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 왕도용사물(7)
어렸을 적 호기심에 나갔던 마을 밖에서 우연히 만난 몬스터에게 죽을 뻔했을 때 소설 속 기사처럼 눈 앞에 나타나 자신을 구해준 시우를 보고 소피아는 그에게 첫눈에 반했었다.
소피아는 시우를 보고 운명이라고 느꼈다.
그리고 시우역시 마찬가지였다.
자기보다 작은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 자기보다 큰 몬스터 앞에서 당당히 고개를 들고 있던 소피아를 보고 다리를 벌벌 떨면서도, 눈물을 글썽이면서도 자기가 지켜주겠다며 웃고 있던 소피아를 보고 시우는 그녀에게 첫눈에 반했었다
둘은 그 날부터 한몸처럼 붙어다녔으며 마을 어디를 가도 항상 함께였다.
시우는 소피아와 함께 있으면 언제나 행복했으며 소피아는 시우 곁에 있으면 언제나 안심이 되었다.
그런 둘의 모습에 마을사람들 역시 흐뭇하게 둘을 지켜보았고 마을 친구들은 시우와 소피아에 대한 마음을 접어둘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시우가 달라졌다.
옆 마을 촌장이 놀러 온 날부터 시우가 소피아를 찾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시우는 소피아와 노는 대신 검을 쥐고 수련을 하기 시작했다.
소피아는 그런 시우의 모습도 좋았다.
비록 자신과 노는 시간이 줄어들었지만 수련에 열중하여 검을 휘두르는 모습도 멋있었다.
하지만 날이갈수록 시우가 수련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더 이상 수련이 끝나도 소피아와 놀아주지 않았다.
대신 시우는 마을 자경단들과 대련하기 시작했다.
매일 늘어나는 시우의 상처에 소피아는 마음이 아팠다.
왜 이렇게까지 수련하냐는 물음에 시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오히려 갈수록 더 강한 사람과 대련하며 상처를 늘려댔다.
소피아는 그 모습이 너무 불안했다.
결국 시우는 자경단장까지 이겨내며 대련을 끝냈다.
그러나 그럼에도 시우가 검을 놓는 일은 없었다.
소피아는 시우를 검에게 뺏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랑은 놀아주지도 않으면서 계속 검을 붙잡고 있는 것에 자존심이 상했다.
화가 난 그녀는 시우에게 놀아달라며 졸라댔으나 시우는 냉정했다.
도시락을 싸가도 데이트 신청을 해도 시우는 항상 검 생각뿐이었다.
소피아는 조금씩 무너졌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그녀의 자존감이 매일같이 낮아졌다.
그 때 덕배를 만났다.
처음 보는 사람을 가족같이 대하라는 부모의 말에 소피아는 거부감을 느꼈다.
호감가는 외모와는 달리 어딘가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는지 덕배는 무척 좋은 사람이었다.
그는 언제나 친절했고 자상했고 매일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주었다.
시우 때문에 우울해할 때면 항상 친오빠처럼 달래주었다.
덕배가 위로해주면 소피아는 금세 기운을 차릴 수 있었다.
그 때부터 조금씩 미소를 잃어가던 소피아에게 다시 웃음꽃이 피기 시작했다.
덕배의 도움을 받자 시우와의 사이도 더 가까워졌다.
수련에만 열중하는 시우를 봐도 더 이상 불안해진다던가 조급해지지 않았다.
그냥 지켜만 봐도 좋았다.
비록 여전히 데이트 신청을 받아주지 않아 마음이 아팠지만
시우가 가끔씩 자기를 보며 미소를 지어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그런데
지금은…
시우를 볼 때면 덕배가 생각이 난다.
정확히는 덕배의 자지가 생각이 난다.
자신의 얼굴만큼 크고 팔뚝만큼 두꺼운
너무나 음란한 그 모습…
그 모습이 자꾸 떠오른다.
====
소피아의 팬티가 젖었다.
축축해진 아랫도리에 기분이 나빠졌다.
스스로가 생각해도 소피아는 너무나 음란해졌다.
스스로가 생각해도 본인이 너무나 역겨웠다.
시우를눈앞에 두고 덕배의 자지를 생각하면서 애액을 흘린 자신의 모습에 자괴감이 들었다.
시우에게 너무 미안했다.
하지만 시우에게 미안해할수록 팬티가 더 젖어갔다.
다시 자괴감이 들었다.
시우를 볼 때면 생기는 이 악순환에 결국 소피아는 덕배를 찾아갔다.
며칠째 그를 피해다녔지만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덕배는 평소나처럼 자신을 반겨주었다.
그 모습에 안심이 되면서도 서운했다.
‘…오빠는 아무렇지도 않나…?’
소피아가 우물쭈물거리고 있자 덕배가 다가와 안아주고는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언제나의 덕배였다.
하지만 소피아는 언제나의 소피아가 아니었다.
이상하게 이것만으로는 진정이 되질 않았다.
역시 그녀에게는 덕배의 자지가 필요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본능에 충실하기로 했다.
====
자지를 만졌다.
자지를 빨았다.
정액을 삼켰다.
본능대로 행동하자 너무나 행복했다.
자신의 손과 혀로 가버리는 덕배가 사랑스러웠다.
그가 참지못하고 자신의 몸을 은근슬쩍 만지는 것도 좋았다.
시우 때문에 낮아졌던 자존감이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
최근 덕배가 소피아의 몸을 만지는 경우가 늘었다.
처음엔 눈치채지 못하게 몰래 조금씩 건드리더니
지금은 대놓고 가슴을 주무르거나 엉덩이를 만지거나 보지에 손을 댔다.
덕배가 자신을 만질 때마다 소피아는 여자로서의 충족감을 느꼈다.
덕배가 자신에게 흠뻑 빠져있다는 사실이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덕배가 만져줄 때면 자신이 자지를 만질 때랑은 다른 종류의 기분 좋음이 느껴졌다.
그 쾌감은 너무 강해 방심하면 그대로 정신을 잃을 정도였다.
그래서 소피아는 무서웠다.
이대로 만져지다가 그에게 몸을 허락할까봐…
덕배가 싫은 건 아니다.
오히려 좋아한다.
하지만… 여전히 소피아의 마음 속엔 시우가 자리잡고 있었다.
이 복잡한 마음을 정리하기 전에 선을 넘어버리면 무언가 크게 잘못될 것 같았다. …자신 안의 무언가가 깨져버릴 것 같았다.
그런 소피아의 마음도 모르고 덕배는 오늘도 소피아의 몸에 손을 댔다.
“소피… 만져도 돼? 응?”
덕배가 소피아의 유두를 건드리며 작게 귓속말했다.
그는 소피아를 뒤에서 껴안으면서 자연스럽게 옷 안으로 손을 넣더니 소피아의 가슴을 만져대고 있었다.
“하, 하지마! 그리고 하앗… 이미 만지고 있잖아아…!”
말로는 하지마라고 하면서도 소피아는 저항하지 않았다.
오히려 허리를 움직이며 발기해있는 덕배의 자지에 자신의 엉덩이를 비볐다.
“그치만 갈 것 같으면 소피는 자꾸 도망치잖아.”
“애초에… 하아… 이런 건 사랑하는 사이끼리 하는 거라구우…”
소피아는 덕배의 손을 떼기 위해 그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올렸다.
하지만 손을 떼기는커녕 덕배의 손을 매만지며 덕배와 함께 자신의 가슴을 주물렀다.
“매일 아침 자지를 빠는 건 괜찮고?”
“그,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니까…”
소피아가 매번 하는 변명을 하자 덕배가 조용해졌다.
여전히 소피아의 가슴을 잡고는 있으나 주무르지 않았다.
“…오빠?”
덕배는 가슴에서 손을 떼더니 양팔로 소피아를 꽈악 껴안았다.
소피아의 몸이 덕배의 품속에 들어갔다.
덕배의 단단한 몸이 느껴지자 소피아의 몸이 떨렸다.
“오, 오빠…?”
덕배는 소피아를 놓아주지 않았다.
귓가에서 덕배의 거친 숨소리가 들렸다.
꿀꺽 소피아는 마른 침을 삼켰다.
“사랑해 소피아…
생각지도 못한 덕배의 고백에 소피아는 정신이 멍해졌다.
그러고는 이내 눈물이 나왔다.
참으려고 했지만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심장이 쿵쿵 뛰기 시작했고 손발이 떨려왔다.
자기만 사랑하는 게 아니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이윽고 자신이 더 사랑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을 안고 있는 덕배의 팔을 붙잡았다.
머리 속과 마음 속이 덕배로 가득찼다.
자신 또한 사랑한다고 대답하려고 했다.
“거…짓말… 그냥 하는 말이지? 그리고 오빠는… 엄마랑 그렇고 그런 사이잖아…”
하지만 입에서 나온 말은 다른 말이었다.
소피아는 계속 신경쓰고 있었다. 덕배와 자신의 엄마와의 사이를.
“뭐? 설마, 전혀. 아니야, 아줌마랑 그냥 육체적인… 그런 관계일뿐이야.”
“나랑도 그런 관계를 원하는 거 아니야? 엄마한테도 사랑한다고 말했어? 엄마한테 한 대로 지금 나한테도 하는 거 아니냐구?!”
엄마를 떠올리자 소피아는 불안해졌다.
높아졌던 자존감에 다시 금이 갔다.
그 불안함 감정에 소피아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덕배에게 소리쳤다.
“전혀 그렇지 않아 소피아… 나는 정말 너뿐이야. 믿어줘.”
덕배는 그런 소피아를 더 강하게 안아주더니 평소보다 더 상냥한 목소리로
소피아의 귓가에서 속삭였다.
하지만 소피아는
“미안… 난 모르겠어… 나는…”
그 자리에서 도망치고 말았다.
덕배는 그런 소피아를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