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로인 네토리-97화 (97/428)

97 - 왕도용사물(35)

신용의 문제, 이건 확실히 크다.

창관의 주인으로서, 또한 정보중개상으로서, 밑에 있는 창녀가 서큐버스였다는 걸 그녀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은 마담에게 있어 분명 들켜서는 안될 치부일 것이다.

창녀 관리도 못하는 점주? 이래서야 무서워서 창관에 갈 수 있을까? 이번에야 서큐버스인 걸로 끝났지만, 만약 성병에 걸린 창녀였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그리고 부하 정체도 모르는 정보중개상? 이래서야 믿고 정보를 사고팔 수 있을까? 절대 아니지. 자기 조직 정보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어.

따라서 마담이 이렇게 내게 사정사정을 하면서 고개를 숙이는 게 이해는 갔다.

“응? 뭐든지 할게.

다만, 알몸 도게자라… 이걸 실제로 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흐음.”

그런데 왜 시키는 줄은 알겠네. 이거, 받는 사람 입장에서 굉장히 기분이 좋다. 굉장한 정복감이 드는 게 카타르시스가 들끓는다. 거기다 도게자를 하는 사람이 평소엔 깝치지도 못하는 고위인사라면 더더욱.

“좋아요. 이번 일은 함구할게요.”

“정말이니? 고마워! 정말 고마워!”

“다만…”

“응? 말만 해! 뭐든 지 할게. 지금 다리를 벌릴까? 원한다면 얼마든지!”

내가 긍정의 의사를 표하자 마담이 고개를 들고 활짝 웃으면서 좋아했다. 그러고는 내가 말도 하지 않았는데 당장이라도 뒤로 누워서 다리를 벌릴 준비를 했다.

그런데 이 아줌마 좀 심하네. 아니, 꼴리기는 한데 이렇게 나를 호구취급하려고 해? 내가 시우인 줄 아나. 예전의 나였다면 이게 웬 횡재냐 하고 낼름 따먹었겠지만, 지금의 나는 다르다.

“아뇨, 그건 됐고. 정보상답게 정보나 내놓으세요.”

“어머…? 에이, 걱정하지 않아도 돼애. 뒤끝없으니까 겁먹지 마렴. 응?”

“제 말 안들려요? 정보나 내놔라고요.”

내가 거듭 사양하자 마담의 표정이 굳었다. 원하는 대로 내가 움직이질 않으니 답답했을 거다. 그러나 알면서도 속아줄 수는 없잖아.

“마담, 솔직히 원하잖아요, 이거. 그렇죠?”

쐐기를 박기 위해 내가 바지를 벗고 자지를 꺼내자 마담에게서 꿀꺽하는 소리가 들렸다. 내가 그 소리를 듣고 비웃자 마담은 아닌 척 하면서도 내 자지에서 눈을 떼질 못했다. 그럼 그렇지, 창녀는 결국 창녀다.

“아까 이걸 봤을 때부터 계속 신경쓰였죠? 그야, 이런 극태 자지 만나기 쉽지 않잖아. 한 번 해보고 싶을만 하지.”

“어머머…”

내가 마담의 알몸을 보고 서서히 자지를 세우자 마담은 이번엔 대놓고 자지를 바라보면서 입맛을 다셨다. 근데…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없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네.

“근데 마담, 마담한테는 벌이 필요하잖아. 그치? 근데 섹스를 해주는 건 벌일까? 아니면 상일까?”

“자기… 그 물건으로 내게 벌을 줄 순 없을까아?”

“하하, 그건 안되지. 마담이 원하는 걸 주는 건 상이잖아. 상을 받고 싶으면 상을 받을 짓을 해야지.”

내가 단호히 거절하자 마담이 천천히 내게 기어오더니 나를 쳐다보며 크게 입을 벌렸다. 그러면서 침을 뚝뚝 흘리는 혀를 요염하게 움직이고는

“이러면 상을 받을 수 있을까아?”

하고 내게 자지를 졸라댔다.

꼴리긴 하네… 저 커다란 거유가 최대한 잘 흔들리게 기어오는 자세도 그렇고 침으로 입술을 적시면서 펠라신호를 보내는 것도 그렇고, 어떻게 하면 남자를 미치게 만드는 지 너무나 잘 아는 마담이었다.

하지만 진짜 해줄 생각 없다니까? 여기서 괜히 마담을 따먹었다간 공짜로 정보상을 굴릴 기회를 놓치게 된다. ‘관측’도 통하지 않는 상대를 자지의 노예로 만들 자신도 없고 이번엔 참는 게 맞다.

“마담 그렇게 이걸 원해?”

“어멋! 아, 아아… 원해! 응? 그러니까 자기, 내가 상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줘어…”

툭툭 내가 자지를 붙잡고 마담의 얼굴을 때려주자 마담이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즐거워했다. …마담 욕구불만인가? 기분나빠하기는커녕 저렇게 좋아할 줄이야 약간 질려버렸다.

“기회는 이미 줬잖아. 정보를 달라니까? 이걸 물고 빨고 싶으면 루이즈에 대한 정보를 내놔. 그리고 이거한테 박히고 싶으면 오늘 그 서큐버스년에 대한 정보를 내놔. 쉽지?”

“자기, 너무해애… 그렇게 나랑 하기 싫어? 자기도 분명 좋아, 흐흡! 웃, 하아… 츄르릅…”

뭐, 서큐버스 정보는 못 구하면 어쩔 수 없고. 이건 그냥 호기심 같은 거니까. 정보를 못 얻어도 노력상으로 섹스를 해줄 거니 밑져야 본전이다. 대신 루이즈에 대한 정보는 반드시 얻어야 한다. 애초에 이걸 위해서 창관에 온거잖아. 얻을 건 얻고 가야지.

그래서 화끈하게 선불로 결제했다. 이러면 두말없이 구해다주겠지? 음, 신나게 자지를 빨아대는 걸 보니 걱정은 없을 거같다.

***

늦은 밤, 평소보다 훨씬 늦은 시간에 숙소로 돌아갔다. 금방 돌아올 줄 알았는데 참 하루가 길었다. 덕분에 소피아가 잔뜩 화난 상태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빠! 왜 이렇게 늦은 거야!”

자고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나는 죄지은 것도 아닌데 심장이 덜컹했다. 눈치를 보니 꽤나 심각해보여서 나는 할 수 없이 시우를 팔았다.

“뭐어...? 창관?! 걔 진짜 미쳤어??”

시우가 창관에 중독되었다는 것과 그것 때문에 내가 창관에 가서 점주와 담판을 짓고 왔다는 얘기를 꺼내고 나서야 타깃이 시우에게 돌아갔다. 소피아는 연신 더럽고 추악하다면서 용사를 비하했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소피아의 말에 동의했다.

시우야… 자업자득이다? 시우도 인정할 거다.

다만 시우의 존엄성을 위해 소피아가 이 사실을 아는 건 숨기기로 하고 마무리지었다.

***

-똑똑똑

“시우야, 자냐?”

-벌컥

“형…?”

새끼, 그럴 줄 알았다. 시우는 잠을 안 자고 계속 울고 있었는지 두 눈이 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다. 네가 무슨 실연남이냐? 음… 뭐, 맞기는 하네. 에휴.

창관에서의 일이 끝나고 숙소로 돌아오기 전, 나는 시우의 이야기를 들었다. 서큐버스와 한참 섹스를 할 때 들렸던 소란이 알고보니 시우의 발광이었다.

메리를 다른 손님에게 뺏겼다는 생각에 미쳐 날뛰었다고 한다. 창녀에 미친 새끼… 그래도 운 좋게도 메리의 상대가 나라는 건 모른다고 한다. 천만 다행이다.

“정보 얻으러 갔다가, 네 얘기 다 들었다. 괜찮냐?”

문제는 이 놈이 내 자지에 굴복한 메리의 교성을 다 들었다는 거다. 창녀가 말하기를 풀이 죽은 채로 창관에서 도망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던데, 이것 참 본의아닌 네토리를 해버렸다.

근데 잠깐, 생각해보니까 열받네? 누가봐도 호구의 뒷모습이었을텐데 그게 안쓰러웠다고? 역시 잘생기고 봐야 하나 보다. 젠장.

“죄송해요… 한심한 모습 보여서.”

“메리, 걔. 서큐버스였대. 지금 창관 난리도 아니야. 너, 걔한테 홀린 거야.”

“…진짜요?”

“그래 인마. 너는 용사라는 놈이 서큐버스한테 홀리냐? 정신 똑바로 차려. 소피아는 어디다 두고, 완전 걔한테 빠져살았다며? 솔직히 좀 실망이다.”

“…그런! 아, 아아!”

엿 같네 정말. 남자 멘탈이나 챙겨줘야 하고. 버스 기사라서 봐준다.

시우는 내게서 진실을 듣고 괴로워했지만 극복하기에는 이 편이 더 나을 거다. 메리가 배신했다고 혼자 징징거리진 않을 거 아냐. 자괴감이 들 순 있겠지만 서큐버스에게 매혹당했다는 자기변명이 될 테니 금방 정신을 차릴 거다.

다만 이제 소피아한테는 죄책감을 가지겠지. 그렇게 생각하면 오히려 좋다. 어쨌거나 실연한 상태니 루이즈한테 이대로 넘어갈 수도 있을 거고. 음… 괜찮은데? 결과만 놓고 보면 해피 엔딩이었다.

시우한테는 아니지만.

***

다음 날, 시우와 나는 평소처럼 루이즈를 찾아갔다. 루이즈는 나를 보고는 흠칫 놀라더니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반겨주었다. 음, 이제 삐진 건 다 풀렸나 보다.

수련 역시 평소와 같았다. 루이즈와의 지독한 대련이 쉴틈없이 이어졌다. 아프고 또 아팠지만 그래도 처음 대련을 할 때보단 맞는 횟수가 훨씬 줄었다. 관측을 쓰지 않고도 어느 정도 검로가 예상이 된달까? 장족의 발전이다.

수련이 끝나고는 평소와 달랐는데 시우가 눈에 띄게 풀죽어 있었고 루이즈가 그런 시우를 많이 챙겨주었다. 너무 대놓고 저렇게 기가 죽어 있으니 신경이 쓰였나 보다. 덕분에 시우가 루이즈에게 많이 의존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음… 혹시 오늘 내가 너무 심했는가? 저 정도로 힘들어할 줄은 몰랐군. 내일부터는 수련의 강도를 줄여야 하는 가…”

아이고, 이 수련충이! 그게 아닌데... 이 틈에 스킨십도 진하게 해주면서 유혹하면 바로 넘어올 텐데, 아직 그 정도의 생각은 못하나 보다. 역시 교습이 더 필요하다.

“그럼 먼저 들어가보겠습니다… 수고많으셨어요…”

대련이 끝나고 이번에도 시우는 먼저 돌아갔다. 워낙 우울해하고 있던 시우라 그런지, 루이즈는 시우에게 밥을 먹자는 얘기를 꺼내지도 못했다. 대련 때문에 저런다고 지레짐작한 루이즈는 시우를 이해해주었다. 음… 오해긴 하지만 굳이 풀어주진 않았다.

대신 그 덕에 오늘도 둘만의 교습시간이 돌아왔다. 루이즈는 여전히 내 눈치를 보면서 머뭇머뭇거리다가 내게 사과의 말을 건넸다.

“음… 미안하군. 내가 자네에게 몹쓸 짓을 했어. 그건 분명 사고였을 터인데 내가 과민반응을 해버렸다네.”

“저도 죄송합니다. 말없이 하루를 쉬어버렸습니다.”

“나 때문 아닌가? 내가 그렇게 대했으니… 충분히 이해가 가네만.”

“아, 그건 아니고. 오늘 교습을 위한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나는 스마트폰을 꺼내 루이즈에게 야동을 틀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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