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화 〉 카미츠미 (4)
* * *
한적한 산책로에 나온 커플처럼 나무 뒤에 숨어서 끈적한 키스를 나눴다. 정확히 하자면 밀회의 현장이기도 하다.
굳게 닫힌 성문처럼 열리지 않는 입술 틈으로 혀를 비집어 넣는 건 생각만큼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
내 입술 덕분에 출구 없는 시미르의 입안에서 비명이 울렸다. 촉촉해진 눈은 울분에 찬 여성처럼 젖어있지만, 난 내심 알 수 있다.
시미르의 힘이라면 나를 제압하는 정도는 유치원생 다루는 것만큼 쉬울 테다. 친위대 부단장이 훈련도 안 한 노예한테 겁탈당한다? 웃음거리도 못 된다.
“프하아.”
“후에에….”
숨이라도 쉴 겸 시미르의 입안을 맘껏 헤집고 입을 뗐다. 그녀와 코끝을 맞댄 채로 야하게 물든 눈동자를 쳐다봤다.
날카로운 눈은 여전했지만, 마음만 먹으면 그 눈을 눈물로 얼룩지게 만들 수 있다.
“어때요? 오랜만에… 아, 저희는 키스한 적이 없구나.”
“역겨운… 변태 새끼.”
“제 냄새 오랜만에 맡으니까 어때요?”
그녀의 양손을 머리 위로 올려 잡았다. 힘이 풀린 듯 손쉽게 들린 팔이 떨고 있다.
한쪽 다리를 시미르 다리 사이에 끼워 넣고 그녀가 내 다리에 엉덩이를 걸치게 했다.
“퉷.”
시미르는 침으로 응답했다. 이마저도 우스움의 극치다.
제압당한다고 당하는 사람도 아니면서.
그래도 조금은 그녀의 반응에 어울려주기로 했다. 마치 화난 듯 천천히 볼의 침을 닦아주고, 싸늘한 미소를 연출했다.
쿡쿡, 소리 내주고 왼손으로 그녀의 양 팔목을 고정 후, 다른 손으론 그녀의 가슴에 손을 얹었다.
가죽 재질로 이루어진 바이크 수트 위로 시미르의 작은 가슴이 손에 잡힌다. 브래지어의 감촉을 느끼다 목 뒤로 손을 옮겼다.
“시미르 씨. 부하나 동료들은 앞서갔어요. 저희가 후미를 담당했으니 당신의 뒤를 봐줄 사람은 어디에도 없어요.”
“누군가는 구하러 올 거야.”
“허어, 여전히 눈치를 못 채네.”
목 뒤의 지퍼를 잡고 죽 내렸다. 놀란 시미르가 몸을 비틀어 반항하려 했지만, 그 틈을 노리고 지퍼를 엉덩이 끝까지 내렸다.
일체형 전신 수트이기에 지퍼만 내리면 그녀는 옷을 다 벗은 셈이나 다름없다. 아니나 다를까, 거칠게 수트를 잡아당겨 내리자 그녀의 상반신이 훅 드러났다.
내가 좀 거칠게 벗겨서 그런지 그녀의 브래지어도 함께 풀렸다. 흠칫, 시미르가 눈을 떨었다.
‘젠장, 이러니까 진짜 평범한 여자나 다름없잖아.’
그녀도 연기하는 중이겠지만, 떨리는 눈이나 약간 공포에 질린 듯 지은 표정을 보면 여느 선량한 여성과 다를 바 없다.
반항도 하지 않고 내 손에 거침없이 벗겨져 무방비한 시미르를 보고 있자니 이래도 되나 싶은 죄책감까지 들었다.
여기서 그만둘까 고민하다가 시미르의 눈을 봤는데,
“하, 하하. 제기랄.”
사람의 눈에서 감정이 대놓고 드러나는 모습은 흔치 않다. 표정은 “그만둬!”를 외치지만, 눈동자는 “얼른 덮쳐줘!”를 간절히 바란다.
자기 자신한테 참 솔직하지 못한 여성이다. 그녀에게 도움을 받은 입장으로서 그녀의 성원에 힘입어 노력해야지.
벗겨진 시미르가 자신의 가슴을 가렸다.
얼굴이 빨개지고 야한 숨결을 애써 감추는 그녀 덕분에 내 아랫도리가 바지를 뚫고 나올 기세가 됐다.
“하, 젠장.”
나 자신을 되돌아보면 여자들만 흥분하는 건 아니다. 나도 쉽게 흥분하게 된다.
시미르의 목을 물고 핥았다. 뱀파이어와 인간의 시점이 바뀐 듯 내가 시미르의 목에 고개를 파묻고, 시미르는 내 가슴을 약하게 밀면서 신음했다.
“하으으….”
동시에 한 손은 그녀의 가슴을 맘껏 주무르고 다른 손은 마저 수트를 벗겼다.
직접 다리도 들어서 수트를 벗은 덕분에 시미르는 팬티 한 장만 걸친 알몸이 되었다.
그녀의 하얀 팬티 위에 손을 얹으니 역시나가 역시나다. 이미 흠뻑 젖었다.
“흐흥. 좋아 죽네요?”
“아, 아니야. 이건….”
“내 냄새 때문이라고 말할 생각 마세요. 제 냄새는 그저 흥분하는 동기에 불과하고, 원인은 당신의 변태적인 성격이에요.”
나도 바지를 훌러덩 벗었다. 쿠퍼액이 흐르는 내 자지를 보자 시미르가 옅게 숨을 들이켰다.
내가 시미르의 가슴에 손을 얹고 있어서 말하는데, 그녀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마치 사랑에 빠진 소녀처럼.
“저리… 치워.”
어림없지. 손에 애액을 잔뜩 모으고 내 자지에 발랐다.
“이 정도면 윤활제 역할은 수행하고도 남네요. 봐요. 당신 애액으로 번들번들한 제 자지를.”
애액으로 범벅된 내 자지를 홀린 사람처럼 쳐다본다. 시미르는 몽롱한 눈으로 내 자지를 살펴보다 내 눈을 바라봤다.
슬슬 그녀가 한계에 다다랐는지 눈가가 붉어졌다.
“제….”
제발이 나올듯하다가도 시미르는 참았다. 그녀도 참 대단한 인물이긴 하다.
자지로 시미르의 고간에 넣었다. 질에 넣지 않고 음부 위를 문지르며 시미르의 허벅지 사이에 끼워 박듯이 움직였다.
일그러진 표정은 넣지 않고 뭐하냐는 물음을 던졌다.
“미치겠죠? 넣고 싶어 간절한데 넣어주지 않으니까 짜증도 나고.”
“아, 아니야. 그 더러운 자지 치…워.”
“하, 솔직하시지 못하네.”
자지를 시미르의 질 입구에 밀착시켰다. 조금만 허리를 올리면 그대로 삽입이 가능한 자세를 만들었다.
“그때처럼 천박하게 보지를 벌리며 부탁하면 해줄 수 있는데.”
시선을 떼지 못하는 시미르가 문득 침을 꿀꺽 삼켰다. 천천히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넣…… 넣어봐. 가축 새끼…. 그딴 실 자지 넣지도 못하잖아.”
“하. 말 한 번 고약하게 하시네. 그런 실 자지에 좋다고 꺽꺽 넘어갔으면서.”
“너, 넣어보라고… 당장 찢어 죽일 테니까.”
해보든지, 그대로 허리를 튕겨 올리자 시미르의 촉촉한 질내로 쑥 진입했다.
뒤꿈치까지 들어 허리를 쳐올린 덕분에 시미르가 내 자지와 나무에 기대어 몸이 들려졌다.
“후그으윽!”
다리를 파르르 떤 시미르였다. 말로는 찢어 죽이겠다고 하면서 표정은 만족감에 사로잡혔다.
볼을 타고 눈물이 떨어졌다. 흥분으로 얼굴이 붉은 그녀가 질내를 조였다.
“치… 치워… 역겨운 자지.”
“할 말이 그것밖에 없으시네.”
시미르의 허벅지를 어깨에 걸고 나무에 기댄 채로 허리를 박아댔다.
츠벅츠벅, 애액을 질질 흘려댄다. 눈물과 침을 흘리는 시미르의 얼굴을 감상했다.
“오늘은 잘 버티네요? 그때는 곧잘 넘어가서 좋아 죽더니!”
“아, 아니라고 하잖아.”
“왜요? 군사 학교 시절에 남자들이 자길 안 덮쳐줘서 속상하다면서.”
“내, 내가 그런 소릴 했다고?”
하나도 기억 못 하네!
엉덩이에 파고들 마냥 꽉 움켜쥐고 허리를 박았다. 사정감에 차오르던 자지가 시미르의 질내에 실컷 사정했다.
“하… 하아아… 흐윽.”
속내에 쌓여오는 정액의 양에 시미르가 울먹임에 찬 신음을 흘렸다.
자지를 빼며 놓아주자 시미르가 나무에 등을 기대고 허리를 펄떡였다. 질에서 흘러내리는 정액이 바닥 풀더미에 떨어졌다.
“하… 하아아….”
냄새에 잔뜩 취한 시미르가 서서히 풀어지기 시작했다. 그녀와 진하게 키스를 한 번 더 해준 후, 앉혔다.
주저앉은 시미르의 입가에 자지를 가져갔다.
“시… 싫어.”
“빨아요.”
“싫어… 싫어… 치워.”
“흥. 이러길 바라는 거겠지.”
자지를 흔들어 시미르의 뺨을 때렸다. 오른쪽을 치고 지나가 왼쪽도 때렸다.
눈물과 내 쿠퍼액이 묻은 얼굴에 다시금 자지를 들이밀었다. 그리고 강압적이게 명령했다.
“빨라고, 시미르.”
고집스럽게 입을 다무는 그녀의 입에 귀두를 묻혔다. 고개를 저으며 도망치려는 그녀의 뺨을 손으로 때려줬다.
짝!
“흐극… 흐윽….”
배덕감이 차오른다. 가학성으로 달궈지는 내 심장이 두근거렸다.
독사 같은 그녀가 눈물을 머금고 내 자지를 물었다. 정액과 애액이 묻은 자지를 솜씨 좋게 빨아 마시고 난 자극 오는 자지에 허리를 흠칫 떨었다.
‘쳇, 입으론 싫다면서 막상 입에 무니까 좋다고 빨아 재끼는 거 봐. 시미르는 이런 타입이구나.’
입으론 싫다면서 실은 덮쳐주길 바라는 스타일. 그녀는 내심 강한 상대가 자신을 마구잡이로 다뤄주는 걸 원했던 타입이다.
“제대로 좀 빨아봐!”
허리를 들이밀어 시미르의 입 구멍에 깊이 박았다. 눈물이 또르륵 흐르면서 열심히 혀와 입을 움직여 내 자지를 청소한다.
어느 정도 됐다는 느낌이 들자 이번엔 자세를 바꿨다.
나무에 기대게 하고 엉덩이를 내밀게 시켰다. 처음엔 싫다며 부정했지만, 젖꼭지를 꼬집고 가슴을 때려주니 훌쩍이면서 잘 따른다.
“흐윽… 싫어, 싫다고.”
싫다는 주제에 다리를 타고 애액이 흘러내렸다.
보기 드문 놀라운 절경에 감탄하며 음부를 손가락으로 만져줬다.
“흐윽… 하아… 후극, 하읏.”
“후우, 시미르. 그거 알아?”
음부를 만지면서 시미르의 하얀 엉덩이를 혀로 핥았다. 부드럽지만 속내에 근육이 차 있는 보드라운 피부를 혀로 느끼고 때로는 깨물기도 했다.
“당신 굉장한 명기야. 언제 어디서든 박아도 질리지 않는다고.”
“그만….”
“좀 좋아해 봐. 사실 원하잖아.”
푸욱! 예고 없이 자지를 박았다. 비명도 못 지르고 뒤꿈치를 들며 반응한 시미르가 허걱, 허억, 숨 넘어가는 소리를 냈다.
“노예처럼 다뤄지길 원하잖아.”
푹, 푹, 열심히 허리를 박았다. 손을 어떻게 둘지 몰라 헤매던 그녀가 나무를 짚고 내 자지에 집중했다.
“하윽. 하아. 하읏. 하앙. 하앗.”
조이는 질압이 상당하다. 혹독하게 몸을 단련한 여성의 질내는 수십 개의 손이 내 자지를 훑어주는 느낌이다.
그녀가 내 자지를 잊지 못하듯, 나도 시미르를 쉽게 잊지 못할 정도다.
“좋아… 좋다고 해. 시미르.”
“조… 좋아. 좋아.”
“내 자지 잊지 못했지? 복귀하고 나서 매일 내 자지 생각에 자위만 하고 지냈지?”
“…….”
대답 안 하는 시미르의 엉덩이를 거세게 후려쳤다. 짝! 소리와 함께 닫힌 입이 열렸다.
“해, 했어! 돌아가서 자위했다고.”
“가서 어떻게 했어? 알몸으로 성을 누볐어? 아니면 길거리를 알몸 산책하다 인간들에게 들켜서 강간 당했어?”
이를 악문 시미르가 고개만 돌렸다.
“그, 그런 변태 짓은 안 했다고!”
“왜? 엄청 좋아했을 텐데.”
킬킬, 웃으며 슬슬 사정감이 몰려옴을 느꼈다.
이제 마무리를 지을 차례가 왔다는 생각에 엉덩이를 때려 신호를 줬다. 용케도 신호를 알아챈 시미르가 질내를 조였다.
시미르의 등에 몸을 기대고 가슴을 꽉 쥐었다.
“싼다! 내 정액 창고가 되어라!”
“아, 안 돼!”
“돼!”
“시미르?”
몰려오던 사정감을 분출함과 동시에, 나나 시미르나 너무 놀라 감흥을 즐기지 못했다.
자지는 정액을 싸고 질내는 절정에 꽉 조였지만, 시미르나 나나 여운을 즐길 상황이 아니다.
방금 내가 잘 못 들은 거 아니지?
사정하던 자세 그대로 나무 뒤로 시선을 옮겼다. 테르세르 예복을 입고 있는 처음 보는 남자가 싸늘하게 보고 있었다.
“시미르…?”
그는 자기 눈을 의심하는 듯한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체격도 크고 색 바랜 금발의 미남은 어처구니없는지 혀를 찼다.
“시미르 너 이게 무슨 해괴망측한 짓이냐?”
“아… 다, 단장님….”
난 차마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일단 보지에서 자지를 빼자 정액이 주르륵 흘렀다. 소리마저 들릴 정도로 흐르는 소리에 단장이 시선을 내게 옮겼다.
문득 냄새를 맡더니 흠칫 놀란다.
“달콤한 냄새?”
오토바이에 기대앉아 상황을 멀찍이 지켜봤다. 남자는 시미르가 단장이라 부르는, 그러니까 테르세르 친위대 단장이다.
알케테르. 테르세르의 무력 최강자. 정점의 검술 실력을 인정받아 테르세르 여왕이 아끼는 남자이면서,
시미르의 스승이다.
“……. ……….”
“…………….”
둘은 내가 들리지 않는 거리에서 무어라 얘기를 나눴다. 단순한 대화가 아님은 짐작할 수 있다.
시미르는 옷을 챙겨입지도 못하고 알몸 그대로 알케테르의 앞에 섰다. 뒷짐을 지고 고개를 숙인 자세를 보아 분명 혼나고 있다.
알케테르는 화난 듯 인상을 찌푸렸지만, 언성은 높이지 않았다.
“하아, 내가 잘못한 건데.”
너무 미안했다. 내가 저지른 일인데 혼나는 건 시미르다.
그 굳센 시미르도 알케테르의 앞에선 꼼짝도 못 하는 것을 보면 저 남자가 얼마나 드센 인물인지 알 수 있다.
시미르의 바이크 수트를 꽉 쥐고 얼른 끝나기를 기다렸다. 도대체 언제까지 그녀를 알몸인 상태로 둘 생각이야?
짜악!
그 순간 알케테르가 손찌검을 했다. 저건 심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시미르의 뺨을 후려치자 그녀가 바닥에 엎어졌다.
빠르게 일어난 시미르는 다시금 뒷짐 자세를 취했다. 이번에는 주먹으로 후려치자 시미르는 아까보다 심하게 넘어졌다.
저 정도라고? 저렇게까지 맞을 필요는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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