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99화 〉 699화 놀라운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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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북측에서 나온 저 말이 나온 뒤로는 윤정호 의원은 확실하게 알 수가 있었다. 이만석이 정말로 통일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게 아니고선 저럴 수가 없었다.
“정치란 정말로 알다가도 모르는 일인가 봐요. 그렇게 살벌한 분위기를 잡아놓고는 저렇게 손을 내미는 걸 보면요.”
“세상에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니? 다만 정치 쪽이 그런 일에 더 민감한 거란다.”
“민준씨는 어떻게 분위기를 이렇게 잘 읽어요?”
지나가 신기하다는 듯 이만석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이미 이렇게 될 것을 예견하고 원스타 투자에 대해서 방향을 잡고 밀어붙였던 것이다.
“정보력이라고 해두죠.”
사실대로 모든 것을 말할 수 없는 입장에서 이만석은 정보에 기반한 것이라고밖에 대답 할 수 없었다.
“이번엔 나도 확실히 놀랐어. 정치권과 자기가 이정도로 가까이 하고 있었을 줄은 몰랐는 걸? 물론 여기 있는 하란이 아버지가 윤정호 의원인 것을 보면 어느 정도는 수긍이 가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런 일을 두고 공유를 한다는 게 절대 쉬운 일이 아니잖아.”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픈 거 같아요.”
“어렵게 생각하면 다 그래. 그건 그렇고 이번에 투자한 거 대박이나 쳤으면 좋겠다. 아이 먹여 살리고 키우려면 돈 많이 드는데...”
“요즘 보면 언니는 전부다 아기와 연관 되서 애기를 하는 것처럼 보여.”
“너도 아기 가져보렴. 그럼 내 마음을 이해 할 수 있을 테니까.”
차이링은 아기를 임신한 후로 부쩍 육아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이제 엄마가 되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다.
지나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이만석으로 향했다.
“안 돼요, 지나씨.”
“뭐가 안 된다는 소린가요?”
“차이링 언니는 별 수 없지만 다음엔 제 차례에요.”
“아기 가지는 것에 순서가 있나요? 저에게 먼저 생길 수도 있는 일인데요 뭐...”
“아무튼 안 돼요.”
“자기 어디가?”
그때 자리에서 일어나는 이만석을 보며 차이링이 물음을 던졌다.
“니코틴 보충하러.”
“연기 안 들어오게 문 꽉 닫아. 우리 아가에게 안 좋아.”
“걱정 마.”
자리에서 일어난 이만석이 그렇게 테라스로 향해 문을 열고 나섰다.
달빛이 쏟아져 내리는 하늘을 잠시 올려다본 이만석이 담배 한 개비를 꺼내 입에 물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후우”
코와 입을 통해 길게 연기를 뿜어낸 그가 예전의 일을 생각했다.
옥탑 방에서 근근 히 살아가던 그때의 자신에 대해서 말이다.
참으로 격세지감이라 할 수 있었다.
‘언제까지 서민준이란 이름으로 살아 갈 수는 없는 일이다.’
가명을 써서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지만 이만석은 다시 본래 자신의 이름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최근 들어 그런 생각이 더 많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차이링이 임신을 했고 아기가 태어나면 가명으로 따르게 할 수는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며칠 후 그동안 입을 다물고 있던 청와대에서 드디어 반응을 보여 왔다. 지금까지 국민들이나 정치권에서 한반도 위기를 두고 관리를 해야 하는 것에 공감대를 얻었고 이에 대해서 청와대의 입장을 밝힐 것을 원했던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쪽에선 이에대한 한 마디 말도 없이 그저 침묵만을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다 숙청이 벌어졌고 지금은 그에 대한 여론의 분위기는 상당히 누그러져 있는 상황이었다. 갑자기 북한에서 벌어진 숙청 때문에 찬물이 끼얹어진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었기 그랬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북한의 제의에 다시 한 번 국민들이나 정치권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런 상황에서 드디어 청와대 대변인이 나서며 기자회견을 열기에 이르렀다.
많은 언론사와 방송사에서 기자들이 몰려와 회견장에서 대기하고 있는 가운데 대변인이 나타나자마자 카메라 플레시가 터지며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이 되었다.
마이크를 바로 잡고 기자들에게 인사를 건넨 대변인은 곧장 브리핑을 시작했다.
“북한에서 보내온 이번 대화제의는 우리 정부는 나쁘지 않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 진정성에서 만큼은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정부 또한 북한과 충분히 대화를 할 용의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러려면 3차 핵실험을 감행한 것에 대한 행동에 책임을 저야 한다. 우리 정부는 여전히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며 대화에 앞서 이에 대한 책임감 있는 행동을 보여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정부의 입장을 밝히고 나자 순식간에 여기저기서 웅성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질문은 세 분만 받도록 하겠습니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손을 들며 할 말 있다는 듯 제스처를 보였다.
그에 대변인이 앞에 있는 기자를 가리키자 마이크 받아 입을 열었다.
“k방송사의 정일국 기자입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질문은 북핵문제의 책임 있는 행동을 보이지 않으면 어떠한 대화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입장인지 묻고 싶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대화에 앞서 이번 3차 핵실험에 대한 책임 있는 행동이 먼저라는 게 우리 정부 입장입니다. 그 전까진 어떠한 대화도 할 수 없다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이어 다시 기자들이 손을 들었고 이번엔 왼편 세 번째 줄에 있는 기자를 가리켰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그가 입을 열었다.
“대한일보의 박형인 기자입니다. 제가 드릴 질문은 그동안 정부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제야 이렇게 나서는 이유에 대해서 물어보고 싶습니다.”
“국민들이나 정치권에서 행동에 나서기를 바란 것을 알고 있지만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정부차원에선 더 신중해질 필요성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지금에서 이렇게 나온 이유는 갑작스러운 대화 제의에 혼란이 커져가는 현 상황을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는 것과 우리 정부 입장을 확실히 밝히기 위해서입니다. 마지막 질문 받도록 하겠습니다.”
또다시 기자들이 손을 들어 올리는 가운데 이번엔 끝에서 오른쪽 세 번째 남자를 지목했다.
“y방송사 황인중 가지입니다. 제가 드릴 질문은 만약 북한이 육자회담에 참여하겠다는 말로 대신한다면 이에 대한 정부는 책임 있는 행동으로 볼 것인지에 대해서 물어보고 싶습니다.”
“사실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육자회담에 대해서 회의적인게 사실입니다. 이전에 벌어진 회담에 대해서도 큰 진전이 없었고 결국엔 지금까지 이렇게 미루어 온 상황에서 다시 재개를 한다고 해도 크게 진전이 생길 것 같지 않다고 보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입니다.”
“그렇다면 책임있는 행동으로 보지 않겠다는 얘기입니까?”
“차기정부가 들어서면 모르겠지만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그렇습니다.”
웅성웅성
순간 여기저기서 술렁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이 북한에 바라는 것이 바로 육자회담에 다시 참석하는 것이고 중국도 은근히 그걸 바라고 있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헌데 정부는 이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으니 저렇게 웅성이는 것도 당여한 일이었다.
그렇게 브리핑과 기자 회견을 끝낸 대변인이 인사를 한 후에 단상에서 내려와 물러났다.
당연하게도 그렇게 그날 오후 신문에는 정부의 입장에 그대로 실리거나 뉴스를 통해 방영이 되었다. 북한은 대화제의에 앞서 진정성을 보여야 할 것이 먼저이며 그 예로 3차핵실험에 대한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었다.
이것 말고도 기자들이 던진 세 가지 질문에 대해서도 알려지며 정치평론가들 사이에선 정부의 입장을 강경태도 고수로 봐야하지 않냐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북핵문제에 대해서 책임 있는 행동이 없으면 어떠한 대화도 없는 입장을 발표한 것이나 다름없는 자리였기 때문이었다.
물론 지금 상황이 좋지는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대로 한반도 위기를 계속해서 떠안고 가기엔 한국 경제가 많이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도 높아져 가는 상황이었고 이에 대해서 이제 북한을 다시 관리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져만 가는 상황이었다.
그런 현실에서 오늘 청와대 대변인이 나와 발표한 내용은 여러 논란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물론 지금은 최전방 지역이 전투준비태세를 아직 풀지 않은 상태고 피바람이 불어 닥친 북한을 두고 한국이 유화적으로 다가가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상황이어서 정부의 입장을 그저 안 좋게만 보는 것도 무리였고, 중단 된 금강산 관광과 더불어 이산가족상봉에 대해서도 꺼내들며 대화를 하자고 나선 북한의 행동에 대해서도 다 시 한 번 생각해볼 요지는 있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었다.
북한 쪽에서 저렇게 먼저 적극적인 자세로 대화를 하자고 나오는 일은 드물었기 때문이었다. 여러모로 놀라운 제의가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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