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화 〉 메이 (3)
* * *
시작부터 거칠게 나서서는 안 된다. 메이는 그저 피를 마시기 위한 것으로만 알고 있다.
천천히 그녀가 내 피를 통해 반응하게끔 맘껏 마시게 뒀다.
허리를 가볍게 감싸 안고 슬쩍 허리 뒷부분을 손가락으로 훑어주며 자극을 줬다.
“흐으읍.”
어깨를 감싼 메이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내 손길에 조금 놀란 듯하면서도 차마 거절을 못 한다.
내 피 맛에 잔뜩 취한 메이가 내게서 떨어진 건 이러다 빈혈이 오는 게 아닌가 걱정할 즈음이었다.
“프하아….”
목에서 침 끈이 늘어졌다.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입을 뗀 메이의 얼굴은 금세 빨개졌고 그녀의 눈도 풀리기 직전이다.
“너… 너 정체가 뭐야?”
난생처음 먹어본 맛. 흡혈귀들을 애달프게 만드는 냄새. 나를 처음 봤던 흡혈귀들의 공통적인 질문이 있다.
너 정체가 뭐야?
그러면 내 대답도 마찬가지로 한정되어 있다.
“하하, 모르겠네요.”
진심이다. 나도 내 맛의 정체를 모르겠다.
그렇게나 맛을 봐놓고도 메이는 어딘가 모자란 건지 끙끙 앓으며 날 바라봤다. 어린 강아지가 안아달라고 바라보듯 애달픈 메이의 눈동자에 아랫도리가 부풀어 오른다.
이쯤이면 눈치채고 말을 해줘야 하지만, 난 애써 왜 보냐는 시선을 보냈다.
“저, 저기….”
“네. 충분히 맛보셨지 않나요?”
키득, 웃으며 옷을 입으려는 듯 셔츠를 주웠다. 급히 놀란 메이가 반사적으로 내 팔을 잡았다.
가능한 모르는 척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돌아봤다.
“에? 왜 그러세요?”
“미, 미안하지만 더 마실 수 있을까? 더… 더 마시고 싶은데.”
아, 저 얼굴. 표정. 자세. 분위기. 왜 진이 메이를 그렇게 애지중지하는지 알겠다.
지켜주고 싶은 귀여움과 순진함. 때 묻지 않은 아름다운 외모를 보고 있으면 부성애가 차오른다.
그런데 자신은 물론, 아내도 없는 내게 부성애가 있겠는가? 내 속에 있는 건 그저 망가뜨리고 싶은 가학성뿐이다.
“에? 더 마시고 싶다고요?”
“응. 부탁할게.”
“아, 황제 폐하. 저도 물론 폐하께 피를 바치는 건 무척 영광스러운 일이긴 하나.”
내가 이렇게 능글맞은 대사를 한 적이 있던가? 나 자신도 놀랄 만큼 능청맞은 자세와 표정으로 일부러 여지 주듯이 거절했다.
“아쉽게도 인간의 피란 어느 정도 빠지면 위험하게 되어 있습니다. 인간은 흡혈귀보다 나약하고 쉽게 망가지거든요. 죄송합니다.”
“아… 아아, 그, 그럼… 나중에라도.”
“죄송하지만 저는 라니아 여왕 폐하의 직속 노예. 제 피는 전용인의 혈액인지라 이렇게 황제 폐하께 드리는 것도 들키면 큰일 납니다. 기회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놀란 메이가 울상이 됐다. 내 팔을 잡던 손을 빼고 몸을 움츠리며 애써 참으려는 듯 우울하게 말했다.
“알았어. 그러면….”
“하지만 황제 폐하. 방법이 없는 건 아닙니다.”
확 바라본 메이의 표정엔 집착이 조금 보였다. 몸을 당겨 다가온 메이가 급히 물었다.
“뭐, 뭔데? 말해줘!”
“제 냄새, 맛이 제 혈액에만 있는 건 아닙니다.”
바로 이해하지 못한 메이는 머리를 갸우뚱했다.
“그런데?”
“제가 감히 말씀드려도 될지 모르겠네요. 제 체액, 애액, 정액, 땀 등. 제 몸에서 나오는 모든 것에는 피와 같은 맛이 납니다.”
이해한 듯 놀란 눈이 되는 메이를 향해 씨익 웃었다.
“무슨 뜻인지 아시겠나요?”
얼굴이 단숨에 붉어진 메이가 어버버, 말을 못 했다. 동공을 파르르 떨던 메이는 잠시 문을 쳐다봤다.
“그, 그런….”
보아하니 문 바깥에 있는 진이 눈치챌까 봐 걱정인 거겠지. 그런데 이런 상황을 주도한 게 진이란 사실을 과연 그녀는 알까?
“괜찮으시겠습니까? 감히 미천한 노예가 황제 폐하와 몸을 섞는 게….”
나 능글맞음을 넘어서서 너무 재수 없는 게 아닐까? 내가 잘하고 있는지 걱정까지 된다.
대답을 기대하고 있던 나에게 희소식이 다가왔다.
“그, 그런 부끄러운 행위보다는… 키, 키스는 괜찮을까?”
제법 쉽게 넘어오진 않았다. 메이는 귀여운 소녀처럼 쑥스러워했다.
하지만 키스가 허용된 순간부턴 이미 넘어온 거나 다름없다.
“폐하가 원하신다면 그것만으로도 영광입니다.”
그녀와 나란히 마주 봤다. 촉촉한 눈으로 날 올려다본 메이가 눈을 감았다.
분홍색의 입술을 보고 있으니 심장이 두근거린다.
천천히 부드럽게 그녀의 입술에 내 입술을 포갰다.
“우음음.”
키스는 처음인지 메이는 입술을 맞댄 채로 가만히 있었다. 뭘 할지 모르는 것 같아 내가 움직이기로 했다.
입술을 비비며 움직이자 메이도 내 행동을 따라 했다.
키스를 통해 분위기를 무르익게 만든 다음, 본격적으로 나섰다.
혀를 메이의 입술 안으로 집어넣었다. 놀랐는지 메이가 번뜩 눈을 뜨고 살짝 내 혀를 깨물었다.
“아… 아아.”
당황한 메이가 입을 빼려 하지만 일부러 놓아주지 않았다. 꼭 끌어안아 그녀의 가슴이 내 가슴에 닿도록 했다.
다시 눈을 감은 메이의 혀가 마주 나왔다. 메이의 혀와 내 혀가 뒤엉키며 끈적하고 야한 숨결이 우리 입안 속을 맴돌았다.
허리를 감싼 손을 움직여 메이의 원피스 끈을 내렸다. 어깨에서 떨어지는 끈에 불쑥 메이의 손이 올라와 잡았다.
살짝 놀랐다. 너무 앞서갔나? 싶었는데 머뭇대던 메이의 손이 멀어진다. 원피스 끈이 스르륵 내려가고, 메이의 젖이 모습을 드러냈다.
주인님과 에밀리의 가슴은 엄청 크지만 탱탱한 느낌이 있었다. 손에 확 잡히지 않는 그런 느낌.
그럼 메이의 가슴은?
메이의 가슴에 손을 얹었다. 한 손에 다 담기지 않는 묵직한 가슴이 손 모양을 따라 꾹 눌러졌다. 손가락 사이로 가슴살이 튀어나온다.
주인님과 에밀리랑은 또 다른 느낌의 가슴이다. 이건 탱탱함은 없지만 부드럽고 무지막지하게 말랑하다.
슬라임 같다.
이제 머뭇거림이 없어진 덕분에 메이가 열정적으로 내 입술에 매달렸다. 가슴을 세차게 주무르는데 메이의 입술에서 얕은 신음이 나온다.
“하아….”
“황제 폐하… 꽤 상당하십니다.”
“그런가… 난 내 가슴이 크다고 생각 못 했는데.”
진심으로 하는 소리냐? 세상 여자들이 당신에게 욕을 퍼부을 수 있는 소리다.
메이가 자기 가슴 아래에 손을 대고 올렸다. 그 출렁임과 크기… 제기랄, 역으로 홀리겠어.
“둔해 보이지 않아?”
“요즘 미의 척도는 가슴에 달려있다는 소리를 못 들으셨습니까?”
“정말로?”
“아뇨. 제가 방금 지어낸 겁니다. 그런데 남자들은 동의할 겁니다.”
메이의 가슴을 주무르면서 엄지로 젖꼭지를 살살 돌렸다. 어깨를 파릇파릇 떤 메이가 팔짱을 끼듯 가슴을 모았다.
“폐하? 저 부탁 하나만 해도 되겠습니까?”
“흐응, 뭔데?”
침대에 걸터앉은 상태에서 다리를 벌렸다. 내 앞에 무릎 꿇어앉은 메이는 부끄러운 듯 볼을 붉히면서도 가슴을 모아 내 자지 앞에 뒀다.
“지, 진짜 이런 거 괜찮아?”
“오, 그럼요.”
메이가 천천히 자신의 양 가슴을 붙잡고 사이에 내 자지를 끼워 넣었다. 크기가 상당한지라 내 자지 전체가 폭 잠긴다.
“오오오….”
에밀리에게도 해본 적 있었는데, 걔는 탱탱한 가슴으로 자지를 눌러주는 느낌이라면 메이는 감싸는 느낌이다.
“이렇게 하면 돼?”
이어 가슴이 위아래로 움직이자 귀두에 자극이 온다. 짜릿하면서도 놀라운 광경에 황홀감이 느껴진다.
한 국가의 황제가, 자신의 출생 때문에 남자완 제대로 손도 못 잡아본 여성이 직접 파이즈리를 하고 있다. 그것도 내 자지로!
쭉 아래로 당기는 가슴 사이로 내 귀두가 고개를 내밀었다. 메이는 눈치 좋게 혀를 가져가 끝을 간지럽혔다.
“읏. 나올 거 같아요.”
“어, 어? 그, 그그, 그럼 어떡해?”
“받아 마시세요!”
이게 할 소린가 싶다만 애초에 정액을 맛보려 한 건데 이상하지 않잖은가. 내 말에 따라 메이는 내 귀두에 입을 댔고 난 한껏 쏴 올렸다.
뷰르릇, 튀어나오는 정액을 입안 가득 받은 메이는 마셔도 되냐는 시선을 던지면서도 꿀꺽 삼켰다.
메이는 고개를 숙이고 맛을 음미했다. 조용히 진중하게 표정을 숨긴 메이가 고개를 들었을 땐,
“하… 하핫.”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 청순하고 귀엽던 외모가 저렇게 변하다니.
한껏 빨개진 얼굴에 풀린 눈, 미처 다 삼키지 못한 정액이 흐르는 혓바닥. 그리고 배시시 웃는 입가.
키스하고 싶어 미치겠는데 내 정액을 내가 맛보긴 곤란하다.
“하… 하아…… 아아아….”
“하하, 폐하. 괜찮으세요?”
“응… 괜찮아. 괜찮으니까.”
가슴을 치우고 메이가 내 자지 깊숙이 입안에 집어넣었다. 혓바닥으로 기둥과 귀두를 핥고 입술로 요도에 남은 정액을 짜 올렸다.
열심히 빨아대는 메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 여자도 오래 못 버티는구나.
“하읏… 하응… 흐응….”
그래도 이 정도면 메이치고는 오래 참았다. 황제라는 여자가 노예 앞에서 천박하게 다리를 벌리고 음부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눈물이 터질 듯 울상인 메이가 애타는 눈으로 날 바라보며 음부를 문지르는 모습은 가히 최고다.
“이런, 왜 그러십니까, 폐하? 한낱 노예의 앞에서 그런 부끄러운 얼굴과 자세라니.”
“그, 그치만… 여, 여기가….”
맨발을 들어 메이의 음부에 얹었다. 이미 물로 흥건한 보지를 문지르고 엄지발가락은 클리톨리스를 꾹 눌렀다.
“후그긋!”
“너무 느끼시는 거 아닙니까? 남에게 보이면서 하는 자위가 그렇게 좋으십니까?”
“그, 그런 거 아니야….”
“아, 보이는 걸 좋아하시는군요? 혹시 폐하께선 자위를 많이 하십니까?”
진이 했던 얘기가 문득 떠올라 건드려봤다. 정곡을 찔렸는지 메이의 손이 언뜻 멈췄다.
울 듯한 얼굴이 뚱한 표정이 됐다. 한층 귀여워진 표정 덕분에 미소가 절로 나온다.
“폐하. 그러면은 재밌는 거 해보시겠습니까?”
갸우뚱하는 메이를 보며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메이의 침소에는 발코니가 있다. 넓은 덕분에 메이를 산책하기엔 아주 제격이기도 하다.
나는 알몸의 메이를 발코니에 데려왔다. 카미츠미 성의 높은 중앙 발코니로 나오면 성 내부와 한창 축제로 떠들썩한 거리가 훤히 보인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메이는 추위와 들킬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에 몸을 떨었다.
“아… 아아….”
“오늘은 보름달이네요?”
보름달 덕분에 야밤에도 주변이 밝았다. 기분이 좋아지는 경치와 알몸의 메이. 얼마나 아름다운 조화란 말인가.
“이거 자칫 누가 볼 수도 있는 거 아닐까요?”
“아, 안 돼. 우리 들어가서 하자….”
“오, 그거 안 되죠.”
메이를 뒤에서 끌어안아 가슴을 움켜잡았다. 흠칫 찌푸려지는 메이의 볼에 얼굴을 맞대고 짓궂게 말했다.
“폐하. 지금 당장 자위해 주세요.”
“무, 무슨! 난 카나츠미의 황제야! 그런 천박한 부탁 따위 들어줄 수 없어!”
나름 황제로서의 권위를 내세우려고 하지만, 내게 있어선 흡혈귀들은 모조리 성노예에 불과하다. 아, 여자만.
“그럼 그만둘까요?”
“모, 못된 것….”
나와 몸을 섞은 흡혈귀들의 공통점. 입으론 거절하지만, 몸은 솔직하다.
메이가 다리를 벌리고 천박하게 음부를 문지른다. 자신의 도시를 바라보며 수음하는 그녀는 애액을 흘렸다.
“자… 폐하.”
난 양손으로 메이의 눈을 가리고 속삭였다.
“생각해보세요. 지금 눈앞에 폐하의 백성들이 있습니다.”
상상하는지 메이가 조용해졌다. 곧 입에서 야한 신음이 나온다.
“모두가 폐하를 바라보고 있어요. 그런데 폐하는 알몸이네요.”
“그… 이, 이건….”
“백성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그려봅시다. 남녀노소 폐하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백성들의 얼굴은 각양각색입니다.”
꿀꺽, 침을 삼키는 목으로 땀이 맺힌다.
“폐하를 경멸하듯이 보는 노년의 백성이 혀를 차고 있어요.”
“흐읏….”
뚝뚝, 애액이 방울져 떨어진다.
“저기 놀란 눈으로 보는 어린 백성들을 보세요. 황급히 나온 부모가 아이들의 눈을 가리고 화가 난 얼굴로 폐하를 노려보네요.”
“그, 그런 눈은… 아아….”
허벅지를 타고 애액이 줄줄 흘러내렸다. 손은 더욱 거세게 클리톨리스를 문지르고 다른 손은 엉덩이를 주물렀다.
“젊은 여성들이 얼굴을 붉히고 폐하를 보고 있습니다. 충격받은 얼굴이지만 차마 눈을 떼지 못하고 있어요. 폐하의 아름다운 얼굴을 닮고 싶어 화장법도 비슷하게 하던 여인들을 보세요.”
“흐그으으응!”
손가락이 엉덩이 사이로 파고드는 게 보였다. 보지에서 손을 뗀 메이는 허리를 숙이고 엉덩이를 내밀었다.
벌어진 엉덩이 사이의 애널에 손가락을 마구 집어넣기 시작했다.
“젊은 사내들을 보세요. 자기 친구들을 부르고 폐하의 적나라한 수음 장면을 보려고 앞뒤 다투어 나오네요. 자 그들이 무얼 하고 있습니까?”
“그, 그만… 아니야….”
“폐하를 반찬 삼아 함께 자위하고 있습니다.”
후두둑, 애액이 쏟아지고는 메이가 허리를 펄떡였다. 입에선 신음이 길게 늘어져 나오고 메이는 입술을 악물며 애널을 손가락으로 헤집었다.
“우리 변태 폐하. 더 해볼까요?”
“이젠… 됐어.”
내 손을 치운 메이는 발코니 난간에 가슴을 기댔다. 나를 향해 엉덩이를 벌리자 자그마한 애널이 입을 열었다.
“네 자지를 넣어줘.”
우리 폐하. 너무 쉬운 거 아닙니까.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