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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770화 (770/812)

〈 770화 〉 770화 가치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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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차 한 잔의 티타임을 가지고 돌아온 루이스 국무장관은 응접실로 향했다. 거기엔 그가 가기 전까지 보좌진들이 앉아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들의 모습을 보면 여기서 할 발작도 움직이지 않고 기다린 듯 했다.

“다들 내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나보군?”

“아무래도 생각지 못 한 독대를 장관님께 청한지라 신경이 좀 많이 쓰였던 것 같습니다.”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루이스 국무장관이 걸음을 옮겨 자리에 몸을 앉혔다.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그의 입고리가 살며시 올라갔다.

“아마사피 대통령과의 독대가 나쁘지 않으셨나봅니다?”

“그래 보이나?”

“제가 장관님을 오랫동안 보좌해 왔던 만큼 지금 같은 미소를 짓는다는 것은 상당히 좋은 징조라는 걸을 알고 있습니다.”

마커스의 말에 루이스 국무장관이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자신이 장관이 되기 전부터 함께 했던 이 답게 바로 꿰뚫어 보는 것이 기분이 좋았던 것이다. 그에 다른 보좌진들 또한 따라 웃음을 지으며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환기되었다.

“나쁘지는 않았지.”

밝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한 루이스 국무장관이 한 명 한 명 눈을 맞추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이번 회담은 다들 그리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듯하네. 아마사피 그 사람 보기보다 소통이 되는 사람이더구만.”

“역시... 장관님이십니다.”

“그런 자리에서 벌써 이런 성과를 올리시다니요!”

“이거 외교관으로 참여한 이 자리를 두고 긴장하고 있던 제 자신이 작아지는 것 같습니다.”

루이스 국무장관이 하는 말이 무엇인지 바로 알아들은 보좌진들이 저마다 찬사를 늘어놓으며 감탄을 했다.

“이 사람들... 날 너무나 비행기 태우는군.”

말은 그러지 말라고 하지만 내심 저 말들이 싫지가 않는지 그의 얼굴에선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식사는 잘 하셨습니까.]

“그래도 중요한 손님이 온다고 신경을 써서 맛있게 먹었지.”

[그렇군요.]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이만석의 차분한 음성에 아마사피 대통령이 다시 입을 열었다.

“조금 전에 루이스 장관과 차 한잔 즐기며 대화를 좀 나누었네.”

[좋은 대화라도 나누었습니까?]

차 한 잔 하면서 대화를 나누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예정에 없었던 일이라 듣지 못했던 이만석이었지만 물어오는 목소리는 전혀 놀라는 것 없이 여전히 차분했다.

“좋은 대화를 나누긴 했다네. 확실히 내가 좀 당황했어.”

아마사피 대통령은 이만석에게 그 자리에서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에 대해서 알려주었다. 특히 경제적 협력을 꾀하려는 것에 대해서 제시한 통큰 제안에 대해서 좀 많이 놀랐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어느 정도 준비를 해올 줄은 알았지만 설마하니 그런 파격적인 제안을 해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 했네.”

[확실히 저도 좀 의외이긴 하군요. 5년 동안 150억달러 차관지원이라... 확실히 미국 입장에선 중동연합이 생기는 것에 대해서 많이 부담스러웠을 겁니다.]

“아마도 그럴 것이네. 나도 처음에 이게 과연 가능할까 생각했었으니까.”

[지금은 가능하다 보고 있다는 말이군요.]

“이 네 나라의 사자회담 자체가 아주 드문 일이야. 그것부터가 놀랍네.”

이집트도 그렇고 요르단, 시리아, 이라크까지 세 나라 또한 나라 안팎이 상당히 시끄럽고 혼란스러웠다. 반군과 IS와 같은 테러단체들과의 힘겨루기로 한 참을 씨달리고 있는 이 정상들과 한 자리에서 만난다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 그게 이루어졌던 것이다. 그 이면엔 당연히 아마사피 대통령은 이만석이 있기에 그런 것으로 보고 있었다. 그가 이 나라들에게 찾아가서 무슨 일을 했는지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바로 자신이었기 때문이었다.

[예정대로 밀고 나가십시오.]

“그래야지.”

이만석의 말에 아마사피 대통령이 차분한 음성으로 대답했다. 루이스 국무장관은 분명히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중에 이어질 회담에서 좋은 대화가 오고 갈 것이라 한 껏 기대하고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아마사피 대통령은 그가 기대하는 대답을 해주지 않을 생각이었다. 이미 그와 만나기 전에 이만석과 말을 맞추기도 하였지만 이건 그의 마음 이었다.

“고맙네.”

[저에게 고마워 할 것 없습니다. 총리님을 대통령자리에 앉을 수 있게 지원한 것은 어디까지나 제 이익에 따라 행동한 거니까 말입니다.]

“알고 있네. 하지만 그래도 난 자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

이만석의 말대로 자신을 이 자리까지 오를 수 있게 지원한 것은 순전히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고 보고 있었다. 일성회와 이만석, 그리고 모하메드가 정부로부터 받고 있는 혜택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그러함에도 아마사피 대통령은 이만석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처음 자네가 날 대통령자리에 올라보라고 권했을 때 많이 놀라고 당황스러웠어.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 하지만 그런 걱정보다는 지금은 희망을 보았다네.”

[희망이라..]

“자네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난 지금 자네를 통해서 희망을 보고 있어.”

이번엔 이만석에게 별다른 말은 들려오지 않았다. 하지만 아마사피 대통령은 별로 상관없다는 듯 다시 말을 이었다.

[설사 자내가 이 모든 일이 이용해 먹으려는 것에 있다고 하지만 난 그 과정에서 내가 바라는 꿈을 펼칠 수 있게 되었어. 무바라크 정권이 물러나고 처음 투랍 정부가 새워졌을 때 느꼈던 희망, 그가 나쁜 마음을 먹고 나와 갈라섰을 때 느꼈던 절망과 분노에서 지금까지의 과정까지, 거기서 많이 놀라고 두려움도 느꼈지만, 지금 다시 한 번 희망을 마음에 품게 되었어.]

자스민혁명이 불고 그 바람은 이집트에까지 날아왔다. 거기서 투랍 정부가 새롭게 출발하며 총리 직에 오른 아마사피 그 자신은 다시 바로 설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다. 하지만 그건 오래가지 못 했다. 기반이 없고 약했던 투랍 정부는 혼란스러운 정국에서 많은 부작용이 나타났고 번복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거기서 국민과 부딪히고 시끄럽게 누르던 그 상황에서 무바라크가 물러나고 약해진 군부와 다시 손을 잡으려는 그를 보면서 아마사피 대통령은 분노했고 절망했다. 그래서 그에게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것이다.

중재자의 역할을 자처하고 시위대의 대표와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에 스스럼없이 나섰던 그 상황에 암살의 위협까지 당하며 완전히 투랍 대통령과 갈라서게 된 그였지만 후회는 없었다.

그때 나타난 이만석은 자신을 이용해서 정권을 잡을 수 있게 도와주었다. 그게 순전히 자신을 이용해 이집트를 잡으려는 그의 계획이었지만 아마사피 대통령은 그런 이만석을 통해 다시금 희망을, 꿈을 가질 수 있었다.

그가 자신을 이용하는 만큼 그 또한 이만석을 통해서 꿈을 실현 할 수 있는 배경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자네가 바라는 건 이루어질 테지.”

이만석은 중동을 먹을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시작점은 이집트가 될 것이고 그것이 중동연합의 탄생배경이 된다.

하지만 아마사피는 그런 이만석을 통해서 자신이 바라던 이집트의 꿈과 중동의 평화를 실현시킬 수 있길 바라고 있었다.

그는 태어 날 때부터 테러단체와 반군들에 대한 얘기를 귀에 사무치도록 들어왔다. 무바라크 정권의 무서움을 경험했다. 자유를 바라는 자스민 혁명은 그의 그 울분을 태웠고 독재를 무너트렸다.

그는 유럽을 주시했다. 나라들이 하나가 되어 연합을 이루어 낼 수 있다는 것. 그걸 유럽의 국가들이 하나의 연합의 이루어내는 것으로 실현해내었던 것이다.

지금의 이집트의 상황과 중동을 보면 유럽과 같은 그런 중동이 하나 되는 연합체가 생겨나는 역사가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았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그 역사가 지금 유럽을 넘어 이곳 중동에서도 이루어지려하고 있었다. 이만석의 목적은 자신과 다르겠지만 자신은 그런 이만석을 통해서 새로운 세상을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을 꾸고 있다.

자신의 바람이기도 하지만 이집트의 역사와 중동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테러단체와 반군들과의 전쟁으로 씨달리고 있는 국민들의 바람이기도 했다. 아니, 중동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그런 이상향일 수도 있었다.

“그만큼 나 또한 자네 덕을 보겠지만 말일세.”

높은 지지율을 통해 자신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내보이는 국민들을 생각하면 미국이 어떠한 조건을 제시해도 거절할 자세가 이미 되어 있었다. 설사 그것이 이만석이 자신을 이용하는 것이라 해도 말이다.

“덕이라...”

전화통화를 끝낸 이만석이 마지막에 아마사피 대통령이 한 말을 작게 중얼거렸다.

“틀린 말은 아니지.”

이만석은 아마사피를 통해서 많은 이득을 취하고 있었다. 그 중에 대표적으로 꼽으라면 자신이 벌이는 사업이 들 수 있겠고, 모하메드의 급성장이 포함된다. 그리고 일성회가 이렇게 안정적이게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것도 아마사피 정부가 뒤에서 밀어주고 있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그를 통해서 중동에 세력을 빠르게 뻗쳐나갈 때 그 또한 그걸 통해서 자신의 정치를 이루어나가고 있다는 것을 이만석 또한 알고 있었다.

아마사피를 통해서 이집트, 아니 중동이 새로운 역사를 도래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게 나쁜 쪽이 아닌 좋은 쪽으로 말이다.

중동지역에 잠들어 있는 많은 지하자원을 등에 업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 할 수 있을 것이다. 전쟁과 번복이 아닌 평화와 성장이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그런 중동의 힘은 모하메드와 같이 이만석에게 많은 부와 명예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풍족해지고 평화로워진 중동은 아마사피를 중심으로 뭉치게 될 것이다. 일명오일머니라 할 수 있는 석유자원과 경제성장을 통한 힘이 생긴 중동의 국가들이 중동연합을 통해 제목소리를 낼 것이고 그 중심엔 이집트가, 그리고 아마사피 대통령이 서게 될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나오는 힘은 곧 이만석의 미래에 든든한 후광이 될 것이다.

모하메드가 일성회에 아주 큰 도움이 되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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