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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706화 (706/812)

〈 706화 〉 706화 흐름의 방향

* * *

“어쨌든 그런 제안을 거절한 자네를 보고 많이 당황했겠어.”

“대통령 보좌관이라고 했으니 지금쯤이면 아마도 연락이 갔을 겁니다.”

“마음이 좋지 않겠구만...”

대통령이 친히 보좌관을 직접 한국으로 보내 윤정호 의원과 만나게 했다. 그런 통큰 선물들을 딸려 보냈으니 대화가 좋게 흘러갔을 거라 생각했을 게 분명했다. 허나 윤정호 의원은 그 제안을 거절했으니 보고를 받는 존 마이클 대통령은 많이 당황스러울 것이다. 분명히 제안을 거절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달랐으니 말이다.

“큰 태풍이 몰아 칠 수도 있겠어.”

그 정도의 제안을 했다면 이대로 가만히 있을 리가 없을 것이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김철중 대표는 그것이 심히 걱정스러웠다.

“태풍이 될지 잔잔한 미풍이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서민준 말인가.”

“어떤 나라도 통제 할 수 없었던 폐쇄된 국가가 바로 북한입니다. 그런 북한을 저렇게 만들어놓은 그 친구를 보면 걱정 할 만 한 큰일은 벌어지리라 생각지 않습니다.”

“자네는 믿기 시작했구만.”

“이걸 보고도 그 친구의 능력에 대해서 인정하지 못 한다면 이 나라를 위해서라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말아야지요.”

“그럼 다시 나에게 기회가 오는 건가?”

“저 다음은 대표님 사위인 박동구 의원아닙니까.”

“그 놈은 5년 후에 일이고.”

눈살을 찌푸리는 김철중 대표를 보면서 윤정호 의원이 작게 미소 지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어. 이해가 되지 않으니...’

한국에서 윤정호 의원을 만나고 나온 결과에 대해서 보고를 받은 존 마이클 대통령의 표정은 좋지가 않았다. 그가 생각했던 그런 보고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대통령에 출마를 하는 사람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란 말이야.’

존 마이클 대통령은 자신이 한국의 다음 대 대통령에 유력한 후보라 한다면 이 조건에 제안을 들었을 때 충분히 받아들였을 것이다. 한미 양국이 재협상에 대해서 공감대를 얻었다고 하지만 한국이 저렇게 적극적인 자세로 나오는 것도 바로 전자제품과 자동차 부품, 그리고 농산품에 관한 것 때문이었다.

협상에서 불리한 점과 잘 못된 점이 있다며 적극적으로 피력했고 그에 대해서 재협상을 앞두고 공방이 오가던 형국이었다.

그런 것을 존 마이클 대통령은 충분히 한국의 의견에 반영하여 해주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걸었고 나아가 부분적인 전투기 핵심기술 일부를 이전해주는 것을 검토하겠다는 했는데 국익을 위한다면 받아들였어야 했다.

거기다 임기 초에 과시적 성과를 내게 된다면 당연히 지지도가 올라갈 것이고 국정 추진력에 큰 탄력을 받아 정치권을 휘잡을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런 모든 것을 윤정호 의원은 거절을 함으로써 뻥 차버린 것이다.

‘위험 부담을 안고가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으니...’

북한의 저런 저자세로 보이는 행동은 분명히 근례에 보기 드믄 이례적인 일이기는 했다. 하지만 회담이 잘 못되고 좋게 끝나지 못 하면 결국엔 한국은 아무것도 잡지 못 하고 발만 동동 구르는 고립된 형국이 되어 버린다.

회담이 잘 못 되는 순간 외교적 타격이 적지가 않은 것이다.

그걸 감수하고서라도 저러는 이유에 대해서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렇게 고심에 잠겨 있는 그가 인터폰을 누르곤 누군가를 호출했다.

존 마이클 대통령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잠시만 차 멈춰봐.”

저녁 6시가 넘어서 퇴근길에 올랐던 차이링이 그렇게 입을 열었다.

“왜 그러십니까?”

조수석에 타고 있던 김민복이 의아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나 들릴 곳 있으니까 너희들 먼저가.”

“그래도 집까지 모셔다 드리...”

“안 그래도 돼.”

그렇게 말을 자른 차이링이 백을 들고 문을 열었다.

“그럼 내일보자.”

그러고는 밖으로 발을 내딛고 내리는 차이링의 모습에 김민복과 수행기사로써 따라다니는 사내가 걸음을 옮기는 뒷 모습을 바라보며 중얼거렷다.

“무슨 볼일이라도 생겼나?”

“그러게 말입니다.”

차량에서 내려선 차이링이 그렇게 혼자서 걸음을 옮겨 향한 곳은 아까 차타가 지나쳐 갔던 아동복 가게였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잔잔한 음악소리와 함께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자가 밝은 표정으로 이쪽으로 다가왔다.

“어서오세요, 손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 차이링을 본 가게 사장이 웃음을 지으며 다가왔다.

“어떤 옷 찾으세요?”

“아기 옷 좀 구경하러 왔어요.”

“아기 옷이요? 여기 여러 가지 트랜드에 맞게 있으니까 한 번 찾아보세요.”

사장이 안내해주는 대로 걸음을 옮겨 다가간 차이링이 진열되어 있는 옷들을 살펴보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와~ 이거 진짜 예쁘네요?”

“그렇죠, 손님?”

“아기자기한 게 너무나 예뻐요.”

“요즘 아기 옷들은 모두 이렇게 곰돌이 같은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옷들이 잘 팔려나가요. 이런 옷들은 보면 아시겠지만 남자아이든 여자아이든 다 소화가 가능해서 임신 초기에 아직 남아인지 여아인지 알지 못하는 어머니들이 많이 찾아가는 추세예요.”

상의부터 시작해서 오밀조밀한 하의에 손바닥에 올리면 딱 들어오는 작은 양말들 까지 모든 게 너무나 작고 귀여웠다.

“혹시 선물 하실 건가요?”

게가 사장이 양말을 바라보며 신기해하는 차이링을 향해 그렇게 물음을 던졌다.

“아니요.”

“그럼 혹시...”

“태어날 아가를 위해서 보러 온 거에요.”

“그랬군요~ 손님이 어리고 아름다워서 그만 착각하고 말았네요.”

“저 생각보다 그렇게 어리지 않답니다.”

“25살 정도로 보이는데 아니에요?”

“후후훗... 저 30살 넘었어요.”

“진짜요?”

차이링의 말에 순간 직원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진짜 30대에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데요?”

눈을 크게 뜨며 말하는 여사장의 모습을 보아 아무래도 정말로 놀란 것 같았다.

“30대는 물론이고 누구도 아기 엄마라고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너무 띄우지 마세요.”

“띄우는 게 아니라 진짜에요!”

그녀는 정말로 차이링을 보며 감탄을 하고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차이링을 처음 보았을 때도 깔끔한 옷차림의 차이링의 모습은 너무나 화사하게 아름다웠다.

예의 영업용 미소와 인사를 건네며 다가왔지만 속으로는 차이링의 외모를 보며 상당히 놀랐던 것이다. 그림 같은 눈썹과 오뚝한 콧날, 갸름한 턱 선은 지금까지 보았던 그 어떤 여자보다도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나이를 보아 많아도 26이 넘어가질 않아보였고 전혀 아기 엄마로 보이지 않아 아마도 선물을 하려고 보러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30대도 넘은 대다 임신을 했다는 얘기에 상당히 놀란 것이다.

“손님처럼 아름다운 여자는 차음 보는데요?”

“후후훗... 그렇게 계속해서 칭찬만 하면 그냥 구경만 하고 갈 수가 없잖아요~”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는 차이링의 모습은 너무나 단아해 보였다.

‘이 손님 진짜 예쁘다...’

여자인 자신이 봐도 너무나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문득 연예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정도의 외모를 가진 여인에 연예인이라면 티비에서 한 번도 못 봤을 리도 없고 못 알아본다는 게 말이 안 되었다.

“혹시 연예인이세요?”

그래도 혹시 모르는 일이니 차이링에게 물어보는 그녀였다.

“연예인 아니에요. 직장에 다니는 커리어 우먼이랍니다.”

“빈말이 아니라 정말로 아름다우셔서 그런 거예요. 남편분이 누구신지 모르겠지만 정말로 좋으시겠어요.”

“남편이요?”

“네~!”

남편이라는 말이 기분이 좋은 것일까.

차이링의 입고리가 말아 올라가며 미소가 더욱더 진해졌다.

“사실 좀 그렇긴 해요.”

“역시 그렇죠? 저 같아도 그쪽 같이 아름다운 분을 아내로 맞이한다면 정말로 행복할 거예요.”

“후후후후훗...!”

차이링이 그녀가 빈말을 하는지 듣기 좋으라고 하는 것인지 정도는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아무리 영업에 단련 되어 있는 여사장이라고 해도 차이링은 진심으로 하는 말인지 아닌지 정도는 구분 못 하지 않았다.

안나나 이만석이 특별케이스라서 그렇지 그녀는 눈썰미는 상당했다.

여사장이 하는 말이 듣기 좋으라고 하는 소리가 아닌 진심이라는 것을 알기에 차이링이 이렇게 웃음을 짓는 것이다.

“실은 제가 이제 임신을 한지 이제 6주차거든요.”

“정말이요?”

“네, 사실 저번 주에 임신 사실을 알아서 아가 옷을 보러 온 것은 오늘이 처음이에요.”

“그렇구나... 남편분이 아주 좋아 하셨겠어요.”

“많이 놀랐던 것 같아요. 신기해하기도 하고.”

“아무래도 그럴 거예요. 아빠가 되는 건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옷과 양말을 둘러보던 차이링은 그렇게 잠옷으로 입을 옷과 양말 두 켤레, 그리고 후드티와 뽀송한 솜털을 가진 바지까지 사게 되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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