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792화 (792/812)

〈 792화 〉 792화 흘러가는 형국

* * *

[위대한 김종일 지도자동지께서는 이번 남조선과의 만남의 장을 아주 뜻 깊게 보시었고 우리 민족이 나아갈 반향에 대해서 토론을 나눈 것에 만족해하시었다. 이어 김종일지도자 동지께서는 남조선의 김현수 대통령이 원한다면 직접 대화를 나눌 의향이 있다고 말씀을 하시었으니 이에 대해서 우리 인민들은 조국의 미래를 보시어 이러한 결단을 내린 지도자 동지에게 깊은 감동과 충성을...]

비록 북한내부에서만 방송이 된 뉴스였고 앵커의 힘 있는 목소리였지만 그 소식은 곧장 전세계 적으로 퍼져나갔다.

특히 한국은 이 내용에 대해서 모든 방송사와 신문들이 특종으로 다루며 보도와 기사를 써내려갔고 순식간에 검색어를 점령하며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이 되었다.

북한에서 나온 이 소식은 말 그대로 정말로 충격적인 보도가 아닐 수 없었던 것이다. 막연히 생각을 했던 것이 정말로 이루어지다니 믿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이 소식은 한국뿐만이 아니라 미국, 중국, 그리고 일본과 러시아까지 대서특필이 되며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기사가 나갔다. 북한의 이러한 결정이 무엇을 뜻하는지 주변국들의 패널들 또한 토론을 하기 바빴고 이미 통일을 맛보았던 독일도 이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보이며 기사를 내보냈다.

독일뿐만이 아니라 유럽의 국가들대부분이 뉴스기사로 내보냈다고 하는 게 맞는 말이었다.

강민식 통일부 장관이 말했던 대로 북측의 반응이 나온 만큼 이번엔 다시 세간의 시선이 청와대로 몰렸다. 북측의 보도라면 김현수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남북정상회담이 확정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북측의 보도가 있고 하루 뒤 청와대는 대변인을 통해 기자회견을 가졌다.

대변인이 단상에 오르자마자 플래시셔터가 세차게 터졌고 기자들의 시선이 그의 입으로 몰렸다. 가벼운 인사말이 지나가고 본격적으로 본내용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먼저 대통령께서는 이번 남북고위급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난 것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서 큰 진전을 이루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어 북측에서 보도된 내용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의견이 맞다면 빠른 시일 내에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는 얘기를 하셨습니다. 현재...”

그렇게 한 참을 이어진 발표문이 지나갔고 기자 한 명이 손을 들자 이제 질문과 답의 시간이 시작되었고 그러자 청와대 직원이 마이크를 기자에게 넘겨주었다.

“S방송사의 강석일기자입니다. 지금 그 말씀은 당장에라도 만남을가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까?”

“대통령께서는 그렇게 생각하고 계십니다. 라고 답변을 드릴 수 있지 않겠나 싶습니다.”

순간 여기저기서 웅성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대선을 불과 몇 달 앞둔 상황에서 지금 커다란 만남이 벌어지려 하는 말이 대변인의 통해서 나왔기 때문이었다. 그 외에도 여러 질문이 있었지만 역시나 제일 큰 것은 북측에서 보내온 반응에 대해서 이번 확실한 답변을 하였다는 것이다.

대변인이 회견 실을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순식간에 사회가 소란스러워 졌고 주변국들 또한 이 말에 대해서 특보로 전하며 관심을 집중시켰다.

쾅­!

한국의 청와대 대변인의 기자회견을 지켜본 치엥피엔 주석이 강하게 책상을 내려치며 분노를 표출했다. 그에 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기를 들어 급하게 어디론가 연락을 취했다.

“나요, 위원장.”

[주석께서 무슨 일로 다 전화를 주셨습니까?]

“지금 나하고 장난치는 거요?!”

[장난이라니요.]

“지금 당신이 저지르는 일을 보란 말이요! 무턱대고 한국의 대통령과 만남을가지겠다니 그게 말이 되는 일이요!‘

[말이 안 될게 무어 있습니까.]

“뭐요?!”

[이제 남한의 대통령과 한 번쯤은 만날 때가 되었지요.]

전화기를 고쳐 잡은 치엥피엔 주석이 크게 숨을 들이마시더니 내쉬었다. 그러고는 끌어 오르는 화를 천천히 진정시켰다.

“지금 이러한 행동을 하는 목적이 무엇이오.”

[목적이라고 한다면...평화라고 하면 답변이 될까 모르겠습니다.]

“나하고 농담하자는 것이요.”

[제가 어찌 치주석께 농담을 하겠습니까. 다만... 제 삶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으니 우리 북조선이나 남조선, 아니 한국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당신에게 자식들이 있지 않소.”

[그 애들도 다 각자의 삶이 있지요.]

주먹을 강하게 말아 쥔 치엥피엔 주석이 다시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가 내쉬었다.

“분명 후회할거요.”

[그러질 않길 바라야지요.]

더 이상 대화 할 것도 없다는 듯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벌이다니......”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나는 일이었다.

이러한 전화는 치엥피엔 주석만이 건 것이 아니었다. 김현수 대통령에게 또한 핫라인을 통해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그간 잘 지내셨습니까.]

“마이클 대통령께서 걱정을 해주신 덕분인지 잘 지내고 있습니다.”

[잘 지내고 계시다니 다행이입니다.]

“그런데 어쩐 일로 이렇게 다 연락을 하셨습니까.”

[제가 말하지 않아도 김현수 대통령께서도 잘 알고 계실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이번 대변인 발표문이 신경이 쓰이셨나봅니다.”

[......]

전화기 너머의 존 마이클 대통령의 음성이 잠시 동안 들려오지 않았다. 그에 김현수 대통령도 별다른 말없이 잠시 동안 기다려주었다.

[무슨 생각이십니까.]

아까보다 목소리가 낮아진 존 마이클 대통령의 음성이 들려왔다.

“보셨던 대로입니다.”

[그렇다면 정말로 정상회담을 가지시겠다는 말입니까.]

“현재로썬 그렇습니다.”

[이건 양국의 국익에 맞지 않는 처사입니다.]

“한반도가 평화가 찾아오면 이 또한 미국에도 좋은 일이라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까.”

물론 김현수 대통령의 말은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미국이 주도로 해서 이루어지는 평화지 이러한 그림은 아니었다.

[이 일에 대해선 정부는 물론이고 나 또한 조용히 지나칠 수 없는 사안입니다.]

“마이클 대통령께서 하고 싶은 말씀이 무엇입니까.”

[이 정상회담을 6자회담으로 돌리는 것입니다.]

“6자회담으로 돌리라니요.”

[한반도의 안정을 위해서 우리 정부가 들인 공을 생각하셔야합니다. 그리고 이건 우리 미국 뿐만이 아니라 한반도 주변국들에게도 중요한 사안이란 걸 알지 않습니까.]

“이 자리가 그 안정과 평화를 위한 결실이 지금 맺어지려고 하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말입니다.”

[북한은 예측할 수 없는 국가입니다. 이럴 때 일수록 동맹들이 뭉쳐서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는 걸 대통령께서는 모르신단 말입니까.]

“그게 6자회담이란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이건 나뿐만이 아니라 사이다로 총리 또한 같은 생각입니다.]

존 마이클 대통령의 말에 김현수 대통령의 입가에 쓴웃음이 지어졌다. 결국엔 이번 만남이 미국의 이익에 반하기 때문에 바라지 않는다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일본 또한 거기에 동조를 하고 있다는 얘기였고 그건 듣지 않아도 당연한 일이었다.

“천운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천운?]

김현수 대통령이 천운이라는 말을 한국어로 말했고 그 말을 존 마이클 대통령이 어눌한 말로 되물었다.

“쉽게 말해 하늘에서 내려준 행운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지금 그 말씀은...]

“이번 일은 퇴임을 앞둔 내가 마지막으로 의지를 가지고 진행하는 일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현수 대통령은 자신의 의지를 담담한 목소리로 밝혔다. 말 그대로 6자회담으로 돌리지도 않을 것이고 이대로 밀고 나간다는 말이나 다름없는 말이었다. 전화너머에서 존 마이클 대통령의 음성이 잠시 동안 들려오지 않았다.

이 말이 그에겐 꾀나 무겁게 들렸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허나 그렇다고 여기서 그렇게 하자 말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판은 이만석이 만들어주었지만 이 또한 김현수 대통령의 마음이 크게 움직이고 있는 사안이었다. 자신의 의지라고 한 이 말도 전혀 틀린말이 아니라는 뜻이고 사실이었다.

[의지라고 함은 내가 어떤 말을 대통령께 하더라도 밀고 나가겠다는 뜻이겠지요.]

“이해해주었으면 합니다.”

[이해라고 할게 무어있겠습니까. 한국의 국정을 운영하는 대통령은 제가 아니라 김현수 대통령인데 말입니다.]

맞는 말이었다. 이러 이러하다고 의견을 줄 수는 있을지언정 하지 말라고 막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존 마이클 그가 미국의 대통령이듯이 김현수 또한 한국의 대통령이었기 때문이었다. 동맹이라 하더라도 간섭할 수 있는 선이 있는 것이다.

“비록 제 의지로 일을 추진 한다. 이것에는 한반도의 평화도 있지만 동맹국으로 함께한 미국과의 관계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존 마이클 대통령께서도 생각해 주었으면 합니다.”

[물론입니다. 이것과 동맹관계는 별계이지요. 미국과 한국의 동맹은 지금처럼 치밀하게 갈겁니다.]

그렇게 잠깐 동안의 대화를 더 나눈 후 두 사람은 통화를 끝냈다. 전화기를 내려놓는 김현수 대통령의 입가에 작은 쓴웃음이 지어졌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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