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81화 〉 781화 여러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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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오후 5시가 되어서야 회담은 끝이 났다.
외교단들이 판문점을 나서고 차량을 향해 걸음을 옮기는 중간에 입구에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이 몰려와 사진을 찍어대며 질문을 던져대었다. 하지만 발표는 2차 회담처럼 예견된 회견장에서 하겠다는 것으로 인터뷰를 받지 않았다.
그렇게 차량을 타고 다시 서울로 돌아오면서 드론을 통해 차량을 촬영했다.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회견장에 입성한 외교단들은 무대에 서서 대기하고 있는 기자들을 맞았다. 많은 플래시셔터가 터지고 웅성거리는 가운데 통일부 장관인 강민식이 중앙무대에 서서 마이크를 잡아서 어떤 회담을 나누었는지 간편하게 설명을 했다.
그리고 기자들의 질의응답 시간에 맞춰 쏟아지는 것들 중에 사람을 추려서 질문을 받았고 거기서 나오는 물음에 성실히 대답했다.
하나하나 질문에 답변 할 때마다 기자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산가족상봉과 금강산관광재개는 예정대로 치루어질 것이라 말하는 것으로 확정을 지었다는 얘기를 한 것이다. 그러한 가운데 한 명의 기자가 마이크를 넘겨받았고 자신의 이름과 신문사를 밝힌 뒤 입을 열었다.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었습니까?”
사람들이 제일 궁금해 하는 물음이 강민식 통일부 장관에게 던져졌다. 순간 모두의 입이 그에게 쏠렸고 잠시간의 침묵이 감돌았다. 앞서 나온 얘기들도 분명 중요한 것들이지만 지금 던진 이 질문이 바로 이번 회담의 핵심이라 할 수가 있었다.
기자들을 둘러보던 강민식 회장이 닫혀 있던 입을 열었다.
“아직 구체적인 답변을 드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통령께 보고가 올라가겠습니다만 짧은 시일 안에 북측에서 어떤 반응이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답변은 그때 가서 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웅성웅성
순간 다시금 기자들 사이에서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저 말을 들어보면 분명히 어떤 대답이 오고간 것은 확실한대 성사 된 건지, 아닌지는 알 수가 없는 말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는 것은 북측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든 일단 그 대답에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회담에 있었던 입장을 정리한 후 기자회견을 마치고 외교단은 물러났다.
“도대체 뭘까?”
“일단 테마주들이 오르긴 할 텐데 좀 애매하겠네.”
중국의 발표가 있고 난 후부터 테마주들이 잠시 나마 출렁였다. 하지만 곧이어 다시 안정을 찾았고 더 이상 불안정성은 보이지 않았다.
일단 남북교류사업과 이산가족상봉, 그리고 금강산관광재개도 성사 되었다고 하니 테마주들이 오르긴 할 것이었다.
하지만 확실하게 치고 올라가려면 당연히 이번 정상회담에 달려 있었던 것이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
차이링이 이만석에게 물음을 던졌다.
그러자 커피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던 이만석이 웃음을 지었다.
“북측에서 반응을 준다니 기다려 봐야지.”
“자기 뭔가 알고 있는 거 아니니?”
“내가 정부요직에 있는 사람도 아닌데 뭘 알고 있겠어.”
“그런데 민준씨 뭐가 그렇게 여유로워요?”
“걱정한다고 될 일이 아니잖습니까.”
“됐네 그럼.”
그에 차이링이 고개를 끄덕였다.
“됐다니 뭐가요?”
하란이 의아한 듯 질문을 던지자 차이링이 미소를 지었다.
“이 사람이 이렇게 여유롭다면 일이 좋게 될 거라는 징조 아니겠어? 테마주에 투자한 돈이 얼만데 일이 틀어지는데도 이렇게 여유로울 수가 없잖아?”
그것도 맞는 말이었다. 원스타에서 투자한 돈이 상당한데 이만석이 이렇게 여유롭게 차 한 잔을 즐기고 있다는 것은 불확실성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비춰졌다.
그렇게 생각하니 그녀들 또한 절로 믿음이 갔고 안심이 되었다.
“차이링 너 사람 심리 움직이는데 도가 텄다?”
“어머? 나 그런 거 잘 몰라. 그저 당신의 반응을 보고 애들에게 설명 해준 것뿐인데 뭘.”
앙큼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는 차이링의 행동에 이만석이 피식 웃었다.
“결국엔 확정을 지었는가보군.”
한국에서 방금 전 올라온 소식에 존 마이클 대통령이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아직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선 확정이 되지 않았다지만 그 외의 것들은 합의를 본 듯 했다. 북한의 반응이 있은 후에 얘기를 해도 늦지 않다는 말은 어떻게 보면 공을 북쪽으로 돌린 것 같았다.
하지만 존 마이클 대통령이 보기엔 이미 그에 대한 중요한 내용은 이번 3차 판문점회담에서 이어졌다고 보고 있었다.
“중국의 압박이 먹히지 않았던 것인가?”
3차 판문점 회담이 벌어지기 전에 중국에서 압박을 가해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유엔 안보리 제제에서 중립을 지키며 의견을 보류했던 중국이 북한의 국경을 통제하고 무역에 대한 제제를 가하는 방안을 발표를 했던 것이다.
표면적으론 북한에서 벌어진 피의 숙청에 대한 인권을 얘기하며 국제사회의 질타에 더불어 안보리 이사국으로써 책임 있는 행동에 들어가겠다는 얘기였다. 말이 좋아 피의 숙청에 대한 우려지 진실은 이번 남북회담에 대한 압박이나 다름없었다.
시기 또한 3차 회담이 벌어지기 전에 발표를 한 것을 보면 사전에 메시지를 주기 위한 행동과 조치가 분명했다.
그런 중국의 발표에 존 마이클 대통령 또한 상당히 놀랐었다. 설마하니 중국이 저런 파격적인 행동을 할 줄은 미처 몰랐던 것이다.
3차 핵실험이 있은 뒤로도 제재안에 중립을 유지했던 중국이었다. 그런데 독단적인 행동으로 제재에 동참하겠다니 우선 표면적으로 환영을 할 일이지만 내막을 보면 한 번더 생각을 해볼 일이었다.
물론 6자회담에 다시 끓어 들이기 위한 행동이었으니 그 이유에 대해서도 크게 나쁘게 볼 일은 아니었다.
다만 그런 중국의 압박이 과연 북한에게 잘 먹혔느냐가 관건이었다.
그런데 이번 한국의 발표를 보면 중국의 압박이 잘 통했는지에 대해선 의문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내용을 보면 남북정상회담을 제외하곤 나머지는 예정대로 합의를 보았기 때문이었다.
‘보면 알겠지.’
북한의 반응이 있은 후라고 했으니 그때가보면 답이 나올 터였다. 일단 북한으로썬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가 상당한 만큼 무시 할 수는 없는 일일 것이다.
그때 집무실 문을 노크소리와 함께 비서관이 안으로 들어왔다.
“도착했습니다.”
존 마이클 대통령이 고개를 끄덕이자 비서관이 옆으로 비켜섰고 루이스 국무장관이 안으로 들어서 인사를 올렸다.
“여기 앉지.”
자리에서 일어난 존 마이클 대통령이 걸음을 옮겨 한 편에 마련 된 소파로 이동해 몸을 앉혔다. 오른편에 루이스 국무장관이 조심스럽게 자리에 몸을 앉혔다.
“이미 소식은 들었지만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 이렇게 부른 것이네.”
“예.”
“어떻게 된 일인가?”
고개를 끄덕이는 루이스 국무장관에서 존 마이클 대통령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음을 던졌다. 분명히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이집트에 150억달러에 달하는 차관과 자유무역협정에 대해서도 유리한 쪽으로 배려해 주겠다는 파격적인 선물을 가지고 보냈었다.
아마사피 대통령이 꽉 막힌 사람이 아니라는 평이 있으니 분명 회담이 좋게 진행 될 것이라 보았던 것이다. 하지만 돌아온 얘기는 한 번 생각은 해보겠다는 말이었다. 그 말은 즉 사개국 회담을 없던 일로 할 수 없다는 말이나 다름없는 대답이었다.
“처음부터 이쪽의 제안을 받아드릴 생각이 없었던 것 같았습니다.”
“어떤 제안을 하든 말인가?”
“그렇습니다.”
확신에 찬 대답을 보면 생각했던 것 보다 더 마음을 크게 잡은 듯 해 보였다.
“엔더슨에게 당했던 일이 그리 마음에 크게 남았나보군.‘
암살위협은 물론이고 자택습격까지 받았으니 아마사피 대통령으로써는 상당한 치욕과 화가 났을 것임에 틀림이 없었다.
“그렇다고 해도 지금 이집트를 보면 제안을 거절 하는 게 힘들었을 텐데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면 내가 그 사람을 잘 못 알고 있었더란 말인가.”
아무리 암살위협과 습격을 당했다 하지만 지금은 한 나라의 대통령이었다. 개인의 감정에 치우쳐서 일을 해선 안 되는 자리인 것이다.
“결국 그자 또한 대통령 자리가 그저 욕심이 났을 뿐이었나.”
만약 그렇다면 존 마이클 대통령은 아마사피 대통령에게 실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루이스 자네 생각은 어떤가?”
오른편에 앉아 있는 그에게 존 마이클 대통령이 직접 보고 온 느낌에 대해서 물음을 던졌다. 그러자 닫혀 있던 루이스 국무장관의 입이 천천히 열렸다.
“대통령자리가 욕심이 나서 그 자리에 오른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 정도로 떨어지는 인물은 아니다?”
“예, 비록 길게 대화를 나눈 건 아니지만 신념은 있는 사람인 듯 했습니다. 직접 가서 보니까 국민들의 지지도 생각이상으로 높아 보였습니다.”
“그런데도 그러한 결정을 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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