한 남자의 성기가 보이지 않는 것만으로도 루이즈는 안정감을 찾았다. 그러다보니 여자가 하고 있는 행위에 호기심이 생겼다. 자연스럽게 자신 또한 같은 쾌감을 느낄 수 있을 지가 궁금해졌다.
“하읏?! 자, 잠깐!”
그런데 그 순간 남자가 손을 움직였다. 루이즈의 허벅지를 쓰다듬는 걸 멈춘 남자는 조금씩 그녀의 가랑이 쪽으로 손을 이동시켰다.
루이즈는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이번에야말로 남자에게 저항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이깟 로프 따위 그녀에겐 방해물도 되지 못하는데, 그래서 합의 하에 이렇게 묶여 있는 건데, 어째서인지 그녀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결국 그녀는 남자가 손이 다가오는 것을 지켜만 보아야 했다.
[스읍… 하아앙… 아앙, 하아…]
[하앙, 아아! 조아… 읏, 하앙!]
화면 속 여자는 절정에 치달았고 남자의 손은 가까워졌다. 루이즈는 정신이 나갈 것같았다. 당장이라도 이 순간을 벗어나고 싶었다.
“그만! 이 이상은 안돼!”
그래서 그녀는 소리쳤다. 지금 이 상황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하지 마라고 외치는 것뿐이었다.
“아아…!”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녀의 발악은 통하지 않았다. 자비없는 남자의 손은 거침이 없었다. 무릎 근처에서 놀던 손이 허벅지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아, 안돼!”
루이즈가 안된다고 저항했으나 남자는 멈추지 않았다. 그는 화면 속 여자처럼 여자의 성기를 향해 두 손가락을 뻗었다.
“멈춰!!”
그러나 기적적으로 성기에 닿지는 못했다. 마나까지 사용한 루이즈의 외침에 남자의 손은 성기 바로 앞에서 멈추고 말았다. 루이즈는 그걸 보고 안심하면서도 어째선지 아쉬움을 느꼈다.
***
“아무리 자네라도 지금의 행동은 절대 용서할 수 없네! 대체 이게 뭐하는 짓인 가! 이건 명백한 성추행일세! 설마 이것까지 나를 위한 교습이라고 둘러댈 생각인가?!”
루이즈가 분개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남자에게 화를 냈다. 믿고 있던 그에 대한 배신감을 표출하고 당혹스럽게도 아쉬움을 느낀 자신을 감추기 위해서다.
그러나 남자는 그런 그녀를 보고 미소지었다. 여전히 의자에 묶여있는 그녀가 의자 탓에 상체를 숙이고 있었기에, 자신도 모르게 가슴골을 드러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진정하십쇼, 루이즈님. 아리아 여신님께 맹세하건데 저는 불순한 의도로 루이즈님을 만지려 든 게 아닙니다.”
“그 말을 나보고 믿으란 말인가!”
“후우… 이 걸 보여드리면 믿으시겠습니까?”
루이즈가 남자를 더 이상 신뢰하지 못하자 남자가 허공에서 방패를 꺼내더니 결코 부정할 수 없는 신성한 빛을 내뿜었다. 그건 놀랍게도 수도에 있는 교회에서도 큰 축제가 있을 때만 볼 수 있었던 아리아 여신의 빛과 똑같았다.
그 사실에 루이즈가 혼란에 빠지자 남자가 숨기고 있던 자신의 정체를 밝혔다. 충격적이게도 남자는, 아리아 여신의 성기사였다.
“말도 안돼… 여신님께 인정을 받은 성기사라고…?”
***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남자가 추가로 보여준 것은 너무나 명확한 증거였다. 일반 사제들과는 차원이 다른 속도로 상처를 치유하는 건 아리아 여신이 내려준 힘이 아니고서는 설명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
“아, 제가 힐을 사용할 수 있다는 건 소피아에겐 비밀입니다. 명색이 성녀인데 그 아이의 정체성을 제가 뺏어간 거같아서요. 괜한 걱정을 주고싶진 않습니다.”
거기다 성녀와 용사도 존재했다. 남자와 함께 다니던 소피아라는 여자가 성녀, 그리고 그녀의 마음을 뺏어간 남자가 용사였다. 그제서야 루이즈는 시우의 뛰어난 실력을 이해할 수 있었다.
“으으음… 내게 잠깐 시간을 주겠나? 갑작스럽게 받은 정보가 너무 많아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네.”
“얼마든지 괜찮습니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머리 속이 복잡해진 루이즈는 다시 의자에 앉아 남자의 말을 곱씹어봤다. 그러나 이번에도 그녀는 남자의 이야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남자는 아리아 여신의 성기사가 맞았다.
“후우… 자네에게 어떻게 사과를 해야할 지 모르겠군. 아리아 여신님께 인정받은 사내라면 자네 말대로 이런 일로 나를 속이려들지는 않겠지. 면목이 없네.”
“하하. 괜찮습니다. 충분히 오해를 살 수 있는 행동이었습니다. 저야말로 죄송합니다. 루이즈님께 미리 양해의 말씀을 드려야 했습니다.”
“아닐세. 자네는 항상 나를 위해 행동했는데 믿어주지 못한 나의 잘못일세. 정말 부끄럽군.”
돌이켜 생각해보면 남자의 교습은 분명 수치스러운 행동을 불사했지만 언제나 그 성과를 보였었다. 그녀는 날이 갈수록 달라진 모습을 보였고 시우는 항상 그에 반응했었다. 그의 말은 틀린 적이 없었다.
뒤늦게 이를 깨달은 루이즈가 진심으로 남자에게 사과했다. 그와의 교습보다 오늘 보여준 그녀의 불신이 더욱 부끄러운 일이었다. 루이즈는 이번에야말로 남자를 믿어주기로 결심했다.
“저기…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나의 성기를 그대가 만지는 것은 조금 그렇지 않은가. 나 스스로 만지면 안되는 건가?”
아니, 그렇다 해도 성기를 만지게 해주는 건 민망한 일이었다. 루이즈는 차마 남자를 쳐다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채로 남자에게 질문했다.
“그걸 말씀드리기에 앞서서 왜 성기를 만지려고 했는지부터 말씀드려야겠습니다.”
“음, 그 말도 맞군. 말해주게.”
“먼저, 이성에게 호감을 가진다는 것은 그 이성과 종족번식을 하고싶다는 뜻, 사람은 본능적으로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성’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무지에 대한 공포로 자기도 모르게 이성과 접하는 것에 어색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성’에 익숙해지면 그런 어색함을 벗고 자연스럽게 이성을 대하게 됩니다. 동정이나 처녀가 아니게되면 사람이 바뀐다는 게 그 때문이지요.”
“어… 그, 그렇군…”
남자가 그녀에게 다가와 다시 그녀의 허벅지를 쓰다듬으며 이해하기 힘든 복잡한 말을 꺼냈다. 루이즈는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하고 달아오른 얼굴을 숨긴 채 얌전히 그의 손길을 받아들였다. 그를 믿기로 결심한 만큼 이번엔 아무 저항도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래서 루이즈님이 ‘성’에 익숙해지시도록 남자에게 익숙해져야 한다는 핑계로 루이즈님에게 음란한 행동을 해왔던 겁니다. 포옹을 한 것, 포옹을 하면서 제 성기를 비빈 것, 섹스하는 장면을 보여준 것, 루이즈님의 허벅지를 만지고 성기를 만지려한 것이 다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그렇게 하나하나 말해줄 필요는 없네만…”
그러나 남자의 손은 얌전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다정했다. 아까의 발칙한 움직임과는 달리 계속 한 자리에서 머물며 마음껏 그녀의 허벅지를 애무했다. 그러자 알 수 없는 쾌감이 밀려와 그녀를 흥분시켰다. 그것만으로도 그녀는 애액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성기라는 것은, 특히 여자의 성기는 아주 민감한 부위입니다. 잘못 만졌다가는 ‘성’에 익숙해지기는커녕 ‘성’에 좋지않은 인상만 가질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그런 점을 방지하기 위해, 제가 먼저 가르침을 드리려고한 것입니다. 루이즈님이 부끄러워하실까봐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 만지려고 했는데 제가 실수하고 말았습니다.”
루이즈는 더 이상 남자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이미 그녀의 몸은 발정해버렸다. 화면 속 여자의 심정이 이제야 이해가 갔다. 지금 루이즈는 남자의 손길을 바라고 있었다.
“이런…”
그녀는 초조한 마음으로 허벅지를 어루만지는 남자의 손길을 끌어당겨 자신의 성기로 가져왔다.
“분위기 말인가…?”
그러자 남자가 그녀의 소망을 들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