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94화 〉 694화 놀라운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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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킵은 어땠어요?”
“휴가?”
“예.”
“한국의 밤 문화를 많이 배웠으니 돌아가서 어떻게 적용 시킬지 생각을 좀 해봐야지.”
샤킵은 단지 이곳에 휴가를 만끽하기 위해서 온 것은 아니었다. 대한민국의 밤문화를 경험해보고 돌아가면 그곳에서 어떻게 현지화를 제대로 시켜 적용할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고민을 한다.
“휴가를 이렇게 보낸 게 기분 별로 안 나쁜가보죠?”
하지만 이렇게 휴가를 보내는 건 결국은 이 역이 일의 연장선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보낼 줄 알고 있었어.”
대답은 이미 알고서 온거라는 거였다.
“그래서 괜찮다?”
고개를 한 번 끄덕이는 모습에 현석이 다시 한 숨을 내쉬었다.
“전 솔직히 말해 좀 아쉬운 감이 커요. 그냥 오랜만에 한국에 온 것에 위안 삼아야죠 뭐.”
그러고는 손목시계를 확인한 현석이 나직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큰형님이 오실 때가 됐는데...”
“어서오십쇼~!”
정문 앞에 멈춰선 아우디 차량을 발견한 삐끼가 다가와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두 분이십니까?”
문을 열고 내려서는 이만석과 안나를 보며 물음을 던지자 이만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키는 저에게 주시고 이쪽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이만석이 그렇게 키를 건네주고 문을 열고 안나와 함께 안으로 들어섰다.
“어서오십시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웨이터로 보이는 직원이 고개를 숙이며 반갑게 맞이했다.
허나 이만석은 곧장 마담으로 보이는 30대 후반의 여자에게 다가가 입을 열었다.
“춘배는 어느 방에 있지?”
“춘배...”
말을 하다말고 순간 놀란 표정을 지은 마담이 바로 눈치를 주었다. 그러자 놀란 웨이터가 경악하더니 서둘러 어디론가 향했다.
“저를 따라오시면 돼요.”
영업용 미소가 아닌 다소곳한 목소리로 대답한 마담이 직접 이만석과 안나를 안내해주었다.
‘이 사람이 그분이구나.’
이미 춘배에게 언질을 들은 뒤라 지금 들어온 사람이 누군지 알게 된 마음은 절로 긴장 할 수밖에 없었다.
소문으로만 들었지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런데 진짜 잘생겼네?’
소문은 과장된 법이라는데 전혀 과장됐다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30대 후반의 나이임에도 마담은 소녀 때처럼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2층으로 올라가 안쪽의 특별실로 안내한 마담이 옆으로 비켜섰다.
“이방에 계세요.”
고개를 끄덕인 이만석이 그대로 문손잡이를 잡고 돌렸다.
그러고는 망설임 없이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그 뒤를 따라 안나도 함께 들어갔다.
“휴우~”
잘 못 하다 실수를 할 뻔해서 마담은 크게 가슴을 쓸어 내렸다.
그때 이쪽으로 달려오는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놀란 표정으로 헐레벌떡 달려왔다.
“그분은?”
“들어가셨어요.”
“별 말은 없으셨고?”
“네.”
“정말로 찾아오실 줄이야.”
“거짓말이 아니었던 모양이에요.”
“나도 긴가민가했는데. 얘기 듣고 바로 달려왔어.”
이만석은 일성회 내에서의 위치는 가히 절대적이었다. 차기 회장이라는 것도 있지만 전국을 장악을 한 인물이라 살아 있는 전설로 통하는 인물이었다. 일성회의 염원을 이룬 사람이자 이쪽 일에 몸담고 있는 이들 중에 존경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양주에 안주까지 풀 세팅으로 빵빵하게 넣어 들여야겠어. 그리고 주연이 대기시켜.”
“주연이는 괜찮을 거예요.”
“괜찮다고?”
“네, 아까 그분이랑 같이 온 서양인으로 보이는 여자가 함께 있었거든요? 파트너로써 온 것 같아 보였어요.”
“그럼 주연이는 안 넣어도 되겠네.”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그가 서둘러 몸을 돌려 걸음을 옮겼다.
걸음을 옮기는 지배인을 바라보던 마담이 다시 몸을 돌려 룸을 바라보았다.
“능력도 좋은데 저렇게 외모까지 뛰어나다니... 세상에 완벽한 남자가 존재하긴 하는 구나...”
오랜만에 가슴을 뛰게 하는 제대로 된 남자를 본 것 같았고 그녀 또한 저 남자를 여자로써 사모하게 될 것 같았다.
“아이고 형님 오셨수?”
한 참 몸을 더듬으며 재미를 보고 있던 춘배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이만석을 보며 자리에서 일어나 반갑게 맞았다. 그건 춘배 뿐만이 아니라 이원종을 포함해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교관님도 같이 오셨...”
뒤따라 들어서는 안나를 보며 말하다 안나의 차가운 시선에 입을 다물어 버렸다.
“이미 한 바탕 하고 있었군.”
“오빠, 저분 누구에요?”
춘배 옆에 있던 여인이 잠시 동안 이만석을 멍하니 바라보다 서둘러 물어보았다.
“저 분이 내가 말한 그 분이다.”
“모신다던 그 오빠?”
“그렇지.”
춘배의 말에 다시 시선이 이만석에게로 향했다.
‘무슨 남자가 저렇게 잘 생겼데?’
춘배가 자신이 모시는 사람이 온다고 했고 그 분이 일성회에서도 아주 높은 사람이라 오면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고 일러 주어서 호기심이 일었다. 지배인이 당부를 하는 거 보면 이 사람들도 일성회 내에서 낮지 않아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저렇게 말하고 모신다고 할 정도면 못 해도 간부급이라는 소리였다.
말하는 거 보면 더 높은 사람인 것 같았지만 이 바닥에서 곧이곧대로 믿으면 또 안 되기에 절충해서 받아들였다. 그런데 실제로 모신다는 사람이 왔고 지금 보니 나이가 젊은 것 뿐만이 아니라 눈이 휘둥그러지게 잘생긴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그 뿐만이 아니라 다른 도우미들도 마찬가지인 듯 했다.
‘보스에게 시선이 다 빼앗겼군. 역시 일단 잘생기고 봐야하나.’
호감을 가지고 있던 예쁘장한 도우미가 이만석을 멍하니 바라보는 모습에 절로 씁쓸한 마음을 느꼈다. 자신에게 가졌던 관심을 한 번에 다 빼앗긴 기분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만석은 걸음을 옮겨 테이블로 향했다.
“형님 여기에 앉으십쇼.”
비워두었던 중앙 자리를 이만석에게 내주었다. 물론 그 옆엔 안나가 자연스럽게 차지했다.
‘저 여자는 또 누구래?’
‘누군데 함께 들어오는 거야?’
‘좋겠다...’
자연스럽게 이만석의 옆자리를 차지한 안나에게 그녀들은 질투를 느꼈다. 그러거나 말거나 안나는 별 신경을 쓰지 않는 듯 앉아 있었다.
“정말로 와주실줄 몰랐수.”
춘배는 오늘 이만석이 오지 않을 줄 알았다.
“오늘이 휴가 마지막 날인데 당연히 참석해줘야지.”
“교관...”
교관이라는 말이 나오기 무섭게 이쪽을 쳐다보는 시선에 순간 말을 멈췄던 춘배가 정정하며 입을 열었다.
“형수님도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딱히 안나를 지칭할 말이 생각나지 않아 저도 모르게 형수님이라고 불렀다. 헌데 이번엔 아무말없이 넘어가는 모습에 춘배는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허나 그와 다르게 도우미들의 얼굴엔 질투와 아쉬움이 교차했다.
‘형수님이라면 저 남자 애인이라는 소리잖아?’
‘둘이 들어올 때부터 심상치 않아 보였어.’
‘역시 잘생긴 사람들은 얼굴값을 한다니까.’
도우미들은 저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이만석에 대한 아쉬움을 크게 느꼈다.
“제가 한잔 따라 드리겠습니다, 형님.”
자리에서 일어난 원종이 양주잔과 병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만석이 잔을 받아 들자 거기에 조심스럽게 따라주었다.
“형수님도 한 잔 드려도 되겠습니까?”
이어 원종이 능글스럽게 안나를 향해 그렇게 말했다. 그러고는 바로 한 편에 놓여 있는 잔을 들어 안나에게 건네주자 말없이 받아 들였고 잔에 가득 따라주었다. 그 모습을 춘배나 데르말로와 같은 이들은 별로 이상하게 보지 않았는데 함께하고 있는 여자들은 확실히 이만석이 보통의 신분의 남자가 아님을 실감했다.
자신보다 나이가 어려보이는 남자에게 형님이라 부르는 것도 그렇고 술을 따르는 모습만 봐도 이들의 관계가 어떠한지 바로 알려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휴가는 보낼 만 했어?”
이만석은 먼저 휴가에 대해서 물었다.
“크흐흐흐흐 아주 최고였수, 형님. 안 그러냐 원종아?”
“물론이지~”
“너희들만 만족한게 아니고?”
“아니우 형님. 데르마로도 상당히 즐거워 했수. 그렇지?”
“최고였어, 보스. 일주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야.”
“그래?”
“제가 원래 휴가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짭니다.”
자신이 스케줄을 다 짜고 계획했다는 듯 원종이 자부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다.
“다 만족한 건 아니지...”
허나 현석 쪽에서 작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이만석은 피식 거렸고 원종은 눈을 부라렸다 그러자 현석은 무시하며 맥주를 들이켰다.
“샤킵 너는 어때?”
“많이 배웠어.”
“나쁘지 않았다는 소린가?”
“좋은 것도 싫은 것도 아니야.”
“영만이 넌?”
한 쪽에서 묵묵히 앉아 있는 안영만에게 마지막으로 묻자 그가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보통입니다.”
그에 고개를 끄덕인 이만석이 술잔을 들어 한 번에 전부다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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