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748화 (748/812)

〈 748화 〉 748화 그의 대답

* * *

남 얘기 하듯 대화를 주고받는 두 사람을 보면서 민우의 얼굴이 자연스럽게 이만석에게로 향했다.

사실 납치의 원인으로 보자면 이만석에게 있었던 것이다. 하란이가 그의 얘인이라는 것을 알고서 그런 계획을 꾸몄으니 결국엔 원인은 이만석이었다.

그러니 저말뜻은 틀리지 않았다.

‘아버지 말대로다. 나 역시 아무리 구해 주었다고 해도 그런 위험에 처하게 한 이 녀석을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쉽지 않은 일이었다. 특히 처음부터 좋게 보지 않았다면 하란이를 그런 위험에 빠트린 이만석을 받아들이긴 더 힘들 것은 당연했다.

그런데 벌어진 상황은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이번 일만이 아니야. 모든 것이 의문스러워. 자네가 나타나고 난 뒤로 세상이 변하고 있어. 이 나라 역사에서 한 번도 통합 된 적이 없던 조직세계가 하나로 뭉치게 된 것만 해도 역사적인 일이지. 그 뿐만이 아니지. 서로 앙숙이던 김철중 의원이 돌연 대선을 포기하고 윤정호 그 사람을 지지했던 것도 아주 놀라운 일이야. 북한의 이상행동에다 이번 남북정상회담까지 놀라울 일들의 연속이야.”

정석환 회장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길어질수록 민우는 덩달아 의혹도 커져만 갔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런 일들이 벌어진 것을 보면 묘하게도 떨어지는 게 하나 있더란 말이야.”

민우 또한 지금에선 그게 무엇인지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다.

그래서 긴장이 되었고 솜털이 곤두서는 것을 느꼈다.

“그게 무엇인지 아나?”

물음을 던지는 정석환 회장의 시선이 이만석에게서 떨이지지 않았다.

“저란 말입니까.”

“맞네.”

꿀꺽­

순간 민우가 침을 삼키는 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생각해보면 저말이 사실이라 볼 수가 있었다.

그런일들에 모두 이만석과 관련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모든 일들이 자네를 두고 살펴보면 묘하게 다 연결이 되어 있고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 어째서 그런 것인지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중요한건 자네가, 서민준이라는 사내가 거기서 빠지지 않는다는 소리야.”

무엇보다 이만석은 그때 하란이를 데려가겠다고 허락을 구한 그때 이만석이 자신에게 했던 그 말을 잊지 않고 있었다.

정치권에 관계되어 있다는 것은 물론 알고 있지만 김철중 의원까지 깊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그 김철중 의원이 대권을 포기하고 윤정호 의원을 도왔던 것도 연관이 있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드러나는 전말만 보아도 상황이 그려졌다.

김철중 의원 또한 이만석을 비호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민우가 원스타에 투자를 하게 된 것을 알았다.

지나가 찾아와서 얘기를 꺼냈을 때부터 관심이 갔다.

분명히 보통일이 아님을 직감한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그런 쪽으로 지나에게 가르쳤던 게 정석환 회장이었고 지나 또한 그쪽으로 신중하게 행동했다.

그런 쪽에선 아버지에 그 딸인 것이다.

민우가 지나가 찾아온 이유에 대해서 물어보고 이어서 찾아갔다가 투자를 하게 된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더욱 그러했다.

그런데 이제 그 내막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왜 그렇게 민우가 300억이라는 돈을 썼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아무리 이만석이 윤정호 의원의 사위라도 그런 극비에 치부 할 수 있는 정보를 손에 넣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되었다.

자그마치 남북정상회담이었다.

정치권에서도 그런 정보를 가지고 있는 이들은 소수에 지나지 않을 것이었다.

그만큼 민감하고 조용히 물밑접촉을 하면서 신중하게 끌고 가야한 중대한 일이었다.

아무리 차기 대통령으로 유력한 윤정호 의원이라도 그런 얘기를 이만석에게 함부로 했을 리가 없었다.

그렇게 보면 하나부터 열까지 사실 모두 의문일 수밖에 없었다. 정석환 회장은 이 사내에게 도대체 무엇이 있기에 그런 나라의 중차대한 일에 개입을 하고 힘을 발휘 할 수 있는지 의문을 표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저 그가 사위라고 그랬다고 한다면 어느 정도 설득력이 부족 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물론 그것 말고는 지금 당장엔 생각할 것이 별로 없었다. 이 정보를 손에 넣을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윤정호 의원을 통해서 였을 것이라는 것이 또 한 편으로 그나마 설득력이 있는 편이었다.

그 말은 즉 그것 말고는 없다는 소리였다.

민우 또한 이만석과 얘기를 나누면서 그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기는 했다. 하지만 지금 아버지인 정석환 회장과 이만석이 나누는 대화를 보면서 상황을 좀 더 심도 깊게 바라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친구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고 자신했지만 지금은 그것도 자신 할 수가 없어. 진짜 뭔가 있는 것일까.’

마른 침을 삼키며 지켜보는 민우는 이만석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고 있었다. 아버지의 질문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 민우로써도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긴장 또한 가시지가 않는다.

“말하기 어려운거 잘 알고 있네.”

물론 이만석이 자신의 진짜 정체에 대해서 정석환 회장은 쉽게 말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자그마치 정치권과도 깊이 개입하고 남북비밀접촉에 대해서도 관여를 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그러한 상황들이 벌어진 것이다.

대선후보로써 차기 대통령에 당선이 유력한 윤정호 의원의 사위라고 하지만 조금의 정보는 얻을지 몰라도 이렇게 자신을 추라고 하면서 깊이 개입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물어보시는군요.”

이만석이 차분한 목소리로 다시 되물었다.

말하기 곤란하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왜 노골적으로 이렇게 물어오느냐는 말이기도 했다.

“내 말이 거만하게 들릴 지도 모르지만 난 세진그룹이 이 나를 대표하는 기업이라고 내 스스로자부하고 있네.”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한국에서의 세진의 영향력이면 충분히 그럴 수 있었다.

재계서열 1위에 올라있는 세진은 지금까지 줄곧 한 번도 떨어짐 없이 선두를 굳건히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대기업의 회장이라는 충분히 저런 말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 기업의 지주회사라 할 수 있는 세진생명의 전체 지분의 10%를 원한다고 해서 주거니 받거니 하며 함부로 할 수는 없는 일이지. 그건 세진뿐만이 아니라 모든 기업이 다 그래.”

회사를 장악하고 힘을 발휘하는데 있어 그 기업에 대한 지분과 같은 권리를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공헌을 했는지에 따라 달려 있었다. 그건 높은 위치에 있는 이들 일수록 더했다. 그래서 대주주들이 중요한 법이고 회사 임원들의 생각을 얼마나 잘 모우고 리더십을 발휘하는지도 중요한 척도 중에 하나였다.

“그런데 자네는 다른 것도 아니고 그런 지주회사의, 그것도 민우가 가지고 있는 지분의 반을 당당히 원하지 않았나. 그렇게 되면 자네는 단번에 세진생명의 대주주중에 한명이 돼. 영향력이 생기게 된다는 말이지. 어떤 오너라도 화를 낼만한 얘기인데 당당히 그걸 원했다면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소리 아니었겠나. 그리고 지금 벌어지는 일을 보면 그게 사실이기도 하고.”

남북정상회담이 개최가 될지도 모르고, 이만석의 말이 정말로 사실이라면 이건 세진으로써 또 한 번의 격변기를 겪게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확실히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닌 것이다.

그래서 정석환 회장은 확실히 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만석이 이렇게 자신 있게 지분의 반을 양도하라고 하는 이유에 대해서, 그 자신감의 근간이 무엇인지 확실히 하고 싶은 것이었다.

“물론 말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 나도 다 알려달라는 애기는 아니네. 다만 자네가 알려 줄 수 있는 데까지, 최소한 스스로 그렇게 말 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아야 하지 않겠나.”

자신이 힘을 실어 줄 수 있는 추라고 했다면 그렇게 말 하는 것만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털어나 달라는 말이었다.

저렇게 말하는 이유라도 알아야 확실하게 행동하거나 마음을 정하게 될 것 아닌가.

정석환 회장은 민우가 가지고 있는 지분의 반을 양도를 허락하겠다고 이미 말을 했다. 오너일가로써 아주 민감한 일이고 절대 가볍게 생각 할 수 없는 게 소유하고 있는 지분인데 그걸 후계자로 키우고 있는 민우의 지분을 반을 넘겨주겠다고 까지 했다.

그건 정석환 회장으로써 참으로 큰 결심이 아닐 수 없는 일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만석이 가지고 있는 비밀에 대해서 알고 싶은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는 것도 이 자리에서 확실히 하기 위함이 없다고 부정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민우는 그런 아버지의 얘기를 들으면서 이만석의 입이 떨어지기를 기다렸다.

무엇보다 긴장이 되는 순간이지만 지금 이 순간 민우 또한 아버지인 정석환 회장과 심정이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식은땀을 흘리며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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