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795화 (795/812)

〈 795화 〉 795화 흘러가는 형국

* * *

“그럼 앞으로 혹시 이 사단을 두고 뭔가 준비를 하고 계셨습니까?”

이어진 물음에 박길수 의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저를 포함해 함께하기로 한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성명을 발표하려합니다.”

“국민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함이군요.”

“그렇습니다. 이대로 가만히 손 놓고 미국과 일본이 우려하는 이 사안을 가만히 보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니 행동으로 보여줘야지요. 그리고 우린 시작에 불과합니다.”

“시작에 불과하다면...”

“경제계부터 시작해 사회 인사들과 원로들까지 이어서 성명을 발표하게 될 겁니다. 그 출발을 우리가 여는 것이지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이미 거기까지 얘기가 오고간 모양입니다?”

“그렇게됐습니다.”

한수갑 의원의 말에 조민덕 의원이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한수갑 의원의 말은 자신들 몰래 얘기가 오고 간 것에 대한 내심 불쾌하다는 뜻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거론하지 않겠다는 듯 별말 없는 한수갑 의원을 향해 다시 입을 열었다.

“한수갑 의원님도 보니까 하실 말씀이 있어 보이는데 말이요?”

“으음...”

물음을 던지는 말에 한수갑 의원이 나직하게 음성을 내뱉었다. 그걸 보면 뭔가 깊이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 분명해 보였다.

“의원님들의 이러한 결심을 듣고 보니까 흔들리던 내 마음이 다 부끄러워지는 것 같습니다.”

“아니 그렇다면...?”

“그 성명발표에 저도 깊은 마음으로 함께하지요. 그리고 내일까지 의견을 모아서 답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역시... 내가 한수갑 의원님을 잘 못 본 것이 아니군요.”

“당에 연연하지 않고 이렇게 한 마음으로 이번 일에 대한 우려를 표출하면 분명 국민들이 우리마음을 알아 줄 것이라 믿습니다.”

“그 말씀 맞습니다.”

무거웠던 분위기가 조금이나마 화기애애하게 변하는 듯 했다.

똑똑.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이만석이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긴 머리에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아가씨 한명이 눈에 들어왔다. 웃으면서 문을 열어주자 순식간에 조수석에 올라탄 아가씨가 밝은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휘유~! 한 번 보기 참 힘드네요.”

“바쁘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지.”

고개를 끄덕인 여인이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벗었다. 그러자 상큼하면서도 귀여운 얼굴의 여인이 드러났는데 그녀는 다른 누구도 아닌 세린이었다.

“오빠는 저 안 보고 싶었어요?”

“보고 싶었지.”

“진짜요?”

“응.”

“그런데 반응이 시원찮네요?”

“여기서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확인시켜줘?”

이만석이 노골적으로 바라보며 말하자 당황 할 줄 알았던 세린이 오히려 활짝 웃으며 입을 열었다.

“네! 확인시켜주세요.”

설마하니 저런 대답을 할 줄은 몰랐던 이만석이었지만 그것도 잠시, 망설이지 않고 그대로 세린의 목을 잡고 자신 쪽으로 끌어당기더니 그대로 입을 맞추었다. 자연스럽게 키스가 이어지며 어느새 세린 또한 양팔로 이만석의 목을 휘어 감고 있었다.

서로의 혀를 탐닉하며 달콤하게 키스를 이어가는데 그 시간이 한 참이나 이어졌다.

“키스가 많이 고팠나보군?”

목을 풀어주지 않아 한 참이나 키스를 이어갔던 이만석이 입술이 떨어지자마자 내뱉은 첫말이었다.

“그만큼 오빠를 보고 싶었다는 말이에요.”

새침하게 웃음 짓는 세린을 보며 이만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녁 안 먹었지?”

“당연하죠~!”

“좋아.”

이만석이 천천히 갓길에서 차를 움직여 속도를 높이며 도로를 달려 나갔다.

그렇게 이만석은 세린과 함께 향한 곳은 강남의 한 이태리 음식점이었다. 외국인 손님들도 많이 오는 그런 밝은 분위기의 가게였는데 맛이 괜찮아서 이만석도 한 번씩 오는 가게였다.

크림치즈파스타와 갖가지 주문한 음식들을 맛있게 먹다 자신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이만석의 모습에 세린이 입을 열었다.

“오빠는 안 먹어요?”

“먹어야지.”

그제야 파스타를 포크에 돌돌 말아서 한 입 우물거리며 먹은 후 이만석이 레모네이드를 한 모금 마시며 다시 입을 열었다.

“점심 안 먹었어?”

스프에 쉬프림의 촉촉한 빵을 부드럽게 찢어 찍어서 먹은 세린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먹었어요. 그런데 그건 왜 물어요?”

“먹는 속도가 반나절은 굶은 사람 같아서 말이야.”

냅킨으로 입가에 묻은 스프를 닦아낸 세린이 쑥스럽다는 듯 말했다.

“먹긴 먹는데 양이 적어서 언제나 속이 허전해요.”

“몸매관리 때문에?”

“네... 무대에 섰을 때 최고의 모습으로 보여 져야 하니까요.”

“그럼 지금도 조절해서 먹어야 하지 않나?”

“한 번쯤은 괜찮아요.”

살짝 혀를 내밀며 귀엽게 미소 짓는 세린을 보면서 이만석이 피식 거렸다. 그렇게 기분 좋게 식사를 하고 두 사람은 가볍게 소화도 시킬 겸 근처 공원으로 향해 차를 정차시키고 가볍게 밤길을 걸었다.

“너무 아쉬워요. 주말도 아니고 평일에 이렇게 잠깐 시간을 내서 볼 수밖에 없다는 게.”

“그만큼 로즈걸스가 인기가 많다는 거겠지.”

방송출연이다 CF다 한 참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는 게 로즈걸스였다. 걸 그룹 중에 괜히 탑에 이름을 올린 게 아니었다. 그만큼 평일 주말 가릴 것 없이 스케줄이 빡빡했고 쉬는 날이 거의 없었다.

전에는 그래도 중간에 쉬고 주말에도 쉬었지만 콘서트후로 본격적인 국내활동에 들어간 상황이라 탄력을 받았을 때 대세를 굳히려는 듯 활발히 무대에 오르고 방송에 출연하고 있었다.

“우리를 그만큼 사랑해주는 팬들이 많다는 게 좋기는 한데... 그래도 이렇게 오빠하고 보는 시간이 적다는 게 너무나 아쉬워요. 저 말고 다른 언니들은 오빠 매일 볼 텐데...”

“그래서 부러워?”

“네.”

세린은 숨김없이 속내를 말했다.

“할 수 있다면 저도 오빠하고 같이 지내고 싶어요.”

그런 세린의 말에 이만석이 새삼스럽다는 듯 바라보았다.

“전엔 좀 수줍음을 탔던 것 같은데 이젠 적극적으로 변했네?”

“저 원래 활달한 아이에요. 처음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서 부끄러워 그랬지만... 오빠와 함께 지내는 그 언니들을 보니까 이대로 소극적이게 나가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주 큰 결심을 했다는 듯 강한 어조로 말하는 그 모습이 이만서에겐 그저 깜찍해 보였다.

‘거기다 그 언니들 하나 같이 다 예쁘잖아요.’

외모만 놓고 봐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여자들이었다. 아무리 자신이 로즈걸스의 세린이라고 해도 그녀들 또한 배경이 대단한 여인들이었다. 제일 처음 알았던 지나만 해도 세진그룹의 정석환 회장의 딸이지 않은가.

외모도 그렇고 배경도 전혀 부족하지 않는 그녀들인 것이다. 당연히 세린으로써도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고 이렇게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저 이제 1시간 후면 돌아가야 해요.”

10여분 정도 걷던 세린이 나직한 음성으로 이만석에게 말했다.

“오늘이 지나면 또 당분간은 못 보겠지.”

“네.”

그렇게 대답을 하며 자신을 바라보는 세린의 뺨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게 무엇을 뜻하는지 알아들은 이만석이 걸음을 멈췄다.

“그럼 이대로 보내 줄 수도 없는 일이지.”

“......”

세린의 뺨이 더욱더 붉게 물들었다.

차로 돌아온 이만석과 세린은 그대로 근처 호텔로 향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카드키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와 튀어나와 있는 꼽대에 꼽자 그대로 전기가 들어왔다.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선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대로 진하게 키스를 나누었다.

목을 끌어안고 있는 세린이 입을 열어 안으로 들어오는 혀를 맞이하며 강하게 빨아 당겼다. 처음엔 많이 어색하고 수줍었을 키스였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능숙해진 세린이었다. 달콤한 소리가 작게 울려오며 두 사람은 한 동안 그렇게 키스를 계속해서 이어갔다.

“안방으로 바로가지.”

“어맛!”

키스를 끝내자마자 다리사이로 손을 넣고 등을 받쳐 안아 들어 올리는 행동에 세린이 놀란 음성을 내뱉었다. 거침없이 거실을 지나 문을 열고 룸으로 들어가 커다란 침대에 세린을 가볍게 던졌다.

매트리스가 흔들리며 침대위로 떨어진 세린의 시야에 상의를 벗고 있는 이만석의 모습에 눈에 들어왔다. 어느새 세린 또한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벗어 한 편에 놔두었다. 그러면서 가발 또한 그대로 벗어버렸다.

상의를 다 벗어 버린 이만석은 탄탄한 복근을 과시하며 침대위로 올라섰다. 베개로 세린을 넘어트리듯 가볍게 눕힌 이만석이 다시금 그녀의 입술을 빼앗았다.

“쭙...!”

앵두 같은 작은 입술을 빨아 당기는 야릇한 소리가 들려오고 어느새 다시금 두 사람의 혀가 마주치며 엉켜들어갔다. 그렇게 키스를 나누는 사이 이만석의 손이 세린의 하얀색의 블라우스 안으로 들어갔다. 손길에 옷이 위로 올라가며 매끄러운 살결이 살짝 내비춰졌다.

브래지어가 있는 상태이지만 이만석이 젖가슴을 희롱하는 손길이 그대로 전해지는 세린이었다. 익숙한 그의 손길에 몸을 내맡긴 세린은 키스를 하는 데에만 열중했다.

그러는 사이 어느새 희롱하던 것을 멈추고 브래지어를 잡고는 그대로 위로 끌어 올렸다. 그러자 봉긋한 젖가슴의 살결이 그대로 전해져온다.

말캉한 젖가슴의 감촉을 지나 탱글한 유실을 잡고 살짝 비틀어버렸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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