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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810화 (810/812)

〈 810화 〉 810화 흘러가는 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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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일반적인 해결사도 아닌 A급이상의 요원인 안나가 CIA관리하에서 벗어났다는 것은 참으로 큰 문제였다. 이건 안나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현장요원으로써 키워지는 해결사들에 대한 동요를 유발하고 불만을 키우는 행위였다.

이러한 선례를 남게 된다면 유능한 해결사들을 중심으로 어떠한 반발을 불러일으킬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CIA가 큰돈을 투자해서 키워졌다고 하지만 그들도 엄연히 살아 있는 사람들이고 감정과 생각이 있는 지성인이었다.

자신들은 죽음을 넘나들며 현장에서 일을 하고 나서도 평생 감시 하에 살아가게 되는데 같은 처지의 한 명이 CIA를 벗어나 자유를 가지게 된다면 그건 가만히 지나 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다른 마음을 품고 잠적을 하는 이들이 있다면 끝까지 추적을 하여 처벌을 내렸던 것이 바로 CIA였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별 탈 없이 여기까지 해결사들을 이용해 요인암살이나 위험한 일에 투입이 되었던 것이다.

안나가 버젓이 어디에 있고 활동하는지 알고 있는 상태에서 놔둔다는 것은 정말로 심각한 일이었다. 최대한 숨긴다고 하지만 이미 안나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는 이들이 많았다. 그리고 왜 버젓이 조직을 배반한 안나를 자유롭게 놔두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었다.

일단 지금은 별다른 불만이 표출되지 않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해결사들 사이에서 그러한 불평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생겨날 것은 시간 문제였다. 겉으로 표출하지 않아도 내부적으로 이미 그러한 불평을 주고받고 있다는 보고까지 들어온 상황이었다.

“지금으로썬 안나를 제거하는 것이 최선인 것 같습니다.”

“그건 나도 알고 있네만 그 방법이 쉽지가 않잖은가.”

안나를 다시 회유해서 데려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었다. 회유는 고사하고 접근하는 것조차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가만히 놔둘 수도 없는 사안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안나가 따르고 있는 이만석이 상당히 부담이었기 때문이었다.

“아직도 그들의 진짜 정체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섣부르게 행동을 할 수는 없네.”

“하지만 이대로 안나를 놔두었다간 CIA내부에서 큰 분란이 생길소지가 있습니다.”

조세프 정보부장의 말에 메케인은 크게 한 숨을 내쉬었다. 지금까지는 이만석이 상당히 걸려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 했다. 그 뒤에 숨어 있는 세력들에 대해서 정체를 아직도 알아내지 못 했기 때문이었다.

실체가 드러난 조직보다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세력에 대해서 더 두려움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물론 메케인은 두려움이 아니라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이지만 말이다.

그들이 이만석을 상당히 중요한 인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이미 여러 차례 확인을 하였다. 그래서 이만석을 제거하는 것에 손을 놔버렸다. 철저한 비호를 받고 있는 그를 제거하는 것은 그 부담이 너무나 컸고 지금까지 성공도 하지 못 했다.

한국에 있는 지부가 괴멸당한 것도, 한국의 정보국이 발 빠르게 사건을 무마하고 대처를 한 것도 다 보이지 않는 그 세력의 힘이 크게 작용 한 것이라 보고 있었다. 이만석 혼자서 한국의 CIA지부를 괴멸시켰다고 보지 않았다.

그거야 말로 말이 되지 않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결국엔 대놓고 활동하는 CIA와 다르게 뒤에서 움직이는 그들의 발 빠른 대처가 이렇게 지부를 괴멸직전까지 몰고 갔다고 보았다. 그 힘이 얼마나 강대한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만석을 건드리는 것은 너무나 큰 부담이었다.

“서민준은 건드리기 힘든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들이라고 해도 그 수행비서까지 크게 감싸고 돌 것이라 생각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때 서민준의 엄포로 인해 곤욕을 치렀지 않나.”

메케인은 이만석에게 전화를 걸어 안나를 넘기라고 했었다. 당연히 이만석은 거절을 했고 그 직후 CIA는 언론을 통한 압박과 약속했던 대대적인 압수수색이 발 빠르게 이루어졌다. 그 때문에 안나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서도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대로 안나를 놔두었다가 시스템 자체가 붕괴해 버릴 수 있습니다.”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서 실행한 프로젝트였다.

돈은 많이 들었지만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해결사들은 세계 곳곳을 누비며 자료를 빼오고 요인을 암살하며 공을 쌓고 있었다.

CIA가 세계적인 정보조직으로 올라 설 수 있었던 대에는 현장요원인 해결사들의 활약이 컸다. 그런데 그러한 해결사들이 무너지게 된 다면 압수수색과 비교 할 수 없는 타격이 덮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것만은 막아야 했고 그래서 선례를 만들어 저선 안 되었다.

CIA입장에서는 무조건 안나를 제거하든지 아니면 다시 데려와야 하는 여자였다.

“서민준이 안나를 놔주지 않겠다고 그러한 행동을 벌였다 하지만 이대로 있다간 그보다 더 큰 일이 벌어질 수가 있습니다.”

안나를 손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이만석 때문이었다. 그때의 일로 인해 그저 지켜만 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물론 접촉을 통해서 회유를 할 수 있다면 하려고 하지만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엔더슨이 저지른 일로인해 안나는 완전히 돌아서버렸기 때문이다. CIA가 자신을 버려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조직을 떠난 것이 그녀다. 실제로 그러지 않았다면 그녀는 분명히 그 자리에서 죽임을 당했을 것이다.

그것을 잘 알기에 접촉을 해보려하지만 가망이 있을 것이라 생각지 않는 이유였다. 안나를 쉽게 건드릴 수 없으니 다시 회유를 해보려 노력을 하는 것일 뿐이다. 하지만 지금은 접촉을 하는 것조차 쉽지가 않았다.

이대로 고착상태에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았다.

“서민준을 비호해주고 있는 것이지 그녀를 지켜주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서민준은 그러고 있지 않나.”

“언론을 이용해 이렇게 몰아세운 서민준의 행보는 확실히 대단합니다. 그게 먹혀들었기에 지금껏 안나가 저렇게 대놓고 활보하면서도 건드리지 못한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시간을 끌었다간 그보다 더한 일이 닥치지 않겠습니까. 해결사들 사이에서 조직에 대한 기율이 무너진다면 그 길로 붕괴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해결사들이 지금까지 착실하게 잘 해오고 있는 큰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확실한 기율이 바로 서있기에 그런 것도 있었다. 조직을 배반하고 떠난다면 어떠한 일이 닥치는지 잘 알기 때문이었다. 생각을 달리해서 잠적한 이들은 죽음이 확인 될 때까지 끝까지 추적을 하는 것이 CIA였다. 그리고 지금가지 한 명도 놓친 적이 없었다. 모두다 제거를 당하거나 잡혀와 고문을 당하고 피폐해진 상태로 유배되었다.

마음대로 떠나서 편안하게 산 자는 아직 아무도 없었다. 그랬기에 지금까지 잘 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조세프 또한 그것을 잘 알기에 안나를 제거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물론 메케인 또한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국장님.”

고심을 하는 듯 보이는 메케인을 향해 조세프가 결정을 내려 달라는 듯 말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알겠네.”

그동안 망설여 왔던 대답이 드디어 메케인 국장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서민준이 부담이 되긴 하지만 이대로 선례를 남겨 두었다가 언제 분란이 생길지에 대해서도 알 수 없는 일이지.”

지금으로써는 내부 분란으로 인해 큰 소란이 이는 것 보다는 언론을 이용한 압박을 견디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안나를 제거해 선례는 남기지 않게 될 테니까.

이도저도 아닌 상태에서 내부적 혼란으로 피해를 입는 것 보다는 확실한 이득을 취하고 압박을 받는 것이 나았다.

“안나를 제거하는 것에 총력을 기울이게.”

“알겠습니다.”

한국은 남북정상회담으로 꾀나 시끄러웠지만 정작 그 일을 주도한 이만석은 평화로운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일은 밑에 사람들이 다 하거고 일성회는 정인철회장과 차이링이 머리를 맡 대고 중심을 잡고 이끌어 가고 있으니 이만석이 할 일은 크게 없었다.

차이링의 배가 많이 불러와 활동을 하는데 제약이 생기면 모르겠지만 지금 그녀의 모습은 임신 초기라 전혀 아기를 가진 산모로 보이지가 않았다. 실제로 차이링 또한 사람들 앞에선 그렇게 생활을 해오고 있었다.

“계속 여기에 있을 거야?”

정인철 회장이 마련해준 개인 사무실에서 빌딩 밖의 도시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이만석을 향해 안나가 물음을 던졌다.

“볼일을 다 봤으니 그래서 슬슬 돌아갈까 생각은 하고 있는 중이긴 해.”

오전 회의를 마치고 그 후엔 오늘은 딱히 스케줄이 없었다. 이만석이 움직이지 않으니 당연히 수행비서인 안나 그녀도 이렇게 같이 대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잠시 동안 창밖을 바라보던 이만석이 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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