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화 〉 제 도움이라굽쇼?
* * *
이틀이 지났다. 사절단이 떠나는 일주일에 겨우 사흘이 지났단 말이다.
이틀 동안은 크게 눈엣가시로 여겨질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
라미에르도 초기에 벌였던 사고에 비해 자기 할 일만 하고 다녔다. 종종 복도를 떠도는 시미르와 마주쳤지만, 인사를 나누지는 않았다.
라미에르야 꼴리는 대로 하고 다니는 것에 비해 시미르는 도무지 속내를 알 수 없다. 목적도 무엇이며 그녀의 정체도 의문.
잔뜩 골난 황소처럼 구는 라미에르도 접고 들어가는 상대인데 시미르는 사고는커녕 눈에 나는 일 없이 성 이곳저곳을 떠돌았다.
대화를 나누거나, 식사하거나, 쉬고 있거나 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주관적인 생각에 불과하지만 내가 감히 평을 내리자면,
마치 성의 구조나 사람들의 동선을 외우고 있는 모습 같다.
수상쩍은 행동이지만 사람들은 시미르의 행동에 의심을 가지는 시선을 보이지 않았다. 사고 치는 후임과 달리 얌전히 다녀서일까.
주변의 관심은 오직 라미에르.
그가 사고를 칠까 봐 조마조마하며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오직 나만이 시미르를 의심했다.
“열려있어.”
진의 방을 노크하려는데 문 안으로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오라 한다고 옳다구나, 문을 발칵 열어버리는 건 예의에 어긋날 뿐 아니라, 나를 시험하려 떠보는 걸지도 모른다.
손잡이에 손을 대고 머뭇대자 문 너머에서 진이 못 들었나 싶었는지 목소리를 높였다.
“열려있어!”
그래, 시험은 무슨 시험이냐. 요새 심신이 허약해졌는지 매사에 의심부터 하고 보는 버릇은 지우는 게 좋다.
안심하고 문을 열었다. 그리고 드러난 광경에 도로 닫았다.
내가 무얼 본 거지? 3초 정도 펼쳐진 장면은 머릿속에서 지우고 새마음으로 문을 열었다.
잘 못 보지 않았다. 내가 문 앞에서 들어가도 될지 머뭇거리자 진이 물었다.
“안 들어와?”
“실례하겠습니다.”
나직이 한숨을 내쉬고 문턱을 넘었다. 누가 볼세라 문도 닫아주고 내 눈앞의 진에게 원망 어린 시선을 보냈다.
“이런 장면 많이 보았을 텐데?”
“그렇죠. 단지….”
단지 내가 보여지는 입장이었지.
진은 소파 앞에 아무렇게나 앉아있었다. 윗도리도 어디다 던져놨는지 매끈한 근육이 촛불로 인해 그림자 져 굴곡진 근육 하나하나가 보였다.
덥지도 않은데 땀으로 번들번들한 진은 딜도를 들고 물끄러미 나를 봤다.
“그런데 무슨 용건이지?”
“용건이기 이전에… 제가 봐도 됩니까?”
“문제는 없지. 안 그렇나, 니아?”
진의 무책임한 허락에 니아의 얼굴은 부끄러움으로 붉게 물들어갔다. 하지만 싫은 소리 하나 내지 않았다.
“네, 네에에….”
말꼬리를 흘리며 니아는 젖은 눈으로 나를 노려봤다. 따가울 정도로 원망이 느껴지는 시선 때문에 식은땀이 흐른다.
니아는 늘 입고 다니는 원피스는 어디다 벗어 뒀는지 알몸이었다. 실오라기 하나 없는 몸은 땀으로 번들번들했다.
매끈한 피부는 촛불을 받아 오일을 바른 듯하다.
양팔은 소파 뒤에 묶이고 다리는 활짝 벌려져 소파 양쪽 다리 기둥에 단단히 묶였다.
게다가 허리 뒤로 쿠션을 가져와 놓은 덕분에 니아는 자신의 부끄러운 부위를 아크로바틱하게 드러냈다.
가슴은 크지 않았다. 내 손에 적당히 잡히는 크기. 귀엽게 느껴진다.
돌이켜보면 내가 상대한 에밀리나 주인님의 경우가 평균치를 지나치게 올리는 상대들이라서 더욱 귀엽게 느껴지는 걸 수도 있다.
불도 다 끄고 촛불 하나에 의지하는 방이었지만 니아의 젖꼭지가 바짝 선 것이 너무 잘 보였다.
허리도 휘어있는 자세 덕분에 갈비뼈가 그림자를 통해 하나하나 자세히 보였고.
군살이나 근육도 없는 배와 허리를 넘어 니아의 벌려진 사타구니엔 솜털 하나도 없는 매끈한 보지가 적나라해 보였다.
“흐으읏….”
몇 번을 딜도에 쑤셔진 건지 젖어있는 보지는 조금 전까지도 쑤셨었는지 꿈틀대며 구멍이 닫히질 않았다.
흡혈귀가 아닌 같은 인간이 농락당하는 모습은 안타까움이 먼저 들지만, 피가 쏠리는 건 차마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그래서….”
진은 날렵하게 일어섰다. 그리고 팔짱을 끼고 부드럽게 웃었다. 마침 그림자 때문에 그의 얼굴이 기괴해졌다.
“한낱 가축께서 어쩐 일로 찾아왔어? 그것도 한창 재미 붙이던 지금에 말이야.”
확실히 재미는 제대로 보고 있다. 큼큼, 그게 아니지.
“…제가 감히 여쭙는 게 실례가 되겠지만, 제 의심이라면 진님께서도 동의하시지 않을까 싶어서 실례를 무릅쓰고 찾아왔습니다.”
“말해봐.”
“혹시 시미르님에 대해서 얼마만큼 아십니까?”
의외의 인물이 내 입에서 튀어나오자 진이 한쪽 눈썹을 올리는 것으로 의문을 드러냈다.
테르세르의 사절단이지만 지랄 떠는 후임과 다르게 얌전히 지내는 시미르.
감당하기 힘든 라미에르에 온통 관심이 치우쳐있어서 시미르는 사람들의 관심밖에 있다.
“남들이 아는 정도만 알지. 왜?”
“그분에 대해서 사소한 정보라도 알 수 있을까요?”
영문을 모르더라도 진은 친절히 자신이 아는 만큼만 내게 설명했다.
“테르세르 친위대 부단장. 그 침착함에서 나오는 잔악한 성격이 일품인 진성 사디스트. 일솜씨는 뛰어나고 계획적이며 명석한 두뇌와 말솜씨 덕분에 사절단처럼 입을 잘 놀려야 하는 일엔 늘 투입되는 흡혈귀지.”
“…혹시 그 외로도 그분이 나서는 일이 뭐가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글쎄다. 내가 시미르와 대화해본 적도 없고 부딪칠 일도 적어서. 타 국가의 요원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것도 이상하잖아?”
역시 그러한가. 속 시원한 해답이 나오지 않다 보니 내 막막한 표정을 유심히 보던 진이 문득 미소를 지었다.
그는 딜도를 내게 내밀었다.
“가축. 딜도 쓸 줄 알아?”
“…제 엉덩이에 쑤시라는 거라면 그냥 가겠습니다.”
“넌 무슨 말만 하면 극단적으로 보는 버릇이 있다? 말고, 이걸로 내 가축을 가게 해봐.”
내가 잘 못 들은 건가? 멍청하게 표정을 지었지만, 진은 진심인 눈이었다.
나랑 같은 생각을 했는지 니아가 기겁하며 소리쳤다.
“주, 주인님! 어찌 저자에게…!”
“니아.”
싸늘한 시선에 니아는 놀란 눈을 죽이듯 시선을 돌렸다. 나를 보며 울 듯 눈물이 그렁그렁하지만 체념한 듯 눈을 감았다.
“해봐. 그러면 내가 아는 다른 사실을 알려줄게.”
내밀었던 딜도를 흔드는 진. 어쩔 수 없이 받아야 했다.
딜도를 처음 만져보는 것은 아니지만 역시 생소한 기분이다. 건전지로 움직이는지 버튼 하나를 누르자 윙 꿈틀꿈틀 돌기 시작했다.
남의 자지를 쥔 느낌이 아니라 살아있는 생물을 잡은 느낌이다.
“얼른 해봐. 내 손이 아니라 남의 손으로 가는 건 오랜만이거든.”
신난 것처럼 진은 소파에 앉아 니아의 가슴을 주물렀다. 싫은 티 하나 안 내고 니아는 뾰로통하게 진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난 바닥에 주저앉아 니아의 보지와 눈높이를 맞췄다. 에밀리 다음으로 다른 여성의 보지를 눈앞에 마주하게 될 줄이야.
그것도 같은 인간의 보지를….
이미 촉촉이 젖어있는 음부였지만 그래도 손가락으로 살살 건드렸다. 작은 보지 안으로 두 손가락이 쑥 들어가자 질에 힘이 들어가는지 내 손을 꽉 감쌌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같은 인간에게 이런 짓을 한다는 죄책감이 있었지만, 그보다 강하게 느껴지는 성욕 때문에 손을 멈출 수가 없다.
넣었다 빼기를 반복하며 혀는 클리톨리스에 가져다 댔다. 움찔대며 놀라지만 니아는 비명 하나 지르지 않았다.
“괜찮은데?”
진은 내 적극적인 행동에 감명이라도 받았는지 니아의 젖꼭지를 깨물었다. 반대 젖꼭지는 손으로 튕겨주어 장난치며 니아의 감도를 높였다.
“흐으으….”
아래위로 두 남자가 괴롭히기 시작하자 니아의 보지에서 빠르게 물이 흘러내렸다. 그런데도 니아는 피하지 않았다.
오랜 조교로 완성된 니아는 참을성이 강했다.
“그럼 넣겠습니다.”
딜도의 끝을 니아의 보지에 가져다 댔다. 움찔하고 보지에 힘이 들어갔다가 다시 풀어진다.
덕분에 어려움 없이 보지 안으로 딜도를 넣을 수 있었다.
“하아… 흐읏.”
니아의 거친 숨소리. 괴롭힘이 싫은 듯한 표정을 짓지만, 열렬히 반응해주는 야릇한 몸.
니아의 가슴을 괴롭히던 진이 니아의 입에다 혀를 비집어 넣었다. 거부하지 않고 혀로 답하는 니아를 보고 있으니 문득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즐기는 거 아냐?’
표정은 싫어하듯 하는데 너무 잘 받아준다. 오랜 조교로 만들어진 행동이라 해도 조금은, 아주 조금이라도 그녀가 거부하는 행동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녀는 내 손길도 그렇고 모든 걸 다 받아들인다. 사실은 기분 좋은 것처럼.
하지만 맞든 아니든 무슨 상관인가. 단지 노예 생활을 즐기는 노예라는 게 이상할 뿐이다.
난 내 일에만 열중해야지. 딜도를 움직였다.
위아래로 움직이지만 난 어떻게 움직여야 여자가 좋아하는지 안다. 박는다는 느낌이 아닌 부드럽게 천천히 질벽을 문지르듯 넣어야 한다.
여성은 원래 부드러운 움직임에 더 느낀다. 너무 거칠게 집어넣고 흔드는 건 오히려 통증을 동반한다.
물론 거친 움직임을 좋아하는 여성이 있지만 그건 예외의 항목이니 제외.
“아흣, 아아….”
내 움직임에 니아가 허리를 흔들며 신음하자 만족하는지 진이 나를 향해 엄지를 들었다.
참나, 하여튼 흡혈귀들의 다양한 성벽은 알아 봐줘야 한다니까.
응원에 힘입어 이번엔 딜도를 돌리듯이 넣었다. 더 깊숙이 넣으면서 속도를 올리면 꿈틀대며 니아의 허리가 비틀린다. 대단한 건 그래도 내 손에서 벗어나질 않는단 거다.
슬슬 마무리 지어야겠다. 스퍼트를 올렸다.
파바바박, 빠르게 쑤셔주며 가만히 노는 손은 니아의 클리톨리스를 문질렀다. 내 스퍼트에 니아가 안 그래도 휘어진 허리를 바짝 세우며 반응했다.
니아에게 존경의 찬사를 보낸다. 그녀는 신음할지언정 절대 피하거나 비명을 지르지 않는다!
촤촤촤악!
흔드는 손길에 따라 실금한 니아가 물을 뿌렸다. 내 옷과 팔이 흠뻑 젖지만 난 이를 악물며 손을 흔들었다.
“────!!!”
절정! 허리를 펄떡대며 질이 딜도를 확 밀어냈다. 억지로라도 밀어 넣을 수 있지만 딜도를 놨다.
질압에 밀린 딜도가 바닥으로 날아가고 니아는 남은 소변을 시오후키로 쏟아 내렸다.
취이익
눈이 풀린 니아가 축 늘어진다. 혀를 늘어뜨리고 숨을 헐떡이는 그녀를 보고 있자니 미칠 듯이 섹스가 고팠다.
진이 만족한 듯 웃으며 니아의 갈비뼈를 손으로 훑었다.
“하하하! 니아가 시오후키하는 건 오랜만에 보는데?”
“후우… 후우… 비명 하나 안 지르네요?”
“원래 니아가 소리를 잘 안 내. 이번만큼은 소리 낼 줄 알았는데 아쉽네.”
니아를 묶은 줄들을 풀자 니아는 망가진 인형처럼 소파에 아무렇게 널브러졌다. 그녀의 조그만 가슴팍이 가쁘게 올라가다 내려간다.
진은 그런 니아를 끌어안았다. 니아도 진에게 기댔다. 그런데 그 모습이 마치….
격렬한 섹스 후에 서로를 안은 연인의 모습 같았다.
‘신기하네.’
흡혈귀와 인간이 이토록 애틋하게 안고 있다니.
“시미르. 친위대 부단장이지만 에이르 여왕의 총애를 받는 여기사.”
준비 없이 튀어나온 말에 귀를 기울였다. 진의 표정은 잠깐이지만 싸늘함을 품었다.
“그녀는 과거 스파이로서 활동했어. 그녀의 임무는 경쟁국의 약점을 찾아 보고하는 역할이었지.”
“네…?”
“위아래 없는 라미에르도 시미르에게 고개를 숙이고 다니는 이유. 시미르는 에이르 여왕의 사촌지간이야.”
절로 미간이 찌푸려졌다. 불안감이 스며든다.
“보기보다 영향력이 높은 흡혈귀였군요. 그런데 스파이로 활동한 전적은 기밀로 분류되지 않습니까?”
“흥. 기밀이지. 그런데 나는 알아.”
진이 손가락을 튕기자 방안의 촛불이 꺼졌다. 동시에 전등이 켜지고 방이 환해졌다.
“오십 년 전에 테르세르 국가가 한 소형 국가를 강제적 병합시킨 일이 있었지. 외교적으로 거슬리는 국가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
“그 시절에는 지금보다 훨씬 막 나가는 양아치 국가였어. 거슬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잡아먹을 궁리만 하는 놈들.”
테르세르에 대한 증오가 강하게 느껴졌다. 그에게서 살기가 피어오르자 등줄기를 타고 식은땀이 흘렀다.
“그러면 테르세르에선 목표로 삼은 국가로 유능한 스파이 몇 명을 심어놓지. 그 나라의 약점을 찾아내고 그 틈을 노려 나라를 점령해버리는 방식.”
“다른 국가에선 그걸 가만히 둔답니까?”
“강대국이니까. 그나마 황제 폐하만이 테르세르의 악행을 지적할 수 있었지만, 그게 강제되진 못해. 그들이 무시하면 우리도 어쩔 방법이 없어.”
진이 니아를 안아 들고 침대로 갔다. 그녀를 눕히고 벗어둔 옷을 주섬주섬 챙겼다.
“시미르가 무너뜨린 국가들 중에 하나가 그 소형 국가였어. 우리도 몰랐던 빈틈을 정확히 파고들어 적군이 몰려들었고, 국가는 전력으로 방어할 틈도 없이 속수무책 점령당했어. 그리고 난 부모를 잃었지.”
예상 못 한 가정사 때문에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사람 좋은 진은 실실 웃으며 괜찮다는 듯 손을 저었다.
“다행히 카나츠미 국가가 중도에 투입되면서 사태는 진정됐지. 그런데 집도 가족도 잃은 내가 어딜 가겠어?”
“진님은 그 후로 어떻게 살았습니까?”
“내가 카나츠미의 황태녀 호위 무사로 있다는 사실 하나만 봐도 대강 짐작 오지? 흔한 클리셰잖아.”
“아….”
그 얘기를 들으니 진이 유독 황태녀를 아끼는 모습들이 이해가 됐다.
“그런데 그런 사실을 한낱 노예인 저에게 알려주셔도 됩니까?”
“오, 그렇네? 한낱 노예가 이걸 알면 어떡하지?”
능글맞은 대답에 난감함을 감추지 못하겠다.
“그럼 그에 대한 대가를 받아야지. 계약서에 서명은 어때?”
그게 목적인가? 너무 속 보이는 술수에 눈을 가늘게 떠 노려봤다.
“농담이야. 하지만 네가 라니아 여왕 폐하와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노예라서 말해주는 거야.”
“주인님이요?”
“…폐하께 이 얘기 그대로 전해드려.”
이어 나가보란 듯 손짓한다.
“에이르 여왕이 엘 아이라를 강대국으로 끌어올린 라니아 여왕 폐하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잖아.”
“에이르와는 과거에 맞붙은 적이 있지.”
주인님과의 키스를 마쳤을 때였다. 내 몸 위로 엎드린 채 자초지종 이야기를 유심히 듣던 주인님은 내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돌리며 쿡쿡 웃었다.
“그녀를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 열등감 덩어리.”
“…질투가 심합니까?”
“질투도 심하고, 소유욕도 심하고, 오나오냐 하면서 키운 애새끼가 가슴만 커진 꼴이지.”
에이르 여왕은 가슴이 크구나. 이로써 여왕은 가슴 크기에 비례한다는 속설은 사실로 증명….
“진 사절단의 말에 따르면… 테르세르 사절단이 이곳에 온 것에는 숨겨진 목적이 있을 거라는 사실로 보입니다.”
“그래… 그렇지.”
바짝 달아오른 내 자지 위로 보지가 비벼졌다. 넣지 않고 보지로 내 기둥을 문지르며 주인님은 야릇하게 미소 지었다.
“인간 군대가 나타났다고 해서 남 사정에 관심도 없던 테르세르가 사절단을 보낸 것 자체가 의심 덩어리였다. 사정만 전달하면 될 것을, 일주일의 거주요청도 의심됐지.”
“…설마 우리나라를 노리려는 속셈일까요?”
“읏….”
주인님의 보지가 내 자지를 삼켰다. 따뜻하고 촉촉한 주인님의 보지는 역시 다르다.
허리를 앞뒤로 흔들며 문지르기 시작하였다.
“테르세르가 강대국이어도… 흐읏. 짐이 여왕으로 군림하고 난 이후론 막 나가지 못한다. …후우… 으읏, 그러니… 하응. 뭐라도 껀덕지 하나 건져볼 셈이겠지… 으응.”
흔들면서 잘도 말한다. 주인님의 허리 놀림에 맞춰 나도 함께 흔들었다.
“그러면… 제가 시미르 사절을 감시하도록 할까요? 겨우 인간 따위에게 관심 하나 안 가질 텐데.”
“원하는 대로 하여라. 으읏. 짐이 누울 터이니 네놈이 움직여라.”
주인님이 누우시고 내가 그 위를 올라탔다. 내 어깨 위로 주인님의 다리가 올라가고 정상위의 자세로 주인님의 보지에 허리를 박았다.
“하아… 하아, 그럼 내일부터 시미르 사절을 몰래 감시하도록 하겠습니다.”
“눈치가 빠른 여인이니 훔쳐보는 건 어려울 터다. 대신 짐이 생각해둔 게 있지.”
주인님은 붉어진 얼굴로 차갑게 미소지었다. 그 미소에서 느껴지는 섬뜩함에 등골이 서늘했다.
누군가가 피를 보게 될 것이다. 짐작할 수 있다.
“내일은… 사절단과 함께 식사하는 게 좋겠구나.”
“…식사 말씀입니까?”
“네 도움이 많이 필요하겠구나, 한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