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42화 〉 742화 흐름의 방향
* * *
“일으켜.”
고통스런 신음소리를 내뱉고 있는 그레인을 바라보던 메케인이 넘어져 있는 의자를 일으켜 세우라 일렀다. 그러자 아까 전엔 무차별적으로 폭행을 가하던 이들이 넘어간 의자를 받쳐서 천천히 일으켜 세워주었다.
“도, 도대체 나에게 왜 이러는 것입니까...”
몸 여기저기서 느껴지는 고통에 인상을 찡그리며 그레인이 메케인을 향해 사정하듯 물었다.
다짜고짜 이런 식으로 폭행을 가하는 것은 너무하다 생각했다.
“이러한 고통을 당하는 것이 참으로 안 좋을 거네.”
걸음을 옮겨 그레인 곁으로 다가가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알고 있는 것만 말하면 돼. 그러면 더 이상 폭행은 없을 것이고 고통을 느끼지 않을 수 있어.”
5분 동안 사정없이 구타를 당해서 그레인의 입술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주로 몸을 집중적으로 맞았다고 하지만 이마에서 흐르는 땀과 떨리는 입술을 보면 얼마나 고통을 느꼈을지 알만한 일이었다.
입고 있는 옷 또한 발길질 때문에 더러워진지 오래였다.
“자, 말 해봐.”
자신을 쳐다보는 그레인을 향해 메케인이 걱정하지 말라는 듯 작게 다시 물었다.
허나 그레인은 떨리는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기만 할 뿐 입을 열지 않았다.
“말해라고 했다!"
입을 열지 않고 침묵을 지키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다시금 머리카락을 잡고 뒤로 잡아 당겨버렸다.
고개가 뒤로 저 쳐진 그를 바라보며 메케인이 노려보며 차근차근 입을 열었다.
“이렇게 침묵을 지킨다고 될 일이 아니란 말이야. 스스로의 안위를 생각해야 할 것 아니야.”
“......”
두려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그레인 이었지만 역시나 입을 열지 않고 그저 쳐다보기만 하고 있었다.
“아직 정신을 덜 차린 모양이군.”
잡고 있던 머리채를 놓은 메케인이 뒬 물러서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대기하고 있던 사내들이 다시 앞으로 나서며 무차별적으로 폭행을 가했다.
“아악!”
사정없이 날아오는 주먹질과 발길질에 그레인은 고통스러운 비명 성을 내질렀다. 흔들리던 의자가 다시 뒤로 발라당 넘어졌고 그 위로 사정없이 발길질이 이어졌다.
심하게 배를 걷어차인 그레인이 위에 강한 자극을 받았는지 고개를 옆으로 돌린 채 토악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네들은 사정을 봐주지 않고 계속해서 그레인에게 폭행을 가했다.
“그, 그만...!”
퍼억!
“크아아아악!”
묶여 있는 팔꿈치 관절에 가격 당한 순간 강한 고통스런 비명성이 그레인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퍽!
“끄아악!”
묶여 있는 다리의 무릎 관절이 강하게 채이자 또 다시 고통스런 비명성이 터져 나왔다.
이번엔 몸통만이 아니라 관절들을 사정없이 밟고 걷어 차버리는 행위도 서슴지 않았던 것이다.
미칠 듯 한 고통에 비명을 내지르는 와중에도 사내들은 계속해서 발길질을 계속했다
“그만.”
고개를 흔들며 침을 흘리면서 상당히 괴로워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메케인이 다시 행동을 저지했다.
“일으켜.”
뒤로 넘어져 있는 의자를 다시 바로 일으켜 세웠다.
입술이 터지고 침을 질질 흘리고 있는 그레인의 모습은 아까보다 더 처참해 보였다.
“현실을 직시해.”
걸음을 옮겨 다시 곁으로 다가간 메케인이 고개를떨구고 있는 그레인의 뒷머리를 잡고 고개를 재꼈다.
“말하지 않으면 이러한 고통은 너에게 계속 될 뿐이야.”
피와 침, 그리고 토사물로 더러워진 채로 그레인이 두려운 시선으로 마케인을 바라보았다.
“계속해서 침묵을 지키면 이보다 더한 고통이 자네에게 갈 거야.”
말하지 않으면 고통만 가해질 뿐이었다.
누구보다 그걸 잘 알고 있을 텐데도 침묵을 지키니 화가나는 것이다.
“......”
“자네뿐만이 아니라 가족들의 안위도 생각을 해야 할 것 아닌가.”
“가, 가족들은 아무 잘 못이 없소.”
가족의 얘기가 나오자 드디어 침묵을 깨고 입을 여는 그레인을 보면서 메케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잘 못이 없지. 그러니까 말해라. 알고 있는 정보면 말하면 더 이상 이러한 고통도, 가족의 안위도 걱정하지 않아도 돼.”
“나... 난 모르는 일이오.”
허나 두려워하면서도 기대를 저버리는 대답에 메케인 머리채를 잡고 있는 손을 강하게 잡아 당겼다.
그러자 그레인의 머리가 뒤로 힘껏 재껴졌다.
“도대체 무엇이 그리 중요하기에 가족들의 안위를 두고서도 말하지 않겠다고 버티는 것이냐. 이대로 너와 가족들이 죽임을 당해도 상관없다는 말이냐.”
가족까지 들먹였음에도 말하지 않는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제, 제발 가족들은 건들지 마시오. 나는 괜찮으니까 가족들만은...”
“그렇게 걱정이 되면 말을 해!”
잡고 있던 손을 놔 버린 메케인이 발을 들어 그레인의 배를 강하게 걷어 차버렸다.
쿠당탕!
“아악!”
강한 발길질에 의자가 뒤로 나뒹굴며 메케인이 고통스런 비명 성을 내뱉었다.
“일으켜.”
메케인의 명이 떨어지자 순식간에 달라붙어 의자를 잡아 다시 일으켜 세웠다.
“자, 말해라.”
“......”
“가족이 진짜 걱정이 된다면 말을 해.”
다른 누구도 아닌 가족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말하지 않는다는 건 대체 무슨 심보란 말인가.
“......”
두려운 시선으로 바라보지만 여전히 침묵을 지키는 그의 행동에 메케인이 손을 말아 쥐어 강하게 휘둘렀다.
퍼억!
순간 고개가 옆으로 돌아가며 터진 입술에서 피가 바닥으로 뿌려졌다.
“이러고도 대답을 하지 않은 테냐.”
“나, 난... 모르는 일이오.”
회피성 대답에 순간 다시금 치밀어 오르는 화를 느낀 메케인이었지만 이번엔 아까처럼 발길질을 하지 않았다.
품속에 손을 집어넣더니 폰을 꺼내어 하나의 이미지를 불러왔다.
“이 자를 아느냐.”
그러고는 망설이지 않고 화면에 띄운 사진을 그레인에게 보여주었다.
“모, 모릅니다.”
사진을 보자마자 그레인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모른다 했다.
허나 메케인은 볼 수가 있었다. 사진을 보여주자마자 몸이 움찔 하는 것을 말이다.
“아니, 넌 알고 있다.”
절대로 모를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모, 모르오..”
하지만 그레인은 끝까지 잡아때며 모른다고 일관했다.
“이자와 만나서 무슨 대화를 나누었지?”
하지만 그런다고 메케인이 넘어갈 인물은 절대로 아니었다.
“모른다고 했소!”
“이자가 너에게 무슨 말을 한 거냐.”
“난 모른단 말이오!!!”
괴성을 지르듯 크게 목청을 높인 그레인의 몸이 순간 발작을 일으키듯 떨어댔다.
“아아아아아악!”
미칠 듯한 괴성을 질러대며 발작을 몸을 떨어대는 그레인의 모습에 순간 메케인이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진정시켜.”
메케인 뿐만이 아니라 대기하고 있던 사내들 또한 상당히 당혹스러운 모습을 보이며 발작을 일으킨 그레인을 안정시키기 위해 몸을 저지시켰다.
“제, 제발...!”
허나 미칠 듯이 몸을 뒤틀며 괴로워하는 그의 발작은 점점 더 심해져만 갔다.
얼굴이 붉어지며 혈관이 튀어나오고 눈동자가 충혈이 되었다.
순식간에 입에 거품이 일며 충혈 되었던 눈동자가 까뒤집어 졌다.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저, 저희들도 모르겠습니다!”
상황이 점점 더 심각해지자 메케인의 당황감은 더 커져만 갔다.
묶여 있는 손이 이리저리 뒤틀려지고 고개가 자우로 흔들렸다.
입으로는 연신 가래 끓는 소리와 거품을 내뱉으며 눈동자를 까뒤집은 채 몸을 떠는 그 모습은 상당히 기괴하기 까지 했다.
“무슨 방법을 써보란 말이야!”
아무리 매케인이 재촉한다고 해도 갑자기 발작을 일으킨 그를 어떻게 저지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발작을 일으키던 그 순간 그레인의 몸이 한 순간 축 처지며 행동이 멈추어졌다.
“어떻게 된 것이냐.”
사내들 중 한 명이 긴장 된 표정으로 그레인을 살펴보았다.
그러더니 마른 침을 삼킨 그가 고개를 돌려 메케인을 보았다.
“주, 죽었습니다.”
“뭐?”
“숨을 쉬지 않습니다.”
메케인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운전을 하고 있던 이만석은 벨소리가 울려 확인을 하고는 전화를 걸어온 민우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통화버튼을 눌렀다.
“무슨 일이야.”
[며칠 전에 너하고 대화를 나누었던 것 때문에 전화 했다.]
“지분은 넘기기로 정했나.”
[그때도 말 했다시피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전화를 했다는 소리군.”
[안 그래도 그 때문에 연락을 한 거다. 오늘 잠시 집에 들 릴 수 있어?]
“집?”
[그래. 아버지가 대화 좀 나누고 싶어 하셔.]
“우리가 나누었던 대화를 알려주었나 보군.”
[비밀로 할 수는 없으니까. 그리고 지분을 넘겨주기 위해선 당연히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하잖아.]
어차피 말해줘도 상관없는 일이었으니 이만석은 생각 할 것도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
“가도록 하지.”
[참 올 때 지나도 같이 데려왔으면 좋겠어. 어머니도 그렇고 아버지도 보고 싶어 하신다.]
“알았어.”
그렇게 통화를 끝낸 이만석이 다시 속도를 높여 도로를 달려 나갔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