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흡혈귀 여왕을 성노예로 만들어라-58화 (58/59)

〈 58화 〉 테르세르로 (2)

* * *

“하으읏!”

신음을 내는 목소리. 여성의 손이 살포시 내 머리를 감싸 안았고, 난 턱에 힘을 줬다.

“아, 아파.”

옅은 소리. 이렇게 깨물고 괴롭히는데도 여전히 반항이 없다.

없는 게 당연하겠지. 죽을 수 있으니까.

쯔으읍.

가슴을 넓게 깨물어 빤다.

입에 머금은 가슴살에 혀를 대고 속내에 존재하는 유두를 살살 쓸어 핥았다.

“흐읏….”

머리 위로 여성의 턱이 기대고 내 머리를 꽉 끌어안는다.

보통 흡혈귀가 이랬다면 분명 이러지 못했을 텐데.

그녀는 내가 인간임을 알기 때문에 오히려 끌어안는 걸까?

갈비뼈를 쓰다듬는 손길을 허리로 내리려던 그때, 갑자기 여성이 확 당겨졌다.

“꺄아악!”

원인은 다름 아닌 알케테르. 난데없이 여성의 머리채를 잡고 당긴 것이다.

“갑자기 무슨 짓이야!”

“어어, 이 가축이 말이야. 지금 주인에게 대하는 행동 패턴이 미묘하게 나랑 다르잖아.”

과격하게 머리채를 잡힌 여성이 리무진 바닥에 내팽개쳤다.

바닥에 쓰러진 그녀의 얼굴을 알케테르가 짓밟고는 말했다.

“인간이긴 한데, 인간처럼 대하지 말라고. 흡혈귀에게 봉사하듯이 하란 말이야.”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럴 필요까진 없잖아.”

내 말에 어이없어 한 알케테르가 눈웃음을 지었다.

“파트너. 내가 말했지? 안일하게 굴면 밑에서 기어오른다고. 나 농담하는 게 아니라니까?”

“그렇다고 이런 건….”

“이런 거? 이거? 이렇게 밟는 거?”

발로 여성의 머리를 짓이기며 알케테르가 험악하게 외쳤다.

“이게? 겨우 이게? 진심으로? 너 말이야. 노예였으면서 노예의 일상에 대해서 너무 모르는 거 아니야?”

짓이기는 짓을 멈추고 발을 떼 여성의 배를 툭툭 찬다.

신호를 받은 여성이 엉덩이를 들어 돌연 자위를 시작했다.

“흐윽… 흣. 으읏.”

“제발 파트너. 우리 계획을 생각해. 지금은 나긋나긋 행동했으면 이제 과격하고 거칠게 나가야만 하는 거야. 테르세르에선 그런 성격은 기본이라고.”

“…….”

“아무래도 네가 우리 도시에 들어가 봐야지 내 말을 이해할 수 있겠나 봐.”

만족할 만큼 괴롭힌 알케테르가 다시 시트에 앉았다. 그가 여성의 엉덩이를 걷어차며 말했다.

“이젠 실수하지 말고 제대로 봉사해. 네 눈앞에 있는 건 인간이 아니라 흡혈귀다.”

여성이 눈물 젖은 얼굴로 내게 기어왔다.

“제기랄….”

이번만큼은 나도 어쩔 수 없었다. 그저 여성이 하는 대로 몸을 맡기는 수밖에.

여성의 입이 내 지퍼를 잡고 주욱 내렸다. 직접 바지를 벗겨 자지를 꺼내고는 입에 머금었다.

“으으음… 음음….”

이어서 펠라치오. 대체 어디서 교육을 받는 건지 여성은 수준급의 펠라치오를 선보였다.

살아있는 생물처럼 귀두 구석구석을 파고드는 혓바닥.

와중에 손은 기둥을 잡고 쓸어올리고 내리기를 반복한다.

“크읏….”

그녀의 머리를 잡고 펠라치오를 느꼈다.

흥분은 되는데 정신적 흥분은 오질 않는다. 내가 원하는 분위기가 아니라서 그럴까, 같은 인간에게 강제로 시켜서 그럴까.

그러고 있을 때 알케테르가 갑자기 발을 뻗어 여성의 머리를 눌렀다.

“커어헉! 커럭!”

깜짝 놀란 여성의 목 깊숙이 내 자지가 쑥 들어간다.

그녀의 팔이 내게 닿지 않으려 노력하며 이리저리 더듬다가 시트를 잡는 것으로 고정했다.

그 와중에 알케테르의 발에 저항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커허어… 어어억!”

“옳지! 이제 좀 마음에 드네!”

알케테르가 발을 흔들수록 꺽꺽 소리를 내며 여성이 괴로워했다. 저러다 토하는 건 아닐까 걱정되면서.

“그만! 나도 내가 느끼는 정도가 있으니까 가만히 놔둬!”

“그래, 그래. 알았다. 알았어.”

발이 거둬지자 여성이 자지에서 입을 뺐다.

끈적한 침가닥들이 죽 늘어지고 여성은 눈물과 침을 흘리며 기침했다.

“콜록! 다, 다음 컥! 컥! 다음 가겠습니다.”

여성이 몸을 돌렸다. 마치 내게 엉덩이를 내민 상태로 엎드린 자세.

거기서 엉덩이를 높게 들고 뒷걸음질로 다가와 직접 음부 속에 음경을 집어넣었다.

“윽.”

자세가 자세인지라 그녀의 엉덩이 사이가 훤히 보인다.

거기다가 내 시야에선 여성의 이쁜 엉덩이만 보이는 굉장한 장관이다.

“살아있는 오나홀입니다. 마음껏 써주세요.”

저런 대사까지 가르치는 거야? 제기랄!

마른 침이 꿀꺽 삼켜지고, 나도 모르게 엉덩이에 손을 얹었다. 움찔 움직인 엉덩이가 직접 피스톤질을 시작한다.

“흐으응.”

정말 오나홀처럼 직접 움직인다.

엉덩이만 보이기까지 하니 내가 사람이랑 하는 건지 하반신 오나홀로 자위하는 건지 구분이 안 간다.

“하아, 제기랄.”

난 역시 구제 불능의 남자가 맞긴 한가 보다.

그녀의 봉사에 아랫배가 저리듯 흥분감이 맴돈다.

엉덩이를 움켜쥐고 직접 허리를 움직였다.

푹푹 박히는 엉덩이가 노골적이게 출렁이고 여성 쪽에서 애액이 흥건히 넘쳤다.

“하읏! 하악! 아앙! 앙!”

신음마저도 기계적.

이 의무적인 그녀의 성행위에 누군가는 흥분이 가라앉을 수 있겠지만, 그녀의 속내는 완벽하게 촉촉하고 만족스러운 조임이다.

“흐읏! 흐앗! 앙!”

여성 쪽에서도 흥분감이 몰려오는지 자세가 변경됐다.

독특하게 다리를 내 양옆 다리와 교차하듯 올리고 내 허벅지에 기댄다.

상체는 바닥에 고정한 게 마치 벽에 다리를 올린 채로 엎드려 뻗친 자세가 됐다.

거기서 물론 삽입이 되어있는 상태로.

쯔걱! 쯔걱! 쯔읍! 쯔걱!

거기선 여성이 허리를 위아래가 아니라 빙글빙글 돌리는 것으로 변경했다.

피스톤 대신 질압으로 자극하는 행동에 엉덩이를 쥐고 있는 손에 힘이 들어간다.

“으으윽!”

“아앙!”

그렇게 여성의 속내에 정액을 싸질렀다.

사정 후에 몰려오는 건 현자 타임. 특히 자기 혐오감이 가장 강하게 온다.

멍해진 정신으로 엉덩이만 노려보고 있을 때, 여성이 쉴 틈 없이 엉덩이를 빼고 돌아앉아 음경 청소를 시작했다.

“하읍. 음음…. 음….”

입에 머금고 정액이 묻은 자지를 청소한다.

그러면서도 서비스인 건지 아니면 흥분한 건지 손가락으로 음부를 쑤신다.

“꽤 만족했나 봐?”

기분을 망치는 알케테르 놈의 목소리. 그를 째려보며 퉁명하게 대꾸했다.

“말 걸지 마. 여운에 네 목소리를 끼얹기 싫으니까.”

“에잉, 속상하게 말하네.”

키득키득 비웃은 알케테르가 시선을 거뒀다.

그렇게 쾌감에 젖어있을 때, 문득 창밖이 눈에 보였다.

이제 엘 에이라를 떠나 테르세르로 향하는 고속도로에 접어든다.

이제 내 계획의 시작이다.

테르세르에 대해 설명하자면 그다지 우리나라랑 크게 다른 건 없다.

평범한 건물, 평범한 거리, 평범한 사람들. 분위기만 조금 다를 뿐이지 똑같았다.

그래, 분위기만.

“여기선 대놓고 저래도 돼?”

내가 지나가면서 본 건 거리에 대놓고 묶여있는 인간이었다.

양팔이 포박당한 채 알몸으로 매달린 여성이 풍경의 일부처럼 매달려 있던 것이다.

나처럼 그 광경을 본 알케테르가 어깨를 으쓱였다.

“도망치려 한 노예거나, 물건을 훔친 벌이겠지. 아무튼, 벌 받는 거는 똑같아.”

“아무리 그래도 애들도 다니는 거리잖아.”

“허어, 엘 에이라는 여기랑 전혀 다른가 봐?”

알케테르가 이어서 가리킨 곳은 일반적인 공원이었다.

다만 알몸의 여성이 중앙에 쓰러져있고, 어린 흡혈귀들이 여성을 둘러싸 무언가를 하던 중이다.

제대로 보기도 전에 차량이 빠르게 지나가 버렸다.

“여기선 인간이란 가축 취급도 못 받아. 아이들에겐 장난감의 일종. 어느 집이나 인간 노예 하나쯤은 존재해.”

“…그렇게 해서 너희가 얻는 게 뭔데?”

“얻는 거? 음… 재미? 성욕 발산? 스트레스 해소?”

잠시 생각한 알케테르가 발을 뻗었다. 이놈은 여성의 엉덩이 위에 다리를 걸쳤다.

“엘 에이라에선 노예를 다루려면 어디까지나 노예 장터나 감옥, 집안이 주력이지? 심지어 인간을 사들이거나 사려면 여러 가지 제약도 존재하고.”

“…….”

“우리는 좀 간편해. 시장에서 장거리 사듯이 노예를 사들이면 마음대로 써먹어. 장 보게도 시키고, 집안일도 시키고, 성욕 해소도 시키고, 스트레스 해소 겸 죽이고.”

시트를 눕히듯 기울인 알케테르는 거의 누운 자세로 양팔을 머리 뒤에 얹었다.

“길거리에서 마구 괴롭히는 것도 합법이야. 대신 죽으면 직접 처리하거나, 청소 업체를 불러야 해. 그게 좀 돈이 들어.”

“이건 장난감 취급도 아니고… 가축 취급도 안 되잖아. 벌레 취급이나 다를 게 뭐야?”

“어이, 벌레보단 쓸모는 많잖아. 그래도 주인 잘 만나면 밥도 잘 먹고 사랑도 듬뿍 받는다고.”

“자유도 없이 잡혀 다니잖아.”

“너희 나라도 똑같잖아? 그리고 우리나라의 인간들은 나름 자유로워. 너희는 혼자 다니면 안 되지만, 우리는 마음껏 다녀도 돼.”

실제로 길가에선 홀로 돌아다니는 인간들이 몇 명 보였다. 각자 옷차림이 이상했지만.

옷을 제대로 챙겨입은 인간이 있으면 속옷만 입거나 상의만 벗거나 한 인간도 있고, 아예 알몸으로 다니는 인간도 있었다.

전부 각자 주인의 지시에 따라 저렇게 다닌다.

“도망칠 수 있는 거 아니야?”

“그럼, 도망칠 수 있지. 그런데 걸리면 끝장이야. 잡히면 아까 봤던 모습 그대로 되거든. 마침 여기도 있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포박당한 여성이 있었는데 여기마저도 어린 흡혈귀들이 몰려와 있었다.

각자 뭔가를 들고 있었는데 가지인지 오이인지 채소를 든 애도 있고, 누군가는 기다란 장난감을 들고서 여성의 고간에 쑤시며 킬킬거린다.

“벌 받는 인간은 길가에서 겁탈하든 뭘 하든 상관없어. 테르세르는 그런 곳이야. 인간이 일상에 쉽게 녹아있지만, 그만큼 가차 없지.”

그렇게 다시금 한참을 달렸다. 수도까지는 아직 몇 시간을 더 달려야 했기에, 긴 운행시간에 알케테르나 나나 지쳐서 잠깐 잠들었다.

뭔가 어수선한 분위기가 차량에 맴돌자 저절로 눈이 뜨였다.

마찬가지로 짐을 챙기고 일어난 알케테르가 하품 한 번 길게 해주곤 내게 하나의 목걸이 명찰을 던져줬다.

“뭐야, 이건?”

“귀빈들 구분용 명찰이야. 병사들이 헷갈리지 않도록 주어지는 거.”

원래라면 흡혈귀에게 건네줄 명찰일 텐데 인간인 내 목에 걸리다니.

그래도 이게 있어야지 병사들에게 눈엣가시로 안 남을 테다.

차량이 테르세르 백악관에 진입했다.

마당에 서자 알케테르가 내렸다. 그가 내게 손짓했다.

“자, 얼른 내려. 그리고 나한테서 멀어지지 마.”

“왜지? 남자하고 붙어 다니는 취미 없는데.”

“어휴, 그럼 혼자 다녀. 병사들이 의심해서 너 체포해도 난 모르니까.”

어쩔 수 없이 알케테르와 함께 이동했다.

엘 에이라 여왕의 자택은 고풍적인 분위기의 성으로 이루어져 있었으면 테르세르는 현대적인 백악관이다.

건물로 들어서기 직전이었다.

“아.”

건물 안에서 누군가가 터벅터벅 걸어와 마중을 나오는데, 이런 타지에서 반가운 마음을 크게 느낄 줄은 몰랐다.

“시미르….”

시미르다.

옥살이할 거라고 여겼던 그녀가 멀쩡한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다.

시미르도 내 존재에 놀랍고 당황스러운 듯 움찔 멈췄다.

여기 온 이후 처음으로 미소가 떠오르려는데,

퍽.

“윽.”

알케테르가 돌연 시미르의 어깨를 밀치고 지나갔다.

학교에서 따돌리는 친구 괴롭히는 유치한 새끼도 아니고 저게 무슨 짓이란 말인가.

“야, 야! 뭐 하는 거야?”

저절로 튀어나온 분노.

황급히 달려가 시미르를 감싸고 노려보는데, 알케테르가 한쪽 눈썹을 올리며 돌아봤다.

“뭐가?”

“시미르한테 무슨 짓이야? 네 제자잖아!”

“어이, 파트너. 내가 오기 전에 몇 차례나 설명했잖아.”

이어 뻔뻔스러운 표정을 지은 알케테르가 시미르를 노려봤다.

“인간에게 대하는 태도에 따라서 밑에서 기어오른다고.”

“그, 그래도 네 제자라고. 테르세르 친위대 부단장이잖아.”

“아~ 그거? 마침 잘됐네. 어이, 시미르. 그거 언제 진행되지?”

시미르는 불평 하나도 없이 차분히 말했다.

“일주일 후 저녁입니다.”

“음. 운 좋네.”

피식 미소 지은 알케테르가 걸어가자 시미르와 내가 뒤따랐다.

“라미에르가 부단장 승격한다.”

“…뭐? 라디에이터가?”

“너도 그렇게 부르냐? 허허, 웃기네. 그래. 라미에르가 이제 테르세르 친위대 부단장이야.”

그럼 시미르는?

“시미르는?”

“쟤? 부단장 박탈이지.”

흘긋 돌아본 알케테르의 얼굴에 비웃음이 걸려있었다.

“쟨 특별 병사로 떨어져. 취급은 신병보다 훨씬 아래로. 이번 기회로 새롭게 창설한 계급이야.”

굳은 시미르의 표정.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한 시미르가 문득 날 보더니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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