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64화 〉 764화 그의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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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렇고 매갠타임즈의 코브 그레인은 어떻게 됐나?”
센더슨건은 앞으로 계속해서 물고 늘어지며 갈 일이었으니 다음으로 넘어간 맥퍼쉬가 얼마 전에 실종된 매갠타임즈 정치사회부 편집장인 코브 그레인 실종사건에 대해서 질문을 던졌다.
“그게 아직까지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 했습니다.”
보고를 하는 담당 수사관의 말에 조지 맥퍼쉬의 표정이 심각하게 변했다.
“도움이 될 만한 것은 하나도 없다는 말이야?”
“그날 19시에 퇴근을 하고 회사를 나선 것이 마지막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일단 시시티비를 이용해 차량이 집으로 향하는 방향까지 잡힌 건 보았고 차량 또한 집에서 발견이 되긴 했는데... 아직 크게 잡히는 건 없습니다.”
“음...”
가족들로부터 실종신고를 받은 경찰당국이 수사에 참여를 하였고 그 소식을 현지 뉴스를 통해 접한 조지 맥퍼쉬는 바로 수사에 관심을 보였다. 그렇게 알아보니 코브 그레인은 그 후로 행방이 완전히 묘연해진 상황이었다. 어디로 꺼졌는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신경을 써서 좀 더 노력해줬으면 좋겠어.”
“알겠습니다.”
맥퍼쉬를 통해 코브 그레인이 사라진 것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인지한 담당 수사관 또한 고개를 끄덕이며 그러하겠다는 말을 전했다.
간부들이 모두 나가고 혼자 남게 된 맥퍼쉬는 코브 그레인에 대한 생각에 잠기어 있었다.
‘이번 실종사건을 쉽게 봐서는 안 되는 사안이다.’
다른 이들은 모르겠지만 맥퍼쉬는 그가 사라진 것이 분명히 이번 일들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그는 이미 언론들이 왜 저렇게 한 대 뭉쳐있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었고 자신도 그들과 같은 입장이었다.
코브 그레인 또한 자신처럼 명에 따라 움직이는 이들 중에 한 명이었다. 그리고 그는 매갠타임즈가 실질적으로 이번 카일러 건과 자신이 수사책임자로 자리 할 수 있도록 있게 현지 여론을 움직이는데 힘을 써주며 주도해온 이들 중에 한 언론사였다.
코브 그레인은 편집국장으로써 정치사회부 전체를 통솔하고 지휘를 하였던 인물인 것이다.
물론 그가 사라졌다고 매갠타임즈의 방향이 틀려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내부적으로 소란이 인 것은 사실이었다.
‘이번 일도 센더슨이 한 것일까....’
그의 실종사건에 제일 먼저 의심이 사는 인물은 당연히 센더슨3세였다. 카일러 사건과 더들리 드폰 국장의 피살 사건엔 그가 실질적인 지휘를 하고 개입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그의 지시로 이루어졌다는 말이다.
그러니 당연히 그를 의심 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조지 맥퍼쉬는 센더슨3세에 대해서 제일 의심이 가긴 했지만 그라고 확정을 짓지는 않았다. 혹시 모를 내막이 또 숨어 있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일단 좀 더 알아보고 그래도 진척이 없으면 그분에게 연락을 해야겠어.’
아무런 진척이 없다면 조지 맥퍼쉬는 이 일을 이만석에게 연락을 통해 말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덮고 지나가기엔 상당히 찜찜한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보고드린 대로 일단 이대로 수사가 마무리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들을 대동해서 본국에 들이게 했던 게 주요했어.”
“그런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CIA본국에 기자들을 대동하여 조사를 벌이고 자료를 입수해간 적은 없었으니까 말입니다.”
카일러 부국장의 죽음에 메케인 국장 또한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것과 이번 더들리 드폰 국장과 센더슨3세의 비리가 얽혀 있는 자료를 기자들에게 넘긴 인물이 메케인 국장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그는 기자회견장에서 가졌던 그 약속을 그대로 실천했다.
CIA본국이 수사관들과 기자들을 대동하고 압수수색을 당한 초유의 사건이었다. CIA의 권위가 떨어진 것이라는 등 많은 말들이 나왔을 만큼 파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게 어느 정도 이번 일에 대해서 당당한 메케인의 이미지를 대중들에게 어필하면서 자신을 변호해 주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고 있었다.
전적으로 국장인 그가 마음을 먹지 않았다면 대대적인 압수수색이 이루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조세프 CIA정보부 부장은 처음엔 기자회견을 지켜보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지금은 그게 주요했다고 보며 어느 정도 안도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카일러가 나가고 실질적으로 CIA를 메케인이 장악하게 된 것은 사실이었기 때문이었다. 조만간 FBI에 새로운 국장이 자리하게 될 것이고 큰 이변이 없는 한 청문회도 통과 될 것으로 보고 있었다.
중요한 것은 그 인물이 유대자본가들과 월가 세력들에서 키워온 인물이 아닌 존 마이클 대통령의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CIA에 이어 FBI또한 다시 이쪽으로 넘어오는 좋은 순간이었다.
그건 존 마이클 대통령뿐만이 아니라 메케인 국장에게도 좋은 일이었다. 물론 더들리 드폰 국장이 그들과 단절을 하면서 돌아선 순간부터 이쪽으로 갈아탔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것도 짧았고 결국엔 그 또한 센더슨3세에게 당했던 것이다.
지금 그가 몰리고 있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쉽게 볼 수 있는 인물은 아니었다. 정권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도 호락호락하지가 않은 이들이 바로 월가를 위시로 한 유대자본가들의 세력이었다.
“카일러 부국장이 그래도 뒤탈 없이 마무리를 하고 간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 물러날 정도면 그만큼 몰렸다고 봐야지.”
카일러가 쉽게 자리를 물리지 않는 사람인 것은 메케인 또한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랬던 인물이 스스로 자리를 물렸다. 그만큼 그럴 수밖에 없는 약점이 잡혀 있었다고 봐야했다. 물론 메케인 국장은 짐작만 할 뿐으로 그게 무엇인지는 알지 못 한다.
“FBI의 행동이 심상치 않습니다.”
CIA본국이 압수수색 당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진 후에 잘 대처해가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조세프의 입에서 그런 FBI를 두고 행동이 심상치 않다는 얘기를 다시 꺼내었다.
물론 지금 조세프 정보부장이 하는 이 말이 메케인 국장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번 카일러 사건을 두고 잘 대처하고 있음에도 그의 얼굴이 이렇게 굳어 있는 이유이기도 했다.
“코브 그레인에 대한 수색이 활발해졌나보군.”
“아직 이쪽이라 생각지는 않는 것 같지만 뭔가 냄새는 맡은 것 같습니다.”
“조지 맥퍼쉬 또한 그들과 한 패라면 이상하게 생각하겠지.”
이 FBI의 움직임이 조지 맥퍼쉬 때문이라는 것을 메케인 국장은 잘 알고 있었다. 코브 그레인이 그들과 같은 집단에 속해 있었다면 당연히 왜 사라졌는지에 대해서 밝히려 한다는 것은 하등 이상할 것은 없었다.
“조사를 한다고 해도 나오지는 않을 겁니다.”
CIA가 괜히 정보공작을 하는 특수집단이 아니었다. 이러한 일을 하는데 있어 그들만큼 전문적인 인력들은 미국 내에서 드물었다. 코브 그레인을 데려오면서 움직인 요원들은 모두 베테랑 들이다. 심지어 카메라까지 조작하는 것은 물론 문제가 될 수 있는 지문까지 모두 말끔하게 지웠다.
아무리 조사를 벌인다 해도 납치를 한 흔적은 찾아내지 못 할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메케인 국장의 얼굴은 진지했고 펴질 줄을 몰랐다. FBI가 조사에 들어갔다는 것 자체가 찝찝한 일이기도 했지만 코브 그레인을 통해 그들이 얼마나 무서운 이들인지 알게 되어서 그런 것이 더 컸다.
정신적으로 어떤 약물과 세뇌를 한 것인지 발작을 일으키다 숨이 끊어져 버린 것은 정말로 충격이었다. CIA내에서도 약물을 이용한 정신분야를 연구하고 있지만 그 정도의 심도 깊은 세뇌와 행동을 불러일으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노력만 한다면 인위적으로 흉내는 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완전히 정신을 통제하고 신체를 지배하는 것은 무리였다. 메케인 국장이 보기엔 코브 그레인의 죽음은 그 정도로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의심이 가는 이들은 다 알아봤나?”
“특별한 이상 행동들이나 문제는 발견하지 못 했습니다.”
CIA내부에도 분명히 그들이 심어놓은 사람들이 있을 것으로 보았다. 그래서 서류상으로 조금이라도 의심이 있는 이들을 분류해서 따로 조사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시간이 짧아서 그런지 지금까지는 아직 별다를 것은 발견하지 못 했다.
“얼마나 걸려도 좋으니 계속해서 알아봐.”
“알겠습니다.”
대통령은 자신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메케인 국장은 더욱더 가슴이 답답했고 제3의세력에 대한 실체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만족해?”
이만석은 땀에 젖은 채 자신의 옆에 누워 있는 안나에게 물음을 던졌다.
“......”
자신에게 별다른 대답을 않은 안나는 그저 눈을 깜빡이며 천장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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