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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701화 (701/812)

〈 701화 〉 701화 흐름의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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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향해 핵문제를 두고 얘기를 하는 것도 모자라 한국이 말한 대로 첫 회담을 한국에서하는 것을 검토하겠다는 것은 상당히 놀라울만한 소식이었다. 국내뿐만이 아니라 외신들 또한 신속히 보도로 다루며 내부에 어떤 사정이 있었던지, 갑자가 저러한 행동을 하는 지에 대해서 유추하기에 바빴다.

특히 동아시아의 패권을 두고 중국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미국의 입장에선 북한이 이러한 태도가 상당히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물론 4차 핵실험을 하지 않는 것 까지는 좋다고 하지만 그걸 두고 한국과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한다는 것이 마음을 걸리게 했던 것이다.

미국이 바라는 것은 육자회담이었고 그 중심축을 놓고 싶어 하지 않아했다. 물론 온전히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중국 또한 그 자리에서 힘을 발휘하긴 하지만 거기서 해결을 보는 것이 좋지 이렇게 단독으로 한국과 단 둘이서 만나 대화를 하는 것은 바라는 일이 아니었다.

그건 미국뿐만이 아니라 중국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저번 전화에 이어 며칠 되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김종일을 향해 연락을 취해왔다.

“바쁘실 텐데 이렇게 또 연락을 주셨습니까.”

전화를 받은 김종일은 그렇게 중국어로 인사를 건넸다. 허나 이어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전혀 편해 보이지가 안았다.

[무슨 생각이시오.]

“뭘 말입니까?”

[숙청 건은 그렇다고 쳐도 도대체 이러한 태도를 보이는 게 무엇 때문인지 알고 싶소.]

바로 본론을 꺼내는 치주석의 말에 그가 얼마나 이 상황을 불편하게 보고 있는지 김종일을 바로 느낄 수가 있었다.

“금강산 관광은 다시 재개하기 위해서 그러는 것이고, 이산가족산봉도 한 번씩 해오던 일입니다.”

[내가 묻는 건 그게 아니오.]

“그럼 혹시, 4차 핵실험을 하지 않는다는 것 때문입니까?”

[그건 위원장의 결단에 응원할 만한 일이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바로 그 다음 건이오.]

“핵문제를 두고 한국과 대화를 하고 싶다고 한 것 말입니까.”

[그렇소.]

김종일 또한 치주석이 그 때문에 전화를 한 것을 이미 다 알고 있었다. 다만 자신이 그 얘기를 꺼내기보다 그쪽이 먼저 이에 대해서 얘기를 하길 기다렸던 것이다.

“치주석께서는 이에 대해서 뭔가 문제가 될 만한 것을 느끼셨습니까.”

[문제될 소지는 없소. 하지만 그에 대해서 좀 우려를 느끼고 있을 뿐이요.]

“우려를 느끼신다니... 어떤 점에서 말입니까?”

[그동안 우방으로써 함께해왔고 지금도 그 생각은 마찬 가지오. 하지만 김위원장께서도 알다시피 핵문제에서 만큼은 우리도 걱정이 되었던 것은 사실이오. 우리가 중립을 취한다고 될 일도 아니고 핵을 줄여나가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엔 공감하고 있소. 그 예로 한 가지가 핵 확산방지조약이 있는 거 아니겠소]

“그렇다면 뭐가 문제가 된다는 말씀입니까. 그래서 한국과 대화를 하겠다고 하는 것인데.”

[위원장께서는 정말로 몰라서 그러시오.]

“글쎄요. 치주석 께서 말씀을 안 해 주시면 잘 모르겠는데요.”

[지금 워원장께서는 나에게 좋지 못한 농담을 하는구려.]

“농담이라니요?”

[농담일 수밖에. 이원장께서 그걸 정말로 몰라서 이런 질문을 한 것은 아닐테니까.]

대놓고 언짢다는 목소리로 말하는 것은 그만큼 이번 말이 기분은 나쁘게 했다는 의미였다.

“치주석께서 원하는 게 무엇입니까.”

그에 김종일은 별 말 없이 속내를 물어보았다. 말을 돌리는 것 보다는 이럴 땐 이렇게 직접적으로 물어보는 것이 좋았다. 저렇게 언짢아하는 상대에게 또다시 돌려서 말하는 거 자체가 더 기분이 나쁠 수가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니 김종일은 치엥피엔 주석에게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를 물어보았다.

[4차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찬성하고 좋게 생각하고 있소. 하지만 그 얘기를 꺼낸 곳이 잘 못 되었다는 것이 내 생각이오.]

“장소가 잘 못 되었다는 말이 무슨 뜻입니까.”

[그러니까 위원장께서는 한국 정부가의 발표가 있은 뒤로 그렇게 말을 할 것이 아니라 육자회담에 다시 참석하겠다고 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었다는 뜻이요.]

“치주석께서는 육자회담에 참석하고 회의 장소에서 그러한 발언이 나와야했다 이 말씀입니까?”

[그렇소. 육자회담을 개최를 한 이유 중에 하나가 무엇이겠소. 바로 당사국들이 모여서 핵문제를 좋게 해결하고 풀어내기 위한 것이었소. 당연히 한국이 핵문제에서 우려를 표하면 김위원장께서는 그렇게 말을 할 게 아니라 육자회담에 참석하겠다는 얘기를 하는 것이 먼저였다는 말이요.]

“한국 정부는 육자회담에 대해서 진정성 있는 해동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던 걸로 아는데... 치주석께서도 그 발표를 아직 듣지 못하셨습니까?”

[그에 대한 내용은 나도 잘 알고 있소.]

“그런데도 내가 육자회담에 참석을 해야 한다고 말을 했어야 한다는 말입니까.”

[그렇소.]

“왜 그런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분명히 한국정부 입장을 내놓으면서 거기서 먼저 3차 핵실험에 대한 진정성 있는 행동을 보이는 것이 먼저라고 말을 했었다. 거기에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시간이 있었고 육자회담에 참석하겠다는 것을 들고 나오면 진정성 있는 행동으로 볼 것이냐 물어보았고 대변인은 그에 대한 답변으로 우리 정부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말을 했었다.

그것에 대해서도 치엥피엔 주석이 알고 있다고 한다면 김종일은 왜 자신이 그렇게 말해야 한다는 것인지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이 그러고 싶다고 그렇게 행동 할 수가 없는 입장이기 때문이오.]

“우방국들 때문에 그렇습니까?”

[그렇소. 특히 미국이 육자회담을 여는 것을 바라고 있는 만큼 위원장께서 그렇게 얘기를 했다면 어떤 식으로든 한국정부를 압박했을 것이오. 그렇게 되면 아무리 그렇게 말을 했다고 해도 결국엔 들어주었을 것이 틀림이 없소.]

“치주석께서는 정말로 그렇게 될 것이라 보고 있습니까.”

[보는 게 아니라 당연한 일이오. 그만큼 미국은 동아시아 패권에 대해서 역량을 집중하고 있고 한국도 그런 미국의 영향력을 무시 할 수 없기 때문이오.]

김종일 또한 지금 치엥피엔 주석이 말하는 얘기에 대해서 틀렸다 생각하지 않았다. 남북이 이렇게 분단 된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력은 절대 작지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동안의 일을 봐도 알 수 있는 것이었고 전시작전권이 아직 미국이 쥐고 있는 것만 봐도 분명한 사실이었다.

[그래서 김위원장께서는 그렇게 4차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얘기를 그렇게 발표할 것이 아니라 육자회담이 열리고 그 장소에서 결과로 도출 되었어야 한다는 얘기오.]

“하지만 이미 일이 이렇게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니 이일에 대해서 치주석께서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4차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 나도 더 이상 거론하고 싶지는 않소. 다만 한국이 아닌 육자회담으로 정정을 했으면 하는 게 내 마음이오.]

“생각은 해보겠습니다.”

[생각하고 말 것의 문제가 아니오. 어떤 게 나라를 위하는 일인지, 위원장께서 잘 생각해보고 현명하게 대처하기를 바라오.]

그러고는 전화 통화가 끊어졌다.

“결국엔 육자회담으로 돌아서지 않겠다면 더 이상 손을 들어줄 수 없다는 얘기겠지.”

말 그대로 한국과 둘이서 대화를 한다는 것 자체가 중국의 이익에 문제가 되니 육자회담으로 다시 돌리라는 뜻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 달 안보리는 물론 이고 더 이상 편의를 봐주는 것도 없을 것이라는 얘기였다.

즉 2차제에 대해서 상임이사국으로써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압력이나 다름없었다.

“치주석이 그렇게 날 압박한다고 해도 돌릴 수 없는 게 현실이니 어쩌겠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아무것도 없는데.”

몸도 성치 않고 위독한 상황에서 저승의 문턱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온 김종일은 안 그래도 다시 몸이 좋아졌고 하지만 길어야 2년도 채 되지 않는 시간만 남았을 뿐이었다. 거기다 이만석이 다녀오고 난 뒤로는 더 이상 생에 대한 미련으로 남길 만한 것도 없었다.

북조선의 운명이 이것으로 결단이 났는데 더 이상 무슨 미련이 남아 있다는 말인가. 거기다 그 금제라고 하는 그것 때문에 마음대로 죽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동안 공권력으로 누르고 나름대로 완벽한 통제사회를 이루었다 생각했는데 이만석이 보여준 금제로 인해 자신이 행해온 것들에 대해서 허무함을 느껴야 했다. 오랜 시간을 거쳐 이룩해온 통제를 이만석은 누구도 벗어 날 수 없는 그 것을 단번에 펼쳐 보이는 것을 보고는 말 그대로 허탈한 심정도 느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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