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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755화 (755/812)

〈 755화 〉 755화 그의 대답

* * *

“자, 장인어른 그게 제가 나쁜 뜻으로 그런 말을 한 게 아니라...”

“암... 나쁜 뜻이 아니지. 잘 나신 사위를 두었으니 복인 것을 어찌 내가 기분이 나쁘겠느냐?”

“잘 못 했습니다.”

박동구는 더 이상 변명하지 않고 자신의 잘 못을 시인하듯 말했다.

“왜 사과를 다 하고 그러누?”

“장인어른.”

“허어... 잘 못 했다라......”

혀를 차는 김철중 의원의 음성에 박동구가 다시 입을 열었다.

“제가 잠시 정신을 놨었나 봅니다. 앞으로 다시는 그런 말 멍청한 짓 하지 않을 테니까 한 번만 봐주시면 정신 바짝 차리겠습니다.”

매타작이 두려운 박동구는 정말로 반성을 하고 있다는 듯 진지하게 말했다. 잠시 동안 침묵이 감돌았고 이어서 다시금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말로 잘 못 했다고 생각하느냐?”

“예, 장인어른!”

뭔가 봐 줄 것 같은 음성에 박동구는 더 애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게 다시금 잠시간의 침묵이 지나갔다. 그걸 박동구는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기다렸다.

“그렇게 시인을 하니 내 이번 한 번은 넘어가주마. 하지만 앞으로는 그런 일은 없을 테니 명심 하거라.”

“예! 다시는 그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암 그래야지.”

문에 귀를 가져다 된 박동구는 멀어지는 발자국 소리에 안 심하며 닫혀 있던 문을 열었다. 실제로 보니 서재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참.”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던 박동구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는 장인어른을 보고 멈칫 했다.

“네가 곧장 방으로 달려 들어가는 것을 보고 생각났는데 말이다.”

“예?”

“혜선이한테 네가 앞으로 종종 도와 달라고 부탁을 했다며? 내가 혜선이 앞에서 잘 화내지 못 한다는 것을 알고서 말이지.”

“그게...”

“역시 수무대만 맞자.”

몸을 돌려 다시금 다가오는 장인어른의 모습에 박동구가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아니 들어가려했다.

“내가 열고 들어가면 더 맞는다.”

박동구의 얼굴이 똥 씹은 표정으로 변하는 것은 두 말 할 것도 없었다.

“잘 생각해 봤느냐?”

“예, 아버지.”

“음...”

찻잔을 들어 올린 정석환 회장이 한 모금 마시고는 다시 내려놓았다. 그날 이만석이 해준 얘기는 두 사람에게 상당히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물론 이만석의 정체에 대해서 크게 의심을 품고 있기는 했다. 아무리 윤정호 의원의 사위라고 해도 그 정도로 깊이 관여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이 나라의 명운이 달려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은 일인 것이다. 그런데 스스로를 지대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인물이라 하였으니 믿기지가 않는 말이었다. 하나하나 따지고 보면 그것 말고도 윤정호 의원이 자신의 딸을 이만석에게 주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일이었다.

사실 그때 지나를 두고 대화를 나누었을 때 이만석의 진면목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고 그래서 지나에게 후 첩이라도 좋으니 들어가라고 말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 민우의 입을 통해서 알게 된 사실들은 자신이 생각한 그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었다. 도대체 무엇이 있기에 정부 고위관료라고 해도 함부로 할 수 없는 그러한 일에 관여 할 수가 있는지 이해 할 수가 없었다.

당당히 민우가 가지고 있는 지분의 반을 넘기라 한 것 만 봐도 그렇다. 정석환 회장으로써는 이만석의 진짜 정체에 대해서 알아 볼 필요가 있었다. 지분의 반이라면 민우가 회장 직을 물려받는 데도 영향이 끼칠 것은 두말 할 것도 없는 사실이었다.

상당히 민감한 문제라 할 수가 있었다.

그래서 초대를 했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았다. 이 자리에서 짚고 넘어가겠다는 마음으로 민우도 참석 시킨 자리에서 이만석에게 진짜 정체에 대해서 물어보았던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나온 대답은 정석환 회장은 물론이고 민우 또한 정신적으로 혼란을 느껴야 했다.

물론 이만석이 속내를 털었을 때 충분히 놀랄만한 내용이 나올 것이라고 짐작을 하고 있었다. 어느 정도 현실성이 떨어진 그런 놀랄 만한 얘기 일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어느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현실성이 떨어지는 얘기였다.

실제로 눈앞에 그러한 힘도 보였다. 하지만 보고도 믿기지가 않는 것이 사실이었다.

“말 해 보거라.”

정석환 회장이 앞에 앉아 있는 민우를 향해 진지한 목소리로 물음을 던졌다. 그날 이만석이 돌아가고 민우가 다시 찾아와서 잠시 대화를 나누었었다. 하지만 그 때는 두 사람 다 경황이 없어서 별 말을 나누지는 못 했다.

“아버지도 느끼고 계시겠지만 저 또한 보고도 믿기지가 않습니다.”

“충분히 그렇겠지.”

민우의 말대로 그날 자신이 보았던 그게 마술이 아닌지 하는 생각이 아직도 들고 있었다.

“초능력이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 할 수 있다는 걸 생각해 보지도 않았습니다.”

어렸을 때는 몰라도 이성적으로 생각 할 수 있는 성인으로써 살아오고 있는 민우나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회장으로써 살아가고 있는 정석환 회장 또한 그런 허무맹랑한 것에 대해서 생각조차 해보지도 않았다. 이만석이 그때 아무런 능력도 보이지 않고 그 자리에서 ‘초능력입니다.’라고 했으면 정석환 회장은 그대로 어처구니없다는 생각과 눈살을 찌푸렸을 것이다. 허나 이만석은 그러지 않았다.

직접 신비로운 현상을 눈앞에서 선보였고 뜨거운 녹차가 순식간에 차갑게 식어 서리가 끼는 것을 시연해 보였다. 현실적으로 말도 안 되는 기현상을 보인 것이다.

거기다 표정 또한 농담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가 않아 그저 충격일 뿐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마술이나 어떤 트릭을 이용해서 한 눈속임은 아닌 것 같습니다.”

바로 앞에서 손이 달아올랐다가 다시 차갑게 얼었다. 어떤 이상행동이나 그런 것은 없었다. 실제로 달아오른 열기나 차가운 한기를 피부로 전해주었다. 절대 눈속임이나 이런 것과는 거리가 멀었던 것이다.

“그럼 정말로 초능력이라 보고 있구나.”

“믿기지 않지만... 사실인 것 같습니다.”

“초능력이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와 닿지가 않았다.

“만약 민준이 한 말이 다 사실이라면 아버지와 제 앞에서 보여준 그 능력은 극히 일 부 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알아 봤느냐?”

“예.”

“말해 보거라.”

“그날 이후 민준에 대해서 좀 더 세밀하게 추적해 보았습니다. 뭔가 초능력 비슷한 것이 기현상이 주변에서 벌어진 적이 있는지를 알아보았습니다. 일단 국내에서는 그러한 일이 없었던 것 같은데 제가 모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계속 말해 보거라.”

“그래서 해외 쪽을 알아보았는데... 그 역시 딱히 특이점은 발견 할 수 없었습니다. 다만...”

“다만?”

“지금 중동 지역에서는 하나의 바람이 크게 불고 있는 상황입니다.”

“바람?”

고개를 끄덕인 민우가 다시 말을 이었다.

“종교적인 얘긴데 신의 사자라는 자에 대해서 지금 무슬림들 사이에서 아주 큰 반향이 일고 있다고 합니다.”

“신의 사자?”

민우는 정석환 회장에게 신의 사자에 대한 소문을 알려주었다. IS로부터 퍼진 손에서 불을 만들고 바람을 일으키는 그러한 존재에 대한 얘기부터 반군이 장악한 도시의 시청에 내려 꽂혀 폭싹 무너진 일, 그리고 이라크 바그다드 알카에다 전진기지에만 떨어진 운석들 까지. 그 모든 것이 신의 사자로 통하는 이에 대한 것과 연관을 시키고 절을 올리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알려주었다.

“손으로 불을 일으키고 바람을 부리는 자가 있는데 그가 알라신이 내려 보낸 신의 사자다?”

“웃기게 들리지 모르겠지만 그것 때문에 지금 중동지역이 시끄럽다고 합니다. IS내부에서도 그를 추종하는 세력들이 늘어가고 있어 그 때문에 지금 이렇게 더 나가지 못 하고 정체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 종교를 깊이 맹신하면 안 되는 것인데...”

메시아로 찬양하며 맹목적으로 구원을 바라듯 몰려드는 이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얘기에 정석환 회장은 기가 차다는 듯 말했다.

“그런데 그게 흘려들을 수만은 없는 얘기였습니다.”

“뭔가 있다는 말이냐.”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는 민우의 얼굴은 너무나 진지했다. 무엇 때문에 아들의 표정이 이 얘기에 저렇게 진지한 것인지 정석환 회장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네 표정이 그렇게 굳을 수밖에 없는 그 뭔가가 뭔지 말해봐라.”

“그 쪽에서는 신의 사자라 불리는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겼는지 인상착의에 대해서 은연중에 떠돌고 있었습니다.”

“인상착의?”

“그런데 알아보니 그 생김세가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언뜻 겹쳐지는 한 인물이 있었습니다.”

지금 민우가 무엇을 말하려는지 그때 알아들은 정석환 회장도 절로 표정이 진지해졌다.

“키가 185정까지는 모르겠지만 큰 키에 상당히 준수한 외모를 하고 있는 동양인이라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시원한 이목구비에 눈매가 약간 위로 치켜 올라가 있다고 하고 정장차림이었다고 합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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