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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786화 (786/812)

〈 786화 〉 786화 여러생각

* * *

“총각도 지나양처럼 대학생이여?”

“아닙니다. 직장에 다니고 있습니다.”

“직장인이었구먼. 난 또 친구라기에 지나양처럼 대학생인줄 알았지.”

“어디 편찮으십니까?”

그때 이만석의 갑작스러운 말에 할머니가 별거 아니라는 듯 말했다.

“나이가 들면 다 골병드는게지. 괜찮아. 허리디스크하고 무릎이 조금 편찮아서 그랴.”

그 말에 이만석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할머니에게 다가갔다.

“제가 안마를 좀 할 줄 아는데 여기 잠시만 누워보십시오.”

“안마?”

“만져주면 어느 정도 고통이 가실 겁니다.”

“손님에게 어떻게 그런 걸 받을 수가 있어.”

“괜찮으니 여기 누워보십시오.”

이만석의 계속되는 말에 할머니가 난처한 표정으로 천천히 바닥에 엎드려 누웠다.

“여기가 아프십니까?”

이만석이 조심스럽게 허리를 누르며 말을 하자 할머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거기, 거기가 심하게 욱신거리는구먼.”

그러자 고개를 끄덕인 이만석이 천천히 지압을 해주는 듯 하면서 문질러나갔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마나의 고리를 움직이며 치유마법을 시전 했다. 그렇게 안마를 하는 척 하면서 치유마법을 시전 한 이만석은 약 3분 후에 손을 떼고 입을 열었다.

“이제 앉아 보십시오,”

이만석의 말에 천천히 상체를 바로 한 할머니가 다시 자리에 앉는데 얼굴에 놀람이 일었다.

“이상하네?”

“왜 그래 할머니?”

준혁이 궁금하다는 듯 물어오자 할머니가 놀란 얼굴로 허리를 만지더니 입을 열었다.

“지금까지 허리가 욱신거리던 것이 싹 가셨어.”

“정말?”

“그렇다니까.”

“나아지셨다니 다행입니다.”

“총각 진짜 대단하네?!”

고질병처럼 아팠던 허리가 안마를 잠깐 받은 것만으로 고통이 싹 가셔버리자 믿을 수 없는 빛이 열력했다.

그런 할머니를 바라보며 이만석이 웃음을 짓는데 신경을 짓누르던 디스크를 이만석이 안마를 하는 척 하면서 치료마법으로 깔끔하게 고쳐주었다. 그러니 당연히 고통이 전부 가신 것이다.

이제 예전처럼 편하게 허리를 피고 움직일 수 있겠지만 그에 대해서 말해주지는 않을 참이었다. 안마 한 번에 그 정도로 말하는 건 과장되기 때문이었다. 다만 스스로 움직이다가 그것을 느끼게 될 것이니 말해주지 않아도 될 일이었다.

“무릎도 만져드리겠습니다.”

안마 한번에 허리디스크가 싹 가셔버리자 이젠 자연스럽게 무릎 연골이 좋지 않은 다리를 이만석에게 맡기는 할머니였다. 조심스럽게 무릎을 주무르는 듯 하면서 마나를 풀어 다리 상태를 살펴본 이만석이 그대로 큐어 마법을 시전 해 상처를 치료했다.

그렇게 양쪽 무릎을 번갈아가며 3분가량 만져주고 나서 다시 손을 떼자 무릎을 구부렸다 폈다를 반복해보던 할머니의 얼굴 표정에 그대로 환해졌다.

“내 안마를 지금까지 여러 번 받아봤지만 총각처럼 잘하는 사람은 처음이구먼!”

허리에 이어 무릎고통까지 전부 가시자 정말로 신기하다는 듯 구부렸다 폈다를 반복하며 움직여보았다.

“뭉친 근육을 풀어준 것이 다니까... 아픈 거 가셨다고 함부로 움직이시면 안 됩니다.”

“당연하지. 나도 잘 알고 있어.”

비록 아픔이 가셨다고 하지만 나았다고 생각하지 않는 할머니였다. 하지만 고통이 사라진 것만 해도 참으로 놀랄만한 일이었다.

허리디스크에 무릎관절까지 치료해준 이만석은 이제 할머니가 예전처럼 자유롭게 몸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고질병이 사라졌으니 그것만으로도 새 삶을 얻는 기분일 터였다.

“할머니 그럼 이제 허리 안 아파?”

“그렇구나... 이것 봐라.”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허리에 얹고 천천히 돌리는 모습을 보이자 준혁이는 물론이고 유라까지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조금만 움직여도 아파하시는 모습을 보아왔던 두 남매여서 할머니의 저러한 모습은 참으로 놀랄만한 일이었다.

“형아 진짜 대단하다!”

할머니가 건강해진 모습을 보자 준혁이가 이만석을 바라보며 눈을 빛냈다. 지금까지 병원을 다니고 약을 먹어도 저렇게 움직이는 모습은 처음 보았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움직여도 되려나...’

준혁이의 기대에 일단 일어나서 허리를 돌렸던 할머니였지만 설마 이러다 다시 아파지는 건 아니겠지 하는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하지만 그러한 고통은 느껴지지 않았고 그와는 반대로 속으로 적잖이 놀라고 있었다.

‘어째 몸이 가벼워진 듯하네.’

고질병이 안마 한 번으로 가시겠냐만은 젊었을 때처럼 허리가 잘 움직이고 무릎도 아프지가 않자 절로 힘이 나는 것 같았다.

‘신통 반통하네.’

자리에 앉은 할머니가 신기하다는 듯 이만석을 바라보았다. 태어나서 안마를 이렇게 잘 하는 청년은 처음이었다.

“뭔데 그렇게 웃음이 떠나가질 않는 거죠?”

그때 차를 다 끓여 왔는지 방문을 열고 지나가 안으로 들어섰다.

“형아가 할머니 허리를 안마해줬는데 이제 더 이상 안아프데요!”

“진짜?”

“응!”

크게 고개를 끄덕이는 준혁이의 모습에 지나가 할머니를 바라보았다.

“정말로 이젠 괜찮아요?”

“좀 만져줬는데 고통이 많이 가셨어.”

전에 왔을 때 할머니가 상당히 몸이 불편하다는 것을 알았던 지나여서 새삼스럽다는 듯 바라보았다. 그에 이만석은 그저 작게 미소만 짓고 있을 뿐이었다.

자리에 앉은 지나가 할머니 앞에 커피 잔을 놔 드리고 그리고 이만석, 다음으로 애들에게 핫쵸코 한잔씩을 주었다.

“뜨거우니까 조심해서 먹어.”

마지막으로 자신 앞에 커피 잔을 내려놓았다. 그렇게 오붓하게 둘러앉아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차 한 잔을 즐겼다. 핫 쵸코가 맛이 좋았는지 준혁이가 급하게 먹다가 입천장이 디어 뜨거워했다. 전에 피자를 먹을 때도 그런 적이 있어 그런 준혁이의 행동에 지나가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이렇게 신경 써서 찾아오지 않아도 되는데 고마워.”

“아니에요. 제가 오고 싶어서 왔는데요, 뭘.”

차를 타러 간 긴에 귤까지 가지고 온 지나가 조심스럽게 하나를 들어 껍질을 까서 가지고 온 접시 위에 내려놓았다. 이어서 다른 귤을 집어 까기 시작하는데 그 모습이 유라와 준혁이도 거들겠다는 듯 하나를 들어서 껍질을 깠다.

“한 가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그때 이만석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괜찮으니 질문해도 되구먼.”

“실례가 되지 않으면 오늘 애들하고 외출 좀 하려하는데 괜찮겠습니까?”

“외출?”

“예.”

“오늘 별달리 할 것도 없고 집에 있는 것보다는 괜찮지. 그런데 어딜 가려는 곳이라도 있는가?”

“애들이 좋다면 놀이동산에 다녀오려고 합니다.”

“놀이동산?!”

순간 준혁이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할머니도 좀 놀란 듯 지나를 쳐다보았다.

“저번에 애들이 한 번도 놀이동산에 가본 적이 없다고 들은 거 같아서요.”

대충 이해했다는 듯 할머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전에 지나하고 아주머니들이랑 얘기를 나눌 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애들이 놀이동산에 가고싶어 하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 지금까지 한 번도 데려 가본 적이 없다고.

“애들이 좋다면 나야 괜찮은...”

“할머니 가고 싶어!”

“준혁아...”

흥분하며 말하는 준혁이의 행동에 유라가 나무라듯 말렸다.

“말할 필요도 없겠네그려.”

눈을 빛내는 게 얼마나 가고 싶어 하는지 알만했다.

“할머니 휴대전화 있으세요?”

지나의 물음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살림살이가 어려운데 휴대폰 하나 살 돈도 아껴야 할 판이어서 아직까지 없었다.

“준혁하 공책하고 펜 좀 줄래?”

지나의 말에 자리에서 일어난 준혁이 가방으로 가더니 공책과 필통을 가져왔다. 거기서 펜 하나를 꺼낸 지나가 공책을 펼쳐서 빈칸에 전화번호를 적었다.

“이게 제 전화번호에요. 혹시 모르니까 급한 일이나 애들이 궁금할 떼 연락주시면 되요.”

“그랴.”

준혁이는 뭔가 분위기가 정말로 놀이동산에 갈 것 같아보이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할머니 그럼 우리 놀이동산에 가도 되는 거야?”

“그러려무나.”

“앗싸!”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치는 준혁이의 행동에 할머니가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놀이동산에 가는 것이 저리 좋을까 방방 뛰는 게 참으로 귀여웠다. 하지만 그와는 다르게 유라는 당황하며 흥분하는 준혁이를 말렸다.

순식간에 놀이동산에 가는 것으로 합의를 본 다섯 사람들은 그렇게 잠시간 시간을 가진 후 자리에서 이러났다.

“그럼 준비할래?”

“응!”

아이들 옷을 갈아입기 위해 먼저 밖으로 나와서 기다리는 이만석과 지나였다.

“민준씨.”

“예?”

“애들 보니까 어때요?”

“밝아 보이네요.”

“그렇죠?”

“사정에 대해서 알지 못하면 아무도 모를 정도입니다.”

처음 애들을 보았을 때 이만석은 전혀 어두운 표정이 없는 애들을 보고 속으로 적잖이 놀랐다. 어느 정도 그늘을 지고 살고 있을 줄 알았는데 그런 것은 없었던 것이다. 자신은 어릴 때 저러지 못 했는데 그걸 떠올리면 전에 말했던 대로 참으로 대견해 보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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