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49화 〉 749화 그의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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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간의 침묵이 흐르고 두 사람이 자신을 지켜보는 가운데 이만석은 닫혀 있던 입을 열었다.
“맞는 말이긴 합니다. 이 모든 일이 윤정호 의원의 사위라서 얻어낸 정보라고 하면 좀 웃기는 일이긴 하지요. 거기다 저번에 김철중 의원에 대해서도 말씀을 드렸으니 더 그럴 겁니다.”
지나를 두고 얘기를 나눌 때 이만석은 자신에 대에서 작은 일부분을 알려주었다.
김철중 의원 또한 자신을 비호하고 있고 정치권에 깊이 개입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언론 또한 통제되고 있다는 것도 이미 뼈저리게 느꼈을 사람이 바로 정석환 회장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있는 상항이라 더 그렇다.
당연히 이만석에 대해서 의심을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조사해서 알아낸 정보를 넘어 그 속에 감추어진 진짜 정체에 대해서 말이다.
그리고 앞으로 그것은 더욱더 커져갈 것이고 과감하게 민우가 가지고 있는 지분의 반을 넘겨주겠다는 것을 말함과 동시에 그에 대해서 털고 가고 싶어 했다.
중요한 일이니만큼 이제 확실히 해야 할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그건 자신뿐만이 아니라 앞으로 이만석과 더 오래 얼굴을 맞닿게 될 민우에게도 중요한 일이었다.
그래서 정석환 회장은 이 자리에 민우도 함께 착석하게 한 것이다.
둘 만의 독대가 아닌.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진중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정석환 회장을, 그리고 긴장된 표정을 지우지 못하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민우를 잠시 바라본 이만석이 말문을 이었다.
“민우 이 친구가 돌아가고 회장님이 함께 대화 좀 나누고 싶어 한다고 말씀 하셨을 때 이런 말을 해올 것이라 보았습니다.”
이만석도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면 이쯤에 어느 정도 알아도 되지 안나 싶네.”
회사의 미래가 좌우 될 수도 있는 일이다. 쉽게 봐서도 안 되고 쉽게 생각해서도 안 되는 일이었다. 당연히 함께 하기로 했다면 이젠 어느 정도 신뢰를 구축하고 가야한다는 게 지론이었다.
이번 일을 털고 가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크게 이만석에 대해서 정체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일일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초대를 해서 대놓고 노골적이라 할 수 있는 말들을 쏟아 내었다.
이 자리에 초대한 이유에 대해서 이만석은 어느 정도 짐작을 하고 있었다. 민우에게 자신에 대해서 그렇게 얘기를 하였는데 의심을 하지 않으면, 심각하게 생각해보지 않는다면 그거야 말로 이상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차분한 목소리로 이만석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전에 두 사람에게 한 가지 주의를 줘도 되겠습니까.”
“주의?”
“알고 싶을 걸 알게 된다면 두 사람은 벗어나기 힘들 겁니다. 아니... 그럴 수가 없게 되겠죠.”
“벗어나기 힘들다?”
“그게 무슨 말이야.”
반문을 해오는 정석환 회장과 긴장 된 목소리로 물어오는 민우였다.
“말 그대롭니다. 가림 막이 사라지고 나면 더 이상 빼는 것은 힘들다는 소립니다.”
“......”
상당히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이만석의 말이다.
자신을 앞에 두고 이런 말을 하는 이만석의 모습에 정석환 회장은 순간적으로 마음이 싸해 지는 것을 느꼈다.
“그래도 알고 싶으시면 알려드리겠습니다.”
뭔가 싸한 기분이 들었지만 정석환 회장은 여기서 물러날 생각은 없었다. 이걸로 물러 날거면 이만석을 부르지도 않았고 이런 얘기도 꺼내지 않았을 것이다.
“그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아도 되네.”
신경 쓰지 말라고 담담하게 말하는 정석환 회장의 말에 이만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알려드리도록 하죠.”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통일에 대해서 얘기를 꺼낸 지금 자신에 대한 의혹은 상당히 커질 대로 커져 있는 상황일 것이라 이만석은 보고 있었다. 자신에 대해서 조사를 했겠지만 그걸로는 설명 할 수 없는 일이었을 게 분명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다른 무엇도 아닌 남북정상회담에 ‘통일’이라는 주제가 들어가 있었다. 정부의 고위층도 민감하게 다루어야 할 사안을 자신이 알고 있었고 그에 대해서 관여를 하고 있다는데 당연히 큰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세상엔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닙니다.”
이제 이만석이 무슨 말을 할지에 대해서 집중 하고 있는 때에 그에게서 흘러나온 말은 의미모를 대답이었다.
하지만 정석환 회장이나 민우는 그에 대해서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그건 한 가지를 짚을 수도 없고 볼 수도 없는 일이죠. 가령 언론이 발표하는 모든 뉴스가 모두 사실을 말한다고 할 수 없듯이 말입니다.”
갑자기 왜 저런 말을 하는지 알지 못했으니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또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저 아니겠습니까.”
이어 자신을 두고 빗대는 말에 두 사람은 너무나 잘 공감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이렇게 이만석을 정석환 회장이 초대를 한 것이다. 윤정호 의원이 이만석을 사위로 받아들인 것을 넘어 간다고 해도 김철중 의원에게 비호를 받는 다거나 언론이 그를 건드리는 것을 상당히 꺼려 한다는 점, 그리고 이번 일을 보면 이만석에 대해서 조사하고 알아보았던 것이 그의 본래 모습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진짜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했던 것이다.
자그마치 자신을 이 사안을 두고 움직일 수 있는 추라고 했었다.
그런데 드디어 이제 그것에 대해서 말을 하려하고 있었다.
정석환 회장은 덤덤한 표정이었지만 민우는 그렇지가 않았다. 그동안 자신이 가지고 있던 의문이 이 자리에서 해소가 된다고 생각되니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다.
“혼자서 조직을 통합시키고 일성회에 당당히 후계자로써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대단하죠. 대단한 일입니다.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고 했으니 말입니다.”
그건 맞는 말이었다. 각 지방마다 수많은 군소조직들이 있고 이권을 두고 다툼을 벌인다. 일성회와 같이 큰 조직이 있긴 하지만 그런 대표성을 가지는 조직들 말고도 작은 지방조직들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지방의 군소조직들 중에서도 지역을 잡고 있는 영향력이 큰 조직들이 또 있게 마련이다 그게 바로 강원도 춘천을 잡고 있었던 진영회라든지, 대전을 잡고 있는 대호방파나 부산의 도끼파들이 그러했다.
최근에 일성회가 서울을 넘어 경기도, 그리고 충청북도일대를 잡게 되어 화제가 되었지만 어느 누구도 전국을 통합한 조직은 없었던 것이다. 그걸 이만석이 해냈으니 당연히 밤 세계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살아 있는 전설이라 할 만 했다.
비록 조직세계라고 하지만 누구도 정상에 올라서보지 못한 곳에서 정상에 올라섰다는 것은 아주 대단한 일이라 할 수가 있었다.
정석환 회장도 그건 인정하고 있었고 민우 또한 대단하다 생각했다.
“하지만 저에겐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그래.”
의문을 표하는 민우에게 이만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조직을 통합한 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니.’
너무 쉽게 말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실제로 통합을 했으니 그럴 만도 했지만 어떻게 보면 오만한 말이었다.
하지만 민우가 생각하는 이만석의 그 오만한 말은 이게 전부가 아니었다.
“제가 이집트에 가서 성공한 것도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어려운 일이 아니라니. 이집트에서 이룬 것을 보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거늘. 식사 자리에서 말 했지만 그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네.”
조직의 통합은 물론이고 이집트에서 자신이 이룬 사업에 대해서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고 하는 이만석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는 다는 듯이 말했다.
IS가 활동하고 정국이 불안한 이런 시국에 그렇게 크게 사업을 벌여서 성공 할 수 있는 사업가는 보기 드물었다.
그걸 저런 식으로 간단히 표현하다니 이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당연히 같은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인의 입장에서 도전정신만 해도 칭찬을 해줘야 마땅한데 성공했으니 대견한 일인 것이다.
“제가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아주 큰 업적을 쌓은 것이라 할 수가 있겠죠.”
“그건 일반적인 사람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가 아니야. 외국에 나가서 그 정도로 사업을 이루고 번창시켰다면 그것 하나만으로 아주 큰일을 이룬 것인데.”
“제가 말하는 일반적이라는 것이 마음가짐의 자세나 그런 노력과 같은 것들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 따라 가지는 도전정신이나 마음가짐이 같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모든 게 같다면 일가를 이룬 그런 대단한 사업가나 기업인들이 아주 흔했거나 보기 힘들었을 것이다. 허나 그게 아니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이 꽃을 피우는 것이다.
물론 이 또한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럼 일반적이지 않다는 게 무엇이지?”
이만석이 말하는 그 뜻과 내심에 대해서 정석환 회장은 물음을 던지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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