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93화 〉 693화 놀라운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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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에 경고를 하려고 전화를 준것이었구만.”
더 이상 허튼 행동 하지 말고 이쯤에서 숙청을 끝내라는 뜻이었다. 안 그러면 다음 달에 열린 안보리에서 제제에 대한 입장을 중립에서 찬성 쪽으로 가닥을 잡을 수 있다는 압력이었다.
사실 이 상황이 중국의 입장에서는 마음에 들지가 않았던 모양이었다.
마음에 들 수도 없을 것이다.
갑작스러운 돌발행동은 중국이 바라지 않는 일이다.
통제하에 벌어지지 않는 일은 불편한 법이다.
“경제가 성장하고 나라가 발전하니 불안하긴 하겠지.”
한반도 위기는 비단 한국경제 뿐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고도성장을 해온 이웃나라인 중국에 까지도 피해가 가는 일이었다. 안 그대로 최근 들어 성장률이 7%아래로 떨어진 지금 브릭스의 엔진이 꺼지기 시작했다는 등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는데 여기에 북한의 핵실험에 한반도 위기가 부각되니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까지 하락하며 피해를 입었다.
안 그래도 6자회담에 대해서 우회적으로 다시 벌이자는 압력을 해가 갈수록 더 커져가는 와중에 3차 북핵 실험은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어 이번 숙청 건으로 인해 참다못한 치엥피엔이 경고를 주기 위해 전화를 준 것이 분명했다.
“내가 무엇 때문에 이러는지 알면 치주석도 아주 까무러치겠어.”
이런 피의 숙청을 치엥피엔 주석은 그저 후계구도를 빨리 이루기 위한 작업으로만 보고 있었다. 내심 김정철이 후계자로 올랐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게 중국일 테지만 지금은 장남인 김정철이 아니리 김종은이 후계자로 지명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뚜렷했다.
이번일도 장남이 아닌 차남인 김종은을 위해서 이런 피의 숙청을 단행한다고 보고 있을 것이다.
‘통일..,’
김종일의 머릿속에 통일이라는 두 글자가 맴돌았다.
그가 한 참일 때는 적화통일이니 뭐니 하며 대대적으로 방송을 하고 했지만 실질적으로 이루어 질 수 없다는 것은 그도 잘 알고 있었다. 전쟁을 벌였다가 무너지는 것은 결국엔 한국이 아닌 북한이라는 것은 김종일 그도 잘 알고 있었다.
중국이 편을 들어 주고 있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옛날과 지금은 입장이 많이 바뀌었고 지금은 유엔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며 스스로 g2로써 영향력과 이미지 개선에 힘쓰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중국 내에서도 북핵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입장을 난처하게 만드는 북한을 이대로 데리고 가야 하냐는 등 여러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게 현실이었다.
김종일도 그걸 모르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더 핵을 포기 할 수가 없는 입장이었고 급변사태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게 체제를 더욱더 단속하고 공권력을 강화시켰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 자신 때에서 끝이 날판이었다.
“이 나라의 운명만 바뀌는 게 아닐지 모르지.”
이만석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 앞으로 세계의 판도가 뒤흔들릴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문명이 발달한 시대라도 그러한 존재 한 사람으로 인해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다고 보는게 김종일을 생각이었다.
아직도 대의장에서 두려움에 떨던 수뇌부들과 대의원들의 표정들을 김종일은 잊을 수 없었다. 아무리 권력과 힘을 지녔다 한 들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 존재 앞에선 그것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초능력이라 생각은 했지만 그가 생각한 초능력의 범위를 한 참이나 벗어난 힘이었다.
“신이라는 자가 존재하는 것일까.”
김종일은 무신론자다.
그리고 북한은 종교의자유가 허락이 되지 않는 국가였다. 그래서 무신론에 기반을 한 나라라고 봐도 되었다. 하지만 이제 신이 없다는 것에 김종일은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자가 보여준 능력은 도저히 인간이 가질 수 있는 힘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죽으면 알 수 있겠지.”
그의 생은 길어야 2년, 사후세계가 존재 한 다면 그때 가서 알 수가 있을 것이다. 정말로 존재 하는지, 아니면 안하는지 말이다.
전에는 죽으면 그걸로 끝이라 생각했지만 이만석을 만난 뒤로는 사후세계에 대해서 생각도 해보게 된다.
신이 정말로 존재하는지 안 하는지는 그때 드러날 것이다.
“당신 춘배하고 또 간다고 술 많이 먹지 마.”
“알았어.”
“오빠 밤새서 들어오는 거 아니지?”
하란이는 이만석이 술을 많이 마실까 신경이 쓰였다.
“아마도 자고 올 것 같네.”
“오늘 왔으면 좋겠는데.”
“내일 이집트에 돌아간다니까 배웅해줘야지.”
“알았어, 그럼.”
술자리에 간다는 것을 알고 있는 하란은 또 이만석이 여자를 데리고 마시는 거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되었다. 물론 가벼운 불장난은 넘어가도 괜찮다고 했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은 것은 아니었다.
“민준씨, 차이링 언니 임신 했다는 거 잊지 말아요.”
지나는 임신을 강조했다.
“점잖게 마실 테니까 걱정 마십시오.”
이만석은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지나 애도 참...”
지나에 말이 부끄러운 듯 수줍음을 타는 차이링이 손으로 뺨을 감쌌다.
“그럼 다녀올게.”
“응, 조심해서 다녀와 오빠.”
“같이 가.”
그때 뒤에서 낮은 음성이 들려왔다.
거기엔 딱 달라붙는 청바지에 티 하나를 입고있는 안나가 그렇게 서 있었다.
“같이 간다니 오빠 따라간다는 얘기에요?”
고개를 끄덕이는 안나를 보고 차이링이 입을 열었다.
“도우미 대신에 안나양이 옆에 있겠다는 말이군요.”
이번에도 말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필요 없어.”
“전 찬성이에요.”
이만석이 말하기 무섭게 지나가 안나가 같이 가는 것에 동의를 했다.
“도우미 보다는 차라리 안나씨가 나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같은 회사식구들이니까 차이링 언니가 가면 좋겠지만 아기도 가졌는데 그런 곳에 가면 좋지 않잖아요. 그럴 거면 안나씨가 가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음...”
“나쁘지 않네요.”
모르는 도우미 보다 차라리 안나가 옆에 붙어 있는 게 낫겠다는 생각인지 하란이도 찬성을 했다.
“사실 나도 그 자리에 참석 하고는 싶었는데 지나 말대로 배속에 아가가 있잖아. 안나양이랑 가도록 해. 훈련교관으로 가르치기도 했고 같이 이집트에서 지냈으니까.”
어느새 신발을 다 신은 안나가 먼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알았지 오빠?”
“그래.”
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이만석이 몸을 돌려 문 밖으로 나갔다. 안나는 어느새 저 만치 차 쪽으로 먼저 걸어가고 있었다. 이만석도 그녀를 따라 차로 향해 걸어갔다.
“무슨 생각이 든 거야.”
차에오른 이만석이 조수석에 타는 안나를 향해 그렇게 물었다.
“별로 마음에 안 들어.”
“뭐가 마음에 안 든다는 소리지?”
“네 옆에 다른 여자가 앉는 게.”
“가볍게 즐기는 정도는 괜찮다고 보는데. 그녀들도 그에 대해선 터치 하지 않아.”
“나는 달라.”
시동을 켜고 대문을 연 이만석이 천천히 차를 몰아 밖으로 빠져나갔다.
“전엔 신경 안 썼잖아.”
“그때는 네 여자가 아니었으니까.”
안나의 말은 지금은 입장이 완전히 틀리다는 말이었다.
‘종잡을 수가 없군.’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 그런 마음은 들었지만 그렇다고 귀찮거나 그러진 않았다. 사실 도우미를 불러 노는 것 보다는 안나가 괜찮았다.
화장을 진하게 하고 아찔한 미니스커트에 가슴골이 그대로 다 들어난 옷을 입은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자가 춘배를 향해 눈을 흘겼다.
“정말로 일성회 간부인거 맞아요?”
“그렇다니까. 아까 지배인 못 봤어?”
“하긴...높은 사람이니까 잘 모시라고 하긴 했어요.”
“그렇다니까 그러네. 내가 바로 춘배야 춘배. 차기 일성회 회장님이 되실 분을 모시는 사람이 바로 나라는 말이지.”
“정말요?”
“그렇다니까!”
“그럼 나 오빠에게 시집가면 귀부인이 되는 거예요?”
순간 춘배의 입이 벌어지며 걸걸한 웃음이 길게 흘러나왔다.
“크흐흐흐흐! 왜? 나에게 시집오고 싶어?”
“일성회 간부라면 인생 펴는 건데 못 갈 것도 없죠?”
“어디 그럼 심사를 한 번 해보자.”
“어맛! 어딜 만지는 거예요?”
춘배가 자신의 파트너로 들어온 여자와 그렇게 엉덩이를 만지며 희롱하고 있는 동안 이원종 또한 한 참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건 데르말로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입가에 지어진 웃음이 떠날 줄을 몰랐다.
“그럼 알렉산드리아라는 그 도시가 이집트에 부산쯤 된다는 거예요?”
“한국에 두 번째 도시가 부산이라고 하니까 맞을 거야.”
“한국어만 잘 하는 게 아니라 능력도 상당하네?”
순간 가슴팍에 안겨오는 도우미의 행동에 데르말로는 절로 허리를 감싸며 문질렀다.
‘룸살롱 전국투어도 아니고...’
그런 그들을 보면서 현석은 참 한 심하다는 듯 한 숨을 내쉬며 맥주잔을 기울였다.
현석은 도우미를 붙이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이렇게 조용히 술을 기울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건 현석뿐만이 아니라 샤킵 또한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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