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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804화 (804/812)

〈 804화 〉 804화 흘러가는 형국

* * *

거기엔 이름만 대도 저명한 사람들이 속해 있는 대다 전직 군장성을 지낸 원로까지 포함되어 있어 사회적으로 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 했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중진의원들이 모여서 성명을 발표하는 것만으로도 큰 사건인데 사회 원로들이나 인사들까지 가세해서 발표를 한다면 안 그래도 정권말기의 김현수 대통령은 앞으로의 일정에 충분히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확실히 레임덕을 겪고 있는데다 퇴임을 채 반년도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이렇게 연이서 성명이 발표 된다면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는 것은 힘들었다.

아직 임기가 제법 남아 있다면 모르겠지만 채 임기의 반년도 남지 않은 지금의 상황에서는 이정도만 해도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여야의 중진의원들이 모여서 성명을 발표하는 것은 참으로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집권여당과 야당의 힘 있는 중진의원들이 모여서 발표하는 것에 절대 작은 일일 수가 없다.

“듣고 보니 나한테 재미난 생각이 떠올랐는데 말이지.”

박길수의 얘기가 끝나자 이만석의 입고리가 그대로 말려 올라갔다.

그게 상당히 마음을 불안하게 해서 심장이 빠르게 두근거렸다.

말은 좋은 생각이라지만 저 속에 담겨 있는 뜻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박길수는 잘 알고 있었다. 이 앞에 있는 이 남자가 어쩌면 제정신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다면 자신에게 이렇게 대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생각이 되니 상처가 빠른 속도로 나았던 그것에 다시금 떠올라 솜털을 곤두서게 만들었다.

“재, 재미난 생각이라는 게 뭐지?”

별로 그 내용에 대해서 알고 싶지 않았지만 박길수는 이만석에게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딱 바라보는 시선이 물어보지 않으면 싸다구가 날아 올 것 같은 이상한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네가 그 밥상을 엎어버리는 거다.”

“밥상을...?”

밥상을 엎어버린다는 말에 저도 모르게 의아해 반문을 했던 박길수의 얼굴에 그대로 당황함으로 물들었다.

“서, 설마...”

자신의 생각이 제발 아니길 빌며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린 박길수 였지만 이어진 이만석의 말에 그는 도저히 받아 드릴 수 없었다.

“그 자리에서 거부의사를 던지며 깽판을 부리면 재미날 것 같은데... 어때? 고성이 오가다가 비리 같은 것을 까발리면 더 보는 이로 하여금 흥미진진할거야.”

“......”

이만석의 말은 박길수로써는 도저히 받아 드릴 수 없었다. 아니 이건 정말로 재미난 것이 아니라 미친 생각 같았다.

‘기자회견장에서 나보고 깽판을 부리라니...’

이만석의 말은 그 자리까지 조용히 함께 했다가 기자회견이 시작 되면 대놓고 거부의사를 표출하며 말싸움을 해라는 뜻이었다.

“그렇게 되면 성명을 발표하는 취지는 상당히 퇴색되고 부정적인 이미지가 상당히 쌓이겠지만 국민들에게 아주 재미난 막장드라마를 생중계로 한 편 관람할 수 있으니 아주 재미 있을것 같은데...”

재미있는 정도가 아니라 만약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완전히 판을 엎어버리게 된다. 물론 남북정상회담이 아니라 자신들이 기획한 성명이 엎어져 버리게 된다는 뜻이다. 아마도 손가락질을 받으면 받았지 지지는 받지 못 할 것이었다. 지금 이만석은 박길수에게 그러한 막장드라마 한 편의 주인공이 되라고 박길수에게 말하고 있었다.

“조연이 아니라 주인공이니 아주 인지도가 많이 올라갈 거야.”

“하, 할 수 없네...”

“할 수 없다고?”

“어떻게 내가 그런 일을...”

파악­!

“크아악!”

순간 박동구가 왼쪽 다리를 부여잡고 미친 듯이 고통스러워했다. 이만석이 그대로 박길수의 정강이에 쪼인트를 까버렸기 때문이다. 정강이에서 느껴지는 그 강렬한 고통에 박길수는 저도 모르게 비명을 내지르며 다리를 부여잡고 몸을 떨었다.

“엄살 떨지마라.”

상당히 아파하는 박길수를 이만석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뺨 맞는 것을 상당히 괴로워하는 것 같아 봐준 건데 그걸로 엄살떨지 마라.”

정강이에서 느껴지는 극심한 고통에 몸부림을 치던 빅갈수가 자신을 내려다보며 중얼거리는 이만석의 말에 순간 속으로 욱하는 뭔가가 올라왔다. 하지만 그걸 속으로만 삭일 뿐 밖으로 표출 할 수는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이만석에게 제대로 기가 꺾여 버렸기 때문이었다.

정강이에서 느껴지는 얼얼한 고통을 겨우 참으며 박길수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네가 주인공이다. 그러니 불만을 가질 필요가 전혀 없어. 그러니까 해.”

아무대답도 못 하고 서있는 박길수가 순간 그대로 인상이 찡그려졌다.

파악­!

“끄아악!”

그리고 그의 입에서 다시금 극심한 비명성이 터져 나왔다. 이번엔 오른쪽 다리를 부여잡고 고통을 호소했다.

아직 왼쪽 정강이에서 고통이 가시지도 않은 상태에 그대로 반대쪽 정강이에 쪼인트를 다시 까였기 때문이었다. 정강이를 문지르며 상당히 고통스러워하는 박길수의 두 눈에 눈물이 찔끔 흘러나왔다. 이건 도저히 뺨을 맞지 않는다고 좋아해야 할 일이 아니었다.

구두를 신은 발로 정강이에 쪼인트를 까버리니 그 고통이 말이 아니었다. 이만석은 봐주었다고 말했지만 박길수는 전혀 그렇게 느끼지 않았다. 세차게 정강이를 문질러대는 그의 모습은 너무나 처량해 보였다.

“엄살부리지마라.”

허나 그런 박길수를 위해줄 사람은 이 자리에 아무도 없었다. 상체를 수그려 정강이를 문지르며 고통스러워하는 박길수를 내려다보며 이만석이 다리를 치켜들어 올리자 그 모습에 놀란 박길수가 고통을 참으며 몸을 일으켰다.

이대로 쭈그리고 있다가 발에 까이는 치욕은 당하기 싫어서였다. 양쪽 정강이에서 느껴지는 얼얼한 고통에 인상이 절로 찡그려졌다.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다 흐를 정도였다.

“당신은 거부할 입장이 아니다. 내가 하라면 하는 거야. 계산을 하고 재고 할 처지가 아니란 말이다.”

이만석의 이 말이 박길수의 무너진 자존심에 불을 지른 것일까. 그의 입에서 고성이 터져 나왔다.

“이러고도 무사 할 것 같으냐?!”

“......”

“지금은 나를 이렇게 힘으로 누르고 있지만 결국엔 네놈은 끝장이야! 네놈은 감히 누구를 건드렸는지 자각을 해야 해! 윤정호 그 자식이 널 얼마나 커버를 쳐준다고 약속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약속하지. 네놈 같은 양아치 새끼는 이 나라, 아니 세계 어디에서든 편히 발 뻗고 자지 못 하게 만들어줄 테니까! 지금 나에게 이러한 행동을 한 네놈은 두고두고 지금의 이 행동을 후회하게 될 거야! 내가 양아치 새끼들 처리 하는 건 아주 잘 하거든.”

얼굴이 붉어질 대로 붉어진 박길수가 이만석을 향해 강하게 소리쳤다. 이 자리만 벗어나면 아무것도 아닐 놈에게 이렇게 자신이 당하고 개 같은 취급을 당한다는 것이 너무나 수치스러웠다. 결국 그 같은 분노가 참지 않고 그대로 표출이 되었던 것이다.

‘이제야 속이 좀 시원하네.’

한 차례 이만석에게 욕지기를 내뱉고 나니까 뭔가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을 받는 박길수였다.

“끝인가.”

어느 정도 후련함을 느끼고 있던 박길수는 이어진 이만석의 말에 그의 얼굴, 아니 눈을 바라보았다.

‘전혀 변화가 없다?’

이만석의 눈을 바라본 박길수가 느낀 것은 전혀 화가 났거나 아니면 당황하는 빛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이 사내의 눈빛은 아까와 달라진 게 없었다.

마치 무저갱의 깊이처럼 아무런 감정도 느낄 수 없는 그런 눈빛이었다.

“끝났으면 다시 본론으로 넘어가지. 당신이 주인공으로 내가 말 한 대로 막장드라마 한 편을 찍으면 돼. 그에 대해서 거부 할 수도 없고 무조건 해야 한 다.”

자신의 말이 개무시 당했다는 생각에 박길수의 얼굴이 다시금 빨갛게 달아올랐다.

“지금 내....”

파악­!

“크아악!”

순간 또다시 느껴지는 정강이에서의 강렬한 고통에 박길수가 다리를 부여잡고 괴로워했다. 이번엔 아까보다 더 강하게 쪼인트를 깠는지 박길수의 몸이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정강이 뼈가 박살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강렬한 고통에 박길수는 아예 그 자리에 주저앉은 상태로 다리를 부여잡은 치 바닥을 굴렀다.

“엄살부리지 마라.”

미칠 듯한 고통에 괴로워하던 박길수는 이어진 이만석의 무심한 말을 듣는 순간 정말로 소름이 끼치는 것을 느꼈다.

‘이, 이놈은 미친놈이다. 제정신이 아닌 게 분명해.’

어떠한 말이나 협박에도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걸 지금에서야 뼈저리게 깨닫는 박길수였다. 어쩌면 이 사내가 아무런 감정도 느낄 수 없는 싸이코패스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박길수는 정말로 자신이 죽어버릴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엄습해왔다. 마음만 먹으면 이 자리에서도 당장에 손을 쓸 것 같았다.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러한 미친놈에게는 어떠한 엄포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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