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6화 〉 내가 라니아를 좋아한다고?
* * *
챠르르륵.
지폐 계수기에서 쏟아져 내리는 지폐 다발. 즐겁게 흥얼거린 보석상은 정확한 값의 돈을 꺼내어 에밀리에게 건넸다.
불쑥 레베나가 끼어들었다.
“정확하죠?”
“장사 하루 이틀 하나? 바로 옆에서 봐놓고도 물어보는 거여?”
보석상은 입술을 비죽 내밀며 볼멘소리를 냈다.
미심쩍단 듯이 가늘게 눈을 뜬 레베나.
눈싸움이라도 한바탕 벌일 심산처럼 보석상과 누가 더 눈이 가는가를 겨루고 있을 때, 에밀리가 끼어들었다.
“그만. 돈 정확하니까 그만해. 아저씬 감사합니다.”
“그려, 아가씨들. 돈 꺼내놓고 다니진 마. 소매치기 쉽사리 당혀.”
손을 휘적대어 배웅하는 보석상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에밀리와 한쪽 눈을 잡아당기며 메롱 하는 레베나가 밖으로 나왔다.
향수를 치덕치덕 바른 옷을 뒤집어쓰고 후드까지 쓴 나와 아츠나가 벤치에 앉아서 둘을 기다리고 있었다.
두 사람이 내게 다가오자 물고 있던 아이스크림을 입안에 털어 넣었다.
아츠나는 꾸준하게 아이스크림을 물고서 일어났다. 덕분에 레베나가 낚아채어 빼앗아 먹었지만.
“돈은 충분해?”
쓸쓸하게 미소지으며 묻자 에밀리가 비슷한 웃음을 지었다.
“충분하고도 남아. 농담이 아니라 집 한 채를 살 수 있을 정도의 양이야.”
아츠나와 아이스크림을 두고 쟁탈전을 벌이던 레베나가 눈이 동그래진 채로 물었다.
“세상에. 그 정도의 양이었어?”
“넌 옆에서 같이 봐놓고도 딴소리니?”
“그럼 우리 저택 하나 살 수 있는 거야? 와! 우리도 그럼 메이드 고용해서 떵떵거리면서 살자!”
도대체 머릿속에 무슨 판타지가 그려져 있는지, 천하태평으로 떠들어대는 레베나의 태도에 아츠나가 쯧쯧, 혀를 찼다.
아츠나의 머리 위로 레베나의 주먹이 내리꽂혔다.
“그 정도의 돈은 안 돼. 작은 집 한 채 정도는 충분히 구매할 수 있는 양이야.”
“그 정도면 우리 경비 정도는 충분하겠네.”
내 말에 에밀리의 시선이 착잡하게 가라앉았다.
아련하게 내 가슴팍을 지그시 보던 에밀리는 돌연 내 손을 가져와 잡았다.
의아하게 보던 내 시야로 돈뭉치가 옮겨와 내게 쥐어지는 걸 보자 얼른 손을 빼려 했다.
하지만 에밀리도 역시 흡혈귀는 흡혈귀. 손을 뿌리칠 수가 없다.
“에밀리. 이건 네가 가지고 있는 게 나아.”
내 말에도 에밀리는 피식 미소만 지었다.
“아니. 네가 가지고 있는 게 좋아 보여.”
그렇게 내 손에 쥐어진 돈뭉치를 물끄러미 보다가 한숨을 나직이 내쉬고 배낭 깊숙한 곳에 넣어뒀다.
“일단 자리를 옮길까?”
만족한 에밀리가 당당하게 팔짱을 끼며 힘있게 말했다.
우리 세 사람이 에밀리를 바라보다가 레베나가 물었다.
“어디로? 카페로 갈까?”
“아니. 카페는 오히려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나누기엔 좋진 않아. 우리가 갈 곳은~.”
눈을 데구르르 돌리던 에밀리는 손가락을 어느 한 방향을 향해 콕 집었다. 우리의 시선이 손가락을 따라 천천히 돌아갔다.
에밀리의 손은 호텔이었다. 그리 큰 호텔은 아닌 중형의 건물.
인중을 코에 붙이고 호텔을 바라보던 레베나가 게슴츠레하게 에밀리를 노려봤다.
“이 상황에서도 너는 하고 싶니?”
“어, 어? 하고 싶다니?”
나도 거들었다.
“에밀리랑 한 지가 좀 오래되긴 했지. 원한다면 상관은 없어.”
“너희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마지막으로 아츠나가 쐐기를 박아넣었다.
“변태.”
“그냥 호텔이라고! 이 변태들아!”
에밀리를 놀리는 것에 재미 들린 우리는 낄낄거리며 호텔로 향했다.
마지막으로 나도 샤워를 마치고 욕실에서 나왔을 때였다.
수건은 머리에 돌돌 말고 가운만 입고 나란히 침대에 앉아있던 세 여성이 한꺼번에 나를 돌아봤다.
나도 마찬가지의 가운을 두르고 있었지만, 괜스레 부끄러워서 가운을 꽉 동여맸다.
“뭐, 뭘 봐.”
레베나가 히죽이며 깐족거렸다.
“자지 껄떡거리면서 우리 4P 하자! 라고 할 줄 알았는데.”
“넌 나를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알몸으로 거리에 던져줄까? 성인판타지 소설처럼 길바닥에 묶어놓고 한 번 쌀 때마다 십만 원! 으로 팔아줘?”
“가축 놈이 못하는 소리가 없어!”
달려들어 레베나와 티격태격할 때, 에밀리가 내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장난치지 말고 좀 앉아봐. 얘기 좀 해야지.”
그렇게 나는 맞은편 침대에 걸터앉은 채로 세 명의 여성들과 마주 본 상태가 됐다.
어떻게 얘기할까를 생각하며 씁쓸한 미소를 짓고 있으니, 눈치 보던 아츠나가 서두를 뗐다.
“우리 이제 어떡할 건데?”
글쎄다. 라는 말도 나오질 않는다. 멋쩍게 웃기만 한 탓에 에밀리가 내 무릎을 때렸다.
“웃지만 말고 뭐 생각나는 거 있으면 말해봐.”
“…잘 모르겠어. 내 계획은 이게 아니었단 말이야.”
속에 응어리진 고민과 걱정을 모조리 한숨으로 뱉어보려 노력하지만 역부족이다.
내 입에선 뜨거운 숨결만 튀어나왔다.
“성에서 지내며 주인님을 조교 해 내 성노예로 만든다. 단순하고 어처구니없지만 정말 이게 내 계획의 핵심이야.”
무릎을 세우고 머리를 기댔다.
“그런데 성을 도망쳐 나오는 순간부터는 다 끝이야.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어.”
“…야. 플랜B는 없어?”
레베나의 퉁명스러운 물음에 입술을 비죽 내밀었다.
“있으면 이렇게 우울해하지도 않았겠지. 그저 지금은 지치기도 했고,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
“한원. 카나츠미의 여제와 친분이 있다고 했잖아. 그 사람한테 가서 도움이라도 청하면 어때?”
물은 건 아츠나였다. 그 생각도 안 해본 건 아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로 걸리는 점이 있어서 꺼려진다.
“메이라면 분명 나를 위해서 정말 많은 도움을 줄 거야. 아예 날 전용 노예로 사들여서 옆에다 둘걸? 그런데 좀… 그렇잖아.”
몸을 기울여 침대에 누웠다. 천장을 바라보며 허탈하게 말을 이었다.
“주인… 아니, 라니아한테서 해방되고 룰루랄라 메이한테 붙으면 내 체면도 그렇고, 주변 시선도 좋지 못해. 무엇보다 나 자신도 용납 못 해.”
적당히 수긍한 에밀리와 아츠나. 그리고 그런 걸 왜 신경 쓰냐고 타박하는 레베나.
손을 휘저으며 침대에 똑바로 누워 이불을 덮었다.
“일단은 모두 고생을 너무 많이 했잖아. 오늘 밤은 생각도 정리할 겸 이만하고 쉬자. 내일 제대로 얘기하도록 하고.”
내 결정에 그녀들은 아무 말 없이 각자 침대에 누웠다.
아츠나와 에밀리는 왼쪽 침대, 레베나는 중앙 침대, 난 오른쪽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하지만 어둑해지고 새벽녘이 되어도 잠은 오지 않았다.
“흐음….”
한참을 뒤척이며 자세를 변경하다가 도저히 못 참고 눈을 떴을 때, 눈앞에 에밀리의 얼굴이 보였다.
“깜짝이야. 언제 왔어?”
“방금. 못 자겠어?”
희미하게 미소만 지었다.
“잘 수 있을 때까지 안아줄까?”
에밀리가 양팔을 펼치어 말했고, 순간 혹했지만 역시 고개를 저었다.
“미안해. 오늘은 생각이 없네.”
“그런 방향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포옹 얘기하는 거야.”
“…아냐. 그래도 괜찮아.”
입술을 오므리고 아쉬운 표정을 지은 에밀리는 한동안 내 눈을 들여다봤다. 나도 에밀리를 바라보며 침묵했다.
조금 후에 에밀리가 물었다.
“여왕님 좋아했어?”
살짝 놀란 듯 한쪽 눈썹을 올렸다.
아니라고 대답하려 입을 벌렸지만 정작 내 입에선 어떤 변명도 나오지 못했다.
“하나 말해줄까?”
에밀리는 밝게 웃어줬다.
“여왕님은 너 좋아했어.”
“내 피를 좋아했겠지.”
“너랑 피 모두를 좋아한 거잖아. …자꾸 일일이 투덜거릴래?”
이마로 틱. 손톱이 부딪혔다. 살살 때린 건데도 이마가 얼얼하다.
“같은 여자로서 알 수 있어. 여왕님은 너 좋아했어. 부정하겠지만 너도.”
하, 어처구니없어서 비웃음이 튀어나왔다.
“내가 세상 가장 증오하는 흡혈귀가 누군지 알아?”
“알아. 그걸 애증이라고 해.”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에밀리는 웃지도 않고 진심으로 덧붙였다.
“3년간 미워서 증오가 들끓었겠지만, 보기보다 여왕님은 널 아끼고 사랑했어. 그 감정을 매일 받다 보니 무의식적으로 애증이 생긴 거야.”
“그럴 리가 없어.”
“여왕님이 왜 널 직접 풀어줬겠어? 이런 거금의 값을 하는 보석을 왕창 넘겨주고. 넌 왜 거절하지 않았어? 증오하는 사람의 도움을 받고 싶어? 노예에서 해방됐는데 왜 우울한데?”
반박하려 입을 열어도 정작 반박 거리는 나오지 않는다.
결국에 나는 에밀리의 말에 수긍했다. 머리는 아니라고 외쳐도 가슴은 맞다 한다.
“날 좋아했으면서 왜 날 그런 식으로 다룬 건데?”
“음… 너 여왕님에 대해서 얼마나 알아?”
얼마나 아냐니?
어… 사상최강 흡혈귀, 보지보다 애널을 좋아하는 변태, 개차반의 성격에 성질 더러워 보이는 눈매지만 사실 자세히 보면 귀여운 구석이 있는 여성 등등.
“여왕님이 누굴 좋아해 봤을 거 같아?”
좋아해 봤겠지. 라는 말이 튀어나오려다 말았다.
그 라니아가 누군가를 좋아한다? 내게 보이는 그 변태성향을 다른 이에게도 드러낸다?
상상이 안 가는데?
“여왕님 모솔이야.”
진짜 어처구니없어서 말문이 막혔다.
전혀 맞물리지 않는 의미를 지닌 두 단어가 함께 공존하는 것처럼 어울리지 않는다.
“어떤 누구도 사랑해본 적 없으셔. 사실 누굴 사랑한다는 감정 자체를 가져본 적이 없으시겠지.”
그러고 보니 라니아와의 첫 잠자리가 생각난다.
나는 물론이거니, 라니아도 섹스에 있어서 문외한인 데다가 서로가 너무 서툴렀다.
그래도 하루, 이틀, 사흘, 나흘 밤마다 몸을 섞으며 서로가 요령이 생겼고 나중엔 취향을 요구하는 정도까지 익숙해졌다.
심지어 라니아 처음엔 처녀였다.
“누굴 사랑해본 적이 없다 보니 어떻게 사랑할지 몰랐던 거야. 주변에선 비위 맞춰주려고 모든 걸 맞춰주다 보니 정작 좋아하는 상대를 만나니 어떻게 해야 할질 몰랐던 거지.”
“…그래서 날 그렇게 취급한 거야?”
“서툴렀던 거지.”
서투른 것 치고는… 하, 그래. 이런 생각이 들게끔 만드는 이딴 시대가 잘못이다.
“…하아. 그래 봤자 이젠 다 끝이잖아.”
빙그레 미소 지은 에밀리가 내 볼을 손가락으로 꾹 눌렀다.
“내가 한 말은 다시 노예로 돌아가라는 소리는 아니야. 그냥 자기감정에 솔직해져 봐. 적어도 지금 같은 답답한 심경이 좀 나아질걸.”
에밀리는 다시 본인의 침대로 돌아갔다.
머리 뒤로 깍지를 끼고 천장을 보며 천천히 생각했다.
라니아가 날 좋아한다니. 나도 라니아를 좋아한다고? 곱씹어봐도 역시 믿기 힘든 감정이다.
착잡하게 눈을 내리깔고 있다가 문득 지금 라니아는 뭐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침대에 누워서 내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날 떠올리며 자위? 아니면 울고 있을까?
허탈한 마음에 힘없이 웃다가 문득 그놈이 생각났다.
‘알케테르. 이 새끼는 성에 왜 온 거야?’
그놈의 말에 따르면 나를 섭외하기 위해 왔다.
이게 목적인데 알케테르의 궁극적 목적은 나를 이용해 흡혈귀 사회를 노예로 두고, 자신은 그 열차에 얻어타겠단 속셈.
그럼 더 깊게 들어가 보자. 에이르는 알케테르를 보내서 무슨 속셈인 거지?
사업차로 왔다는 건 명목상인 거잖아.
만약에 에이르가 나를 목적으로 알케테르를 보냈다고 했으면 나를 쉽게 보내줘도 되는 거야?
결국에 내가 테르세르에 붙을 거라는 확신이라도 있어? 알케테르는 너무 손쉽게 날 보내줬는데?
“흐음….”
그것도 아니라면 다른 목적이 있는 건가?
라니아를 무서워하는 에이르가 알케테르를 통해 비웃으려고 하는 건 아닐 텐데.
어떻게든 친분을 만들어서 접근한 거라면?
그리고 라니아를 죽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을 아는 알케테르를 보낸 거라면?
벌떡 일어나 앉았다.
“잠깐만….”
라미에르를 몰래 보내어 상황을 파악하고 알케테르를 바로 파견한다.
이미 엉망진창의 수도에, 스파이로서 탁월한 실력의 시미르를 직접 가르친 테르세르 친위대의 최고 실력자 알케테르를 보냈다?
다른 전령들도 있을 텐데 굳이 최고 전력 알케테르를 보냈다고? 거의 다 무너진 수도로?
“빌어먹을 새끼가….”
급히 이불을 박차고 나와 호텔 밖으로 뛰쳐나갔다. 왜 이번엔 불안한 예감이 들지 않았지?
후다닥, 호텔에서 나왔을 때, 정면의 정원 벤치에 금발의 남자가 앉아있는 게 보였다.
유난히 밝은 달빛, 정원의 큰 나무 아래 그늘에서 느긋하게 누군가를 기다리는 남자.
“후우….”
숨을 가다듬고 천천히 다가가 남자의 옆에 앉았다.
“좀 늦네.”
알케테르의 물음에 허, 소리를 냈다.
“이거도 나름 빨리 안 거야. 일일이 다 알아채면 그게 사람이냐? 점쟁이지.”
“후후, 그래. 뭐 물어보고 싶은 거 있나?”
알케테르는 양손을 비비며 물었다. 난 당연히 가장 먼저 떠오르는 그것부터 물었다.
“라니아한테 손대지 않았겠지?”
“이제 주인님이라고도 안 부르는군. 하하하, 그런데 왜 라니아 여왕을 물어보지? 이젠 남남 아냐?”
“묻는 말에나 대답해.”
킬킬, 비웃은 알케테르는 안심하란 듯 고개를 저었다.
“물론 손 안 댔다. 못 댔다고 하는 게 옳겠지.”
“그래. 인간 군대처럼 너도 펑 터질 수 있었으니까.”
“네가 사형을 당해 죽는다면 원랜 라니아 여왕을 없애려 했어. 그런데 넌 내 섭외를 받을 거 같은 거야.”
매섭게 노려보고 있을 때, 알케테르가 말했다.
“라니아 여왕은 건들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지. 테르세르… 아니지. 나와 협력하자.”
그늘진 나무 아래에서도 알케테르의 눈에 기이한 안광이 흘렀다.
“흡혈귀 사회를 함께 거머쥐어 보자고.”
고민해야 할 사항이지만, 난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래… 알았다. 그럴게.”
“그럼 계약서에….”
“아니. 이젠 노예 안 할 거야.”
눈을 찡그린 알케테르는 빠르게 수긍했다.
“그래. 그 정도야 폐하께 권유해보지.”
“추가조건은 너와 시미르와 같은 높은 직책을 줘.”
“……고려해보지.”
자리에서 일어난 알케테르가 외투 주머니에 손을 푹 집어넣었다. 그가 송곳니가 보이듯 환하게 웃었다.
“그럼 내일 마중 나오겠어. 지금 있는 애들은 잘 돌려보내.”
“어련하실까.”
알케테르가 내게 손을 내밀었다. 난 그 큰손을 마주 잡으며 함께 미소지었다.
“그럼 잘 해 보자고. 파트너.”
“…그래. 파트너.”
흥. 파트너는 개뿔.
라니아는 정말 싫어하는 흡혈귀다.
하지만 에밀리의 말대로 난 역시 라니아를 좋아하는 게 맞는 거 같다.
그녀가 저놈들의 손아귀에 휘둘리는 건 꼴도 보기 싫어.
그렇다면 할 일은 역시 그것뿐이지. 흡혈귀 여왕을 성노예로 만드는 것.
에이르 여왕을 성노예로 만들어 테르세르를 내 수중에 두는 거야.
그다음엔 알케테르.
네 목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