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로인 네토리-66화 (66/428)

66 - 내가 먼저 좋아했는데(5)

-콰당!

집에 돌아온 나희라는 분에 못이겼는지 현관문을 쾅 소리가 나게 닫고는 씨익씨익거리며 분노했다.

한 평생 자신과는 상관없을 일이라고 생각했던 일을 당한 그녀는 이미 멘탈이 무너져있었다.

“씨발… 흑, 흐흑…”

시우와 달콤한 시간을 가질 거라고 기대하며 집을 떠났었는데

집에 돌아온 그녀는 비참한 독립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있었다.

“훌쩍, 흑… 이, 씨바아아알! 역겨워! 불쾌해!”

그녀는 입고 있는 옷을 벗어버리더니 구석으로 던져버렸다.

그 옷은 덕배가 입고가라며 준 그의 티셔츠였다. 원래 입고 있던 옷은 땀에 젖어 입을 수 없는 상태였다.

“하아… 하아… 으으! 나쁜새끼! 개새끼! 강간범! 으으으아아!”

그녀는 자꾸만 떠오르는 어젯밤의 기억에 몸서리치며 화장실로 달려갔다.

몸을 씻으며 그 끔찍한 흔적들을 지울 생각이었다.

-샤아아아

“으으… 더러워!”

샤워기를 틀고 몸 구석구석을 적셨다. 불쾌한 감정들이 씻겨져 가는 거 같았다.

하지만 그녀가 몸에 손을 대자 다시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깜짝놀란 그녀는 샤워기를 떨어뜨렸다.

“하아… 하아… 씨발… 내가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해… 흑, 흑…”

배려따윈 없는, 오직 성욕만을 위해 자신을 만지던 그의 손길은 분명 최악이었지만

어이가 없게도 그가 자신을 만져주는 건 정말 기분이 좋았다.

여자의 몸을 기쁘게 만드는 법을 너무나 잘 아는 덕배였다.

“짜증나… 시우가 만져주는 것도 아닌데… 왜 그 새끼가 생각을 하냐고!”

희라는 스스로에게 핀잔을 주며 다시 샤워기를 잡았다.

이번엔 보지를 씻을 차례였다.

역겹게도 아직까지 그의 정액이 들어 있었다. 안전일이었지만 빨리 긁어내야 했다.

“흑… 하아… 흐극, 흑… 하읏…”

한 손으론 샤워기를 잡고 보지에 물을 뿌렸고

한 손으론 보지 속에 손가락을 넣어 남아있는 정액을 긁어냈다.

“하아… 하앙, 하… 흐, 흐앙! 하아…”

그것은 분명 그의 흔적을 씻어내는 행위였다.

그런데 조금씩,

천천히,

그녀가 흥분하기 시작했다.

“아앙, 아… 흣, 하앙…”

희라는 정액을 긁어대는 대신 지스팟을 찾아 건드리기 시작했다.

질내에 물을 뿌리는 대신 수압을 조절해 클리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찌걱찌걱

그러자 애액이 흘러 정액과 섞여 야릇한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녀의 신음소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아앙… 이거… 흣, 으앙! 아앙! 여기이… 잇!”

어젯밤의 그녀처럼 희라는 솔직하게 기분좋음을 드러냈다.

“여기 긁는 거… 아앙! 조아아아!”

그리고 그대로 절정했다.

-주르륵

그와 동시에 그녀의 보지에서 여러 액체가 섞인 무언가가 흘러내렸다.

그녀는 여운에 빠져 한참동안 주저 앉아있다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는 재빨리 화장실에서 벗어났다.

***

샤워를 끝냈으면 상쾌해야 했는데 희라는 오히려 기분이 복잡해졌다.

자신도 모르게 자위를 할 거라곤 생각도 못했었다.

자연스레 어제 그가 한 말이 떠올랐다.

‘설마 희라 너 강간당하면서 느끼는 그런 변태야?’

“닥쳐! 아니거든!”

그녀는 있지도 않은 덕배에게 화를 내며 소리질렀다.

그만큼 그녀는 초조해져 있었다. 그가 한 말이 진실인 것 같아 불안했다.

-띠리링!

그 때 갑자기 스마트폰이 울렸다.

확인을 해보니 덕배였다.

“미친새끼…”

그가 어제 찍은 영상을 보냈다.

자신이 내기에 져서 그의 자지를 졸라대는 그 역겨운 영상 말이다.

당장 차단을 하려고 하는데 그가 이어서 톡을 보냈다.

[내 옷 아직 버린 거 아니지?]

[(노벨쨩이 덜덜 떨고 있는 이모티콘)]

[사실 그 옷 안빨아서 내 냄새가 배어 있는 옷이거든?]

[그거 냄새 맡으면서 지금 자위해.]

[그리고 자위하는 거 영상으로 찍어서 보내.]

[(노벨쨩이 피식 웃으면서 쳐다보는 이모티콘)]

“…진짜 또라이야 이 새낀…”

그가 말도 안되는 명령을 내렸다.

자위 영상을 찍어서 보내라니… 너무 어이가 없어서 화도 안 날 지경이었다.

동시에 조금 전 자위를 한 걸 들킨 거 같아 민망했다.

그러나 그녀는 내색하지 않고 거절하는 답장을 보냈다.

[미쳤어? 내가 왜? 야동이나 쳐 봐.]

[아까 보낸 영상 인터넷에 뿌리라는 말이지?]

[……너 진짜 죽이고 싶어.]

[응. 나도 사랑해.]

희라는 답장을 보내는 대신 스마트폰을 침대에 던졌다.

그리고 자신 또한 침대에 누워 현실을 부정했다.

“설마 진짜 올리겠어? 진짜 미친놈이 아니고서야.”

“…근데 쟨 진짜 미친놈 맞잖아…?”

그러나 곧바로 현실로 돌아왔다.

감덕배는 처음 만난 날 자신을 강간한 정신나간 미친새끼다.

그렇기에 인터넷에 올린다는 저 말이 진심일 수도 있었다.

“씨발…”

결국 그녀는 그의 말을 따라야 했다.

“진짜 내가 왜…”

그녀는 억울함에 다시 눈물을 흘리며 거실로 걸어갔다.

그러고는 아까 던졌던 옷을 줍고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냄새를 맡으면서 자위를 하라고…? 아… 아악! 진짜 이걸 하라고! 거기다 영상까지 찍으라고?!”

다시 화가 치솟아올랐다.

바닥에 옷을 던지고는 마구마구 발로 밟아댔다.

-띠리링

그런데 그 때 그에게서 다시 연락이 왔다.

희라는 왠지 방금의 행동이 들킨 것 같아 가슴이 졸였다.

[찍고 있어? 찍고 있으면 미안한데 팬티 벗고 보지랑 얼굴이 다 나오게 찍어야 해. 알겠지?]

그러나 그가 보낸 건 변태적인 요구였다.

“이 변태새끼야!!”

그 요구에 희라는 울부짖었다.

그러나 그녀가 할 수 있는 저항은 그것이 전부였다.

“하아… 이런 걸… 으으…”

희라는 한숨을 쉬며 침대가 잘 보이도록 스마트폰을 설치했다.

그리고 침대에 올라가 직접 자세를 취해보며 위치를 조정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녀는 한 번의 시도만에 적절한 각도를 찾을 수 있었다.

“우으… 진짜 해야 해? 감덕배… 진짜 나쁜새끼…”

그녀는 투덜거리며 준비를 끝마친 뒤 녹화버튼을 눌렀다.

***

침대 위에 앉아 벽에 등을 기댄 희라는 카메라를 보고 다리를 벌렸다.

팬티를 입지 않았기에 그대로 보지가 드러났다.

그녀는 민망함에 얼굴을 빨갛게 물들인 채로 보지에 손을 갖다댔다.

그리고 발기한 클리에 손가락을 올리고 천천히 비비기 시작했다.

“우으으… 우으…”

자위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남긴다는 생각에 그녀는 긴장했다.

평소와는 달리 어색한 손놀림으로 클리를 만지자 아무 느낌이 없었다.

“하아… 흣, 하으…”

하지만 그 영상을 그가 볼 거라는 생각에 그녀는 흥분했다.

너무 부끄럽고 화가 났지만 보여줘서는 안되는 걸 보여준다는 비현실적인 사실에 알수 없는 감정을 느끼며 흥분해버리고 만 것이다.

결국 그녀는 조금씩 쾌감을 느끼며 클리를 만지는 강도를 점차 늘려갔다.

“스읍… 하… 스읍… 하아…”

동시에 희라는 옆에 놔둔 덕배의 옷을 들고 냄새를 맡았다.

어제 질리도록 맡은 그의 냄새가 그녀의 후각을 자극시켰다.

분명 역겹고 불쾌한 냄새일텐데 이상하게 맡으면 맡을수록 기분이 좋았다.

마치 그의 품에 안긴 기분이었다.

“스읍… 하아앙… 아앙, 하아…”

아니, 더 나아가 그가 직접 만져주고 있는 것 같았다.

뒤에서 그녀를 안고, 두꺼운 손가락으로 그녀를 애무하는 것 같았다.

“하앙, 아아! 조아… 읏, 하앙!”

덕배는 싫었지만 그가 만져주는 건 기분이 좋았다.

그 사실이 너무 끔찍했지만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었다.

“흐으앙! 스읍, 흐읏… 이제 안에 흑, 넣을 거야… 하압, 읍, 으읍!”

희라는 클리를 만지는 것만으론 부족했는지 입으로 덕배의 옷을 물더니

옷을 잡고 있던 손가락을 보지 안으로 쑤셔넣었다.

그러고는 그가 만져주던 것을 떠올리며 자신의 약점을 긁어댔다.

“흐극, 읍! 흐으으으으읍!”

“후욱, 하아… 하아… 가버렸어…”

그때만큼 기분이 좋지는 않았지만 그녀가 절정하기엔 충분한 쾌감이었다.

그녀는 떨어뜨린 덕배의 옷을 다시 들고는 거기에 얼굴을 묻었다.

“스으으으읍… 읏, 헤으응...”

그 후 크게 숨을 들이쉬며 냄새를 맡다가 가볍게 다시 또 가버렸다.

“평소보다 더… 기분 좋았어… 하아… 그럼 됐지?”

***

촬영을 끝낸 희라는 덕배에게 보내기 전에 영상을 재생했다.

그가 말한 대로 얼굴과 보지가 제대로 보이는 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아니, 사실 그건 핑계고 자신이 자위하는 영상을 보고싶었기 때문이다.

과연 제3자의 시선에 바라보는 자신의 모습은 어떤지 호기심이 들었다.

“……이게 나라고?”

그리고 그녀는 여태까지 전혀 몰랐던 자신의 음란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말도 안돼…”

희라는 자신이 정색을 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기분이 좋은 건 사실이었지만 남에 의해 강제로 하는 자위기에 당연히 불만을 표출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영상 속의 자신은 누구보다 자위를 즐기고 있었고

오히려 더 봐주길 원하는 듯이 보지를 내밀고는 영상을 볼 덕배를 유혹하고 있었다.

그리고 저 표정… 저 야릇한 표정은 희라가 20년간 살면서 처음보는 자신의 표정이었다.

“나는…”

다시 한 번 덕배의 말이 떠올랐다.

강간을 당하며 즐기는 변태… 덕배의 말이 맞았다.

희라는 더 이상 그 말에 반박할 수 없었다.

“아아… 시우야… 미안해…”

그 사실에 괴로워하며 희라는 시우를 떠올렸다.

자신이 좋아하는 건 시우였는데…

분명 첫경험도 시우와 가질 거라 생각했는데…

이미 자신의 몸은 덕배의 것이 되어 있었다.

“어쩌면… 흑, 나같은 변태는… 처음부터 너와는 어울리지 않았을 지도 몰라…”

희라는 터져나오는 눈물을 억지로 참으며 덕배에게 영상을 보냈다.

덕배는 보내자마자 확인하더니 잘했다며 오늘 딸감으로 쓰겠다며 답장을 보냈다.

희라는 욕을 해주고 싶었지만 그럴 힘이 나지 않았다.

그녀는 그에게 몸은 주더라도 마음은 주지 않을 거라 다짐했지만

머지않아 마음까지 주게 될 거 같아 두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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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시우! 이것봐바 진짜 보내줬어. 역시 희라 존나 야하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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