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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735화 (735/812)

〈 735화 〉 735화 흐름의 방향

* * *

“그래서 그 후에 뭐가 일어나는지 알고 싶다 이 말인가.”

“맞아.”

남북정상회담으로 끝날 일이라 보지 않았다. 자그마치 분단이 되고 처음으로 두 정상이 만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두 정상이 만나는 것만으로 지나간다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만남을가진 다면 핵에 대해서 대화를 나룰 수도 있었다. 핵문제 또한 가벼운 거도 아니고 큰 문제이기는 했다.

하지만 민우는 그거 말고 분명히 다른 것도 있을 것으로 보았다. 아주 냄새가 강하게 풍겨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만석이 심지가 다 타들어간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껐다. 그러고는 탁자에 놓여 있는 차를 들어 한 모금 마시고는 다시 살며시 내려놓았다.

“맞다.”

“역시 그럴 줄 알았어.”

고개를 끄덕이며 사실이라는 듯 말하는 이만석의 모습에 민우는 웃음을 지었다. 자신의 생각이 그대로 맞아떨어졌기 때문이었다.

“너도 참 대단하군. 정말로 그 이상을 알고 있을 줄이야.”

이만석을 두고 민우는 정말로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정말로 그 이상을 알고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대단한 일이었다.

“넌 도대체 어떻게 그런 소식을 들은 거지. 함부로 들을 수 없는 그런 정보들인데.”

이런 정보들은 극비로 통용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고위급 핵심관계자들만이 알 수 있는 내용들을 이만석이 알고 있으니 당연히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그에 대해서 말하기는 상황이 곤란하군.”

“나도 말해줄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어떻게 해서 듣게 되었는지는 몰라도 결국엔 들었다는 것이 중요했다. 민우는 남북정상회담, 그 다음의 일에 대해서 듣고 싶었다. 그게 중요한 것이다.

“자, 그럼 말해봐. 두 정상이 만나서 하려는 게 뭐지.”

“통일.”

“통일이란 말이지?”

고개를 끄덕이던 민우가 순간 그대로 멈짓 했다. 그러고는 곧장 이만석에게 다시금 반문했다.

“지, 지금 뭐라고 했어? 내가 잘 못들었나?”

“잘 못들을 게 뭐 있나.”

웃음을 지은 이만석이 민우를 향해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말해 주었다.

“통일이라고 했다.”

“통...일이라고? 지금 통일이라고 했어?”

도저히 믿기지가 않는 그러한 내용들이었다.

“네 말대로 남북의 두 정상이 가볍게 만나는 게 다가 아니지. 만나는 게 쉬운 것도 아니고. 그리고 이렇게 만났다면 분명히 중요한 이유기 있기 때문에 만나는 걸 테지.”

“통일이 그렇게 쉽게 오는 줄 알아? 아니 그게 원한다고 쉽게 할 수 있는 일로 넌 생각해?”

“불가능한 일이 아니지. 김종일이 통일을 논하러 한국에 온다는 것 자체가 통일이 이루어지는 것만큼 아주 큰 사건이라 생각지 않나.”

“......”

물론 그것도 맞는 말이었다. 지금 어딜 가나 남북정상회담으로 인해 사람들이 시끄러웠다. 그도 그럴 것이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것도 대단한 일인데 자그마치 김현수 대통령이 만나러 가는 게 아니라, 김종일이 만으로 직접 내려오는 거이다.

이것 자체가 아주 큰 사건이었고 역사에 남을 만한 그런 놀라운 일이었다.

“한 쪽에서 바란다고 되는 게 통일이 아니지만 양쪽에서 마음이 맞으면 또 다른 일이지.”

민우는 잠시 동안 뭐라 입을 열지 못 하고 그대로 앉아 있었다.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 엄청난 얘기를 들은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놀랐나보군.”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민우를 보면서 이만석이 쓴웃음을 지었다. 충분히 이해 할 수 있는 일이다. 다른 것도 아니라 통일에 관한 내용이었으니 저렇게 놀라는 것도 당연하다. 이만석이 다시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차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을 때 민우가 다시 입을 열었다.

“정상회담을 벌이는 이유가 통일을 논하기 위한 자리란 말이지.”

“그래.”

“핵문제나 이런 것은 주 매인이 아니었다는 소리 아냐.”

“그런 셈이지.”

“이거 아주 놀라운 얘기를 들어버렸네.”

사실이라고 해도 여전히 믿기지 않는 그런 얘기였다. 다른 무엇도 아닌 통일을 논하기 위해서 내려오는 것이라니, 민우로써는 정말로 놀랄 수밖에 없었다.

“넌 그게 가능하다고 보냐.”

“불가능하다 생각지 않는다.”

“그렇겠지.”

말하는 걸 보면 충분히 이 시기에 통일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 했다. 그건 물어보지 않아도 말하는 것에서 알 수가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이런 기밀을 너에게 줄 수가 있지? 아니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질 않는데?”

이런 중대한 이야기를 이만석에게 알려 주었다는 것이 민우로써는 전혀 이해가 가질 않았다. 남북정상회담까지도 아주 큰 얘기였다. 하지만 그 목적까지 이만석에게 알려주었다니 이건 진짜 무슨 생각으로 알려준 것인지 자신으로써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만석이 그쪽과 관련된 전문가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고위공직자도 아닌 것이다. 물론 윤정호 의원의 딸인 하란이와 사귀고 있고 사위이기는 했지만 그것만으로 이런 정보를 주었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이 만석은 별 말없이 찻잔을 들어 한 다시 한 모금 마셨다. 물론 이에 대해서 말해 줄 것이라고 민우는 생각하지도 않았다.

“네 얘기를 듣고 나니까 이제야 뭔가 풀려.”

민우는 뭔가 큰 의미를 깨달은 것 같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이 얘기를 알고 있다는 것도 분명 이해 할 수 없는 일이긴 했지만 북한이 왜 저렇게 숙청을 많이 하는지도 궁금했었거든. 들어보니까 자기 최측근이었던 사람들도 과감하게 숙청을 했고, 그 숫자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많다고 했었는데 이제야 그림이 그려지는 것 같다.”

한 참 숙청을 하였을 때 왜 저렇게 많은 인원을 처단 하는지에 대해서 대북전문가들은 의문을 표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무리 후계자구도 때문에 그렇다고 하지만 이건 지나친 감이 없잖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숙청을 한 이들을 면면을 살펴보면 김종일 집권 하에 잘나가던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소린 김종일에게 충성을 다 했던 이들도 과감 없이 숙청을 당했다는 소리였다.

그래서 이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토론을 하였지만 그 내막에 대해서 알 길은 없으니 궁금할 따름이었다.

“김종일에게 충성을 다했다면 분명 사상이 박혀 있는 이들일 텐데 그들을 숙청했다는 것이 의문이긴 했지. 그런데 네 말대로 통일 때문에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이라면 그런 사상이 뚜렷한 이들은 말 그대로 걸림돌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야.”

숙청이라는 작업 옆에 통일이라는 이름을 가져다 붙여 놓으면 후계자구도라는 것 보다는 훨씬더 이해가 잘 되었고 뭔가 맞아 떨어지는 것 같았다. 통일을 이루는데 그런 자들은 분명히 큰 걸림돌이 될 것은 당연한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에 살벌한 피바람이 몰아 친 것도 이해가 되었다. 사전에 미리 청소를 하듯 정리를 해버렸다고 생각을 하면 이해가 가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소름돋는데...”

민우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듯 말했다. 통일이라는 이름에 지금까지 이어진 일들을 맞춰보면 정말로 뭔가 크게 마음을 먹은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북한이 저렇게 저자세로 나오는 것도 아주 이례적인 일이었다, 4차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것도 분명 이례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그것들 보다 이례적인 일은 김종일이 직접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불편한 몸을 이끌고 한국으로 들어온다는 말이었다.

이건 정말로 역사적인 사건으로 남을 만한 일이었다. 그가 한국으로 온다는 것 자체가 마음을 크게 먹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이 분명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 북에서도 반대하는 이들이 상당할 터였다.

숙청작업은 그런 불만을 품을 이들을 대거 제거했다고 본다면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 아니게 된다. 말 그대로 소름 돋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통일을 한다고 해서 한 순간에 흡수 통일로 이루어지진 않을 거다.”

“북한이 한국보다 낙후되어 있어서 그렇겠지.”

“맞아. 그래서 급진적 통일이 아닌 점진적 통일이 이루어질 거다. 서서히 흡수하면서 경제를 발전시키는 과정을 거칠 거다.”

이만석이 여기까지 말하자 순간 수긍을 하듯 말했던 민우의 눈빛이 달라졌다.

“북한이 낙후되긴 많이 낙후 됐지. 아주 발전해야 할 지역이 분명히 많아. 예로 들어 오래된 건물을 철거하고 거기에 새로 짓는 다던지 손 봐야 할 곳이 한 두 군대가 아닐 거야.”

“이 나라에 새로운 건설 붐이 일어나겠지.”

순간 민우는 저도 모르게 마른 침을 삼켰다.

“북한에 매장되어 있는 지하자원도 어마어마하지. 그걸 캐내려면 그만한 기술력을 가진 기업들이 참여해야 할 거야.”

민우의 몸이 가볍게 떨렸다. 이건 냄새를 맡아도 아주 제대로 맡은 것이다.

‘이것만 잡으면 외국에서 어떤 수주를 따내는 것 보다 더 큰 이득을 보게 된다.’

현실이 된다면 놓칠 수 없는 그런 큰 오더가 눈 앞에 떡하니 떨어진 거나 마찬가지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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