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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765화 (765/812)

〈 765화 〉 765화 가치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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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빨려나가는 기분이야.’

안나하고 관계를 가지는 것을 이만석은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다. 안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그녀의 육감적인 몸매는 정말로 최고였다. 삽입이 된 순간부터 마지막까지 모든 게 빨려나가는 것 같은 쾌감을 안겨주었다.

그건 쾌락만이 아니라 기력 또한 그렇게 느껴졌다.

그녀들과 다르게 안나는 CIA가 기른 해결사다. 즉 특수목적으로 키운 현장요원이자 살인병기라는 말이었다. 그만큼 그녀는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나약한 존재가 아니었다. 그런 삭막한 환경에서 살아온 환경 때문인지는 몰라도 안나는 성격이 차갑고 과묵했다.

허나 그렇다고 행동 자체가 잔잔한 것은 아니었다. 장작 3시간 동안 이만석은 안나아 몸을 섞었다. 일반 사람들보다 월등한 신체능력에다 이만석이 준 반지 덕분에 몇 배는 더 강해진 그녀여서 전혀 지치는 기색이 없었다.

물론 이만석도 이정도로 지칠 인물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쉬지 않고 격렬하게 관계를 가진 것은 처음이었다.

‘다시 봐야겠어.’

처음 관계를 가졌을 대는 정말로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목석과도 같아 보였다. 수동적인 행동에 신음소리는 고사하고 표정조차 없으니 평소에 하란이나 차이링, 지나와 관계를 가질 때와는 확실히 달랐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달랐다. 여전히 특별히 격한 신음소리를 내거나 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목석이 아니었다. 누구보다 격렬하게 움직였고 안겨왔다, 아니, 이만석을 안았다.

‘차이링이게 분위기가 휩쓸려 몇 번 못 이기는 척 한 적은 있었는데 이런 건 처음이야.’

예전에 차이링을 처음 데리고 왔을 때 발칙한 그녀의 부끄러움 없는 행동에 이만석은 당황한 적은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덮치듯이 강제로 당하는 것처럼 관계를 맺은 것은 안나가 처음이었다.

물론 이만석 또한 안나처럼 이런 일에 목석처럼 별로 느끼지 못 하다가 변한 케이스는 여러 번 보았다. 가깝게 보아도 제이니나 지나가 있었다. 물론 제이니는 처음 관계를 맺으면서 느꼈던 고통 때문에 자신과는 맞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그러했던 이유가 컸다.

하지만 지나는 달랐다. 실제로 본인은 그런 쪽으로 별 느낌도 없던 케이스였다. 물론 잠재적으로 그녀의 몸이 그만큼 달아오를 수밖에 없는 성감대를 가지긴 했지만 그게 표출이 되지 않았었다. 이만석은 일반적인 남자들과 다르게 그걸 바로 알아차렸던 것이다. 사람 신체의 반응이나 움직임에 대해서 오감이 극도로 발달한 그로써는 모를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러함에도 이만석이 이렇게 신선함을 느끼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그 상대가 바로 안나였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내가 안나에 대해서 다 알지 못 했던 것일 수도 있지.’

그녀의 분위기와 행동에서 어느 정도 그쪽으로만 생각하지 않았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사람이라는 게 어쩔 수 없이 익숙하고 보이는 쪽으로 좀 더 생각 할 수밖에 없는 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안나또한 이만석은 그러한 시각으로 보았을 것이고 스스로도 그렇게 지금 느끼고 있었다.

‘이게 처음이 아니었을지도.’

저번 노래방에서나, 차안에서 하자고 했던 안나의 말을 떠올리면 이러한 모습이 오늘 처음 보이는 게 아니라고 볼 수도 있었다. 그때 이미 안나는 스스럼없이 이렇게 나왔던 것이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어.”

눈을 깜빡이며 천장을 바라보고 있는 안나에게서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에 대해서 생각에 잠기어 있던 이만석은 목소리가 들려오자 예전 일을 떠올리던 것을 그만두고 시선을 주었다.

“그동안 내가 정말로 원했던 것이 무엇인지. 뭘 위해 살아왔는지에 대해서 생각이 들어.”

안나에게서 이런 얘기를 들어 본적이 없었던 이만석은 별 다른 말없이 쳐다보았다.

“내전으로 부모님을 잃은 것은 가슴 아픈 일이야. 하지만 그 때문에 CIA에서 내가 악착같이 살아남아온 것인지에 대해서 이유를 찾는다면 난 모르겠어. 어떤 의도를 가지고 나와 다른 이들을 데리고 훈련을 시켰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싶지 않아.”

훈련에서 낙오되어 폐인이 되든, 죽어나가든 안나는 그러한 것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 시키는 대로 훈련을 했고 마지막까지 살아남았을 뿐이다. 처음 일을 맡게 되고 배우는 입장으로 베테랑 해결사를 따라 갔다가 겨우 살아 돌아왔을 때도 안나는 그에 대해서 안도감이나 성취감 비슷한 것도 느끼지 않았다.

자기에게 주어진 일이니까 했다. 자기 일이니까 했을 뿐이다. CIA가 돈을 얼마나 지불을 하든 안나는 묵묵히 시키는 대로 일을 행했을 뿐이었다.

“그저 시키는 대로 행했을 뿐이야.”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큰 불만이 없었던 것이 맞는 말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엔더슨이 하려던 행위처럼 그런 기분 나쁜 죽음을 택하고 싶지 않아 거기서 빠져나온 것이 안나였다. 엔더슨의 그런 잘 못된 선택이 없었다면 어쩌면 아직도 안나는 CIA에서 활동하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숙식해결에 편의까지 전부다 봐주고 있었으니 맡은 일만 끝내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생활에 안나는 좋다는 감정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불만도 없었다.

주어진 일에 충실히 지내왔던 것이 그녀였다.

어쩌면 그렇게 CIA에서 나와 이만석에게 찾아간 것은 그녀가 처음으로 가지는 자신의 의지가 크게 발현된 행동이라 볼 수가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몸을 이만석에 주는 것에 대해서 별다른 감정이 없었다. CIA에서 타깃에 대한 유혹으로 몸을 주어서 방심하게 만들어 라고 했다면 요인암살을 위해 기꺼이 그런 행동을 했을 여자가 바로 안나였다.

몸을 이용해서 제거 할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기꺼이 안나는 이만석에게 자신의 몸을 스스럼없이 주겠다고 했다. 그게 비록 지금까지 간직해온 순결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네가 날 고용하겠다고 했을 때도 별다른 느낌은 없었어. 물론 네가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에는 흥미가 있긴 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어.”

리자 아마사피가 총리 일 때 안나는 요인암살을 실패했다. 실패할 이유도 없었고 실패하리라 생각지 않았다. 안나에게는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이만석이 개입을 함으로써 안나는 그걸 해내지 못 했다.

알 수 없는 목소리.

그게 순간의 실수로 이어졌고 결국 암살을 이루어내지 못 했었다. 그래서 그걸 만회하기 위해 안나는 저택으로 숨어들었다. 하지만 그때도 이만석으로 인해 이루어내지 못 했다. 그리고 거기서 안나는 잔잔한 그녀의 마음을 흔들리게 할 정도로 신기한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그 후로 그녀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지게 되었다.

“내 주관적인 목표가 없었다는 게 맞아.”

삶에 대해서 안나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그저 지금 자신이 처한 그 일상을 받아드리며 지내온 것이다. 남들처럼 일상을 영위하는 평범한 삶이 아니었지만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그런 살벌한 일이라고해도 안나는 큰 불만도 없이 지내왔다.

“지금은 다르다는 얘긴가?”

이러한 얘기를 자신에게 하는 것을 보며 이만석은 지금 그녀의 마음이 어떠한지에 대해서 물음을 던졌다. 그렇게 흘러가는 대로 목표 없이 살아갔다면 지금 이 얘기를 꺼내는 시점에선 어떻냐는 것이 이만석이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이었다.

잠시 동안 말이 없어진 안나가 다시 천장을 바라보며 눈을 깜박였다.

“지금도 뚜렷한 목표는 없어.”

CIA를 나왔으니 그녀는 자신이 어디로 가야 할지 아직 정해진 것이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지내온 곳이 CIA밖에 없었던 것이다. 지인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가족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시키는 대로 일만 하며 지내온 게 그녀의 삶이다.

그래서 이만석이 1년간 계약을 하자고 했을 때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은 했었다. 현재로썬 딱히 정해진 것이 없는 삶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한정을 그녀는 딱 1년만 보았었다. 하지만 이만석은 그렇지가 않은 듯 해 보였고 지금은 그 1년의 기한이 깨어져 버렸다.

안나가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는 이만석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두 눈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읽을 수 없을 정도로 차가웠다. 그건 이만석만 그런 것이 아니라 차이링또한 안나에게 위기감을 느낄 정도로 감정을 읽기가 힘든 게 바로 이 여자였다.

“목표는 없지만 가지고 싶은 것은 생겼어.”

“그게 나라는 말인가.”

“그래.”

안나는 스스럼없이 그렇다는 말을 했다. 부끄러워하는 것도 없고 자신의 마음을 표하는 여느 수줍은 마음 같은 것도 느낄 수도 없었다. 여전히 감정의 기복이 느껴지지 않는 음성에다 차가운 시선이다.

“네가 말한 대로 내가 널 많이 떠올리는 게 사랑이라는 감정이라면 그게 맞다고 생각하기로 했어.”

요즘 들어 많아진 사색과 이만석에 대한 생각에 대해서 안나는 알 수가 없었다. 그가 초능력을 사용하는 특별한 사람이라서 그의 생각이 난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날 호텔에서 이만석은 안나에게 그게 자신을 좋아하는 마음이라고 했었다. 거기에 대해서 생각해 보지 않았던 안나는 그쪽으로 경험이 없던 자신보다 여러 여자들과 관계를 맺으며 지내오고 있는 이만석이 한 말이니 그럴 것이라 받아드렸다.

방에 들어간 안나는 문 너머에서 성관계를 가지는 이만석에 대해서 기분이 좋지 않았던 것이 질투라는 감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 다시 전화를 하려던 이만석에게 안나는 사실대로 말했고 이러한 관계로 발전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에게 처음으로 뭔가를 가지고 싶다라는 욕망이 일었어.”

이러한 관계가 되기 전에는 모르지만 그날 이후 안나는 안나는 이만석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달리하게 됐다.

“처음으로 가지고 싶다는 욕심을 내게 된 것이 바로 너야.”

이런 말을 하는 안나의 음성은 여전히 감정의 고저가 없는 차가운 목소리였다.

“그게 너가 될 줄은 몰랐지만, 그걸 제외하고서라도 그게 마음에 들지가 않아.”

“마음에 들지가 않는다?”

“내가 처음으로 욕심을 내게 된 남자가 이미 다른 여자들과 깊은 관계를 맺어오고 있으니까.”

“......”

“네 여자들에게 그렇다고 나쁜 마음을 품고 있는 건 아니니까 걱정은 하지마.”

이미 자신과 만나기 전부터 연인사이로써 깊이 관계를 맺어온 여자들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관계가 될 줄은 안나도 예상하지 못 했다. 그러니 그에 대해서 그녀는 왈가불가 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렇다고 그게 아무렇지도 않다는 건 아니다. 다만 거론하지 않겠다는 얘기일 뿐이었다.

“네 여자들은 이미 말 했었지만 나 또한 같은 생각이야.”

“더 이상 인연을 넓히지 말라는 걸 얘기하는 건가?”

“그래.”

“그건 그때 이미 얘기 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가벼운 만남도 안 돼.”

“가벼운 만남이라는게 어떤 범위를 말하는 거지?”

자신의 말을 끊으며 선을 그어 버리는 안나의 말에 이만석의 다시 질문을 던졌다. 하란이나 차이링, 지나는 이만석이 세린 이후로 더 이상 그러한 깊은 관계의 여자들이 늘어나는 것을 받아드릴 수 없다고 했었다.

물론 하룻밤의 불장난에 대해서는 크게 거론하지 않겠다는 얘기도 하긴 했지만 그걸 넘어서 늘어나는 것은 이제 허용할 수 없다고 했던 것이다.

이만석도 그러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안타까운 일이지만 제이니와의 관계를 정리 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제이니 또한 가볍게 만나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최대한 그녀가 상처받지 않는 선에서 조심히 기억을 손보는 것으로 끝을 냈던 것이다.

잘 못 하다 뇌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어 진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다행이 좋게 끝났고 제이니가 상처받지 않는 선에서 관계를 정리 할 수가 있었다.

그녀들의 의견에 동의해서 그러한 가벼운 만남도 정리를 한 이만석이었다.

“네 여자들을 제외한 모든 여자를 말하는 거야.”

“춘배나 애들과 어울릴 때 가볍게 도우미를 부르고 놀 거나 할 때도 안 된다는 말인가?”

“그래.”

“......”

이만석은 안나가 그러한 하룻밤의 밀외 조차도 완전히 차단하겠다는 대답에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하란이나 차이링, 지나가 말했던 것과는 달리 그러한 만남을 완전히 불허하겠다는 얘기를 한 것이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네 여자들은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 외의 여자들까지 그러할 생각은 없어. 어울리고 싶으면 말해. 내가 대신 상대해 줄 테니까. 네가 날 네 여자로 받아들였으니 이 또한 네가 감당해야 할 일이야.”

하란이나 차이링, 지나, 그리고 세린까지.

안나에게는 딱 여기가 끝이다.

그 외의 다른 여자는 이만석과 함께 해서도, 그렇게 놔두지도 않을 생각이었다. 그게 설사 하룻밤의 불장난일지라도 말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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