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43화 〉 743화 흐름의 방향
* * *
대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선 차량이 천천히 주차장으로 향했다.
차량이 들어가고 시간차를 두고 더 이상 센서에 차량이 감지되지 않자 작동하며 다시금 대문이 천천히 닫혔다.
그러는 사이 시동을 끄고 내려선 이만석을 따라 안나도 조수석에서 내렸다.
비서로써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렇게 함께 다니는 두 사람이었다.
시간을 확인 해보니 3시가 조금 넘은 시각.
저녁식사 자리에 초대를 받은 것이니 6시쯤에 출발하면 될 터였다.
시간은 넉넉한 편이어서 한 숨 돌리고 가도 될 정도였다.
걸음을 옮겨 현관으로 향해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차가운 공기가 두 사람을 맞이했다.
아직 이른 시간이었으니 집에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사실 이런 저택에서 살며 가정부나 그런 아주머니들을 고용하는 게 보통인데 그녀들이 들어오고 나서는 그러한 일이 없어졌다.
2층은 아예 쓰지를 않고 1층 정도면 그녀들이 알아서 청소를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식사 또한 그녀들이 함께 만들기 때문에 가정부가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이런 저택에 살면서도 그녀들은 가정부를 들이지 않았다.
물론 이만석과 차이링, 두 사람이 살 때는 청소를 하러 오는 아주머니들이 있었지만 하란이가 들어오고, 지나가 들어오면서 시간이 지남에따라 업체와 계약을 끝내게 되었다.
안으로 들어온 이만석이 구두를 벗고 거실로 들어섰다.
“들어가서 쉬어.”
그렇게 말을 한 이만석이 안방으로 향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옷장 문을 열어 입고 있는 마이를 벗어 옷걸이에 걸어 놓고는 넥타이를 풀고는 손목의 와이셔츠 단추부터 시작해 하나하나 다 풀었다.
와이셔츠를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옷장에 걸어놓은 이만석이 팬티 차림으로 다시 안방을 나서 세탁실로 향해 와이셔츠와 양말을 놔두고 샤워실로 향했다.
안으로 들어가 팬티를 벗어 한쪽에 놓여 있는 바구니에 놔두고는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 걸려 있는 샤워기 앞에 서서 손잡이를 들어올려 물을 틀었다.
쏴아아
시원한 물줄기가 쏟아져 나오며 머리를 시작으로 몸을 타고 아래로 흘러내린다.
손으로 머릿결을 넘기며 냉수로 더위를 날려버린 이만석이 걸음을 옮겨 욕조의 물을 온수로 맞춰놓고는 틀어 놓은 후 다시 샤워기 앞으로 걸어와 섰다.
‘아직까진 큰 움직임은 없군.’
존 마이클 대통령이 윤정호 의원을 건들고 난 후, 지금까지는 큰 움직임은 없었다.
물론 수를 쓴다고 될 수 있는 일이 아니긴 했지만 그래도 가만히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었기 때문이었다.
가만히 본다는게 오히려 태평한 것이라 할 수 있었다.
“바뀌는 건 없으니 신경쓸 일은 아니지.”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방해를 하든 이만석은 남북정상회담이 이루어 질 것이라는데 일말에 의심도 하지 않았다.
샤워기를 끄고 머리를 감고 이빨을 닦고 나서 행구고 나니 욕조에 물이 어느 정도 차올랐고 이만석은 넘쳐흐르기 전에 물을 끈 후에 탕 속으로 들어갔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뜨거운 물속에 몸을 뉘이고 머리를 기댄 후 천천히 몸을 이완시키며 피로를 풀었다.
몸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이렇게 뜨끈한 물에 탕욕을 즐기는 것은 그만 둘 수가 없었다.
그만큼 편안함과 몸이 나른해 지는 것이 기분을 좋게 하였기 때문이었다.
뜨거운 물에서 올라오는 김이 거울을 뿌옇게 만들고 천장에 물방울이 맺혀 떨어져 내린다.
10여분이 흐르고 20여분이 다되어 가면서 수증기가 욕실에 많이 차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때 머리를 기대고 있는 이만석의 두 눈이 떠졌다.
자연스럽게 문 쪽으로 시선이 돌아가자 거기엔 안으로 들어서는 안나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입고 있는 속옷들을 벗어 비치 되어 있는 바구니에 넣어 놓고는 샤워기 쪽으로 걸어가 물을 틀었다.
쏴아아
연한 갈색의 빛깔의 머릿결을 쓸어내리며 머리맡에서 쏟아져 내리는 물을 그대로 맞았다.
몸에 나있는 자잘한 흉터들과 탄력넘치는 구릿빛 피부의 그녀의 몸매는 늘씬하고 아름다웠다.
잠시 동안 안나의 잘 빠진 옆 모습을 감상하며 그때까지도 말 없이 바라보던 이만석이 드디어 닫혀 있던 입을 열었다.
“내가 들어와 있는 거 알고 있을 텐데?”
“불만이야?”
안나가 고개를 돌리지 않은 체 낮은 목소리로 물어왔다.
“불만은 없어.”
샤워기를 끈 안나가 이번엔 고개를 돌려 이만석을 바라보았다.
“이젠 너에게 가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하나도 부끄럽지 않다는 말이로군.”
“왜 부끄러워해야 하지.”
눈을 깜빡이던 안나가 몸을 돌려 이만석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네가 나를 받아들였으니 이제 그런 것에 연연할 필요성이 없어.”
그러고는 성큼성큼 다가와 이만석이 들어가 있는 욕조에 발을 담그더니 안으로 들어왔다.
반대쪽에 등을 기대고 앉아 몸을 담근 안나가 지신을 똑바로 쳐다보는 이만석의 눈을 맞추었다.
“난 이렇게 물속에 몸을 담그고 지내는 걸 별로 즐기지 않아.”
“그럼 왜 들어왔어?”
“네가 들어가 있잖아.”
“무슨 뜻이야?”
“몸을 담그는 걸 즐기지 않지만 예외라는 게 있다는 소리야.”
“날 두고 하는 말인가?”
안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별다른 표정이 없이 이런 말을 하는 안나를 바라보던 이만석이 피식 거리며 눈을 감았다.
“너도 참 종잡을 수 없는 여자로군. 이왕 들어온 거 너도 좀 즐기도록 해. 힘 빼고 가만히 누워 있으면 몸이 나른해 지면서 기분이 편안해져.”
안나가 갑자기 들어와서 잠시 동안 좋은 시간이 깨져버렸지만 이만석은 그에 개의치 않고 다시 자신만의 탕욕을 즐겼다.
욕조에 머리를 기대고 편안하게 누워 있는 이만석을 안나는 말없이 지켜보았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눈을 감고 탕욕을 즐기던 이만석의 닫혀 있던 입이 다시 열렸다.
“언제까지 그렇게 바라보고 있을 거야.”
“......”
“눈빛이 거슬려서 편안히 쉴 수가 않잖아.”
말은 그렇게 하지만 이만석은 여전히 눈을 뜨지 않고 편안히 기댄 채 누워 있었다.
그렇게 다시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을까. 닫혀 있던 안나의 입이 침묵을 깨고 다시 열렸다.
“왜 아무 행동이 없어.”
“행동?”
“왜 날 안 덮치는 거지.”
그제서야 이만석의 감겨 있던 눈이 떠졌다.
“알고 보니 불순한 생각으로 탕에 들어온 거였군.”
눈을 깜박이며 바라보던 안나가 다시 말을 이었다.
“내 몸이 네 여자들보다 매력이 없어?”
“충분히 매력 넘쳐.”
“그럼 왜 안 덮쳐.”
“같은 욕조 안에 있다고 꼭 덮쳐야 하는 건 아니잖아. 그 정도로 성욕에 미친 건 아니야.”
“......”
“불만이야?”
무심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안나를 향해 이만석이 그녀가 자신에게 했던 그 말을 그대로 돌려주었다.
“그래.”
그러자 안나가 생각 할 것도 없다는 듯 그렇다는 대답을 해왔다.
“무엇이 그렇게 불만이야?”
“욕실에 들어오면 네가 발정 내서 날 안을 줄 알았으니까.”
노골적인 그녀의 표현에 이만석은 저도 모르게 쓴웃음을 지어버렸다.
“뭐가 웃기지.”
“웃기다기 보다는 좀 어이가 없어.”
“난 내 생각을 말했을 뿐이야.”
“그래서 바라는 게 뭐야. 내가 널 덮쳐주기를 바란다는 건가?”
이만석은 농을 던지듯이 물어보았다.
“그래.”
하지만 안나는 진심으로 대답했다.
“......”
이런 말은 처음 들어서 이만석은 순간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불만이야. 내가 먼저 나서기보다 네가 날 안아줬으면 좋겠어. 네 여자들에게 하는 것처럼.”
“세 번 안았잖아.”
“네가 먼저 나선 적은 없어.”
잠시 생각해보니 틀린 말은 아니었다.
호텔에서도 그렇고 차안에서도 안나가 먼저 나서서 관계를 맺은 것이다.
자신이 먼저 그녀에게 하자고 말을 한 적은 없었다.
욕조에 앉아 있던 안나가 몸을 일으켰다.
그러고는 망설임 없이 이만석에게 접근을 하더니 그의 몸 위에 다리를 벌리고 올라타 앉았다.
“발정나지 않았다면 내가 발정 나게 해줄게.”
그러고는 망설임 없이 이만석의 목을 끌어안고는 입을 틀어막았다.
키스를 하면서 엉덩이를 아래로 더욱 밀착 시킨 안나가 천천히 앞 뒤로 움직이며 자신의 음부에 닿아 있는 이만석의 성기를 부드럽게 비벼주며 자극을 주었다.
그녀의 시선은 정확하게 이만석의 두 눈을 맞추고 있었다.
그러면서 이만석의 입속으로 망설임 없이 혀를 집어넣은 안나가 자신의 입안으로 끌어 당겼다.
위아래로 움직이며 부드럽게 마찰을 주다 강하게 빨아 당기면서 물었다.
이어 입술을 핥으며 입을 맞추었다 떼었다를 반복하다 다시 키스를 이어간다.
성기를 누르고 부드럽게 앞뒤로 움직이며 자극을 줘서인지 어느새 부풀어 오르며 딱딱해져 오는 것이 느껴졌다.
“안고 싶어?”
딱딱해져 오는 성기를 강하게 내리 누르며 안나가 똑바로 두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 질 속에 넣고 싶으면 넣어도 돼.”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